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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6 센텀시티 Part.2 2화 쉴 수 없는 하룻밤

작성자
별밤하늘의은하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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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4.09.17
  • view126
이번에 닉네임 새롭게 바꿨습니다! 옆동네(N피아)는 그대로예요!

오늘도 읽으러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인사 드리며, 즐거운 추석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시작합니다







"여러분, 암기 끝나셨어요? 슬슬 출발하셔야 하는데...."


"어... 벌써 시간 다 됐어? 아직 못 외웠는데."

모두가 퀭한 얼굴로 태블릿을 내려놓으며 한 마디씩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길 구불구불해. 머리는 빙글빙글...."

"하, 이 형씨가 장난하시나. 5분 줘놓고 이걸 어떻게 다 외우라는 거예요? 이게 무슨 벼락치기 시험도 아니고."

"으으, 맞아요. 이건 무리야..."

"지금 실시간 맵핑으로 확인하는 나도 복잡해서 못 외우겠는데 이게 5분만에 외어지겠어!?"

"아....하하.... 역시 무리죠?"

"아는 형씨가 어, 그런 걸 우리한테 시켜요? 엉?"

"역시.... 수로 안에 던져버릴까....?"

"그런 무서운 말씀 하지 말아주실래요?!"

반쯤 농담인 협박을 중얼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복잡한 건 사실이기도 하고.... 수로 내부에 돌아다니는 플라이 타입들 위치 파악하기도 바쁜데 외우려니까 살짝 빡친 것도 있었고.....
그런데.... 한명만 반응이 없는 거 같은데?

"김철수, 너도 한마디 좀 해봐."

홀로 아무 반응 없었던 김철수의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말했다. 아니 근데 무슨 사람이 옆구리도 단단하냐?

"그게...."

"그게?"

"...나는 전부 다 외웠다."

"하? 아저씨 진심이에요? 우리 앞이라고 허세 부리는 거 아니고?"

"있어봐..... 여기랑 여기, 어딘지 알겠어?"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있던 수로의 일부를 실로 만들어내자,

"이건 A-15에서 D-02로 연결되는 통로군. 저건 H-01과 J-20으로 갈리는 부분이고."

"맞아....?"

"...어. 맞아."

한치의 망설임 없이 답을 맞추는 모습에 할 말이 없어졌다. 이 양반 우리랑 같은 인간맞나...?

"어떻게 외웠어....?"

"외우는 요령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과거에 암기 훈련 같은 걸 받았을지도...."

"과거.... 말이군요."

교단 소속이였던 과거의 김철수의 능력은 상당히 뛰어났음이 이 자그마한 편린으로 느껴짐과 동시에, 그 시절의 김철수로 아주 조금씩, 한발짝 다가가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낀 우리는 잠시 침묵했다.

"도움이 되긴 할 테지만..... 김철수, 과거에 너무 빠지면 안 돼."

"....알고 있다."

"다들, 너무 무리하실 건 없어요. 천천히 암기해 주세요. 어차피 임무를 수행하려면 여러 번 거점에 오셔야 하니까요."

"뭐야, 한번에 다 외우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그, 그럼요. 지하수로의 입구가 한두 개도 아니고.... 한 번에 다 폭파시킬 양의 폭탄을 들고 다닐 순 없잖아요?"

"폭파? 폭탄? 그게 뭔 소리야?"

처음 듣는 얘기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수현이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 이런. 내 정신 좀 봐. 정작 폭탄에 대해선 설명을 드리지 않았네요."

하긴, 여기와서 정신 없는 일들만 있었으니 정신 없을만 한가. 그제야 수현이 우리에게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혹시 모를 습격을 대비해서 근방에서부터 수로의 입구를 줄여버릴 거예요. 작전에 필요한 최소한만 남겨두고요."

"수로 입구 그렇게 막 막아도 괜찮은 거야?"

"네. 전파가 방해받는 상황에서 수로 입구를 하나하나 다 감시할 수단도 없고, 그걸 일일이 확인하러 다닐 수는 없으니까요. 이 상황도 예측했는지 형님이 파괴해도 괜찮다고 지도와 함께 공문을 보내주셨었어요."
"지금 한기남 씨가 램스키퍼의 잔해와 인근 군용 창고를 뒤 져서 수제 폭탄들을 만들고 계세요. 만드는 족족 드릴테니, 여러분은 그때마다 가지고 나가 입구들을 폭파시켜주세요."

수현이 가지고 있던 태블릿으로 다시 수로 지도를 띄워 입구부분만 표시해서 보여주었다.

"이게 다 수로 입구야....?"

"하나, 둘, 셋.... 입구만 50개가 넘어보이는데요....?"

"애당초 말도 안 되는 크기잖아. 외부 입구만 해도 이 정도 수는 이상하지 않을지도."

"문제는 상당히 교묘한 위치에 문들이 배치되어 있군. 접근하고 폭파하는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지도."

"맞아요. 아마 장기적인 작전이 될 만큼 오늘 밤 안에 다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죠. 그러니 초반부터 무리하지 말아주세요. 거점에 돌아올 때마다 제대로 휴식을 취해주시고요!"

우리는 수현에게서 먼저 만들어진 폭탄을 챙겨들어 각자 수로입구를 향했고,



콰아앙!!!!   쾅!!!

콰아아앙!!!



센텀시티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폭발음이 울리면서 수로 입구도 하나둘씩 줄어가기 시작했다.



******



"다음.... 뭐야, 폭탄 더 없나?"

예비 폭탄이 있던 곳 주변을 기웃거리며 둘러봐도 아무것도 찾지 못하자, 폭탄을 만들고 있다는 기남 아재에게 가려는 찰나,

"어, 자온 씨다!"

마침 나처럼 폭탄을 가지러 온 루시랑 미래와 마주쳤다.

"자온도 폭탄 가지러 왔어?"

"어. 근데 여기 더 없어서 기남 아재 있는 곳으로 가보려고."

"마침 저희도 챙기러 왔는데 같이 가죠."

우리는 기남 아재가 있을 리버스휠 근처로 가보자, 역시나 그 옆에서 기남아재가 열심히 폭탄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 여러분! 핫핫! 수고들 많으십니다."

"한기남 씨! 고생 많으세요!"

"기남 아재, 폭탄 더 만들어 놓은 거 있을까요?"

"아, 제가 만든 폭탄을 써주시고 오셨군요! 화력은 어떻던가요? 급조한 거라 살짝 자신이 없긴 한데..."

"뭐.... 그래도 한방에 다 무너지던데요?"

"괜찮았다니 다행이군요! 쉬지 않고 만들어댄 보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이 피곤해 보여. 괜찮아?"

"많이 피곤해 보인다고요?"

안 그래도 기남 아재는 추레한 행색인데 먼지와 기름때, 선글라스 너머임에도 보이는 피로 때문인지 유독 더 추레하게 보였다.

"조금 쉬셔야 하지 않으시겠어요?"

"에이. 여러분들이 열심히 싸우시는데, 안전한 장소에 있는 제가 어덯게 쉴 수 있겠습니까? 부족한 실력이나마 최선을 다해 도와드려야죠!"
"뭐.... 그래도 솔직히 피곤하기는 하네요. 센텀시티에 온 이래로 한숨도 못 자다 보니 말입니다."

"예!? 한숨도 못 잤다고요?"

"그도 그럴게 램스키퍼의 잔해 뒤지랴, 그 잔해로 리버스 휠 고치랴.... 거기다 이제는 50개에 달하는 폭탄을 만들기까지...."

괜히 더 추레하게 보이는 게 아니였다. 아니 아재요, 잠깐 쪽잠 정도는 자면서 해도 되잖아요!

"하지만 말입니다, 차라리 이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잔소리같은 걱정을 하기도 전에 기남 아재는 웃으며 아련하게 하늘을 바라보았다.

"뭔가를 만드는 동안은 다 잊어버릴 수 있거든요. 두려움도, 불안함도, 초조함도...."

분명 선글라스 때문에 눈이 보이질 않는데 아재 눈은 어째 넋이 나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아재, 도피만 하던가 해탈만 하던가 하나만 해ㅇ..... 아. 아니. 지금은 둘 다 그러면 안 되잖아요! 정신 차려요, 아재!

"단순한 도피일 뿐일까요? 핫핫!"

"....부정은 못하겠어요, 아재."

"그래도 기왕이면 천부적인 장인 정신이라고 해주십시오!"

"그럴게요. 천부적인 장인 정신인 한기남 씨!"

그래도 얘기하면서 조금 불안을 털어냈는지 아재의 얼굴에 피로가 조금은 가신 느낌이였다.

"어쨌든 팍팍 만들어드릴테니, 팍팍 터뜨리고 와주십시오! 적어도 이 속도로 하다 보면, 내일 아침까지는 다 끝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니, 아재요. 그런 거 다 보통 플래그라고 불리는 거거든요? 그런 말하지 마요! 괜히 불안하잖아!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재는 웃으며 만들어둔 폭탄을 우리에게 건네주었고, 우리는 다시 수로 입구를 폭파하러 나섰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해가 천천히 밝아오기 시작했다.



******



"내일 아침까지는 다 끝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저한테도 있었습니다."

기남 아재는 전날 저녁에 봤던 그 얼굴로 하늘을 보며 웃었다. 선글라스 옆으로 뭔가 투명한 물 같은게 보이는데 우는거 아니죠, 아재?

"예정대로 일이 착착 돌아갔더라면 좋았을텐데.... 이거 참.... 쉽지가 않군요."
"아마 터뜨린 입구 수가 30개를 넘었을 때부터였죠? 플라이 타입들의 반발이 거세지기 시작했던게."

"아마요. 우리가 통로 막기 시작한 걸 눈치 깠는지 저렇게 날라다니기 시작했죠."

저 멀리 폭파시키지 못한 입구 근방으로 플라이 타입 몇마리가 정찰하듯이 규칙적으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좀 무리해서 남은 입구 터트려봤자 더 날뛸테고.... 이래서야 이 이상 폭파는 무리예요."

"맞습니다. 게다가 입구 수가 줄어들수록, 그곳으로 녀석들이 더 모여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요."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아?"

"뭐가?"

"이 상황 말이야. 우리 이 작업한지 거의 하루 가까이 했나?"

"맞아요. 덕분에 밤새 돌아다녔죠."

"그 전에 우리가 뭐했는지 기억 나지?"

"오메가 나이트, 그 놈과 교전을.... 그런건가....!"

"어. 그 놈과 싸우는냐고 우리가 지친 상탠걸 알 텐데도 습격해올 기미조차 없단 말이지."

"너무 낙관적인 전망 같지만..... 어쩌면 저쪽에서도 우리를 공격할 여력이 없는 것 아닐까요? 일전에 만만치 않게 타격을 받았으니 말이죠."

"차라리 그런 거라면 좋겠지만...."

"예감이 좋진 않군."

".....후. 모르겠군요. 잠을 못 자서 머리가 돌아가지도 않고요."
"말 나온 김에 일단 여러분들도 순번제로 돌아가며 눈 좀 붙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다륻 얼굴이 말이 아니라고요."

모두를 돌아보니 얼굴들이 말이 아니였다. 마침 옆에 있던 요트의 유리창에 얼굴이 비쳐 보여 내 얼굴도 봤더니.... 어후, 그만보자. 귀신인줄.

오기 전엔 아바돈 놈과 계속 싸웠고.... 여기 와선 저수지 상태 신경 쓰고, 지나 씨와... 대립하고, 또 오메가 나이트 그놈과 교전. 거기에 나는 수로 쪽에 펼쳐둔 능력 유지에 상시 파악까지 하고 있으니..... 신경 쓸건 많은데 연전연투였으니 당연한가.

"구호소에 가면 빈 침대들이 많을테니 어서...."

"여, 여러분!"

"허유미...?"

구호소 방향에서 경감님이 다급하게 뛰어오셨다.

"마침 돌아와 계셨군요! 다행이다! 저 좀 도와주세요!"

"왜 그러는 건데요? 천천히 말해봐요."

"그, 그게....하아.... 하아...."

"자, 천천히 숨 쉬시...."

"시, 신서울지부 클로저 분들이....!"

"그분들이 왜요?"

갑자기 아주 쎄~한 느낌이 드는 찰나, 숨을 다 고른 경감님이 큰소리로 말하셨다.


"신서울지부 클로저 분들이 뛰쳐 나가셨어요! 아직 붙잡혀 있는 동료분들을 구출해 오겠다면서요!"



"예.....?"

피로 때문에 머리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던 우리는 아주 잠깐 그 말을 이해하느냐고 멍하니 있다가,


"....예에에?!!!"


순간적으로 꽥 소리를 질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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