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새해가 밝았다. TV에서는 새해 관련 소식이 한가득했고 저마다 바깥에서 즐기는거 같았지만 정작 한명만이 새해가 왔음에도 평소랑 다를거 없이 시간을 보냈다.
"쿨럭! 쿨럭! 역시 어제 너무 과음을 했어."
남성의 이름은 검은양팀 제이로 명절날이 되자 첫판부터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며 명절을 맞이했다. 어젯밤 유정을 중심으로 사람들끼리 회식을 했는데 하필 간만에 마시는 술이다 못해 평소와 다르게 과하게 마셔 거의 하루종일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고 있었다.
"으으....속이 쓰리네...."
한참을 화장실에서 있다가 나온 제이는 빈 속이 되자 허기가 졌다. 뭣보다 당장 이 속을 해장하고 싶었지만 그럴 음식이 집에는 없었다. 기껏해야 전부 건강식품이였는데 지금에 제이한테 있어서는 이것들도 먹었다가는 건강식품이 아닌 불량식품이 될 정도로 꺼려했다.
띵동~
"뭐야? 명절날에 예고도 없이 누가 찾아온거야?"
느닷없이 자기집에 사람이 찾아오자 제이는 귀찮다는듯 문을열어 확인하자 찾아온 사람은 검은양팀 아이들이였다.
"너희들 이 시간에 어쩐일이야?"
"헤헤~우리 제이 아저씨가 명절에도 혼자 있을거 같아 찾아왔죠."
"마침 저희도 할거없어서 말이에요."
"난 엄마때매 요리해야 해서 바빴지만, 마침 엄마가 아저씨한테도 음식 갔다달라고 했거든요."
세하가 싸온 음식을 건네주자 제이는 건네받았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 보였다.
"뭐, 집에서 만든거에 일부를 덜어왔는데, 그 정도면 한 동안 밥 걱정은 없을거에요."
"자! 그리고 이건 저희집에서 만든 음식이에요. 만들다가 양 조절 실패해서 아저씨 드리려고 몇개 가져왔어요."
"이거 참....다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군. 그런데 내가 기름진 음식을 먹을 상황이 아니라서 말이야."
"응? 아저씨 어디 아프세요?"
테인이가 걱정스럽게 쳐다보자 제이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화장실로 들어가 구토를 했다. 그 소리에 놀란 유리랑 테인이는 당장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며 난동 피웠지만 슬비는 두 사람을 말렸고 자세히보니 화장실에서 술냄새가 진동했다.
"제이씨, 설마 어제 과음하신거에요?"
"쿨럭! 이거 너희들에게 못볼걸 보여줬네. 어제 회식하는데 간만에 제대로 달렸거든."
"하아....안그래도 각 팀에서 연락이 왔는데, 은하는 김철수씨가 과음을 했다하고 늑대개팀에서는 하피씨가 과음해 난리도 아니였다는데, 설마 우리팀에서도 이런일이 발생할줄 몰랐네요."
"미....미안하군....면목이 없어 대장."
제이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고 슬비는 제이가 과음한걸 이어 집 주변을 둘러보자 곳곳에 쓰레기들과 먹다남은 건강식품들을 보고 집 상태도 난장판이라고 지적해 곧장 청소에 들어가자고 했다.
"돼....됐어! 내가 혼자 치우면 되니까 너희는 적당한곳에 앉아서 쉬라고."
"아니요. 분명 제이씨는 또 나중으로 미룰테니 저희가 왔을때 치우는게 맞아요."
"오오! 슬비가 갑자기 엄마모드로 들어갔어. 아저씨 포기하세요. 우리 슬비가 저 상태일때는 못말리는거 아저씨도 잘 알잖아요."
"이거 참....명절날부터 대청소라니...."
결국 슬비의 지시를 받고 다른 검은양팀 일행들까지 합류해 제이집 대청소를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은게 청소가 서툴렀던 제이는 매번 슬비에게 지적을 받았고 특히 분리수거를 못하자 이번에는 유리가 잔소리했다.
"아저씨! 패트병이랑 플라스틱은 분리해서 버려야죠! 우리 미스틸도 분리수거는 혼자 잘하잖아요!"
"미....미안해....다시할게. 응? 근데 부엌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청소를 하다가 집안으로 음식냄새가 퍼졌다. 알고보니 세하가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는데 세하는 제이 집 냉장고 상태를 보자 할말을 잃었다.
"하아....이거 냉장고 상태도 엉망인데."
"도....동생! 냉장고는 내가 치울테니 거기는 건들지마!"
"글쎄요. 제가 집안일을 하다보니 이건 못본채 할 수 없을거 같아요. 아무래도 여기도 청소를 해야 할거 같아요. 그런데 재료도 좀 부족해서 나가서 사와야 할거 같은데...."
"그럼 내가 미스틸이랑 같이 나가서 사올게!"
유리가 지원하자 테인이도 관심이가며 같이 간다고 나섰다. 세하는 유리에게 사올걸 지시했지만 그녀에게 괜히 한우같이 이상한걸 사오지 말라고 당부했다.
"에이~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지난번에도 학교 가정실습때 채소 담당이면서 한우 사왔잖아."
"에이~그건 한우가 세일해서 그런거였지."
"아무튼 이상한거 사올 생각말고 이번에는 제대로 갔다와."
유리는 세하에게 알겠다며 테인이와 같이 나갔고 그사이 제이네 집 청소는 계속 진행됐다.
***
"휴우....드디어 끝났군."
"흠....이제야 보기좋네요."
마침내 청소가 끝나자 아까랑 다르게 집이 훨씬 깨끗해졌다. 그사이 유리랑 테인이가 왔고 세하는 재료를 검사 하는데 이번에는 그녀가 아이스크림을 사온걸 보고 유리에게 따졌다.
"아니, 마침 보이는데 먹고싶잖아. 그리고 청소도 했으니 시원한거라도 먹어야 하는거 아니야?"
"알았다, 알았어. 그럼 난 바로 요리 시작할테니 일단 쉬고있어."
세하는 재료를 들고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고 다른 팀원들은 식탁을 펼쳐 식사 준비를 마저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되자 세하가 요리를 가져왔는데 그것은 떡국이였다.
"난 또 해장국인줄 알았는데 아니였군."
"일단 먹어봐요. 나름 이걸로도 해장은 될거에요. 그래도 명색이 설날인데 떡국 한그릇은 먹어야죠."
제이는 그릇에 담긴 떡국을 보고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 한입 맛을보자 크게 놀랐다.
"이럴수가....평범한 떡국인데 맛이 평소랑 다른거 같은데? 몸에서부터 술 기운이 사라지는거 같아."
"조미료를 좀 더 추가했거든요. 약간 매콤하게 만들어서 아저씨 숙취해소는 물론 다른 팀원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어요."
"오오! 이거 도저히 손을 때지 못하겠어! 한그릇 더 먹을게!"
"나도~나도 한그릇 더 주라~"
유리도 더 달라고 하자 세하는 곧장 팀원들에게 한그릇씩 더 주며 제이는 덕분에 해장을 해서 속이 아까보다 좋아졌다. 그 탓에 아까 세하랑 유리가 가져온 전을 가져다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 식사를 마쳐 뒷정리를 끝낸 뒤 팀원들은 슬슬 집에 갈 준비를 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아저씨! 꼭 집 깨끗하게 사용하세요!"
"맞아요. 가끔씩 검사하러 올테니까 잘 알아두세요."
"쿨럭!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어 대장?"
"그렇지않으면 제이씨 집은 또 난장판이 될거에요. 이건 틀림없으니 아무튼 한동안은 그렇게 알고 있으세요."
슬비가 날카롭게 눈빛을 세우며 말하자 제이는 한숨을 쉬었고 아이들은 그렇게 제이집을 떠났다. 아까전만 해도 시끌벅적하던 옥탑방에 위치한 제이집은 아이들이 떠나자 다시 조용해진채 제이는 혼자가 됐다. 그래도 애들이 덕분에와서 청소랑 음식까지 준비해줘서 그건 나름 편했고 예전처럼 혼자 명절을 보내는 것보다는 훨 낫다고 생각했다.
"자, 그럼 애들도 갔으니 제대로 쉬어볼까."
제이는 바로 소파에 누워 TV를 틀고는 볼만한건 없는지 찾아보다 명절특집 영화를 하길래 보면서 시간을 때웠다. 그러다가 얼마안가 제이의 눈꺼풀이 조금씩 감겨오더니 그만 소파에서 잠들어버렸다.
***
띵동~
"으음...."
띵동~
"으으....또 누가 온건가?"
눈을 뜨자 어느새 제이는 잠들어 있었고 누군가 또 찾아왔는지 집에 초인종을 눌렀다. 아이들이 다시 왔을리는 없고 그렇다고 아이들외에 찾아올 사람은 더 없을거라 싶었지만 우선은 자기를 찾아온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기위해 문을열자 찾아온 사람은 놀랍게도 지나였다.
"지나누나?"
"안녕, 나이트. 새해 복 많이 받아."
갑자기 찾아온 지나는 웃으면서 복을 받으라는 말에 제이는 당황했고 반응을 안해주자 지나는 잠시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혹시 내 톤이 좀 부족했어? 그럼 다시...."
"아....아니....! 그래, 누나도 새해 복 많이받아. 갑자기 와서 하는말에 당황한거 뿐이야. 그보다 여기 있기도 뭐하니 얼른 안으로 들어와."
제이는 지나를 맞이해 자기 집으로 들였다. 지나는 실례한다는 말과 함께 바닥에 앉자 제이는 소파가 있으니 그곳에 앉으라며 권유했다. 그리고는 지나는 처음 제이집에 방문을 해서 그런지 모든것이 호기심이 있어 집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나이트는 이런곳에서 살았구나."
"솔직히 별로 대단한것도 없어. 전쟁이 끝나고 딱히 보상 같은것도 없어서 하루하루 매일 입에 풀칠하며 지냈지."
"그건 좀....슬픈 이야기 같은데....우리가 보상을 바라고 싸운건 아니지만 그래도 네가 이런곳에서 사는건 난 납득할 수 없어."
지나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진지해하자 제이는 그녀를 말렸다. 나름 이곳도 살기는 나쁘지 않고 월세도 싼 편이라 자기 나름대로 편하다고 하자 그제서야 지나를 겨우 말렸다. 그리고 우선 손님이 왔으니 제이는 그녀에게 마실거라도 주려고 했지만 냉장고에 있는건 건강식품이랑 맥주였다.
어떻게든 마실걸 찾아보자는 마음에 제이는 냉장고를 뒤적거리자 건강차를 발견해 할수없이 이거라도 그녀에게 건네줬다. 지나는 처음보는 건강차에 의문을 가졌지만 한 모금 마시자 미소를 지었다.
"맛있다."
"그렇지? 우리 애들이랑 다른 사람들은 다 싫어하는데, 이게 몸에도 좋고 활력에도 좋다고. 한잔 더 있으니 마시도록해."
"응, 확실히 마시니까 몸이 벌써부터 건강해지는거 같아. 챙겨줘서 고마워."
"다행이군. 그런데 우리집에는 무슨일로 온거야?"
"새해이기도 해서 찾아왔어. 원래는 병원에서 좀 더 쉬라고 하는데 오늘만큼은 널 보고싶었거든."
제이는 건강차를 마시다 사례에 들려 기침을 했고 한참을 기침하다 다시 지나를 바라봤다. 지나의 표정을 보니 진심인거 같았고 우선 진정하고 그녀와 마저 이야기를 했다.
"그....그렇게 생각해준건 고마운데....갑자기 너무 훅 들어오는거 아니야?"
"사실은 그것말고도 너랑 같이 여기 가고 싶어서 온거야."
지나는 전단지 하나를 보여줬다. 그것은 올 명절을 기념해 차원전쟁으로 수 많은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평화의 문 광장에서 추모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두 사람에게 있어서 이 장소와 차원전쟁은 중요했기에 제이도 이 전단지를 보자 표정이 진지해졌다.
"이런 자리라면 안가기도 뭐하지."
"그래, 그러니까 같이가자 제이. 나 한번 그곳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보고싶어."
제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곧장 외출준비를 마쳐 지나와 같이 세계평화의 문으로 향했다. 조금 늦게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곳곳에 북적거리고 있었고 확실히 차원전쟁 용사들을 추모해주려고 그런지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문 앞에는 연설하는 사람과 함께 추모할 사람들이 대거 모여 있었고 그들에게 바치기 위해서인지 제삿상이 차려져 있었다.
두 사람도 우선 참석해 묵묵히 지켜보며 전사한 차원전쟁 용사들을 추모하며 한번씩 절을 했고 사람들 설명으로 지난 차원전쟁에 있던 사건과 또 그들이 있기에 인류가 있다는것을 한번더 각인시켜주며 마지막으로 인류를 구한 울프팩 영웅들 동상을 소개하며 마무리 되었다.
그렇게 세계평화의 문에서 한 추모가 끝나며 준비한 음식들을 사람들은 나눠 먹으며 즐겼고 지나도 처음보는 음식들이 많아 하나씩 맛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물론 지나보다도 제이는 평소 못먹던 비싼 음식이 곳곳에 보이며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나가 자기를 만든 동상 앞에 가 있었다.
"지나 누나, 거기서 뭐해?"
"아, 잠시 동상을 보고 있었어. 내 동상을 만든거라고 해서 어떤지 궁금했거든."
지나는 동상 밑에 쓰여진 자신에 대한 내용을 보며 한편으로 자신이 인류를 지켜낸것에 뿌듯했지만 부끄럽기도 했다. 그러나 제이는 지나 어깨를 잡아주며 그녀를 다독여 자랑스러워했다.
"좀 더 자부심을 가져도 돼. 누나가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함께하는거잖아."
"그런가? 나 존재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동상까지 만들어진거보면 존재감이 그래도 있었나봐."
"당연하지! 누가 뭐래도 지나 누나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제이가 칭찬하자 지나는 기뻤다. 죽어서 더는 못볼거 같은 제이와 이렇게 자신에 동상과 심지어 자신이 구한 세계를 볼 수 있다는것에 기적이였다. 그렇게 해가 질때쯤 광장에 사람들은 많이 사라졌고 남아있는건 제이와 지나뿐이였다. 제이도 슬슬 이쯤하고 돌아가자고 했지만 지나는 어째서인지 이대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의 본능이 조금 더 오늘에 시간을 더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 지나는 자기도 모르게 제이의 팔을 붙잡은채 그를 데리고 이동하자 당황한 제이는 지나를 불렀지만 지나는 무시하고 움직였다.
"누나, 잠깐 기다려봐! 어디를 가려고 그래?"
"미안, 왜인지 모르지만 오늘만큼은 너랑 좀 더 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
"어?"
그 말에 제이는 얼굴이 붉어졌고 우선 지나를 멈춰세워 그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지나도 따로 갈 곳을 정해두지 않고 갑자기 움직인거였고 그녀도 자신이 오늘따라 왜 이런건가 싶어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그러자 제이는 어디를 갈지 알아보던중 날이 춥기도 하고 마침 근처 포장마차가 보이자 지나를 데리고 이동했다.
"어서오세요~포장마차 여우네입니다. 어라? 제이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이야. 그런데 명절이라 장사 안 할줄 알았는데, 어디 친척집에라도 안갔어?"
"에휴....가봤자 취업 이야기나 학교생활 또 남자친구 이야기로 시달려서 가봤자 고통만 받고 올걸요. 그보다 옆에분은 누구에요? 혹시 제이 아저씨 여자친구?"
"여....여자친구는 무슨....나랑 같은팀이였던 지나 누나야."
"만나서 반가워. 지나 그레이스라고해."
"네! 저도 반가워요! 이렇게 오랜만에 제이 아저씨도 오셨고 예쁜 여자친구분도 오셨으니 제가 서비스를 팍팍 해드려야겠어요!"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아니래도...."
소영은 말을바꿔 주문을 뭘로할지 물어보자 제이는 메뉴판을 보며 고민했다. 지나는 분식메뉴와 눈 앞에서 조리중인 어묵과 떡볶이 그리고 언제든 먹을 수 있게 준비되어있는 튀김과 순대를 보고 시선을 뗄 수 없자 제이는 그런 지나의 표정을 읽고 소영에게 분식을 종류별로 주문했다.
"에? 그걸 두분이서 다 드실 수 있겠어요?"
"걱정마. 어떻게든 책임지고 다 먹을게."
"알았어요. 그럼 제대로 실력 발휘해보죠."
소영은 곧장 요리에 들어갔고 잠시후 떡볶이부터 순대 튀김에 김밥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접시에 담아 두 사람 눈앞에 나오자 갓 준비된 음식들을 보며 제이도 감탄했다.
"우와....나 태어나서 분식은 처음먹는거 같아. 정말 먹어도 되는거지?"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는 지나의 모습에 제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영도 자신이 주는 서비스라며 사양말고 먹으라고 하자 지나는 우선 떡볶이를 한입먹자 맛있어서 다른 음식들을 자연스럽게 흡입했다.
"자~너무 급하게 먹지않게 음료수도 드시면서 먹어요."
"응, 정말 맛있어. 전쟁때는 이렇게 맛있는걸 먹어보질 못했는데, 이렇게 맛있는걸 먹을 수 있어서 기뻐."
"하긴....그때 생각하면 맨날 전투식량에 준성이 형이나 누님이 만든 음식을 먹어야 했으니....정말인지....그때를 생각하면 확실히 힘들었어."
"후훗, 그렇다면 음식 만든 보람이 있네요. 충분히 있으니 다들 사양말고 맛있게 드세요."
제이는 건강때매 분식을 관둘려고 했지만 지나가 먹는 모습과 간만에 보는 분식들이라 튀김을 하나 먹자 손을 멈추지 못해 계속해서 먹었다. 그렇게 어느정도 배를 채우고 소영에게 인사를 하며 두 사람은 포장마차를 나왔다.
"정말 맛있었어. 덕분에 잘 먹었어 제이."
"더 좋은걸 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
"아니야. 난 이걸로도 충분한걸."
지나는 이미 충분히 만족한듯 즐거워보였고 그 모습에 제이도 기뻐했다. 그런 제이는 그녀가 과식했을걸 생각해 소화제를 하나 건네줬다. 마음 같아서는 그녀를 데리고 카페라도가서 커피를 사주고 싶지만 제이는 건강문제랑 하필 가뜩이나 부족한 예산에서 분식집에서 돈을 쓰느라 얼마없어 소화제로 대신했다.
"아, 그렇지. 누나, 갈 곳이있는데 한번 가볼래?"
"응? 거기가 어딘데?"
지나는 호기심에 고개를 기울였다. 제이는 그녀의 팔을 잡고 어디론가 향했고 세계평화의 문을 기점으로 좀 떨어진 케이블카가 위치한곳에 도착하자 그곳은 다름아닌 신서울 N타워였다.
"제이, 지금 어디가는거야?"
"기억나? 예전에 누님이랑 다른 팀들이 서유럽에서 싸울때 나는 부산에서 누나는 신서울이 위험해 이곳에 와서 싸웠잖아."
"응, 기억나지. 그때는 정말 많이 치열했잖아."
"그래, 다행히 우린 신서울을 지켰지만 그 뒤에 우린 바로 남극으로 임무를 하러 가버렸고 결국 누나는 그것에서 전사했지."
선글라스를 바로 잡은채 제이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말했다. 지나도 표정은 안좋았지만 어째서 제이가 갑자기 전쟁때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갔다. 그리고 제이는 케이블카가 정상에 가까워지자 일어서더니 창가앞으로 다가갔다.
"보여주고 싶었어. 그날 신서울을 구하고 나서 18년이 지난 지금에 신서울을 보여주고 싶었거든. 난 남극에서 작전을 끝내고 돌아와서 이곳에 가끔 올때마다 한치도 잊을 수 없었어. 누나가 구한 이곳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이야."
"제이...."
케이블카가 정상에 도착하자 문이 열렸고 제이와 지나는 내려서 천천히 걸어갔다. 지나는 이곳을 걸을때면 당시에 전쟁때가 생각났다. 치열하게 차원종으로부터 이곳을 사수하려고 했던 전우들과 눈 앞에 있는 봉수대는 과거 전쟁때도 사용되며 서유럽으로 간 알파퀸이 올때까지 버틸정도로 이곳에서 싸움은 치열했다.
그리고 제이는 봉수대쪽을 지나서 자신만이 가던 장소가 있는지 지나를 데리고 가자 풀숲이 막자 그곳을 뚫어 천천히 앞으로 향했다. 지나는 이런 이상한 길로 가는 그가 이상했지만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했고 풀숲을 지나치자 그곳에서 보였던건 야경이 펼쳐진 신서울 도시 전체에 모습이였다.
"어때? 여긴 나만이 알아낸 장소야. 가끔씩 매년 이맘때 명절때면 이곳에 와서 난 소원을 빌거든."
"소원? 그게뭔데?"
"....부디 누나도 내가 보는 광경을 봤으면 하는 소원이였어."
"....!"
그 말에 지나는 놀랐고 제이는 씁쓸히 웃다가 표정이 풀린채 차가운 밤 공기를 쐬며 기분이 좋아졌다. 왜냐 불가능할듯한 소원아 오늘 이 자리에서 이뤄졌으니 제이는 만족한듯 싶었다.
"어때? 누나가 구한 이 신서울이 이렇게 멋지게 바뀌었는데 직접 보게 된 소감은?"
제이는 그녀의 감상이 궁금해하며 그녀를 빤히 쳐다봤고 지나도 신서울 전역을 바라보며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었다.
"응, 최고야. 우리가 목숨을걸고 구한게 의미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하하! 이렇게 기뻐해주니 데려오길 잘한거 같아. 그런기념으로 올 한해도 됐으니 난 오늘 새로운 소원을 빌려고해."
"응? 그게뭔데?"
지나의 질문에 제이는 웃으며 하늘에 소리쳤다.
"올해도 무리하지말고 지나 누나가 건강했으면 좋겠어!"
큰 소리를 외치며 주위에는 제이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속시원한 제이는 한결 마음이 편해 보였고 그 모습을 보자 지나도 소원을 빌고 싶었는지 그대로 크게 소리를 쳤다.
"나도 제이가 올해도 무리하지말고 건강했으면 좋겠어!"
처음으로 지나는 크게 목소리를 높여 말한거 같아 한편으로 부끄러웠지만 마음 한구석이 조금은 편해진거 같았다. 그런 지나의 모습에 제이는 뿌듯한 마음을 가졌고 제이는 지나의 건강을 위해서 이곳에서 같이 건강차를 옷 안주머니에서 꺼내 건네줬다.
"원래 이런데서 술이라도 한잔 하면 좋지만 건강을 생각해서는 이게 최고지. 올해도 잘 부탁해 지나 누나. 앞으로도 무리하지말고 건강하게 우리들 옆에 있어줘."
자신에 건강차를 앞으로 내밀자 지나도 제이에게 받은 건강차를 내밀며 서로 잔을 부딪치듯 건배를 했고 지나도 제이에게 계속 건강하라는 말을 남겼다. 길고 길었던 시간이 지나 다시는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한 두 사람은 함께 명절이 찾아온 올해 다시 만나게 되어 이 자리에서 함께 소원을 빌었다.
부디 그들이 원하는대로 올 한해는 제이와 지나 그리고 그 누구도 무리하는 일 없이 건강하길 서로가 바라며 그렇게 클로저들은 또 다시 찾아온 올 한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작가의 말
연휴가 다 끝나버렸네요. 좀 빨리 올리려다 예상보다 늦어졌습니다.
설날 명절을 맞아 한번 이번에 제이와 지나가 함께 명절을 맞이하는걸로 시작해봤는데요.
최근 시즌4에서도 지나가 마지막에 희생한것과 세계평화의 문 광장을 보고 명절을 기념해 차원전쟁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제이와 지나가 명절에 그곳에 찾아가 함께 추모를 하는게 어떨까 싶어 이번 시즌4 맵도 한번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또 보통 제이가 건강이라는 단어를 입에달고 살면서 한해도 바뀌었으니 올 한해도 건강하자는 마음을 제이는 물론 몸 상태가 안좋은 지나에게
소원을 빌어보는게 어떨까 싶어 제이와 지나를 중심으로 작품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연휴가 끝이나버렸고 올해도 클로저스가 아무일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고 다들 행복한 일이 가득했으면 합니다.
그럼 저는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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