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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외전-그림자 요원 자온 5화 <침식 구현>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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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2.08.21
  • view6284
진짜 오랜만이네요. 본편의 개정판 건에, 바쁜 것도 있었지만 뭣보다 틀은 잡아놓고 계속 갈아 엎은게 오래걸린 원인이네요.... 그래도 남은 편들은 이 정도로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시 한번, 시작합니다.








자온이 실을 엮어 조그만 사람의 형태를 구현한다. 실로 만들어진 인형에 갑피가 덮히고 부서지자, 자온과 닮은 모습의 인형이 만들어졌다. 인형은 스스로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인사를 한다.

"안녕. 이런 모습으로 보는 건 처음이지?"

"한번도 한 적 없잖아. 이거 힘 무진장 잡아먹고 있으니까, 빨리 말해봐. 침식 구현이 뭔지."

"성미는. 천천히 설명해주마. 그 전에 아가들, 너희는 침식이란 단어를 어떻게 인식하느냐?"

자온의 힘을 통해 임시 육체를 구현한 뷜란트는 자온과 민수현, 빅터를 향해 묻는다.

"침식이란 어원이 비나 바람같은 자연 현상이 지표를 깎아내는 현상을 말하지만..... 이런 대답을 원하시는 건 아니신 거 같고."


"외부의 영향으로 자신의 영향이나 범위가 줄어들어, 결국 좀먹혀 사라지는 그런 쪽의 인식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래, 수현 아가. 보통의 침식이란 단어는 침투당하고 종래엔 먹혀 없어지는, 그렇게 인식하는 것이 주체지. 뭐, 그런 나도 처음 존재하기 시작할 때엔 그런 방식으로 세를 넓히곤 했었단다."

 "그 당시의 나는 조금만 힘을 쓰면 모든 것이 쉽게 내 손 안으로 들어왔었기에, 매우 따분해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었지."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친구에게서 아직 힘을 받지도, 우리를 알지도 못하던 너희를 구경받게 되었지."

"처음은 호기심에 구경해보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너희가 살아가는 그 모습이, 그 마음이 이 무료하기만 하던 나의 삶에 새로운 원동력이 되더구나."

"인간을 만나신게 아니라... 그저 바라만 보시기만 하신 건데도요....?"

"그래. 나도 생각지도 못한 것이지만. 때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삶을 이어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깨닫게 되었지."

"뷜란트 님. 말씀 중 죄송합니다만,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빅터의 말에 뷜란트가 자온을 보자, 힘을 계속 소진 중이라 조금씩 창백해지고 있는 자온이 그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아, 미안. 어느날처럼 인간들을 구경하던 중, 인간들이 싸우면서 힘을 끌어낼 때 영혼을 끌어낸다, 마음을 끌어 올린다, 영혼이나 의지, 마음을 힘으로 구현한다 그런 말을 하는 경우을 다수 보게되었지. "

"오랜 세월 그 말들을 듣다 보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그것들을 힘으로 바꿔낸다면, 당연히 그 반대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뭔 소리야?"

"영혼, 의지, 마음을 힘으로써 발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그것들 자체에 불어넣는다면 그 자체를 구현시키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걸 말하는 것이다"

"그런 게 가능해? 물리적인 형체를 가지지 않은 것이 그 자체를 구현한다고?"

"그래, 가능했지. 오랜시간 연구 끝에 영혼, 의지, 마음이 힘을 받아들여 그 자체가 구현되어 형태를 가진 것. 

그것이 침식구현이지."

"그 힘은 모든 생명이 각자 다른 것처럼, 사용하는 이들에 따라 형태를 바꾸는 특성을 가졌지. 아직 너는 너만의 침식구현은 발현하지 못 했지만 계약 덕분에 나의 침식구현을 사용할 수 있었지."

"내가 너의 침식구현을 사용했다고?"

"잘 생각해보거라. 내 힘의 근본은 침식. 그 중 명확하게 형태를 보이는 것들이 있지 않느냐."

".....설마!?"
 
"그래. 갑주와 무기, 그리고 눈. 그것들이야 말로 나의 영혼이자 의지며, 나의 마음이란다. 내 의지는 모든 것을 견디고 재생하는 갑주가, 
영혼은 세가지 형태의 무기가, 그리고 나의 마음은..... 간절함을 힘으로 바꿔내는 눈의 형태가 되었지."

....일단 뭔지는 알겠어. 그래서, 쓰는 방법은?

"그게 지금 두번째로 문제지. 너 자신이 의지와 영혼, 마음을 인식하고 그것에 힘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그 인식법이.... 천차만별이라 너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것이 문제란 말이다. 그래선지 눈을 깨운 녀석들은 조금 있었지만, 침식 구현까지 도달한 건 네 형을 포함 해서 둘 뿐이란다."

"저..... 잠시만요, 뷜란트 씨. 그게 두번째로 문제라고 하셨죠? 그럼 지금 첫번째 문제가 있다는 말로 들렸는데요...?"

"그 말이 진짜야, 영감?"

"그래. 그것도 제법 심각한 문제지. 네가 시련을 더 도전하지 않는다면 사소한 문제로 끝날 수도 있지만."

"뜸 좀 그만 들이고 도대체 뭔데 그래?"

뷜란트는 잠시 고민하더니, 곧바로 말한다.

"침식 구현 중 마음. 어째선지 그것엔 침식의 권능이 일부 깃들어 있단다. 그 탓에 그 힘은 자신이든, 혹은 상대이든 어떠한 영향을 끼치지."

"내 경우는 내 힘을 받은 모든 아이들이 내 [눈]을 항상 지니게 되더구나. 물론 침식구현의 영향이 모든 아이에게 끼치는 건 내 힘 뿐인것 같다만 지금은....."

"....역시 이것부터 물어봐야겠다. 아가, 센텀시티에서 네가 상대했던 과학자 부부의 이름, 기억나느냐?"

"그건 갑자기 왜? 그....."

의아함을 표하며 말하려던 자온이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긴다.

"해랑 형, 왜 그러세요?"



"......어라? 왜 기억이 안 나지? 아니, 그 전에 그런 놈들을 상대한 적 있었나...?"



"역시나."

"뭔데 뷜? 뭐가 역시나야?"

"......비운 아가의 침식 구현.

모든 인연을 끊어 버리고, 사라지게 만드는 그 힘이 네가 연관된 인연의 기억을.....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정확히는 그 인연이 끊기고 사라졌기에 기억을 하지 못하는 거겠지."

"잠시만요,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 당장 시련을 멈춰야.....!"

"미안하지만 안 멈출거야."

"해랑 형, 그게 진짜면 큰일이잖아요....! 기억이란 그 사람을 이루는 그 자체예요. 그런 게 사라진다는 건, 한 사람의 인생이 지워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요!"

"뭐... 그래도 그런 사소한 것만 없어지는 거라면 문제 없지 않겠어?"

"처음은 그렇겠죠. 그런데 형이 한 번이 아니라 여러번 계속 실패한다면요? 사소한 것이 사라지면 그 다음은요?"

"수현 아가의 말이 맞다. 하나씩 사라지다 보면, 결국 네 기억하는 소중한 인연들이 사라지는 것은 필연이지. 그럼에도 정말 계속 할 것이냐? 정말로 그 허무함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

"일단 말해두겠지만 시련은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 선택은 네 몫이다, 자온."

모두가 만류하자 자온은 잠시 침묵하며 고민한다.

"....그래도 해야겠어. 센텀시티 때의 싸움에서 느꼈어. 지금의 난, 아직도 약해. 이대로면 또 소중한 사람을 잃어서 무력한 나 자신을 원망하겠지. 그런건.... 
더 이상 싫어."

"나같은 사람을 더 만들지 않기 위해, 그리고 너희를 지키기 위해 이 시련을 반드시 이겨낼 거야. 그러니까 말리지 마."

자온의 대답에, 뷜란트는 작고 긴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하.......동경하던 영웅을 만나더니 같은 길을 걸어보고 싶은 것이냐. 좋다.... 맘대로 하거라. 대신, 꼭 시련을 이겨내거라."

"고마워, 영감."

"해랑 형..."

"수현 아가. 잠깐 귀 좀 빌려주겠니?"

"무슨 일이세요?"

"힘든 부탁이지만 만약 아가가......."

".....네. 부탁드려 볼게요."

"고맙다. 그럼 나중에 또 만나자구나. 아가, 힘내거라."

구현된 인형이 먼지처럼 흩어지며 사라진다.

"정말로 괜찮겠나? 위험한 시련이 될 것 같다만."

"그래도 해야지. 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그럼.... 다시 갈게."


자온은 다시 시련에 돌입한다.

그러나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여,


실패하고,


실패하고,


절망과 절규로 가득찬 비명을 지르며,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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