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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4 Prologue 어느 한 신의 기억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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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2.09.26
  • view4895
......일렁이는 잿빛의 구름. 부슬거리며 내리는 비와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

그것은 나의 시작과 끝을 함께해줄 [나]의 근원이자 태초의 모습이였다.

세상에 혼돈만이 가득하여, 문득 외로움을 느낀 나는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 혼돈 속에서 나와 탄생을 같이한 존재들이 세상을 창조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다양한 모습을 한 그들이 혼돈에 숨결을 불어넣자 그들의 세상이 창조되었다. 그들의 한 번의 손짓에, 그들을 따르는 무수하고 작은 아이들이 태어났다.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렇기에 그들처럼 숨결을, 손짓으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 또한 그리 하였다.



.....그러나 그 무엇도 창조되지 않았다. 같이 탄생한 나의 동족들과 달리, 나는 그 무엇도 창조하지 못하는 존재였다.


창조하지 못하는, 완전하지 못한 태초의 단 하나의 오류. 그것이 그들이 나를 경시하며 부르는 이름, 그 모든 것이였다.

억겁의 시간을 그저 바라보았다. 오류에 불과한 나는 세상을,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것이였으니.

외로웠다. 

끝을 알 수 없는 고독의 시간. 그럼에도 나도 창조할 수 있을 거란 작은 희망을 가져보았지만, 그 무엇도 창조하지 못한 나는 그저 잠을 청하고 깨기를 반복하였다.


그 날은, 어느 때처럼 외로움에 고단한 날이였다. 억겁의 시간, 그 시간 속에서 무너져가는 한 세계와, 작은 세 아이를 만났다. 

무너져가는 세계와, 꺼질 듯한 아주 작은 생명들의 모습이 안타까워 나는 처음으로 나의 힘을 세계와 아이들에게 나눠주어 보았다.

그러자,


세 아이들은 나의 아이들로 다시 태어났으며, 그 아이들이 속한 세계는 나의 세계로 새롭게 다시 탄생하였다.


다시 태어난 그 아이들은 나를 향해 웃어주었으며, 세계는 언제 무너져갔냐는 듯 푸른 초목을 드리웠다.

기뻤다. 이 한때를 위해, 나는 그 고독을 버텨왔구나.

기쁨에 찼던 나는, 버려진 아이들과 세계를 그러모아 나의 세계와 아이들을 만들어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런 아이들과 세계를 모아 나의 세를 확장하던 중, 지금껏 나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았던 동족들이 나를 찾아왔고, 습격하였다.

자신들이 내버린 것들이 거슬렸던 것이였을까, 동족들은 나를 강욕이라 부르며 자신들의 힘을 무자비하게 행사하였다.

크게 미련은 없던 삶이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내겐 지켜야 할 세계와 아이들이 있다. 내가 죽으면 세계도, 아이들도 죽어가던 그 때로 돌아갈 것이였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을 지키기위해 처음으로 동족들에게 내 힘을 휘둘렀다.


그러자 그들은 허무할 정도로, 나의 힘에 침식당해 나의 권속이 되어버렸다.


거대해도, 작아도, 약해도, 강하더라도 나의 힘에 노출되어 침식당한 모든 존재들이, 그 의지와 상관없이 손쉽게 나의 권속이 되어 휘하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들은 다른 동족들은, 그제서야 나에게 화친을 요청하였고, 세계와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나 또한 저들을 적대할 필요가 없기에, 화친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동족과 나 사이에 평화가 찾아왔고, 나는 나의 권속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내었다.

어느새 신이라고 불리고, 추앙될 무렵, 

처음으로, 이젠 마지막이 된 창조를 해내었다.

창조된 것은 아주 작은 씨앗. 그 씨앗은 나의 비와 구름, 바람을 머금고 내가 처음 발을 디딘 세계에 깊게 뿌리내렸다.

그것은 급속도로 성장하여 내가 침식한 모든 세상에 뿌리내려 침식함으로써 그 세상들을 하나로 묶어, 나의 세상을 만들어주었다.

나는 그 나무 아래에서 아이들을 향해 얘기한다.


"나는, 너희가 자유롭게 살았으면 한다. 너희를 침식해서 나의 아이로 만든 내가 할 말은 아니다만, 그래도.... 너희가 자유롭게 살아 삶을 빛냈으면 한단다."

"자유롭게 살다가 문득 지치고 외로워지는 날엔, 이 곳으로 돌아오거라. 나는 이 나무 아래에서 너희를 항상 기다리고 있으마."

그렇게 또 오랜시간이 지나 [신단수]라 불리게 된 그 나무 아래에서, 그는 여느때처럼 잠을 청하며 시간을 보내던 무렵, 권속이 조용히 다가온다.

"....님. 오늘도 주무시고 계셨군요."

"....외람되지만 무엇을 위해 그리 주무십니까?"

"그 옛날... 외로움이 너무 길어 고단하였었단다. 그래서 잠을 청하였더니 지금은 습관이 되어버렸단다."

"이제는 너희가 한번씩 돌아오길 기다리며 잠을 청한단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너희들을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나에겐 너무나 소중한 순간이기에, 이리 잠을 청한단다."

신은 살짝 미소지으며 한 땐 죽어있었지만, 이제는 푸르고 아름답게 피어난 세계를 권속과 함께 바라본다.

산들거리는 바람.... 햇빛을 적절히 가리는 구름과 간간히 부슬거리며 열을 식히는 비... 신은 다시 눈을 감으며 중얼거린다.

"아---- 평안하구나. 이 시간이 영원하였으면...."



신님. 저는... 강해지고 싶어요. 당신과의 계약으로 제가 사라진다해도 상관 없어요.


다시는 소중한 것을....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아요....


저를 강하게 만들어주세요. 다시는 무엇도 잃지 않을 정도로.....!




어린 아이의 한 맺힌 바램이 신의 귓가에 울린다. 

그 바램에 눈을 뜬 신의 앞엔, 싸늘하게 식어버린 권속들의 시신과 황폐해져버린 세계가 그를 맞이한다.



".....크흐흐."



"크하하하하!!!!!"



"하........하하......"

*친듯이 크게 웃는 그 신은 눈물을 흘리며 깨닫는다. 자신이 오랜 옛 기억을 꿈꾸고 있었다는 것과, 지금 그걸 깨달은 이 순간 자체도 꿈 속이라는 것을.

"참으로, 참으로도 지독한, 봄꿈이구나."

"그래. 나를 오랫동안 그 아이와 떨어뜨릴려면 꿈 속에 가두는 것이 최고지. 지금의 나는, 이런 꿈을 벗어날 힘도 권능도 모두 없으니까."

"그러니.... 너희가 바라는대로 얌전히 그 날의 꿈이나 다시 꾸도록 하마." 



"너희가 바라지 않는, 껍데기를 깨부수고 돌아올 그 아이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그는, 뷜란트는 다시 눈을 감고 아무것도 모르며 시간을 보냈던 태초의 자신을 다시 꿈꾼다.



클저 홈페에선 오랜만에 뵙네요.
본 내용은 노벨피아에 개정된 침식의 계승자의 내용과 이어집니다! 조금 엇갈리는 부분도 있을 수 있으니 개정판으로 보고 와주시면 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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