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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면]요청 온 커플링으로 회지 문장 쓰기
작성자 | 구금 등록일 | 2020.05.10 조회 | 246  

작년에 했던 거 여기에는 올리지 않았길래 슬쩍 올리고 갑니다~ ~~ ~~ ~


네틱유리암광유리, 세하유리 2, 정미유리, 애쉬슬비니 지뢰 속 최애를 찾고 싶으시다면 Ctrl + F 컾링 검색하기~~~~~~






네틱유리암광유리 그런 너라도 사랑해

 

인공지능은 서유리에게 사랑을 정의해주는 건 상당히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여느 때와 달리 조금은 심박수가 올라간 서유리에게, 쑥스러운지 이리저리 주변을 살펴보는 서유리에게, 괜히 인간 같은 느낌이 들어 언젠가 다시 물어보겠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서유리는 무슨 감정에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지 알고는 있을까. 인공지능은 그런 서유리가 안쓰러워 최대한 단어를 고르고 골라 사랑을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이라, 그렇게 정의해줬다.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 서유리는 인공지능이 정의해준 사랑을 곰곰이 생각해봤다.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 고기? 난 고기를 사랑하는 건가? 아니면 돈? 그렇게 생각하는 서유리에게 인공지능은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만날 때마다 심박수가 올라가고 간헐적으로 생기는 떨림을 만드는 생명체가 엄연히 존재하면서. 어째서 주인은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멍청이가 또 왔네?

“우으, 다시 도전이야! 저 녀석 잡으면 얼마였지?!

 

인공지능은 부러 그녀의 영역에 침범한 주인이 구태여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늘상 서유리의 머릿속에 살지만 서유리라는 존재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다.

 

여태껏 이용한 변신 비용은 물론, 빚의 반 이상을 탕감하실 수 있습니다.

 

친절한 설명에 왕좌에 앉은 그녀에게 호기롭게 다가간 주인에 비해 이윽고 천천히 꺼지는 엔진에 인공지능은 이미 서유리가 기절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엔진을 되살리기 위해 다시금 에너지를 사용하면 또 그녀는 이미 정신이 나간 주인에게 말하겠지.

 

“아, 정말 바보 같아. 하지만 그런 너라도 사랑해.

 


 

세하유리 자신이 진 무게에 대해

 

언젠가 거실에서 TV를 보며 누워 있는 엄마 옆을 지나다 들었던 드라마 대사가 불현듯 세하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네가 짊어진 게 버거울 때가 찾아오면 놓을 때가 된 거야. 아마 형사가 주인공이었던 추리물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문득 떠오른 대사에 세하는 괜히 욱한 마음이 들었다. 버거워도 짊어지고 싶으면 어떡해. 누구는 이렇게 오랫동안 짝사랑할 줄 알았나? 반발심에 이미 지나간 그때 화면을 떠올리며 반박해봤지만 역시나 변하는 건 없었다. 여전히 여긴 동네에 맛있다고 소문난 막창집이었고 여전히 제 앞에는 취한 듯 붉어진 얼굴로 연신 눈물을 뚝뚝 흘리다 다시 술잔을 집어 든 서유리가 있었다. 헤어진 애인에 대한 투정을 듣다 다시금 그를 옹호하는 모습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꼴을 멍청히 들어주는 제가 한심해지면서도 이게 내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엉덩이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서유리에게 자신의 위치는 고등학교 동창, 직장 동료, 한 풀고 싶을 때 나와주는 친구. 끽해야 이 정도일 텐데 이 몇 안 되는 역할에 버거워하는 게 웃기기도 하면서 안쓰러웠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지위가 줄어들잖아. 그래, 형사 아저씨, 전 아직 놓고 싶지는 않아요.

 


 

정미유리 소홀함

 

학창 시절에는 구태여 약속을 잡지 않아도 이레 중 닷새나 같이 붙어 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해서 붙어 있었고 보고 싶은 영화, 가고 싶은 식당이 생기면 닷새를 넘어 정말 일주일 내내 붙어 있었다. 방학에도 심심하다는 말로 집 문을 두들기는 것까지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그 기억을 토대로 생각해보니 먼저 시작을 끊은 건 항상 너였던 것 같다.

 

정미는 그 같잖은 고등학교 동창회, 라는 데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특별히 고등학교에 대한 좋은 추억을 떠올리자면 여름이 올 때를 맞춰 에어컨을 꼬박꼬박 틀어줬다는 점과 겨울에는 한마음 한뜻으로 실내 체육 수업을 진행했다는 점뿐이었지만 에어컨조차 권장 온도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고 실내 수업을 진행한 체육관에 있는 히터는 자주 고장 나 늘 슬리퍼를 질질 끌고 들어온 발에게 미안했다. 그런 고등학교 동창회에 모습을 비춘다는 건 정미에게 있어 대단히 큰 의미이자 이제는 참을 수가 없다는 신호였다. 나갈 생각이 없는 동창회에 꼬박꼬박 나오라고 연락을 돌리는 회장에게 얼굴 비췄으니까 이제 연락 좀 하지 말라고 간접적으로 얘기할 자리였고 얼마나 참가 인원이 없으면 나까지 끌어들이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정미는 그 자리에서 얼마나 얼굴을 찌푸리고 싶을지 나름 계산해보며 제 속을 달래줄 오렌지 사탕 몇 개를 챙겼다. 아드득 씹고 있으면 다들 말도 안 걸고 적당히 지나가겠지. 그렇게 가볍게 생각했다.

 

“정미잖아! 뭐야, 뭐야. 우리 정미정미 사탕 먹고 있는 거야? 무슨 맛이야?

 

여태껏 연락 한 번 없는 네가 태연하게 나에게 말을 걸기 전까지 말이다.

 


 

애쉬슬비 마지막 순간에

 

누나와 함께 일을 꾸미며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르는 마지막을 상상해봤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몰랐겠다. 누나와 했던 몇 가지 내기에서 내가 이긴 적은 손에 꼽았으니 여러 가지 상상을 통해 제법 그럴듯한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어 더욱이 생각에 생각을 반복했다. 그 그림 속에 넌 포함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넌 이곳에 등장인물이 아니었으니 나와 함께 주역이 될 수도, 그렇다고 조연이 될 수도 없었다. 짝이 없는 시나리오는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계속해서 장면을 바꾸며 최대한 인물을 활용하고 멋진 대사를 내뱉고 싶어도 흐지부지 없어졌다. 난 네가 필요했다.

 

“마지막으로 보는 게 네 얼굴이라니 정말 유감이야

 

내가 결론지은 마지막은 말이야. 너희들 따위가 아니야. 이런 곳도 아니고.

 

“이슬비의 얼굴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온전한 힘을 되찾은 내가, 이슬비가 내뱉는 애정을 들으며 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그런 투정을 들으며, 홀로 있을 이슬비를 지독하게 안쓰러워하는, 그런 마지막이라고.

 


 

세하유리 만남

 

엄마랑 아빠가 말해주던 성주는 하도 사람을 괴롭힌 탓에 분명 험악하게 생겼을 거라 혼자 지레짐작했다. 살기도 엄청 오래 살았고 괴팍한 성격 때문에 사람들이 무서워했다고 하니 분명 흰머리가 축축 늘어지고 얼굴 군데군데 주름이 가득한 스크루지 할아버지일 거라고. 별다른 의심 없이 생각했다. 성주가 정말 존재하는지부터 의심하는 게 맞는 순서였겠지만 특별히 밤길을 조심하라는 교훈을 담은 내용에 일일이 딴지를 걸고 싶진 않으니 한 번 내린 정의를 바꾸지도 않았다.

 

“네가 그 흡혈귀라고?!!

“쉬잇! 제발 소리 좀 줄여!

 

넌 너무 어리잖아! 유리는 검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고 말하는 상대에 맞춰 더는 아무 말 하지 않았지만 이것저것 따지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았다. 정말로? 주변 마을 사람을 전부 없애버린 그 흡혈귀? 팔 한 번 휘두르면 상에 온갖 산해진미가 쌓였다는 그 성주인 흡혈귀?! 동그랗게 뜬 눈으로 자꾸만 저를 쳐다보는 유리가 여간 불편했는지 상대는 노골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넌 여기 왜 들어온 거야. 마을 소문 몰라? 담력 시험인지 뭔지는 저녁에 하라고.

 

지금 난 잘 시간이란 말이야, 하며 투정 부리는 모습까지 완벽한 어린아이였다. 제 가슴팍쯤에 오는 아이가 지금 저에게 화를 내고 있다. 무단 침입한 죄로. 어쩌면 이게 꿈은 아닐까? 사실은 정미가 마을 애들에게 내가 준 선물을 뺏겼다는 것도, 그 남자애들이 여기로 던졌다는 것도, 전부 정미에게 관심받고 싶은 내 꿈은 아닐까? 정미에게 영웅이 되고 싶다는 되도 않는 욕망을 품은 건 아닐까?

 

“밤에 찾아와, 그때는 제대로 상대해줄게.

 

그렇게 성 밖으로 내쫓긴 게 불과 몇 시간 전.

 

그래서, 아까 낮에는 왜 찾아온 거야?

 

왜 지금은 나보다 훨씬 큰 어른인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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