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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너에게 닿기를 (부재 : 남겨진 자들)

작성자
튤립나무
캐릭터
이슬비
등급
태스크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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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4.11.10
  • view179

어두운 신서울의 밤하늘.

 

수많은 별 무더기들이 신서울의 밤하늘을 수 놓아야겠지만 높이 우뚝 서 있는 이곳 신서울의 G타워에서는 별 빛을 볼 수가 없었다.

 

여러대의 조명과 많은 불 빛들이 별들의 빛을 감춰버린다.

 

그리고 그 조명과 불 빛들은 오로지 한곳만을 정조준해 밤하늘의 어둠을 밝히고 있다그래 마치 등대 같이.

 

그리고 그 등대의 조명들 속에서 한 장발의 여성이 서 있다.

 

제발..무사히 돌아와주세요모두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건지 하늘을 바라보며 간절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고 있는 여성.

 

바람이 분다신서울에서도 꽤 높은 고지에 있는 타워다.

 

쌀쌀한 밤바람이 여성을 지나쳐가 여성의 머리카락으로 장난을 친다.

 

누군가 여성에게 다가와 건물 안에서 기다리는게 어떻겠냐고 묻지만 여성은 정중하게 거절하며 그 자리를 지킨다.

 

먼 바다를 나간 소중한이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빛조차 없는 어둠속에서 한줄기 빛으로 돌아올곳을 가르켜주는,

 

돌아온 이에게 미소로 답하기 위해

 

그녀는 등대처럼 서 있을 뿐이었다.

 

 

* * *

 

얼마 정도의 시간을 흘렀을까

 

어두운 밤하늘에서 지상을 향해 내려오는 세 개의 인형이 보이기 시작했고걱정으로 어두었던 그녀의 눈 빛이 활짝 펴지기 시작하며

 

인형들이 착륙하려는 곳으로 재빨리 걸음을 옴겼다.

 

그리고 불과 몇 초 후 그녀는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돌아오셨군요!”

 

간절했던 표정과 걱정스러운 마음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안도와 환희에 찬 미소로 그들을 마중한다.

 

그녀의 시아에 들어오는 이들의 모습은 차마 좋게 봐주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않좋아 보였지만 그러면 어떠한가.

 

일단 살아서 돌아왔다는게 중요한 것이다.

 

여성은 한명 한명 그들을 바라본다.

 

분홍색머리에 아담한 키를 가진 소녀는 몸 여기저기 상처와 혈흔과 그리고 금방이라도 탈진 할 것 같았지만 힘겹게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여 여성의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쓰러져있는 초등학생의 소년을 바라보며 여성은 놀라 묻지만 목숨에는 지장 없다는 소녀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소녀에게 고생했다며 살짝 안아준다.

 

그러자 소녀는 여성의 품안에서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여성은 갑작스러운 소녀의 행동에 의아해 했지만 일단은 마저 주변을 살펴봤다.

 

이중에서 제일 연장자로 보이는 남성그 남성 역시도 지금 자신의 품속에 있는 소녀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정도로 몸 여기저기에 상처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 남성의 어깨에는 한 소녀가 축 처진채 매달려 있었고

 

유리야?!”

 

여성은 놀라 그 소녀의 이름을 부르며 그 남성에게 어떻게 된거냐라는 시선을 보낸다.

 

“...걱정하지마 유정씨그저..재웠을뿐이니까

 

재웠을뿐이었다는 남성의 말에 유정즉 검은양팀의 관리요원인 김유정은 의아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일단 넘긴다자신이 관리해야하는 요원은 총 5명이기에. 4명이 무사한걸 확인했고 이제 마지막으로 한명만 더 확인하면 된다그러면 이 걱정에서도 해방이고 고생한 모두들을 위해 오늘은 크게 한 턱 쏠 것이다이미 좋은 식당으로 예약까지 해놓았다믿고 있었기에분명 모두들 무사히 돌아올거라고 확신했기에 그녀는 그렇게 행동했었고 그 믿음은 지금도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잠깐만요하나......제이씨 세하는 어디있죠?”

 

한 사람이 빈다검은양은 5명이 한팀이다그런데 한사람이 없다.

 

김유정은 제이한테 질문한다그저 지나가는 사람에게 뭐 좀 물어보는것

처럼 물어보는 질문과 같았다.

 

의심을 하지 아니 의심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

 

김유정의 질문과 함께 제이의 표정이 그늘지며 고개를 떨궜고 김유정의 품에 있던 이슬비 몸이 놀란 듯 크게 움찔 거렸다.

 

이상하다무언가 잘 못 됐다.

 

김유정은 제이와 자신의 품에서 얼굴조차 비추지 않는 이슬비를 번갈아 보며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려고 했다.

 

제이씨..말씀해주세요

 

아니 정확히는이해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도 바보가 아니기에 머릿속에 않좋은 추측이 스멀스멀 자신의 머릿속을 헤집길 시작했다.

 

부정하고 싶었고 자신의 생각이 틀렸기를 바란다.

 

김유정은 굳은 표정으로 다시한번 제이에게 질문한다.

 

세하는..세하는 어디있..?”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그러자 김유정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제이의 멱살을 잡았다.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거죠?!!! 세하는세하는 어디 있냐고요!!!!!!!!”

 

분노에 찬 절규가 G타워에 울려 퍼진다김유정은 제이를 죽일 듯이 매섭게 노려보며 제이의 멱살을 재차 흔들기 시작했다.

 

빨리 알려달라고내가 생각하는게 틀리다고사실이 아니라고.

 

어린 아이가 부모에게 투정 부리듯 김유정은 제이에게 소리친다.

 

그녀의 팔이 가녀리게 떨리기 시작했고 제이를 노려보던 김유정의 눈에서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

 

제이는 그런 김유정의 모습에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힘겹게 열며

 

세하는..우릴 위해...희생했어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억지로 쥐어짜듯이 김유정에게 사실을 말해준다.

 

,그게 무슨..? 알아들을 수 있게 제대로 설명해봐요 제이씨!!!!”

 

부정한다제대로 들은게 아니다잘 못 들은거다이 상황을 부정하고 싶다그래서 김유정은 오히려 화를 내며 제이를 몰아 붙이지만


“...미안해 유정씨

 

그런 김유정의 희망과는 반대로 ..차마 부정하고 싶었던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결론이 김유정에게 다가 올 뿐이었다.

 

..세하는...,우릴..위해......”

 

부정하고 싶은 현실에 김유정의 표정이 무너져내린다초첨을 잃은 두눈이제는 제이의 멱에 매달려 있다시피한 두 팔그리고 마찬가지로 옆에서 무너져 내린체 목에 겨운 목소리로 겨우 겨우 한마디 말을 뱉고 있는 이슬비까지김유정이 하늘이 무너져 내리기 일보직전이었고,

 

..아스타로.....부활.....,세하..흐윽...,.....,흐으윽!”

 

......세하..

 

이슬비의 흐느껴우는 보고에 김유정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멍하니 바닥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바람이 분다차갑고도 매서운 바람이 G타워를 치고 간다.

 

기쁨과 환희힘찬 환성과 환영의 박수격려의 환호 소리가 울려 퍼져야하는 G타워에는 그저 남겨진 자들만이 슬픔에 늪에 빠져있었을 뿐이었다.

 

조용했다그 자리에 있는 그 어느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말을 할 수가 없었다그저 ..흐느끼는 소리만이 퍼질 뿐 이었다.

 

그런 적막을 깬건

 

..으으음..”

 

제이의 어깨에 걸처저 있던 서유리의 신음소리어느 세 의식을 차린건지 천천히 감겨 있던 두 눈을 뜨며 고개를 들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고 모두들 서유리 쪽으로 시선을 옴겨갔다.

 

...,여기...?”

 

아직 제대로 정신을 못차린건지 풀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이 곳 시야를 담길 시작하는 서유리

 

그리고 자신의 밑에 있는왜 인지 모르겠지만 주저 앉은채 빨개진 두 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김유정과 눈이 마주쳤다.

 

김유정이 여기 있다그럼 여기......?

 

“......,세하는!?”

 

정신이 든다좁아졌던 시야가 밟아진다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사태 파악이 되어간다.

 

제일 먼저 이세하를 찾는 서유리자신의 마지막 기억 속에서 자신들을 위해 남아 있던 이세하를 찾는다자신이 정신을 잃은 사이에 혹여라도 무사히 돌아왔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없다없다없다.

 

주변을 둘러본다비춰지는건 당연히 있어야하는 동료들과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시켜줄만한 인물인 김유정뿐

 

!”

 

서유리는 자신을 매달고 있는 제이의 품에서 도망치듯 몸부림치며 빠져나온다그리고 두 다리가 땅에 닿자 잊고 있었던 통증이 다시 밀려와 자신도 모르게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절로 입 밖으로 내 뱉어졌다.

 

하지만 지금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이깟 통증이야

 

서유리는 두 다리에 위상력을 집중 시키며 공중을 향해 박차오르려고 했다.

 

아니 하려고 했었다평소라면 진작에 높이 튀어 올라갔겠지만

 

지금은 제이라는 벽에제이의 손이 자신의 손목을 꽉 잡고 놔주질 않고 있었기에 날아 갈 수가 없었다.

 

아저씨 이거 놔주세요!!”

 

“.......”

 

지금 세하가아직 세하가 저 곳에 혼자 있다구요!!!”

 

서유리의 다급하면서도 격앙된 목소리가 제이를 향하고 동시에 서유리의 매서운 눈빛이 제이를 노려본다.

 

나도..알고 있다

 

그걸 아시면서 왜 자꾸!! 빨리 놔주세요빨리요!!!”

 

힘없는 목소리로 서유리의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체 그저 못가게 막고 만 있는 제이의 모습에 서유리는 답답한지 언성이 더 높아졌다.

 

높아진 언성과 함께 감정이 더욱 더 솟구처 올라 서유리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제이의 손을 뿌리치기 위해 마구 흔들며 떨쳐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그럴수록 제이는 더 강하게 움켜 쥘뿐이었다.

 

이미...늦었...

 

제이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가도 ...늦었다는 것을구할 수 없다는 것을가본들 ... 아무것도 아니가기전에...이미...

 

그 라도 가기 싫겠는가그는 남으려고 했었다그는 막을려고 했었고 희생하려고 했었다자신보다 아이들을 위해미래를 위해.

 

“...너란..녀석은..”

 

제이가 낮게 중얼 거린다감정이 없는허무하다는 듯이

 

아뇨아직 안 늦었을거에요갈 수 있어요아저씨제발요!!”

 

서유리가 절규한다.

 

아저씨 제발요아니같이 가요가서 구하자고요!!”

 

절규를 넘어 이젠 부탁한다.

 

왜 말씀이 없어요!? 가서 그 바보를...흐윽구하러가잔말이에요!!!!!”

 

눈물을 흘리며 사정하듯 제이에게 매달린다제이에게 매달린체 제이의 몸을 인정사정 없이 흔들며 가자고 애원하는 서유리

 

그래도 제이가 놔주질 않자

 

제발....제발...이런건...싫어...안돼...싫어...싫어...세하.....”

 

그 자리에 주저 앉아 흐느껴 울며 몸을 떤다.

 

가고 싶다가서 구해주고 싶다같이 돌아오고 싶다하지만 갈 수가 없다가서는 안된다이미 알고 있다.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마음이 그걸 부정한다.

 

서유리도 제이가 자신을 필사적으로 잡고 있는걸 이해한다.

 

하지만 싫다자신을 놔주질 않아서가 아니라 이 매정한 현실이

 

..흐으으윽

 

고개를 내린체 흐느껴 울고 있는 서유리서유리의 눈에서 흐른 닭똥같은 눈물이 비처럼 G타워의 바닥을 젖혀가고 있었고...

 

그런 서유리의 모습에 제이는 고개를 치켜 든채 시야가 뿌옇게 되어 흐린 별 하나 없는 밤하늘을 바라볼뿐있었고 어느 세 턱에 고인 방울이 한 두방울 씩 떨어져 자신이 옷을 적셔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슬픔에 잡겨 있기 몇 분몇 초의 시간이 지났을까...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밤 하늘에 울려퍼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엄청난 빛과 거대한 폭풍이 한순간에 G타워를 휩쑬고 지나가 버렸고

 

.....”

 

거대한 폭음과 함께

 

안돼에에에에에에에에!!!!!!!!!!!!!!!!!!!!”

 

소녀의 절규가 G타워에 매아리 쳤다폭음 소리에 묻혔어야 할 소리 였지만 G타워에 있는 그 어느 누구도 소녀의 절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비참하고 애절하고 절망에 찬... 자신들의 마음을 아프게 찔러대는 그 ..절규 소리를...

 

그렇게 폭음이 사라지고 G타워에서는 흐느껴 우는 소리만이 가득 했다.

 

폭음 소리에 정신을 차린 미스틸테인도 이 상황에 어리둥절 했지만 이내 상황을 인지하고 흐느껴 운다.

 

모두가 정신을 차리질 못하고 있을 때 오직 제이만이 다른 팀원들을 살펴봤다.

 

제이 자신 역시도 이 상황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참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는 ..검은양팀중아이들로만 구성된 검은양팀중 유일한

 

..어른이었기에.

 

“...유리야

 

제일 먼저 자신의 근처에 있는제일 상태가 좋아보이질 않는 서유리에게 다가가 유리의 상태를 살펴보려하는 제이

 

서유리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다독여보려던 찰나

“!!!”

 

느꼈다모두들 느꼈다그 자리에 있는 검은양 팀 전원 모두 놀란 표정과 동시에 위상력을 품고 어디론가로 날아올랐다.

 

제이씨!!”

 

김유정만이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며 G타워에 홀로 남아 멀어져가는 팀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아..하아..”

 

가뿐숨을 내 뱉으며

 

,세하야..!!”

 

밀려오는 통증은 잊은채 그저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그 사람의 이름을 애절하게 부르며 오직 어디론가를 향해 다급히 달려가는 서유리.

 

서유리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더 이상 세하는 ..없다는 것을.

 

그것은 바보인 자신 역시 잘 알고 있다는 것을하지만 느꼈다.

 

용의 영지가 터지고 난 후 .. 더 이상 느껴질 리가 없는 그 무언가를!

 

그리고 그것은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옆에서 같이 달리고 있는 팀원들 역시도!!!

 

,흐으윽!! 제발..제발 세하야!”

 

흐르는 눈물 탓에 시야가 뿌옇지만 그저 달린다두 눈물을 닦을 틈도 아깝다는 듯 자신의 긴 머리를 휘날리며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는 서유리

 

통증과 함께 이미 체력이 고갈되어버려 몇 번이고 넘어질뻔 했지만 개의치않고 그저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그리고 얼마 후 서유리는 그 장소에 도착했고

 

하아..하아..하아..!”

 

숨이 턱까지 차 올라 숨을 헐떡이고 있으면서도 숨을 고를 시간조차 아까운 듯 서유리는 장소에 도착하자마 연신 주변을 둘러보았고,

 

“!!!”

 

무언가에 시선이 고정된체 서유리는 다리가 풀려 더 이상 뛸 수 없게 된 두다리를 끌어가며 어떻게서든 인형을 향해 기어갔다.

 

그리고 불과 몇 초 후

 

다른 팀들도 그곳에 도착

 

그들이 본 광경은 이세하를 끌어 안은채 기쁨에 겨워 흐느껴 울고 있는 서유리였고

 

그들 역시 그 둘을 향해 환희에 표정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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