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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4 사냥꾼의밤 16화 눈물로 지운 기억[신의 기대, 인간의 희망](3)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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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3.03.12
  • view4502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멈추지 않는다. 막연히 느껴지는 반가움. 그리고 사무치게 느껴지는 그리움.

누구의? 누구를 향한? 나의 그리움? 아니, 이건 내 감정이 아니야.

....정말로 내 감정이 아닌 걸까?

대답 없는 질문들 속에, 다시 기억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한다.





치.......치즈즈.......






아이들과 함께 세상을 가꿔가며 행복한,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 오랜 시간 동맹도 생겼지만 무엇보다도, 벗이라고 부를 이들도 생겼다.

그 중에서도 각별히 친한 두 친구가 있었으니, 하나는 웃는 가면이라 불리는 친구. 또 다른 하나는 대양이라 불리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위대한 의지라고 불리는 자의 반려였다.

대양은 그 중, 내게 자신의 반려가 창조한 한 아이와 작은 존재들을 소개시켜주었다.


여명의 별이라 불리는 아이. 그리고, 인간이라 불리는 힘을 가지지 않은 작은 존재였다.



대양은 그 아이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나와 많이 닮았다며 웃으며, 언제든 보러 오라 했다.

나의 세 아이들과 함께 인간들을 지켜보러 가는 때마다, 여명의 별과 나의 아이들도 그 작은 아이들과 내가 서로 닮았다며 웃었다.

다른 이들을 위해 힘을 나누며 다정한 마음을 피우고,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작은 존재들. 그런 그들이 당신과 닮았다며 환히 웃는 나의 아이들.

그렇더냐. 언젠가일지 모르겠지만, 너희와 한번 만나 이야기 하고 싶구나.

같이 미소 지으며, 다시 그들을 바라본다.






즈즈즈...... 츠직...직.....






삑......삑......삑......



아폴리온이라 명칭이 붙은 부산을 반궤멸시켰던 차원종은 토벌되었지만, 살아남은 많은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흉터를 남겼다.

나처럼 완전히 멀쩡한 사람은 고사하고, 작게는 가벼운 호흡질환부터 크게는 장기를 반 넘게 절개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절개함으로써 살아갈 가능성이 있다면 조금 더 나았을까. 동생, 해랑이는 장기의 대부분이 심하게 오염돼 손 쓸 도리조차 없다고 진단되었다.

울부짖어도, 매달려도 그들이 하는 말은 언제나 같았다.



장기가 너무 심하게 손상되어서 손 쓸 방도가.....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편이....


안타깝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고통이 심할테니 그만 포기하고 놓아주시는 것을.....




머리 속을 끊임없이 맴도는 연민과 동정을 건네며 포기하라는 절망을 담은 차가운 말. 그런 와중에 유니온에서 온 요원들은 위상능력자로서의 의무를 다하라 집요히 요구해온다.



위상능력자 관련법안에 따라 무조건 등록 후 따라주셔야 합니다.

사정은 알겠지만, 신속히 결단해주시기 바랍니다. 이행하지 않거나 도주, 불응하는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체포, 최고 사살도 행해질 수 있다는 점 명심해주십시오.




무정한 말들이 숨을 조여오듯 압박해온다. 그 압박 속에서 그 무엇도 선택하지 못하는 나는 나약한걸까...?


행복을 바란 것이 너무나도 큰 탐욕이였던 걸까....? 그저.... 그저 작은 바램이였을 뿐인데.....

행복을 바라던 나의 바램은 점점 더 작아져 이젠 눈에 보이지도, 잡을 수 조차 없는 작은 바램들 뿐이야.

멈출줄 모르고 흐르는 눈물. 무정하고 규칙적으로 울리는 바이탈 사인. 그 속에서 조용히, 힘겹게 숨을 쉬는 따뜻한 너. 나의 작은 희망.

"그 작은 바램만으로 너를 지키기엔..... 나는 그 무엇도 선택하지도 못하고, 되어주지도 못하는구나."

"무의미하구나. 나약하고, 어리석은 나."


흐르는 눈물 속에서 나는 또 다시 바래본다.



당신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다시 당신께 바래봅니다.

신이여, 나의 작은 희망이 행복해질 수 있길.

그것은 나의 바램, 나의 마음 그 모든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께서 저 별에 존재한다면, 이 어리석은 저의 이 작은 소망이 부디 당신에게 닿기를.






츠즈즈.....즈직직... 지직......






카드드드드------




쾅!! 콰과과!!!!




비옥한 대지가 무너져내리고, 푸른 강줄기가 묻히고, 증발한다.

피어나려던 작은 꽃들이 으스러지고 짓밟힌다.

갑자기 찾아온 동족들. 나의 세상에 흉터를 새기며 내게 고한다.




그대. 사라져야 할 것들을, 그 세계들을, 불멸을 가진 것. 그 모든 것은 강욕일지니,

그 강욕을 모두 내려놓아라.

그대, 그 강욕과 함께 사라질지어다.




웃음을 감출 생각도 없이 동족들은 그 폭력적인 발톱을 휘둘러, 수많은 꽃을 심었던 세상을 할퀴어낸다.

동족들이 창조한 무기들이, 나의 아이들을 상처입힌다.

나의 힘을 펼쳐 아이들을 어떻게든 지키고 있지만, 다시 되살린 세상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너희의 재미로, 너희의 탐욕으로 부숴지고, 사라져간 아이들이다.

보살피고, 함께 다시 가꿔서 피워낸 우리의 세상이란 말이다.

기대하고 이뤄내며, 다시끔 내일을 기대할 수 있던 우리의 세상이란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기대를 부수지 마. 인간 아이들과 만나, 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할 내 기대를 망가뜨리지 마.

그러나 내 부르짖음에도 그들의 탐욕어린 공격은 멎을 줄 몰랐고, 그들의 발톱과 무기가 나의 아이들을 다시 향하였다.



그래. 말로 안 된다면, 나 또한 투쟁하겠다.


먼 미래를 비춘 나
의 기대를, 너희의 행복을 위해, 나는 다시끔 영원불멸의 존재가 되어 너희를 지키겠다.



그것은 나의 마음, 나의 모든 것일지니.


너희의 탐욕을 무너뜨릴 재해가 되겠다.


너희에게 맞설 불굴의 존재가 되겠다.


너희의 욕망을 꿰뚫어, 침식하겠다.




그가 마음을 다지며 움직이는 그 순간,





"들어라, 인간들!"

"나는 한 때 용 군단의 군사로서, 주군의 승리를 위해 책략을 짜내던 자!"

"그러나 지금은 불꽃왕 수집품 중에서, 가장 탐욕스럽게 주인의 보물을 그러모으는 자!"

"그대들이 붙인 나의 이름은 쿠르마!"

"태초의 어머니 되신 용께서 지어주신 이름은, 현명하고 사나운 견고의 용!"

"지금부터, 유린을 시작하겠소이다!"





쿠르마의 목소리가 공간에 울려퍼진다. 흘러가던 기억과 공간이 조금씩 허물어지며 사라져간다.

출구처럼 보이는 회색의 빛이 보이지만, 기억에 침식당하는 나는 그저 멍하니 사라져가는 공간을 바라볼 뿐,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움직이지 못 하는 걸까.

그런 나의 손목을 어디선가 흘러온 실이 끌어당겨주고, 알 수 없는 누군가들의 손이 나의 등을 밀어주었다.

그리고 나지막히 들리는 말.






[아직 마음의 계승은 끝나지 않았으니 이어질지다.]


[더 힘든 계승이 될지어나 그대, 그릇된 탐욕에 흔들리지 말지어다.]


[외부의 탐욕으로부터 그대가 바라던 것을 지키며, 내부의 탐욕으로부터 그대의 길을 찾아 비출지어다.]

[그것이 그분의, 그 대행자의, 그 아이의, 그리고.... 우리가 마지막으로 바랜 마음, 그 모든것이니....]

[--------------]






마지막 말이 흩어지는 것처럼 들리지 않은 채 나는 눈을 떴고, 그런 나의 귀에 차원종의 괴성이 들려오고 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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