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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세하와 호감도 안경(2)

작성자
사일로시빈
캐릭터
제이
등급
수습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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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1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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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도연에몽의 솔루션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2&n4articlesn=1955



 72.

72란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 질문의 해답에 계란 한 판을 더하면 나오는 숫자이다.

하프늄의 원자번호이자, 일본의 밴드 The band apart의 곡 중 하나이며, 어떤 가상의 아이돌의 가슴 사이즈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보다 앞서서, 슬비가 나에게 가진 호감도인 것이다.


 나는 처음에 기기 오작동을 의심했다. 아니다. 저쪽에 지나간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0이다.

내가 잘못 본 것은 아닌지 눈을 좀 비비고 다시 앞을 보았다. 렌즈는 여전히 72를 출력하고 있다.

아니면 내가 설마 숫자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일으켜서 11을 72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도 해봤다.

하지만 저것은 의심의 여지조차 없는 숫자, 72다.

하지만 72란 이슬비가 이세하에게 가지기엔 지나치게 높은 수치의 호감도인 것이다.


"이세하. 왜 안경을 쓰고있어?"

"엉? 아니, 요즘 좀 눈이 나쁜 거 같아서."


 슬비는 오늘도 단정함이란 단어를 그대로 입은듯한 옷매무새를 보여주었다.

슬렌더한 몸에 딱 붙는 정복은 옷깃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고, 유리처럼 단추 하나를 잊는 무방비함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비스크돌처럼 깨끗한 얼굴에 비현실적인 연분홍색 머리카락까지 더해지니 좀 더 비인간적으로 보인다.

아마 키가 좀만 더 작았어도 인형인줄 알고 가게에 전시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슬비는 옅은 미소와 함께 새초롬하게 대꾸했다.


"그러게 매일같이 게임만 하고있으니 눈이 나빠지는 거야. 이제라도 게임을 줄이는게 어떠니?"

"너야말로  매일같이 TV를 보잖아. 네가 더 눈이 나빠져야 하는게 정상이라고."

"난 드라마 시청시의 주의사항을 매일같이 실천하고 있어. 방을 밝게 하고 멀리 떨어져서 앉아서 시청하는 거 말야."


 어쩐지 우쭐해하고 있지만 그런 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설마 슬비가 날 좋아하나? 그 이슬비가?

80이 연인에게 가지는 감정일 때의 수치라면, 72는 거기에 완전히 근접한 수치잖아.

하지만 슬비가 날 좋아할만한 요소가 있을 거 같진 않은데. 취미도 다르지, 좋아하는 음식도 다르지, 성격도 안 맞지.

오히려 언제나 화를 내고 그러지 않나? 좋아하는 사람의 게임기를 부수는게 정상이야?

이슬비는 마이너스값이 출력되야 정상인 거 아냐?


 아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이건 오늘 처음으로 날 마주했을 때의 수치다. 고로 같은 팀원이니 느끼는 공동체 의식에서 우러나는 호감일 뿐이다.

일단은 오늘 계속 이 녀석을 관찰하면서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도록 하자.


"안경, 생각보다 어울린다고 생각해."

"그러냐? 다행이네."

"안경은 사람을 지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서 인텔리한 주인공을 연기하고 싶을 때 쓰기 좋은 도구야."

"어느새 드라마 얘기냐."

"이세하가 쓴 안경이란 게임이론의 권위자같은 인상을 풍기게 해줘."

"좋은 거냐?"

"거기서 다크서클이 생기고 좀 더 머리가 부스스하면 답없는 게임폐인 같은 몰골이 되겠지만."

"석봉이냐."

"네가 한석봉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알았어. 지금 전화할게."

"야, 하지마라. 아니 나 모르는 새에 둘이 전화도 하는 사이냐?"


 전화를 꺼내며 장난스레 빙긋 웃던 슬비가 살짝 눈을 깔며 조심스레 묻는다.


"신경쓰이니?"

"왜 내가 그런걸 신경쓰냐. 친구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면 좋잖아. 네가 석봉이랑도 같이 친해지면 우리 셋이 승급전을 할 수도 있겠지."


 잠시 슬비의 긴 속눈썹에서 눈을 돌리니 아니나다를까 날카로운 대답이 날아왔다.


"아, 그래. 하지만 너랑 네가 같이 게임을 할 일은 없어."


 잠시 안경에 손을 얹으니 60이란 숫자가 나왔다. 뭐야! 왕창 깎였잖아!

아무래도 미연시에서 흔히 나오는 상황, 선택지 미스를 해버린듯 하다.

그렇다면 세이브-로드 신공이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이건 현실이었다.

아니 그런데 왜 거기서 갑자기 호감도가 깎이는 거야.

내가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는데 갑자기 싫어지는 거야? 방금 전까진 좋아했다가?

역시 현실의 여자애들이란 게임 속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니면 게임보다 비정상이거나.


"그보다 유리는 못 봤어......어?"


 그러고보니 유리쪽도 호감도를 확인해보고 싶어서 물어봤더니, 호감도가 50이 됐다!

뭐야, 이 녀석 실은 유리 싫어하는 거 아냐?


"유리는.... 정기적으로 참가하는 위상력 테스트에 갔어. 넌 잠재력에 비해 기술점수가 너무 낮아. 좀 더 집중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거야."

"또 잔소리냐. 그거 점수 잘 받는다고 학교에서 장학금 주는 것도 아니잖아."

"승급심사에 영향을 끼칠 거야. 그럼 진급에도 도움이 되겠지."

"어른들이 그럴리가 있냐. 적당히 간보면서 언제 내가 쓸모가 없어질지 판단하는 거지. 너도 그런 거 열심히 할 필요 없다고."

"넌 대체 애가 왜 그렇게 매사가 삐딱하니? "

"넌 왜 매번 그렇게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냐?"

"멍청이."


 앗, 나도 모르게 또 싸움을 걸어버렸다. 하지만 슬비가 화낼 일은 아니지 않나?

나는 싸울 생각은 없는데 어른들이 엮이면 말이 좀 거칠어지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우린 어른들의 기대에 치여서 또 소모품처럼 쓰이다가 장기말처럼 버려질텐데 얘는 왜 이렇게 열심히 하려 하는걸까?

슬비도 보통 여자애들처럼 영화를 보고, 밥이나 먹으면서 사진을 찍고, SNS에서 허세나 부리는게 좋지 않나?

어른들은 슬비가 얼마나 노력하든 알아주지 않는다. 그저 등급을 매기고, 가격표를 붙여서 진열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점을 지적하면 슬비는 늘 화를 냈다. 정말 안 맞는 녀석이다.


"야, 왜 화를 내냐? 난 널 생각해서..."

"날 생각해? 나야말로 널 생각하고 있는데 넌 늘 무시하잖아."

"내가 널 무시한다고?"

"그래."

"아니거든?"

"맞아."

"아니라고."

"맞잖아?"

"넌 왜 그렇게 딱딱하게 생각해? 그냥 유리처럼 가볍게 생각해봐. 유리랑 같이 다른 여자애들처럼...."

"......유리랑 난 달라."


 방금 전에 대화로 또 호감도가 왕창 깎였다. 이젠 호감도가 30이 되었다.

슬비는 한참을 이쪽을 노려보더니, 입을 일자로 다물고는 뚜벅뚜벅 걸어가버렸다.

뒤꿈치에 힘이 실린게 느껴저서 짜증이 났다. 굳이 문도 쾅 소리가 나도록 닫는다.

저게 사람 맘도 모르면서.

말을 하면 할수록 호감도가 깎일 뿐이잖아. 대체 어떻게 해야 슬비랑도 사이가 좋아질 수 있을까...


 머리가 복잡해져서 소파에 기대 머리를 젖히고 천장을 바라보는데 다시 문이 열린다. 유정 누나다.

 

"어머, 세하야. 또 슬비랑 싸웠니?"

"그런 거 아니에요."

"아니기는. 슬비한테 잘 좀 해줘."

"잘해주려는데 먼저 짜증 내잖아요."


 나도 모르게 짜증 섞인 대답을 해버렸더니 유정 누나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그래. 이 누나도 호감도를 확인해보자.


"켁."

"....왜 그러니?"

"아, 아뇨."


 ........-3이라고? 0 이하는 너무하잖아! 나 너무 싫어하잖아 이 사람! 내 관리요원 맞습니까?!

역시 내 인간관계는 잘못되었다. 그래도 난 누나를 나름대로 잘 따랐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심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유정 누나는 모르는 눈치다. 호감도는 내 눈에만 보이는 숫자니까.

좋아, 여기서 어떻게 변하나 보자.


"유정 누나."

"뭐니?"

"오늘 예뻐보여요."

"얘, 얘가 농담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갑자기 수치가 10으로 뛰었다.

내친 김에 좀 더 아부해보기로 한다.


"아니에요. 살도 좀 빠지신 거 같고."

"어머어머."

"옷도 잘 어울리구요."


 마음에도 없는 말이었지만 효과가 확실했다. -3이란 절망적인 숫자는 42까지 치솟았다.

뭐야! 너무 쉽잖아! 이 사람 너무 쉽다고! 제이 아저씨! 유정 누나 엄청 쉬워요!

칭찬은 유정 누나도 들뜨게 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유리가 예쁨받는 이유가 이거였군.

앞으론 좀 불온한 조짐이 보일 때마다 아부를 할 필요가 있겠다.


잠깐 얼굴을 붉히며 하하호호 웃던 유정 누나가 손사래를 쳤다.


"세하가 안경을 쓰더니 시력이 좋아지긴 했구나."

"에. 시력 문제인가요?"
"사실 그동안 세하가 눈치도 없고 건방지다고만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해왔던 거 같아."

"지금 본인 앞에서 선언할 인상이 아니잖아요."

"물론 내가 젊고 예쁘긴 하지."

"어느새 젊다란 말이 들어갔어...?"

"하지만 아무리 내가 예뻐보여도 세하는 좀 어리니까 곤란해."

"엑!?"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유정 누나는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며 자**운 어른인 것마냥 부드럽게 타일렀다.


"물론 내가 가끔 여고생처럼 보이기는 하지만말야?"

"아무도 그런 말 안 했어요..."

"기운내렴 세하야.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단다."

"어디서부터 딴지를 걸어야할지 모르겠는데요."

"어쩐지 슬비랑 매번 싸운다 싶었더니 세하는 연상이 취향이었구나."

"네!? 아닌데요!?"

"너무 부끄러워하지마렴. 이 누나가 다 알아."

"아뇨, 하나도 모르고 있어요."

"하지만 가끔은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렴. 파랑새 이야기 기억하니?"

".............저 화장실 좀 갔다 올께요."

"후후, 그래. 게임기는 놓고 가렴."

"**."


 게임기를 뺏기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폭주하는 유정 누나에게서 도망치는데 성공했다.

이 안경으로 알아낸 사실은, 유정 누나는 게임하는 날 무척 싫어하고, 칭찬에 약하단 사실이다.

게다가 너무 띄워주면 술을 마셨을 때처럼 폭주하는 경향이 있다.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겠다.

뭐, 요긴하게 쓸 수 있겠군.


 반면 슬비는 날 그리 싫어하진 않는 거 같다. 입을 다물고 있을 때의 날 좋아하는 건가?

설마 내 얼굴을 보고....? 내가 그렇게 잘생긴 얼굴인가? 슬비 취향이 이상할 수도 있겠지.


"세하야!" 


 슬비는 잔소리를 하면 네, 하고 잠자코 따르는 나를 원할 수도 있겠지만 난 드라마의 주인공도, 인형도 아니다.

정 날 자기 입맛대로 개조하고 싶다면, 내가 역으로 공략해주겠어.


"세하야?"


 게임에 이기기 위해서는 공략이 필요하다. 공략을 위해서는 연구가 필요하고.

여성을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 여자를 게임으로 배울 때는 역시 미연시인가?


"......에잇!"

"?!"


 플레이어 seha-lee님의 진영이 슬라임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유니온 어딘가의 덕이 높은 감찰요원께서 이런 어택을 받는다면 분명 간과 쓸개도 내주려고 할 것이 틀림없다.

정신을 차리고 어깨 너머로 시선을 던지니 유리가 상쾌하게 웃으며 업히듯 매달려있다.


"오오. 이세하. 갑자기 왠 안경?"

"요즘 네 얼굴이 잘 안보여서."

".....흐응. 노안이야?"

"하. 야, 내가 제이 아저씨냐."

"제이 아저씨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일러바쳐야지!"

"됐거든. 일단 떨어져라."

"네 등을 인질로 붙잡고 있다!"

"...내가 인질인 거랑 다를 거 없잖냐."


 간지럽게 웃던 유리가 뒤로 손을 깍지낀 채 훌쩍 떨어졌다. 모든 동작이 가볍고, 산뜻하고, 날렵하다.

사냥꾼을 놀리는 사슴같은 몸짓이다.

언제나처럼 슬비와 달리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발육이 된 흉부가 근처의 공간을 제압하고 있다.

이런 몸으로 달라붙어오면 누구라도 착각해버리니까 몸을 좀 소중히 여겨줬으면 한다.

 

"또 슬비랑 싸웠지?"

"그런 거 아냐."

"에이, 아니긴 뭐가 아냐. 슬비한테 잘 좀 해줘!"
"유정 누나랑 똑같은 소리를 하네. 어디서 각본이라도 짜오는 거 아니냐?"

"이게 여성들의 단합력이라는 거야."

"내 편은 아무도 없는 거냐."

"그야 늘 세하가 잘못하잖아."

"야,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난 그냥...."

"이거 봐. 또 어린애처럼 굴잖아."

"......."


 이 녀석은 나랑 나이도 같은 주제에 늘 날 동생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 동생이 많아서 그런 것일테지만.

분명 내가 더 성적이 좋지 않나? 흉부에 응축된 모성애를 나한테 발휘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그러고보니 유리에게도 이 안경을 써볼 필요가 있었다.

안경에 손을 올려본다.


".............."

"오, 그 동작 제법 그림이 되는 거 같아."


 유리는 놀리듯 웃었지만, 이쪽은 역시 약간 놀라고 있었다. 65라는 숫자는 제법 적지 않은 호감도니까.

유정 누나에게 한 것처럼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야, 서유리."

"응? 왜?"

"너 오늘따라 예뻐보인다."

".....으, 으응?"


 얼굴이 달아오른 유리가 살짝 뒤로 물러난다. 숫자는 변동이 없었다. 이상한 일이다. 유리는 칭찬을 좋아하지 않나?

모든 여자가 칭찬을 좋아하는 건 아닌가?  


"이렇게 예쁜데 왜 학교에서 고백하는 애가 없는지 모르겠네. 내가 누구 소개시켜줄까? 저번에 너한테 관심있어하던 애가 있었는데."

"...........하아?"


 ...호감도가 수직하락했다!?

아니, 보통 누가 자기를 좋아한다 그러면 기쁘지 않나?

역시 유리는 연애는 돈이 들어가니까 관심이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얼버무리듯 웃으며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냐. 뭘 그렇게 놀라고 그러냐? 당연히 농담이지. 신경쓰지마."

"..........뭐어?"


 농담이라고 그랬는데 호감도가 더 떨어졌어!?

이젠 20 근처에서 놀고있다. 아니 전언철회하는데 왜 더 싫어하는 거야.

뭐가 그렇게 복잡해. 이 녀석 바보인줄 알았는데 내면은 의외로 복잡한가?


 누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모르겠다... 모르겠어요...

유리가 아까보다 확실히 날이 선 어조로 쏘아붙였다. 


"놀리니까 재밌냐? 유치하게."

"야, 뭘 화를 내고 그래."

"언제 철 들래?"


 눈으로 도끼날을 세우던 녀석은 긴 흑발을 채찍마냥 휘두르면서 뒤돌더니, 더 유치하게 혀를 내밀며 메롱을 시전했다.

누가 누구보고 언제 철 들거냐는지 도통 모르겠다. 그리고는 곧게 뻗은 다리를 훌쩍 뛰어 사라져버렸다.

내가 대체 뭘 잘못했지.....


"동생 왜 이렇게 풀이 죽어있어? 청심환이라도 필요해?"

"됐어요 아저씨..."

"형이야 임마."

 

 어느새 제이 아저씨가 다가왔다. 이렇게 매번 속을 썩이는데도 호감도가 50이라니. 아저씨 사랑합니다.

물론 입밖으로는 내지 않았다. 난 깊고 어두운 세계는 관심이 없다. 아저씨가 어깨를 두드려준다.


"힘내 임마. 청춘이란게 여자들한테 차이면서 크는 거지."

"안 차였는데요!?"

"차이기라도 하면 다행이냐. 고백도 못하면 차이지도 못하니까 가슴에 안고 살아야하거든."

"왜 자꾸 스스로 트라우마 스위치를 누르세요!"

"후.... 옛날 생각이 나는군... 내가 너 나이때쯤에는말야..."

"엄청 할아버지 같은 대사 아닌가요?"

"그 날은 비가 많이 내렸지."

"이야기가 엄청 길어질 느낌이다!"


 사이킥 무브로 도망갈 자세를 잡았지만 제이 아저씨는 날 놓아주지 않았다.

무슨 손이 공간을 도약해서 목을 잡습니까. 지나치게 빠르잖아. 그 엄청난 실력은 차원종한테나 써줬으면 한다.


 "어허, 어른이 말 할때 튀면 쓰나. 등의 상처는 검사의 수치라고."

"전 세계제일을 노릴 생각이 없는데요?!"

"하여간 요즘 젊은 애들은 인내심이 없어."

"아니 엄청 할아버지 같은 대사라니까요 그거. 이미 아저씨는 아저씨를 초월했다니까요."

"요컨대, 여자가 화낼 때는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면 된다는 이야기야."

"그게 다에요?"

"그래."

"......알았어요. 해볼게요, 아저씨."

"......형이라니까....."

 

 이후 슬비한테 전화를 걸어서 내가 다 잘못했다고 서두를 꺼냈다.

슬비가 "네가 뭘 잘못했는지는 아니?"라고 대꾸했을 땐 나도 더는 참지 못하고 전화기를 던져버렸다.

그러자 테인이가 토닥토닥하는 걸음으로 가까이 다가와선 너무 화내지 말라고 다정하게 위로해주었다.

그런 테인이의 호감도가 95인걸 확인했을 때는, 정말로 울고싶어졌다.




**


 다들 호감도 안경이란 흔한 소재를 너무 좋아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보다 네임드 작가라녀.... 그러지마세여...

이거 아무 생각없이 막 쓰는 건데 기대하지 마세여...


 왜 슬비랑 유리가 화가 났을까요?

세하는 뭘 잘못한걸까요?

우리 모두가 생각해볼 서술형 문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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