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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4 사냥꾼의 밤 22화 희망의유언-WILL OF WISH(하)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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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3.04.25
  • view2338

삐.....삐빅.....삐.....


바이탈 사인이 무심히 울리는 병실, 앉으며 중얼거린다.


"간호인들이 말하더라. 완치도, 치료의 어느 정도의 가망이 없다는 것을 듣고도 오늘도 열심히 치료를 받았다지."

오늘도 지쳐 잠든 너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다 잠시 창밖을 바라보니 쏟아져 내릴 듯한 수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눈에 머금은 눈물에 별이 비추었다. 그 별을 바라보며 바라고, 또 바란다.

"나의 작은 희망이 행복해질 수 있길. 그것은 나의 바램, 나의 마음 그 모든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께서 저 별에 존재한다면, 이 어리석은 저의 이 작은 소망이 부디 당신에게 닿기를."





[너 자신을 바친다 해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위상력을 일깨운 이후로 감각이 예민해져 누가 다가오면 느낄 수 있었다. 분명히 아무 기척도 없었는데, 나와 랑이 밖에 없었는데, 잿빛을 두른 그 존재는 어느샌가 그 자리에 있었다.

"누굽니까?"

[신이라고 하면, 믿을거예요...?]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을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위상능력자다. 싸울 수 있지만, 장소가 좋지 않다. 눈치를 보던 내게 그 존재가 말을 이어간다.

[해를 끼칠 생각은 없어요. 중요한 것은 내가 네 능력을, 그리고 두 사람의 운명을 알려주려 온 것이니까요.]


"....더더욱 신뢰할 수 없군요. 갑자기 나타난 존재가 운명을 알려준다고요? 그런 존재들은 보통 장기말로 삼거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손을 뻗는 존재들. 가십시오. 자신들이 아쉬울 때만 나타나는 당신들 따윈..... 필요 없습니다."

[부정하진.... 않아. 저 또한 원하는 바가 있어서 온 것은 맞으니. 그러나 지금은 너희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니까.]

어느새 나의 앞으로 다가온 그 존재가 내 머리 위에 손을 얹는다. 그러자, 수많은 실이 눈 앞에 보이기 시작하고, 그 많은 가능성들이 내 안에 흘러들어왔다.




클로저가 되어있는 모습, 피투성이의 그림자가 된 모습, 삶에 지친 모습 등 수십, 수천이 넘는 기억이 흘러들어온다. 너무나 많은 정보에 정신이 아득해져간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의 공통점이 있었다. 해랑이가 있는 기억엔 내가 없었다. 반대로 내가 존재하는 기억엔, 해랑이가 없었다. 수십, 수백, 수천, 수만을 넘어감에도 우리 두 사람이 공존하는 기억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둘 중 한 사람이 살아가면, 다른 한 사람은 병사, 돌연사, 사고사, 타살, 객사 등 확실한 죽음을 맞이했다. 해랑이의 10살 전후로 필연적으로 말이다.

내가 살아있는 미래도, 죽기 직전의 미래에서도 발버둥치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리곤, 항상 저주처럼 말한다.


"하나만.... 살아갈 수 있다니.... 참 지독....하네... "




그 존재가 손을 떼자, 기억의 재생이 멈춘다. 갑자기 나타나 훔쳤었던 내 눈물이 더욱 더, 쏟아지는 빗물처럼 흐른다.

"그딴..... 그딴 운명을 믿으란 말입니까!? 저 아이와 나,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그딴 걸 어떻게 믿으란 겁니까!!!?"

"제발..... 정말로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왜.... 저희는 그런 운명이여야 하는 겁니까.....? 그저.... 작은 희망이였단 말입니다. 그 바램조차 불가능하다는 겁니까....으흑.....아아아......!! "

[그렇겠지. 나 또한.... 그랬었으니까. 저항했었고, 대항했었지만 결국은... 그 운명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지.]

[그럼에도 희망을 채운 마음만은 남겨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널 찾아온 거야. 네가, 대행의 능력을 가졌으니까.]


"대행 능력.....?"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대신하고 행하는 능력. 저 아이가 가질 힘과 운명을 대행할 수 있는 힘이지. 심지어, 저 아이가 앓는 통증과 병. 그것마저도 대행할 수 있어.]

[미리 말하건데, 저 아이가 가질 힘과 운명은 가히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할 수 있지. 그런 힘을 네가 완전히 대행하길 바란다면, 미래에 존재하는 쪽은 네가 되는 것을 확정시킬만큼.]

"그 힘, 어떻게 사용하는 겁니까?"

[대행하고자 하는 이와 맞닿은 후, 대행한다고 말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해랑이의 손을 붙잡으며 간절히, 단호하게 읆조린다.


"대행한다. 그 아픔을 모두."


잿빛을 띄는 기운이 내 안에 흘러들어온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거대한 권능도, 그리고 해랑이가 갖고 있던 그 고통도.

"커...... 쿨럭, 쿨럭!!"

목에서 진득한 녹색 진액이 쏟아져나온다.

[......망설임이 없네.]


"누가 죽는지 선택할 수 있다면, 서로가 자신을 고를테니까요. 그러니 랑이가 알기전에.... 쿨럭, 쿨럭!!"

[그래. 그 길이 저 아이가 살 수 있는 길이긴 하지. 하지만 지금 네가 죽으면, 저 아이의 미래는 전부 나락으로 떨어질거야.]


"그.... 무슨... 쿨럭! 쿨럭!"

[네가 없는 미래, 위상능력자로 바로 각성하는 저 아이는 실험대상이 되지. 완벽한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한 그 독의 해독 방법을 찾기 위해 저 아이의 몸을 들쑤시지.]

[고문에 가까운 실험에, 너를 잃은 것. 몸과 마음이 다 찢겨져 나가지만 각성한 힘에 의해 쉽게 죽지도 못하지. 거기에 그 미래에선 인간을 쉽게 조종하기 위한 제어코드라는 실험을 그 아이에게 강행하지.]

[쉽게 죽지 못하는 운명. 몸은 점점 더 강해졌지만 찢겨진 마음 대신 대체된 제어코드의 인공자아에 의해 선을 빙자한 악에 조종당하고, 마침내는 어떤 권력자가 원하던 실험의 최종 결과물이 되어 세상의 90% 이상을 학살하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 그것이 네가 없는 미래야.]

"그럼 어떻게 해**단 말입니까.... 랑이가 사는 것만도 못한 삶을 살게 두라고요?"

"그렇게 두지 않을 겁니다. 랑이가.... 이 다정한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겁니다."

"운명의 시류가, 날 스러지게 할지라도 반드시.....!"




그 순간, 대행하고 있는 해랑이의 힘이, 내 안의 무언가를 비추었다. 그 안에는 실이 있었다. 그 실을 통해 세상 모든 흐름과 시류를 알 수 있었다. 심지어는 수많은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느껴진다. 이 실, 시간을 건드리고, 솎아내면 내가 바라는 미래로 수놓을 수 있을 거 같아. 하지만 지금 내 몸으론, 아무것도 건드릴 수 없어. 버티지 못 할거야.

버틸 수 있는 몸이 필요해. 랑이가 앓던 병을 속이고, 그 운명을 건드려도 버틸 수 있는 몸, 그와 동시에 반드시 맞이할 운명 그날까지 랑이를 지킬 힘을 쓰는 몸이. 그리고...... 가 필요해.

찬란한 잿빛이 나의 몸을 감싼다. 그 빛은 병을 누르고, 운명을 수놓는 실을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실을 다루고, 수많은 시류를 보고 건드려도, 맞이할 최후의 운명까지 버틸 수 있는 몸으로 재구축하였다.

[당신 또한 그 힘의 자격은 가지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참 대단하구나. 단 한 명을 위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너만의 권능은.]

[저 아이의 모든 것을 대행하여, 네가 바라는 운명을 수놓거라. 선택하고, 그 길을 수놓을 수 있는 권능은 오직 너만의 것.]

[이것은 굳은 각오를 갖춘 그대를 위해, 그대가 바랄 미래가 희망으로 차있음을 보여주는 선물입니다.]


[부디, 당신이 바란 희망을 그 미래에 이끌어주기를.]


[희망의 길을 세우고, 절망을 쏘아 막는 대행자, 대별왕 비운.]


그 존재의 모습이 사라진다. 그가 사라진 자리에 남겨진 작은 방울. 그 방울이 울리자, 어느 기억, 혹은 장면이라고 부를 무언가가 보인다.




잿빛과 붉은 빛이 어우러진 여린 실을 다루는 주황빛 머리칼을 두른 자.


상처투성이의 그 모습은 위대하다고 하기 어려웠다. 빛을 두른 실은 모든 것을 밝힐 만큼 찬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실은 그의 곁을, 그 곁의 곁을 이어주어 수많은 인연을 이어주었다.


상처투성임에도 기대도, 희망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눈을 지닌 그는, 인연을 지키기 위해 가장 앞에 나섰다.


그는, 해랑은 희망을 붙잡으며 나아가 그들의 빛이 되어 주었다.


희망의 빛, 필멸자의 빛이 되어 찬란히 하늘을 비추었다.




".....내 운명이나 네 운명이나 참으로 가혹하구나. 가능성을 보니 내 모든 것을 다해야 최선의 미래로 보내줄 수 있겠네. 너만을 위한다라..... 나도 참, 강욕적이네."

"그렇다 해도 나는, 내 모든 걸 다해 이 희망을 지켜 그 미래로 보내겠어. 언젠가 벌을 받더라도."

"내가 있는 시간만큼은 나만 아플게. 너는 그 시간만큼은 아프지 말고 행복하렴."

"이 권능으로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수많은 경험을 남길게. 내가 없더라도, 그 경험이 너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내가 버틸 수 있는 마지막 순간, 그 시간이 지나더라도 나의 희망, 널 지킬게."

"나의 모든 것을 다해서. 이젠 그것이 나의 바램이야."


그 밤 이후, 나는 내가 본 그 미래의 가능성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건강을 찾은 해랑이와 나는 부산을 떠나 신서울 근처로 이사를 가고, 정식으로 클로저를 등록하였다.

클로저가 된 나는 여러 미래 중 가장 빠르게 눈에 띄는 길을 이행했다. 일부러 붉은 한복과 탈을 쓰고, 실을 화살로 엮어 차원종을 처리하며 주변 피해가 거의 없게 하는 기행과 실적을 보이며 유명세를 떨쳤다.

그렇게 얼마 뒤, 나에게 한 연구원이 다가왔다. 정체는 알고 있었다.


제어코드라는 것의 개발 연구원.


가족이 거의 없고, 강인한 클로저에게 일부러 다가와 제안을 빙자한 실험을 하고 있는 건 미래의 가능성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얼굴을 보았을 땐, 당장이라도 으스러뜨리고 싶었다. 내가 없는 수많은 가능성, 그 많은 가능성의 대부분을 저 놈이 해랑이를 실험에 이용해 제어코드를 완성시키고, 반대세력을 숙청시키기는 살육 인형으로 만들었으니까.

참아**다. 오히려 지금 이 자를 죽이면, 새로 연구를 맡게될 연구원에 의해 더 빠른 시일에, 더욱 강한 제어코드가 완성된다. 방해하면 할수록, 더욱 빠르게 강한 코드가 완성된다.

그건 안 돼. 지금까지 일부러 눈에 띄게 행동한 이유가 현재의 제어코드의 실험에 참여하기 위해서니까. 교묘히 방해시켜야, 조금이라도 감당 가능한 제어코드를 먼 미래에 개발시키게 할 수 있으니까.

살의를 누르며 나는 일부러 제어코드의 개발 실험에 피실험자로 참여했다. 가능성의 미래를 통해 알곤 있었지만 꽤 고통스러운 실험의 나날이였다.

어느 날은 위상능력자가 감당 가능한 한계까지 채혈당했다. 어느날은 약품의 부작용으로 몸 안이 뒤집힌 상태로 급하게 차원종을 상대해야했다. 또 어떤 날은 세뇌하기 위한 전격에 의해 신경이 뒤틀리고, 때론 쇼크사할 뻔도 했다.

그 시간동안 다른 피실험자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들의 운명까지 건드렸다간, 모든 것이 어긋날테니까. 내 욕심을 위해, 그들의 죽음을 방관했다.
그들이 하나둘씩 죽을 때마다, 죄책감이 마음을 짓눌렀다. 어쩌면 구할 수 있을지도 몰랐는데, 그것을 방관해야만 했던 죄책감. 매일, 매 시간마다 나를 짓눌렀다.

그럼에도 버텨야만 했다. 그래야만 지금의 실험을 실패시키는 길이 이어지니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의 권능으로 변질된 내 몸에서 뽑아간 샘플도, 실험 수치도 저 남자를 환장하기 만들기엔 최적이니까.

그들이 아닌 내게 집착해라. 항상 뒤틀리며 알 수 없는 미지를 가진 내게 집착해라. 내게 집착하고 집착해, 원래의 목적을 상실해라. 그러기 위해 일부러 내 눈에 대한 것도 흘렸다.

그렇게 그는 권능이라는 본 적 없는 미지를 빠져 내게 점점 집착했고, 연구의 진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그의 실험은 자연스레 폐기되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살아남은 네 사람은 총장, 미하엘 폰 키스크의 직속 살수 부대로 임명되어 반대 세력을 숙청하는데에 힘 쓰이기 시작됐다.

미하엘 폰 키스크. 그 또한 해랑이가 맞이할 나락의 가능성에 다수 존재하는 자였다. 제어코드에 의한 세뇌, 그리고 살수로서의 인생, 그리고 마지막엔 그의 최종 실험 결과물이 되어 세상을 숙청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미래. 그 가능성에 그 또한 항상 있었다.

하지만 그런 미래 따위 오지 않게 둘 것이다. 그의 살수는 내가 되었고 멀지 않은 미래.... 곧 선택의 시간이 오고 있으니까.

그때까지만 버티자. 죄없는 이들의 피를 묻히는 것도, 미래의 희망이 될 이들의 심장을 꿰뚫는 것도.

"그래, 버티자. 조금만 더...... "

하지만...... 너무 힘들어. 내 욕심에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 너무 힘들어.
욕심을 위한 방관과 살해. 나는 분명히 그 두가지로 지옥보다 더 밑으로 떨어지겠지.

"죄송해요..... 죄송해요..... 모두...."

"하지만 약속드릴게요. 제가 미래로 보낼 이 희망이, 반드시 세상을, 당신들의 소중한 이들을 지킬 다정한 존재가 된다는 걸요."

"그러니 원망하려거든 제게만 하시길. 증오하시려거든 내게만 쏟아부길."


"모든 죄는 제가 짊어질테니, 그 희망이 미래를 가는 길을 흐리지 마시길."

"그것이 나의 마음, 나의 모든 것. 저 머나먼 별조차 닿을 나의 마음입니다."


죄를 떠넘긴 자들의 기억에는 남지 않을 죄를 나홀로 기억하고 죄책감에 짓눌리는 나날. 그럼에도 너를 보며 버티고 또 버틴다. 그리고 마침내, 그 날이 당도했다.

"형..... 나 졸려...."

"그래. 오늘은 어떤 책 읽어줄까?"

해랑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재우는 것. 나의 자그마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해랑이가 잠들자, 나는 거실로 나와 앉는다. 옆에는 나와 팀을 이룬 세사람이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 있다.

"자, 다들 알고 있지?"

"형님..... 꼭 그래야만 합니까?"

"예전부터 부탁받은 것이라지만 솔직히..... 정녕 이렇게 까지 해야하는지 알지 못 하겠습니다...."

"그래야 해. 무조건 오늘, 이 밤이 다 지나기 전에 내가 죽어야 랑이가 살아남아, 그분과 만날테니까."

"그 시절에 본 것이 잘못된거라면요? 아니면.... 그 기억 자체가 조작된 걸 수도 있잖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확신을 갖는 거예요....?"

"그 시절, 내가 본 장면만으로 행동한게 아니야. 모든 시간을 보고 선택할 수 있는 이 힘도 있었지만..... 대행받은 이 힘을 제대로 쓴 날, 분명히 느꼈어."

"눈물로 가득차 슬프지만, 그를 아득히 넘는 기대로 가득찬 다정함을. 랑이를 기대하는 그 마음을 말이야."

"그렇기에 믿어. 내가 지금까지 수놓은 이 길이 잘못된 것도, 조작된 것도 아니라는 걸. 그러니까..... "




뚝.... 뚝....




내 뺨을 타고 굵은 눈물이 떨어진다.

"랑이와 더 함께 할 수 없다는 그 미래가..... 너무나 슬프고 아프지만..... 내 희망을 걸은 그 마음만은..... 영원히 함께 해줄거라는 걸 아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정말로, 정말로..... 괜찮아...."

"시간이 없어. 이제 곧 교단 놈들이 몰려올거야. 자신들을 건드린 날 없애기 위해서......그러니까 이젠 정말..... 마무리 할 시간이야."

세 사람이 망설이다, 각자 무기를 든다.

"형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함께 싸워서, 당신과 함께여서 다행이였습니다."

"고마웠어요, 형님."

"나야말로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 그리고 미래의 랑이를 잘 부탁해. 신이 가장 사랑한, 세 명의 아이들."

나를 찌르려던 세 사람의 손이 멈칫한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요, 형님?]

"처음 대행을 시작한 그날, 그 험난하고 외로운 길을 같이 도와줄 다정한 이들을 바랬으니까. 그렇게 구현된 당신들은 자연스럽게 제 곁으로 와주시지 않으셨습니까. 랑이와 더불어, 저 버팀목이 되어주기 위해서."

"그분처럼 다정한 당신들이니.... 부탁드립니다. 그분의 기대에 보답하고, 제 희망이 되고, 되어줄 이 다정한 아이를 제 마지막까지, 그리고 그 미래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이젠....행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세 사람의 무기가 내 몸을 깊게 파고들어 내 생명을 꺼뜨린다.
....랑이가 보인다. 그래, 이쯤 깨어날 걸 알았어. 잠깐 거기 있어줘.
그래.... 교단 놈들, 차원종까지 잘 몰고 왔네. 불도 잘 붙여줬고.
차원종들, 조금만 막아주세요, 신이 가장 사랑한 세분. 얼마 안 남았어요. 그분이 유폐된 차원문이 열리기까지.




꽈악...


내 손을 누군가가 꽉 잡는다. 랑이다.

아, 모두 정해진 거인데... 이 광경으로 사람을 미워하면 안 되는데...


웃으며 가야지. 네 마지막 기억까지, 나는 너에게 환하게 웃는, 그래. 태양이면 좋겠어.


형..... 형아......!

"사람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줘. 나의.... 작은 하늘님...."

마지막으로 나의 마지막 숨이 흩어지기 전에, 대행하고 있었던 모든 힘을 돌려주고, 쌓아온 경험을 건네준다.
그렇게, 나의 기억은 끝난다.







"....이것이 저들이 가린 진짜 진실이예요."

".....영감도, 형님도 그 정체 모를 미래를 믿고 행동한 거야?"

"네. 스스로의 모든 것을 걸어서요."

"왜...... 어째서...... 어떻게 그렇게 까지 할 수 있는거야? 소중한 아이들이였잖아. 나보다는 자신이 더 소중할 수도 있었잖아. 그런데 어째서 이런 미련하기 짝이없는 나를 믿은 거야.....? 내가 아무것도 되지 못 할 수도 있는 거잖아.....!?"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기대도, 희망도 아무것도 아닌 채 끝나겠죠."

"그들이 모든 것을 걸고 이루려한 마음.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리고 그에 따른 선택을 할지는 오롯이 당신의 몫."

"나는..... 모르겠어.... 왜 그렇게까지 한 것인지도, 무얼 바라는지도 전부.....!"



"그럼 당신은요? 당신은 무얼 바라고 있죠?"




희망이의 모습을 한 그 존재의 질문에, 말문이 턱 막힌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자온에게 그가 묻기 시작한다.

"모르겠다면 아주 오랜, 스스로에게 물었던 질문부터 들어볼게요. 당신은 신에게 무엇을 바랬나요?"


"힘을. 강해지고 싶었기에."


"무얼 위해서?"



"지키기 싶었어. 형님도, 희망이 너도. 하지만.... 그러지 못했어."


"그렇다면 지금의 당신은, 더 이상 지키고 싶은 것이 없나요?"


"......"



"다시 물어 볼게요. 당신은, 무얼 바라고 있나요?"


"강해지고 싶어."


"무얼 위해서?"


"지키기 위해서."


"누구를?"

아까와 비슷하지만, 다른 질문. 처음에 듣고 망설여 대답하지 못한 답을 대답한다.



"....내 곁에 있는 이들. 은하, 루시, 김철수, 미래, 수현, 감찰관, 그리고....영감을."



"지키며 함께 한다는 것. 그것은 강함과는 반대되는, 약해질 수 밖에 없는 길이예요. 그럼에도 함께하며, 지키고 싶은가요?"



"그래. 이 선택으로 인해 내가 약해진다 해도. 하지만, 내가 약해지더라도 나는.....!"



"다시 한번 강해지겠어.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이젠 곁에 없더라도.... 

다정한 바램을 담아 건네준 그들의 마음을, 그 [인연]들을 지키겠어!!!!"



"나의 마음, 나의 모든 것을 다해서!!!!"



각오를 표하는 외침. 그 존재가, 아니 어느새 세 사람이 된 그들은 서서히 말을 시작한다.

[당신의 앞길엔 많은 시련이 있을겁니다. 거짓된 신앙, 불타버린 정의, 끝없는..... 신의 증오와 혐오를.]

[그럼에도 당신이 그들로부터 당신의 인연을 지켜내고 싶다면,]

[그 분의 기대를 잇고, 그의 희망을 다시 짜내며, 인연을 지키고 싶다면,]

[우리는, 그대를 진심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그대의 영혼을, 그대의 의지를, 이미 깨어있는 마음을 비추겠습니다.]

[그것은 그분이 [기대]하고, 그가 바란 [희망]이며, [인연]을 지키는 그대의 마음, 그 모든 것이니.]

[당신이 피워낸 마음으로, 모든 것을 이루소서.]



세 존재는, 거대한 거울이 되어 자온을 비추기 시작한다.





******




"......웃기지 마라!!! 마음따윈, 아무런 의미 없는 것이다!!!!"


현실의 자온의 몸, 분리되는 것처럼 검붉은 기체와 액체가 그의 몸을 빠져나오며 여러 덩어리로 분리된다

빠져나온 그것은 인간도, 차원종도 섞였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뒤틀린 형태를 구현한 광기의 현현체는, 분노를 토해낸다.

"바램을 담은 유언? 타인을 위한 마음? 잘 포장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탐욕의 일부다!! 결국은 똑같은 죄업이다! 이도저도 못한 탐욕은 무엇도 될 수 없음을 보여주마!!!"

"그분의 재생밖에 얻지 못했지만 충분하다!! 이번엔 완전히 집어삼켜주마!! 그리하여 우리는 새로운 군주로써 다시 탄생할 것이다!!!"

"침식과 탐욕의 군주가 되어 모든 것을 밑에 두어주마!!!"

"얌전히 집어삼켜져라아!!!!!!!"




그들은 아직 눈을 뜨지 못한 자온을 향해 달려들어 집어 삼키려든다.





"세번째 비, 개방. 민들레 흩날리기."







푸부북!! ....퍼버버버펑!!!!



달려드는 그들의 앞에 휘날린 잿빛의 두루마기. 정확히 창이 찔리고 빠진 그들의 몸이 폭발하며 흩어진다. 흩어진 고깃 조각들이 뭉쳐져 각자 형태를 다시 이룬다.

"성급하긴. 껍데기 깰 시간은 주지 그러냐."

"어떻게..... 어떻게 당신이!!!!!"



"그야 오랫동안 기대한, 그 미래가 시작되는데 와 봐야지 않겠느냐. 그러니.... 간만에 내 상대 좀 맡아주거라!!""


광기의 현현체의 앞을 가로막은 뷜란트는, 창을 그들에게 내밀며 외친다.



TO BE CONTINUE...


사냥꾼의 밤, 최종 페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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