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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4 사냥꾼의밤 21화 희망의유언-WILL OF WISH(상)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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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3.04.22
  • view5968

에피소드 4도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마지막까지 힘내보겠습니다

오늘도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작합니다.








검고 깊은 바다에 가라앉는 것처럼, 의식이 점점 흐려지며 잠식된다.

지금까지 바등대며 버텨왔던 몸도, 마음도 깊게 가라앉아 그 무엇도 생각하길 거부하고 있다.

이제는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겠지.

지쳐버린 마음은 기대를, 희망을 놓아주려한다.

그렇게 모든 것이 사라지려 할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겠지. 아닐거야.

부정하고, 부정한다. 이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아니까. 그 사람이 어떻게 있겠어.

부정하는 나의 손목에 작고 여린 실이 동여 매졌다. 그리고 끌고 가듯 나를 이끌었고, 그 앞엔 누군가가 있었다.

"....마지막이라고 미련이라도 보이는 건가. 너를 지켜주지 못한 내가.... 바보같은 내가 희망이 널 볼 면목따윈 없는데...."

그의 얼굴을 확인하고 고개를 숙이는 자온. 끝을 알 수 없는 공간의 아래로 그의 눈물이 속절없이 떨어진다.

"그 사람이 진심으로 당신을 원망했다면, 우리도 이런 모습으로 존재하지 못했겠요. 그는 마지막까지 당신이 보답받길 바랬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거예요."

"너는....희망이가 아닌건가? 희망이를 타인처럼 부르다니..."

"저는 희망이라고, 희망이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는 존재니까요"

그 대답에 눈물을 흘리는 와중에도 난색을 표하는 그를 향해 희망이는 자신의 말을 이어간다.



"저는, 우리는 최후의 언령."



"가장 많은 슬픔과 비통을 품은 마지막 한마디."



"때론 거친 분노와 끝 모를 절망, 원망을 담은 마지막 한마디."



"그럼에도 다른 이들을 위해 슬픔을 덜고 추억을 남기는 말."



"수많은 부정 속에서도 누군가를 위한 마지막 기대와 희망을 건네줄 수 있는 다정한 마지막 한마디."



"많은 이들은 저희를,"



"유언이라고 부릅니다."


"유언...."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당신이 보답받기를, 다정한 마음이 언제까지나 비추기를 바랐습니다. 그 작은 마음이 우리를 다시 비춰주었죠."

"이제 저희는 그들이 일그러뜨린 진실을 당신에게 다시 비춰드릴거예요."

"그들이 보인 기억은 거짓은 아니었지만, 진실은 한없이 왜곡시켜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었습니다."

"보고 오세요. 아팠지만 간절하고 아름다웠던.... 그들의 진실을. 그 마음을."

시야가 일그러지며 기억이 재생되기 시작한다.



치....즈즈......



"조금... 생각할 시간을 다오."

"부탁드립니다. 이런 부탁을 드릴 수 있는 건... 당신 뿐입니다."

나무의 내부같은 어느 공간, 찬란한 빛을 내던 무언가가 눈 앞에서 사라진다.

"그 친구, 인간을 멸할 생각이였나. 대양이 아닌 저 아이가 날 찾아왔다는 건 대양은 이미....."

나는 깊은 생각에 빠진다. 위대한 의지의 반려 대양. 그녀 없이는 새벽별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대항하기 힘들터. 물론 내 힘이 보태진다면 대항할 정도는 될 수 있겠다만 문제는....

"내가 힘을 빌려주면 그녀석들이 득달같이 그 친구에게 알리러 가겠지. 그 친구라면 조금이라도 힘이 빠진 나를 제압할 힘이 충분하니까."

자신의 권능으로 침식한, 자신의 아이들이 되어버린 옛군주와 군단장들. 다른 아이들처럼 자유롭게 두었지만 틈을 보인다면 바로 배신할 수 있는 자들이기에 고민한다.

"힘으로 누를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힘을 빌려주긴 어려워지니..... 어렵군."

인간들을 관찰하는 것은 나름 즐거웠고, 만나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하여도 그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리면서까지 만나고 싶은 것일까.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마침내 결론을 내린다.

"새벽별에겐 미안하지만.... 거절해야겠군. 나는 그 아이들이 소중하니까."

"그래. 욕심부릴만큼.... 소중하니까."







[그 끝이 모든 것을 잃는 길이라 해도 말입니까?]



"그렇게 두지 않지. 내 모든 것을 걸고 지킬테니..... 누구냐.....!?"

독백처럼 말하던 그에게 들어온 질문. 그에 답하다 놀란 그는 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곳엔 잿빛을 두른 누군가가 존재했다. 어떻게 이곳에 들어온 것이지? 이 공간은 나의 창조물의 내부, 나와 충직한 나의 세 아이들, 그리고 허가한 자들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 그런 이 곳에 정체조차 알 수 없는 자가 어떻게 들어온 것인가?

구름을 두르며 눈을 일깨운다. 나의 눈은 모든 진실을 비출지니, 네가 누구든 나는 모든 것을 침식해 간파할 것이다.

내 침식의 권능이 그 존재에게 닿는다. 그러자 눈은 그 존재의 정체가 아닌 다른 광경을 비추기 시작한다.



그 앞에 보인 것은 처참하게 찢긴 아이들. 자신의 앞에서 재가 되어 사라지는 나의 아이들. 찢어발겨지고, 재가되고, 물어 뜯기며 불타 사라진다.
그 속에서 나는 눈물과 함
께 폭주한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침식하려다, 다른 군주들에 의해 무너져내려 이윽고,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할 말을 잃었다. 그것은 단순한 환각이 아니라는 걸 알았기에. 이 눈만큼은, 진실만큼은 무조건 꿰뚫어 간파하기에, 그 광경이 반드시 올 미래란 것을 알아버렸다


"너는 누구기에..... 이런 미래를 보이는 것이냐? 웃는 가면? 흉몽의 권능을 가졌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는 이런 악의적인 것을 일부러 보일 친구가 아니다. 너는 대체 무엇이냐....?"

[제가 누군지는 언젠가의 당신이 알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까운 미래, 당신의 아이들이 반드시 죽을 운명라는 것이지요.]


".....일부러 그런 걸 보여줬다는 건 해결책을 주러 온 건가?"

[안타깝지만..... 그것은 그 누가 오더라도 바꿔낼 수가 없습니다. 비틀려진 오랜 운명, 그 시간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기에.]

[본디 그들의 역할은 사라져 태초의 밑거름이 되는 것. 당신의 강대한 권능은 그 운명을 막고 비틀어내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운명은 당신의 권능을 뚫어냈고 마침내 그 역할을 수행시키려 드는 겁.....]




쾅!!!!!!!




나의 영혼, 나의 무기가 그 존재의 몸을 베고, 찌르고 찢어낸다. 파르르 떨리는 내 손을 움켜쥐며, 처참히 부순 그 존재를 향해 소리친다.

"헛소리를...... 그딴 헛소리를!!!! 그딴 소리를 하는 의중이 뭐냐?! 바꿀 수 없으니 순순히 받아들여라? 그딴 소리를 들을 바엔 그 운명에 저항할 준비를 하는 것이 낫겠군!!"

[당신께서 대비하더라도 그런 미래라면요?]

"....?"

자신의 권능, 그 자체인 무기를 쏟아냈음에도, 그 존재의 형상은 조금도 일그러지지 않은 채 할 말을 이어간다.

[당신은 대비하였고, 당신의 권능과 이름, 스스로를 걸어 희생하므로서 그들을 지킵니다. 그리고 당신이 소멸하자마자 그들은 죽습니다.]
[다른 군주들이 그들로부터 당신의 권능의 파편을 흡수하기 위해 모두 학살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세계의 밑거름이 될 운명입니다. 당신께서 희생하던, 희생하지 않던.]


그 존재의 담담한 말이 가시처럼 박혀들었다. 무슨 수를 쓰든, 그 모든 것이 의미없다는 듯이 말하는 그 말이 한없이 차갑게 느껴진다. 그 이상 반박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나의 눈은 모든 거짓을 비추어 간파한다. 그러나 그 어떤 거짓도 감지되지 않았다. 그 말, 그 모든 것이 진실이거나, 신이라고 불리는 나조차 알 수없는 상위 존재의 거짓이거나, 혹은.... 나 자신이라거나.

[제가 당신을 만나러 온 것은 이 미래를 알려주기 위해. 그리고 당신만을 위한 이 말만을 남겨주기 위해서입니다.]

[곧 맞이할 미래는 분명히 당신에게 있어 최악이겠지요. 그럼에도 당신께서 기대했던, 기대한 아이들은 당신을 최선의 미래로 이끌어줄 겁니다.]

[기대를 멈추지 말기를. 당신이 오랜 기대 끝에 보답받은 것처럼, 그들또한 당신을 위한 기대할 수 있는 미래를 이끌어 줄테니.]

그 말을 끝으로 그 존재의 모습이 사라진다. 나는 주저앉으며 무언가에 홀린듯 말한다.



"운명아, 참으로 가혹하구나. 그 기대를 포기해도 이런 미래만이 남는다면 나는...."

"신 님...."

그 뒤에서 나타난 나의 충직한 세 아이들. 그 얘기를 들은 것일까, 나는 황급히 분위기를 돌리며 아이들을 맞아준다.

"기별도 없이 무슨 일이냐? 새벽별과 오랜만에 만났을텐데 담소라도 나누지 그랬느냐?"

"들었습니다. 알 수 없는 누군가와 나누신 이야기를."

".......못 들은 걸로 하거라. 내가..... 내가 어떻게든 해보도록 하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다독이며 걱정을 덜어주는 말. 그럼에도 다정함이 묻어나는 평소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어진 마음을 통해 불안과 슬픔에 자신들의 신이 떨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와의 대화에서 알게 된 사실. 자신들을 포함한 태초에 그분에게서 새로운 삶을 받은 이들 모두가 근시일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

자신들이 죽는 것은 크게 두렵지 않다. 하지만 자신들의 죽음으로써 다정한 그분이 눈물에 넘어지고 스러지는 것이 더 두려웠다. 버려진 자신들에게 손을 내밀어준 다정한 분이니까.


자신들을 처음 탄생시킨 부모처럼 장기말로 쓰이다 사라지는 것이 아닌 가족처럼 다정히, 약하디 약한 자신들을 오히려 몸바쳐 지키려는 다정하신 분이니까.

그렇기에 그분께서 눈물을 흘리시지 않길 바랬다. 그분의 미래를 기대하는 마음이 여기서 멈추지 않기를 바랬다.

세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본다. 그리고 서로의 눈을 통해 알았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이, 바라는 것이 자신과 일치함을.다가가 신의 손을 꼭 잡는다.


"신님, 저희가 죽는 것을 막지 마세요."

"왜 그런 말을.....내가 너희를 너무 붙잡은 것이냐? 내 욕심에 너희를 붙잡았은 것이 그리 힘들었던 것이냐....?"


"그럴리가요. 저희는 당신께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다정함에 황폐하기만 하였던 저희의 세상이, 저희의 마음이 보답받았습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영원히 당신을 따를 것을 맹세하였습니다. 설령 저희가 죽어서라도 말입니다."

"저희는 바랍니다. 당신께서 눈물에 넘어지지 않기를. 당신께서 행복하시길."



"저희가 죽을 때, 저희의 마음을 당신의 마음에 침식시켜주세요."


"그 말은.... 너희를 희생시켜 내 안에 담으라는 것이잖느냐. 내가 어찌..... 너흴 희생할 수 있을까. 지금을 살아가는 너희를....."

"신님, 이걸 잠시 보시겠어요? 그 존재가 사라지기 전, 저희에게 건네준 것입니다."

아이들의 손에 놓인 작은 방울.


딸랑--------



방울에서 맑고 청량한 울리자, 아주 짧은 기억, 혹은 장면이 스쳐지나간다.



잿빛과 붉은 빛이 어우러진 여린 실을 다루는 주황빛 머리칼을 두른 자.
상처투성이의 그 모습은 위대하다고 하기 어려웠다. 그가 엮는 실은 모든 것을 밝힐 만큼 찬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실은 그의 곁을, 그 곁의 곁의 이들을 무수히 이어주며, 수많은 인연을 이어주었다.
상처투성임에도 기대도, 희망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눈을 지닌 그는, 인연을 지키기 위해 가장 앞에 나섰다.
기대하고 싶어졌다. 작고 여린 등이였지만 위대한 가능성을 품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그가, 기대되었다.




기억의 재생이 끝나자, 나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보셨죠, 신님? 희생이 아니예요. 바꿀 수 없는 운명 속에서 당신의 슬픔을 덜어줄 그 존재를 만날 수 있는 길로 당신을 보내드릴, 저희의 최선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단순히 담기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저희의 마음은 당신의 마음 속에서 살아갈 겁니다."




"당신이 기대했고, 기억하는 그 모습 그대로 당신의 다정한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가며, 그 마음을 지키겠습니다."

"그것이 저희의 마음, 그 모든 것입니다. 신님 아니,"








"아버지."






아이들의 슬프고도 기뻐하는 듯한 얼굴에, 나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세 아이들이 앞다투어 나의 눈물을 닦아주려한다.

"하...하하.... 이렇게 슬프고도 기쁜 것은 처음이구나."

"단순히 내 아이가 되어서가 아닌 자유의지를 지녔기에, 생각하는 굳은 혼을 지녔기에, 다정한 마음을 지닌 너희는..... 정말로 아름답구나."

"그래, 너희는 그야말로.... 필멸하는 자들의 찬란한 빛이구나."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아. 오랜 시간, 나에게 행복을 주어 고맙다. 너희 또한 나에게 과분한 사랑을 준 이들임을 잊지 말거라."
"너희의 육신이 재가 되어 마음만이 남아 스스로를 기억하지 못 해도, 나는 다정한 너희 모두를 기억하마."
"안녕, 나의 기대를 보답해준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



"풍백. 운사. 우사."




"안녕히, 우리의 아버지. 환인."



언젠가, 인간들이 우연하게 우릴 본 인간들이 지어준 이름을 서로 불러주고 안으며, 이른 작별인사를 나눈다.

"새벽별, 힘을 빌려주마. 너희의 아버지, 위대한 의지에게 한 방 먹이거라."


새벽별에게 힘을 빌려준 얼마 후, 불만을 갖고 있던 옛 군주와 군단장들은 내 힘이 부족함을 알아채고 위대한 의지에게 이를 밀고하였다.

그는 나의 세계를 침범하였고, 힘이 부족했던 나는 지게 되었다. 나의 아이들은 그의 힘에 의해, 내 눈 앞에서 모두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아아....... 아흐....흐으.... 아아아아-----!!"




통곡하는 나는 마지막 남은 권능을 쥐어짜 아이들의 마음을 내 마음, 그 자체인 눈에 침식시켰다.


그리고 내 권능에 제약을 두어 그 제약을 맞춘 이들만이 내 권능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들었다.


모든 군주가 나의 제약에 해당된다는 것을 할고 분노한 위대한 의지는 죽지 못하는 나를 한 차원에 유폐시킨 후, 옛 군주와 군단장들을 녹여내어 그들을 강욕의 죄를 증폭시키는 광기로 빚어내 내 의지의 권능에 집어넣었다.


그 후, 새로운 아이들은 제약을 뚫고 내 권능을 이었지만, 의지의 힘에 심겨진 광기를 이기지 못한 아이들은 폭주하며 죽었고, 어느새 내 눈은 [필멸의 눈]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기다린다. 그 아이들이, 내가 기대한 그를 만나기를. 그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하)편으로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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