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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침식의 계승자 EP.5 부산 22화 동화(童話)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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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4.01.06
  • view2706

에필로그 포함 앞으로 두편!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시작합니다






동화(童話) :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 또는 그런 문예 작품 (네이버 국어사전 발췌)










"하아.... 하아....."


"욱, 커허헉....! 크아, 끄아아아악.....!!"

검기가 사라진 후, 검의 구현을 해제 시키자마자, 자온이 갑자기 몸을 웅크리면서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멀쩡한 상태에서 썼으면 모를까, 힘 다 쓴 상태에서 그 검을 썼으니 개념을 지운 반동으로 죽을 맛일게다. 괜찮느냐?"

"괜찮은 걸로.... 보여? 난 됐고, 그 녀석들은? [섬의 주인의 독기]만을 베어냈으니까... 다들 멀쩡해...졌지?"

"그래. 독이 사라진 덕에 금방들 깨어날게다."

"후우, 다행이...."





"다만.... 루시 아가는 여전히 상태가 나쁘지만 말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자온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그게... 무슨 소리야? 다들 괜찮다며? 왜 루시만.. 루시만 안 괜찮은데? 루시도 검의 범위 안에 있었는데 어째서 루시만...!?"

"나도 지금 눈치챘다만....저 아이가 지닌 [갈증]이라는 본연의 특성이 독의 성질을 변화시켜서 흡수한 걸로 보인단다. 변해버린 독은 더 이상 [섬의 주인의 독]이 아니니까."

"그럼 내가 지금 한 게.... 쓸모 없는 짓이였다고?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어떻게!!!!"

냉철하게 판단을 내린 뷜란트의 말에 자온이 목 놓아 소리친다.

"쓸모 없지는 않았지. 이 독이 도시로 갔다면 많은 사상자가 생겼을테고, 이 아이들도 멀쩡하지 못 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루시는? 지금 가장 멀쩡하지 않은 건 루시야. 루시가 제일 위험하다고! 이대로 두면... 이대로 두면 분신인 루시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거라고!!"

"이 늙은이가 그런 것도 모르겠느냐."



터벅 터벅



스으윽


뷜란트는 쓰러져있던 자온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상처에서 핏방울과 함께 힘을 조금 받아간다. 


영감, 뭐 하는... 거야?


"모든 권능을 잃은 이 늙은이의 머리론 이 방법이 유일하더구나."
"하아.... 루시 아가에겐 미움받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살아있어야 미움이라도 받겠지."

그러곤 루시에게 다가가 힘이 담긴 핏방울을 입가에 떨어뜨린 후, 그녀의 품 속에서 있던 [둥근 무언가]를 꺼낸다.

"미안하다, 아가. 이런 선택밖에 할 수 없었던.... 이 늙은이를 실컷 미워하거라."




******




....저는, 죽은 걸까요?

아바돈의 독을 흡수하고 정신을 잃은 루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상황인 지금을 확인하고 있었다.

모두 무사하실까요? 마지막에 자온 씨가 뭔가 하신 거는 보았는데 말이죠.

저수지 씨는, 왜 거기 계셨을까요? 섬의 주인이 무슨 짓을 한 것 같았는데 괜찮으실까요?

......

누구도 답해주지 않는 그 공간은 메아리조차 없었다. 루시의 목소리가 더 우울하게 잠긴다.

엄마랑 아빠한테 제대로 작별인사도 못 드렸는데....
모두가 무사한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또독.... 똑....똑.....


엄마.... 아빠.... 모두들.... 보고 싶어요....!



으흑, 으흐흐흑...!



루시의 통곡이 허무 속에 흩어지고, 눈물조차 이 밑없는 공간에 묻히고 지워지며, 사라졌다.







.....꿀꺽







갑자기, 입안으로 무언가 흘러 들어온 것이 느껴졌다.

많이 달지 않았지만 산뜻하고 화한, 동시에 약간 상큼한 맛. 마치 레몬 박하 사탕과도 같은 그 맛이 비릿함이 남아있던 입을 씻어주는 듯 했다.







....꿀꺽






또 무엇인가 입안으로 들어온 게 느껴졌다.

이번은 아주 달콤했다. 지금까지 맛보았던 모든 것보다 아주 달콤하고 물리지 않을 것만 같은 상냥한 달콤함. 이전의 맛은 입을 씻어주었다면, 이 맛은 몸 구석구석을 씻어주는 것만 같은 감각이 들었다. 출처를 알 수없던 달콤한 맛이였지만, 그 맛은 너무나도 감미로웠다.

루시가 그 맛을 천천히 음미하던 중,





[루시 양.]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신가요? 아시는 분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아요.

독에 기억에 혼선이 생긴 걸까, 그 누군가의 목소리는 익숙했지만 기억나질 않았다. 하지만 그 목소리를 들은 루시는, 왜인지 눈물이 다시 나올 것만 같았다.


[이번으로 당신이 스스로를 끔찍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그래도 살아가주세요. 제게 죄책감을 갖지 않으셔도 되니까요.]

[살아서, 더 밝게 빛나주세요. 꼭이요.]

[그리고.... 그 다정한 여린 신을, 너무 미워하진 말아주세요.]



잠시만요!! 당신은.... 아...아아......


자신에게 미소 지으며 말한 그 사람이 누구인지 물으려고 했지만, 정신이 다시 깊게 가라앉기 시작한 루시는 말을 잇지 못했다.




******




"영감.... 무슨 짓을 한 건지 알아? 그게, 루시한테 어떤 의미가 있는 건데....!"

"모를 리가. 이 아이가 [루시 플라티니]로 있기로 다짐했던, 그리고 너희의 친구였던... 희망이 그 아이의 생명 자체를 먹인거니까."


자신의 힘이 섞인 자온의 힘을 루시에게 먹여 조금이나마 몸을 정화시킨 후, 그녀가 간직해왔던 희망이의 생명이 응축된 구슬을 먹인 뷜란트는 천천히 허리를 펴며 몸을 일으켰다.


"다른 방법은... 없었던거야?"

"본신을 잃은 아이다. 본신에게 힘이 아닌 외부에서 흡수하는 평범한 힘으로는 되살릴 수 없었단다. 그보다 더 깊은... 근원을 먹이지 않는 이상 말이다."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 듯 보였지만, 뷜란트의 얼굴은 매우 씁쓸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루시의 안색은 확실히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었다.

"아가에겐 사과해야겠지. 맘대로 그걸 써서 미안하다고, 널 [루시 플라티니]로 남아 있을 수 있게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각오는 하고 있지만 이 아이에게 미움받을 걸 생각하니.... 조금은 무섭구나."


"영감..."



"아오.... 머리야."



울 것만 같은 얼굴로 조금 미소짓는 뷜란트 너머로, 쓰러져 있던 이들의 목소리가 하나 둘씩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러자 자온은 아무렇지 않은 척 고통을 무시하고 일어나더니 세 사람의 곁에 다가갔다.

"미래, 김철수, 은하, 괜찮아? 몸은 좀 어때?"

"조금 머리 아프지만... 괜찮아."

"나도 괜찮다. 숨 쉴 때에 조금씩 있던 통증도 없어졌고."

"....독은 어떻게 된 거야? 설마 꼬마 언니가 다 흡수해버린 건 아니지?"

"흡수하긴 했는데.... 대부분은 내가 없앴어. 루시는 정신을 잃긴 했는데 조치는 해 놓아서 괜찮아, 안심해."

"그럼 다행이고."



풀썩




"자온? 자온, 왜 그러나!"

자온이 전원 끊긴 기계처럼 갑자기 쓰러진다. 깜짝 놀란 세 사람이 그를 흔들며 묻자,

"무리했더니 진짜 이젠 손끝 하나 못 움직이겠어.... 억지로 버텨봤는데 이젠.... 무리...."

안도와 함께 몰려온 전투의 피로와 한계까지 쓴 힘, 거기에 봄꿈 깨우기의 반동으로 힘이 빠진 자온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꼬마 언니나 너나.... 걱정 끼치기는."

"은하가 몸을 숙이더니 자온의 팔을 어깨에 걸치며 몸을 일으켜 세운다."

"같이 하지, 은하."

"다들 기운 차린 것 같으니 서두르자꾸나. 아직 걱정해야 할 아이가 하나 더 있지 않느냐."

"저수지..."

루시를 업은 뷜란트의 말에 저수지를 상기한 모두가 지친 몸을 이끌며 서둘러 거점으로 돌아간다.




******




"여러분, 수고 많으셨어요..."

돌아온 클로저들을 민수현이 나와 맞이한다. 그런데 그들을 맞이하는 그의 얼굴이, 매우 침울해보인다.

"수현...."

"섬의 주인의 정지를.... 확인했어요. 이제 조금... 쉬세요. 많이 지치셨죠?"

"저수지는? 왜 저수지가 다리 위에 있었어?"

"맞아, 저수지는 분명 센텀시티로 갔었잖아? 왜 거기 있었던거야?"

"그 맹랑한 꼬마, 내가 차의 시동을 걸며 헤드라이트를 켜는 걸 보고서.... 깨달았나 봐."

"반금련 씨...."

"헤드라이트에서 쏟아지는 빛의 열기를 보곤, 녀석을 약화시킬 수단을 생각해냈겠지. 그리고는 차를 돌려달라고 하더군. 자기가 안내했던 노인들이 입원한 병원으로. 그리고는 무작정 소리를 치면서 뛰어다녔어."

"그 바보같은 독을 뿌린 녀석과 싸울 수 있다고, 녀석을 쓰러트릴 수 있게 도와달라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그 녀석은, 이곳저곳에 도움을 청했지."

"너는.....! 자기가 맡은 일 하나도, 똑바로 못 하는 거냐!"

".....미안해."

"왜, 왜 사과하는 거야? 사과하지 말고, 지금 데려가면 되잖아. 빨리 안 가면... 저수지의 안에 있는 마스테마가 깨어날 거야. 섬의 주인이 이상한 짓을 한 것 같단 말이야....!"

"저수지는.... 저수지는 어디 있어? 반금련 씨가 여기 있다는 건 저수지도 여기 있다는 거잖아. 왜.... 안 보이는 거야?"

반금련과 민수현의 침묵에 불안감이 엄습하는 와중, 아오이가 천천히 차분하게, 그러나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저수지 씨는 조금 전에.... 심장이 멎었습니다. 여러분이 거점으로 복귀하시는 것과 거의 동시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아오이가 충격에 아무 말도 못 하는 클로저들을 데리고 간 곳엔, 잠자는 것처럼 조용하고, 평온하게 눈을 감고 있는 저수지가 있었다.

"왜, 그래.... 거짓말을 하면 나쁜 사람이야. 저수지는 나 놀리는 걸 좋아하니까..... 이번에도 그거지? 날 놀리는 거 맞지?"

저수지 앞에 무릎을 꿇은 미래가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한다.

"왜 자는 척 해. 다 듣고 있잖아. 얼른 일어나, 응?"

저수지를 흔드는 미래의 손이 더 거세졌다.

"우리한테.... 보수 주기로 했잖아. 건강해진 모습, 보여주기로.... 응, 저수지?"

"저수지....!!!"

"무슨 놈의 처형인이라는 거냐.... 죄인은 아직 한 명도 죽이지 못했으면서.... 애꿎은 생명을 계속해서 잃게 만들다니...."
"나는, 또..... 아이를 지키지 못했어....!!"

눈물 흘리는 미래, 자책하는 김철수. 그 옆에 가만히 서 있던 자온 또한 자신의 눈 앞의 저수지가 죽은 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그녀의 시신을 바라보다가 그녀의 뺨을 만져본다.

"다시... 보기로 했잖아. 왜, 왜 그러고 있는거야.... 눈 떠 봐, 장난 치지.... 말고....!"

그의 바램을 꺾기라도 하듯, 만지고 있는 뺨의 체온은 점점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또륵


똑, 투두뚝....



눈물 방울이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던 손등을 적신다. 하염 없이 눈물을 흘리며 자책에 잠긴다.



동화에서 그러던가?

영웅들은 최선을 다해 악을 쓰러트렸습니다.

악을 쓰러진 후, 세상은 평화로워지고 구원받았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현실이기에 잔혹한걸까?

최선을 다하지 않았냐고?

아니, 내 모든 걸 쏟았어.

악이 쓰러진 후에, 평화로워지지 못했냐고?

아니, 분명 과거의 악몽을 쓰러트려서 평화를 되찾았어.

그런데.... 모두가 행복해지지 못했어.

최선을 다했고, 평화로워졌는데.... 모두가 행복하지 못해졌어.

우리는 소중한 사람을 잃었어.

지켜주겠다고 했는데, 그러지 못 했어.

모든 걸 쏟아부어서 지키고자 했는데, 쏟아부은 그곳엔 네가 없었어.

아아, 운명이여. 그대는 참으로 가혹하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내게 소중한 이를 앗아가야만 했나?

만일 운명이 내게 답할 수 있다면, 이리 답했을까?

그대의 노력이 닿지 않은 것을 내게 탓하는가?

착각하지 말지어다. 그대가 원하던 운명은 열려있었으나, 그대의 무능과 나약이 그곳에 닿지 않은 것이니.

그대, 그대의 무능을, 그대의 나약을 내게 돌리지 마라.

금 가고 부러진진 뼈들.
독에 침식되어 검게 변모된 피부.
으스러지고 피투성이가 된 살점들.
한계까지 위상력을 끌어내 아슬아슬한 나의 그릇.

정말,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웃기지 마. 우리의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단 말이야.

나의 망상에 불과한 운명의 대답에 반박해 봤지만, 내 마음이 그 말에 눈물 흘리며 긍정하는 순간, 가슴이 시리도록 아파왔다.


누구나 행복한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잔혹한 현실이니까.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로 끝나는, 이야기로 마쳐져 버렸어.


증오스러워. 지키겠다 약속했으면서, 그 작은 약속 하나 이뤄주지 못하는 무능하고 나약한 내가 너무나도 증오스러워.

그런 주제에 나는 지켜주지 못한 너의 시신 앞에서, 그저 눈물 흘리는 것 밖엔 아무것도 못하는 구나.


슬픔과 눈물에, 마음이 가라앉아 간다.

심해에 가라앉듯 그 무엇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깊게.....












"웃기지 마. 웃기지 말라고....!"












예상치도 못한 말에 고개를 들자, 모두를 밀치곤 저수지를 안아 드는 은하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 결말을 받아들이라고? 까고 있네. 이 언니에겐 빚진 게 있단 말이야.....!!"


"은하....? 뭐하려는 거야.....?"

"한기남 아저씨한테 가. 그곳에 가면 냉동캡슐이 있을 테니까. 살릴거야. 반드시."

"내 눈 앞에서 정의로운 사람이 죽어버리는 건 다시는..... 다시는 보고싶지 않아.....!"

"코팅....!!"

은하의 빛나는 위상력이 그녀의 다리를 감쌌다.

"다리에 코팅을?! 무리예요! 평소 단련이 된 주먹이라면 몰라도, 익숙하지 않은 다리를 무리해서 강화하면 후유증이 심각할 거예요! 최악의 경우,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 그만 두세요!"

"흑지수 씨도 그러셨잖아요! 은하 씨가 영웅이 될 필요는 없다고요!"

"영웅이 되려는 게 아니에요. 영웅을 구하려는 거지."

"아주.... 반짝이는 빛을 봤어요. 언니만이 아니었죠. 여러분 모두, 제게는 정말 눈부신 사람들이었어요."

"그러니까 저도 마지막에 한 번쯤은.... 빛나게 해주세요.....!"

그 순간 자온의 눈에 보인 은하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빛나 보였다. 마치 절망 속에서 희망을 비춰주는.... 히어로처럼.



타닷!!



코팅을 마친 은하는 한기남이 있는 곳으로 달려나간다.


"나도 따라가겠다! 미래, 자온, 거점을 부탁한다!"


은하의 무리한 다리 코팅과 저수지가 걱정된 김철수는 바로 그녀의 뒤를 따라간다.

떠나는 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자온은 무릎을 짚고 서서히 몸을 일으키면서 생각에 잠긴다.

나는..... 뭘 하고 있는 거야. 엉망진창인 나라도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 아니야.

온몸이 으스러지고 부러졌어도, 힘이 바닥을 다 드러내도 분명히 할 수 있는 게 있을거야.

생각해. 생각하라고. 정말로, 정말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썼어?

내가 무엇을 가졌는지,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내라고....!!


은하처럼 저수지를 구하기 위해 절망과 후회, 추억이 가득한 자신의 기억들을 헤집어보기 시작했다. 헤집고 또 헤집으며 기억을 되새겨보다가,







[랑이가, 이 다정한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겁니다.]

[운명의 시류가, 날 스러지게 할지라도 반드시....!!]







"....찾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자온은 뒤로 몰래 빠져나가 아무도 없는지 둘러보곤, 얼마 남지 않은 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아가, 지금 네 몸은 그걸 버틸 수 없을거다. 그런데도 정말 사용할 거니?"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건지 어느새 그의 곁에 다가온 뷜란트가 걱정스럽게 묻는다.

"응. 물론 영감 말대로 망가진 지금의 내 몸으론 그 힘을 버티지 못하겠지. 하지만 영감, 그 녀석들은 그 힘을 써서라도 내가 지키고 싶은, 구하고 싶은 인연이 되었어."
"안 쓰고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 한다면? 이 끝이 그저 눈물과 슬픔으로 끝날, 그런 미래라면?"
"영감. 나는 아무것도 못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절망하기도, 후회하고 싶지도 않아. 그러니 내 모든 걸 써서 구하겠어. 이번엔, 반드시."

"....그래. 네 선택을 존중하마."

"이번엔 반대 안 하네? 막지도 않고."

"본디 존중해주기로 했잖느냐. 그리고 이번은 누군가를 해하기 위해서가 아닌 네 소중한 이를 구하려 하는 것이니 말이다. 꼭 구하거라. 이번엔.... 반드시."

"고마워, 영감."

뷜란트를 등지고 힘을 다시 끌어올리던 중,

"아, 그리고.... 정말 고마워. 내가 이 힘을 낭비하지 않도록 거짓말 해줘서."

"뒤돌아 살짝 웃으며 한 말에, 뷜란트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언제부터 알았느냐?"

"의외로 방금. 기억을 헤집어 보다 보니까 그 힘으로 강해지는 순간에는 항상 영감의 권능을 못 느낀 게 기억나더라."

"알고 나서 내가 원망스럽지는 않더냐?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긴 한데, 고마운 마음이 더 크지. 일부로 한 그 거짓말 덕분에, 그 힘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지금의 내게 한 줄기의 희망이 되어 줬으니까."

"고마워, 영감. 그리고.... 잘 있어. 운 좋으면... 다시 만나자고."

뷜란트에게 마지막으로 미소짓곤 고개를 돌린 자온은 넝마가 된 몸을 바로 세우며, 마음을 일깨운다.




너희의 미래가 행복하길 바래.


힘든 길도 있겠지만, 눈물만이 가득한 길은 내가 치워버릴게.


나의 마음, 나의 모든 것을 다해서.


그러니 형, 내가 내 소중한 사람을 구할 수 있게 도와줘.



손을 뻗은 자온이 뷜란트가 지금까지 감춰왔던, 그 힘의 이름이 부르며 깨운다.  



"무장왕의 침식.....아니,"



"대별왕 비운, 마음의 권능 희망."



"온리 원(Only one), 시동."



TO BE CONTINUE



5부의 프롤로그로 나왔던 대사들이 이제야 나왔네요.

그 때와는 달리 조금씩 달라진 대사도 있으니 한번 구경 가시는 것도 재미있으실 겁니다(절대 홍보가 아님)

마지막 부분의 비운의 대사, 기억하시나요? 4부 희망의 유언-will of wish(하)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이 또한 홍보가 아닙니다)


남은 두 편에서 걸어갈 자온의 길을 함께 걷고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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