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 하늘아-.”
삐-
키잉-
구로에 도착해 탐색을 위해 찢어진 세 사람은 각자 다른 곳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탐색을 했다.
가연은 둘과 달리 자신을 따라다니는 두 마리의 펫과 함께 구로 전역을 확인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역 인근이랑 전철역이네.’
그럼 난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킹-
“응? 거기로 가자고.”
킹-
삐-
두 펫은 가연을 잊혀진 지하철로 이끌었다.
‘두 사람이랑 떨어지긴 하겠지만… 수색만이라면 괜찮겠지.’
만약을 위해 하늘이에게 미리 부탁해 견습 도사나 이전에 만난 도사… 이전에 견습 도사가 말한 반쪽이라는 도사일 남자가 보이면 은하와 루시를 대려와 달라고 해뒀다.
‘이 지하철 무인에 위상력 억제기를 탑재하고 있다곤 하지만 차원종이 꽤 나오네.’
기분 탓인지 이상하게 몸이 좀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고.
지하철을 탐색한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날 무렵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아 허탕이라 생각하고 하늘이를 불러 그만 돌아가려는 가연.
“우와- 귀엽다.”
“-!?”
“그 여우랑 뱁새. 혹시 키우는 애들이니?”
돌아가려던 순간 들려온 젊은 여성의 목소리.
지하철 도착한 이후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에 가연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빼며 허공에 떠있는 두 자루의 환두대도를 소리가 들리던 곳으로 날렸는데, 목소리의 주인인 여성은 가연이 반사적으로 날린 두 정의 환두대도를 너무나도 간단하게 쳐내곤 태연하게 말을 걸어왔다.
“응? 키우는 애들이야?”
“……당신은 누구죠.”
“응? 아- 내가 내 소개를 잊었네. 아, 이러면 안 되는 데 말이야.”
잔뜩 긴장한 채 경계하는 가연을 보고 여인은 잊고 있었다며 이러면 안 된다며 자신을 책망하더니-
“저는 신녀님의 개안을 위해 애기씨의 아버님이 보낸 교단의 도사입니다.”
“-!!”
여인이 태연히 말하는 말에 가연은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이전에 만난 하회탈을 쓴 남자 이외에도 한 명을 더 보냈다는 것에 이건 위험하단 걸 느낀 가연은 하늘이에게 눈짓을 하였고, 하늘이도 곧장 하늘에 몸을 맡겨 두 사람에게 향하는데-
갑자기 하늘이를 향해 날아간 섬광.
그 섬광에 맞은 하늘이는 그대로 격추당해 땅으로 떨어지던 걸 가연이 자신의 위상력으로 붙잡자.
“어이쿠. 그럼 안되죠. 사람이 말을 할 땐 끝까지 들어주셔야죠.”
옅은 미소와 함께 말하는 여인.
새하얀 눈과 같은 머리카락과 선해 보이는 인상과 반대되는 뱀과 같은 섬뜩한 분위기를 내는 선홍빛의 눈동자. 그 눈을 마주하면서 가연은 자신이 뱀이라는 포식자 앞에 선 한 마리의 쥐가 된 것 같았다.
“흠- 제 일은 애기씨를 개안시켜 교단으로 모시는 건데. 어떻게 하면 애기씨가 개안을 할지 영 모르겠네요.”
아까 보인 섬뜩한 분위기와 대조되는 활발하고 천진난만한 발언과 가벼운 분위기.
하지만 앞에서 느낀 그 섬뜩함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천진난만하고 가벼운 분위기가 더욱 두렵게 느껴졌다.
‘어떡하지-. 하늘이가 당했어.’
나 혼자만으론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렇다고 두 사람을 부르려 해도-
‘아까 그 섬광….’
만약 그게 저 사람의 위상력이라면….
부르려고 행동을 취하는 것보다 제지당하는 게 더 빨라.
“그래서- 오늘은 그냥 얼굴만 비추고 가려고 합니다.”
“…예?”
“역시 이상한가?”
천진난만하게 내뱉는 말에 가연은 오히려 함정인가 생각했지만-
“하지만 저 말고 그 녀석은 이미 얼굴을 알고 있는데. 저만 모르는 건 따돌림 당하는 것 같아서 싫단 말이에요.”
호흡과 맥박, 채취의 변화 등 일체 변화가 없다는 것에 여인이 내뱉는 말은 모두 진실.
저 아이와도 같은 투정 섞인 발언이 과장도 연기도 아닌 그저 숨김없는 본심이란 사실에 가연은 더욱더 혼란스러웠다.
“그럼 애기씨 다음에 또 봬요. 우리 귀여운 뱁새도 그때까지 건강해**다.”
그 말을 남기고 돌아가면서 지하철에 나타난 차원종을 보며 썩은 표정을 짓더니-
“해충이… 어딜 기어와.”
단 한마디의 말을 내뱉으며 손끝에서 발사된 섬광이 여러 줄기로 나누어지더니 그대로 차원종들을 벌집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럼 정말로 가볼게요. 또 봬요, 애기씨.”
그 말을 남기고 사이킥 무브를 밟으며 사라진 여인.
견습 도사에 대한 정보는 얻지 못했지만, 양아버지가 보낸 교단의 도사가 하나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도사의 힘이 이전의 하회탈을 쓴… 반쪽이라 불리는 도사와 같거나 그 이상일 것이다.
‘…은하 씨와 루시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야 해.’
*
가연과 달리 탐색에 허탕을 친 은하와 루시에게 가연은 자신이 겪은 일을 전하였고.
두 사람은 새로운 도사의 등장에 상황이 골치 아프게 됐다며, 가연보다 먼저 왔던 두 사람은 자신들이 오고 나서 얻은 정보를 말하였다.
“…예? 전우치… 그 사람이 애들한테 접근했다고요.”
“네. 게다가 그 자식 아라나 다른 애들한테 위상력을 써서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 인식시켰더라고요.”
자신들이 자리를 비운 틈에 아이들에게 그런 짓을 했다는 사실에 가연은 크게 혼란스러워 했다.
“일단은 다시 그 사람을 보면 도망치거나 바로 저희한테 연락해라고 아라 언니한테 말을 해뒀어요.”
“그리고 혹시나 싶어 그 심부름꾼이란 사람에게라도 연락하라고도 전해뒀어요.”
“그렇군요… 잘하셨어요.”
또 한 명의 도사의 등장에도 모자라 전우치가 아이들에게 접근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해 정도연이 조력의 의사를 비췄고, 그런 정도연을- 아니, 정확히는 유니온을 경계한 반금련이 대화 중간에 끼어들었고, 이후 도사를 찾으러 세 사람은 장비를 챙겨 통제구역으로 이동한다.
“저… 말 좀 묻겠습니다.”
“응? 뭐죠.”
“아, 별건 아닌데요.”
잠시- 말 좀 들어주시겠어요?
*
수색을 마치고 돌아온 세 사람은 똑같이 허탕을 친 건지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
“표정을 보니 이번엔 언니도 허탕인가 보네요.”
“아- 하하….”
“그 신도분이 저희 측에 있어서 인근에 있을 거라 생각하고 주변을 찾아봤는데도 도저히 못 찾겠어요.”
세 사람은 한자리에 모여 허탕을 친 걸 토로하였다.
“그러고 보니- 하늘이는 괜찮아요?”
“응? 아- 하늘아.”
삐-
이전에 도사에게 당해 부상을 입은 하늘의 안부를 루시가 묻자.
가연은 잠시 기다리라며 하늘이를 부르자, 가연의 머리 위에 나타난 하늘이.
부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에 은하는 그동안 예써 무시하던 말을 입 밖으로 꺼냈다.
“언니… 지금 내가 할 말이… 내가 생각해도 좀 ** 것 같거든요. 그런대 해야 할 것 같아요. 이 녀석들 언니 위상력으로 만들어진 애들인 거예요?”
“…….”
은하가 한 말에 가연은 침묵했다.
그래, 솔직히 위상력이 아무리 대단한 힘이라곤 해도 살아있는 생명체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보통이라면 그게 상식이고 틀에 박힌 개념이다. 하지만, 만약 저 아이들이 정말로 가연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거라면 가연의 능력은 그동안 뿌리 깊이 새겨진 상식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낑-
피이-
자신의 품으로 들어온 호와 하늘이를 조용히 안은 가연은 두 사람을 향해 입을 열었다.
“으음- 아마도 그런 것 같죠?”
그래, 잘 생각해보면 그동안 이상했다.
한순간에 나타났다가 또 한순간에 사라지고, 보통이라면 갖고 있을 리가 없는 위상력을 사용하는 것도 천천히 생각해보면 의심을 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와. 너무 놀라서 이젠 더 놀랄 기력도 없네요.”
“놀랐어요. …설마 그런 게 가능할 줄이야….”
그렇게 말하는 두 사람.
그리고 루시는 왜 두 마리가 이상할 정도로 자신을 피하는 건지 그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다.
‘마력을 주축으로 태어난 애들이라… 타자의 마력을 먹는 날 본능적으로 피했던 거였구나.’
“하아-. 이 언니 능력이 대체 뭔지 영- 감이 안 잡히네요, 정말-.”
보이지도 않는 칼을 다루는 데다 상대방을 묶어두거나 괴음을 내고, 이상한 녹색 불꽃을 일으키거나 한기를 다루는 등 참 통일성이라곤 찾아보기도 힘든 능력이야.
‘생각해보니- 뭐 이렇게 쓰는 능력이 많아?’
생각나는 것 만해도 염동에 진동. 거기다 염화와 냉기.
여기서 모자라 저런 생명체를 만들어 다룬다니-
‘불사라는 점 이외에도 상당히 희귀한 능력투성이잖아.’
실험에 ** 과학자에게 있어선 정말 군침이 절로 날만큼 먹음직스러운 실험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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