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의 삶이란 무엇인가요?
…….
답은 고통입니다.
∙
∙
∙
아아아-!!
끄아아아-!?
아아아-!!
……쯧-.
수 없는 사람들이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불만족스럽다는 듯 인상을 구기며 혀를 차는 누군가는 자기 손에 들려있는 명단에서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는 이들을 지워나갔다.
“이번엔 쓸만할 줄 알았는데.”
거듭되는 실험을 통해 알게 된 신과 인간의 안정적인 결합비.
많은 이들이 천재라 부르며 유명을 떨치는 것들이 처분도 못 하고 사용도 못 하는 실험체를 통해서 알아낸 것보다 몇 배는 더 빠르게 알아냈지만, 정작 그 비율로 결합대로 진행된 실험의 결과는-
“저 쓰레기들 척출이 끝나면 폐기장으로 치워.”
저런 결함품밖에 없었다.
“후우- 역시 핑키만으로는 안되는 건가.”
그래, 역시 핑키보다는 조금이라도 좋으니 도사가 될 자질을 가진-
“위상능력자로 하면 뭔가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하지만 도사는 교단에서도 중요 자원.
쉽게 공수하기 어려운데다 독점하고 있는 게 유니온이니-
“그 항생물질로 버무려진 돼지들…”
국제기구라는 이점을 이용해 전 세계에서 위상능력자를 확보하려고 하니 실험에 쓸 실험체 하나 조달하는 것조차 힘들다.
‘폐기 처분이 난 도사를 사용할까?’
아니야, 그래도 도사- 교주의 세례를 받은 교주의 소유물.
“잘못 건드렸다가는, 그간 얻은 것 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교주가 직접 언급한 실험이기도 하다.
그러니 조금의 지원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칠 때-
“……생각보다 진행이 더디군.”
“!? 배, 백운 도사님….”
교단의 중요 원로 중 하나이자 교주께 실력을 인정받아 프로메테우스로 활동했던 교주의 심복.
“며, 면목 없습니다… 아직 온전한 합일이 유지되지 않아-”
“변명은 필요없다.”
“윽- 죄, 죄송합니다….”
비율 자체를 찾았음에도 합일이 온전히 유지되는 건 끽해야 몇 초밖에 되지 않는 시간.
그 시간도 약물 등을 통해 접합률을 유지했을 때의 이야기이며, 그러지 않을 경우 단시간 안에 결합된 차원종의 본능에 먹혀 이성을 잃고 육체의 통제권을 빼앗기거나 육체가 붕괴되 차원종의 모습으로 재구성될 뿐이다.
“핑키만으로는 이 이상의 실험 결과는 나오지 않는 건가?”
“그, 그것이…”
“뜸 들이지 말고 바른대로 답하도록.”
살얼음 위를 걷는 듯 날이 서 있는 백운의 말.
그 말에 죽고 싶지 않으면 바른대로 답해야 한단 생각에 생각으로만 하던 말을 내뱉자.
“흠- 알았네. 많이는 약조하지 못하겠지만, 적당 수 도사의 자질을 지닌 아이를 지원해주지.”
“저, 정말이십니까!?”
도저히 믿기지 않는 대답에 놀라 언성을 높이자, 그런 모습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인상이 조금 구겨진 백운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그만큼 교주께서 이 실험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신다. 그러니 반드시 성공시키도록.”
백운의 말에 교주의 허가가 떨어졌다는 걸 유추한 연구원은 드디어 기회가 왔다며, 그동안 벽에 막혀 진행되지 않던 실험에 활로가 생겼다며 기뻐하는 연구원에게 백운은 잊고 있었다며 한마디를 전한다.
“아, 그러고 보니 일전에 건네준 그 핑키는 어떻게 됐지?”
“아, 104호라면 아직까진 살아 있습니다.”
그 말에 의외라며 진즉에 그 명을 달리했을 거라 생각한 도사가 될 가망도 없던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 그나마 가치 있게 쓰일거라 생각해 실험실에 넣어 놨던 게 아직 살아있다는 게 그 명줄 하나만큼은 길었다며 관심을 끄려고 했는데-
“뭐, 솔직히 시선만 닿으면 기절해서 실험 경과를 작성하기 힘들어 방치하고 있습니다.”
“……그 가치 없는 것에 기껏 가치를 쥐여주었건만, 끝까지 날 실망하게 하는군.”
서늘한 살기가 짙게 퍼지며 연구원에게 그 무가치한 쓰레기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라 말한다.
덜덜-
보고 있으면 정신이 병들 것 같은 새하얀 방.
그러한 방의 한쪽 구석에 있는 방과 같은 새하얀 이불을 두른 상처투성이에 얼굴에 눈물 자국이 새겨진 어린 소녀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방의 문이 거칠게 열리며 굳게 닫혀있던 철문의 너머로 들어 온 남성을 보자 순식간에 공포로 몸이 굳어졌다.
“무어냐, 아비의 얼굴을 보고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것이냐. 이 무례하고 쓸모없는 것아.”
“……. …….”
“쯧- 말도 못 하는 것한테 괜한 걸 바랬군.”
공포에 떨며 힘겹게 입을 열어 말을 전하려 하였지만, 실어증으로 인해 말을 할 수 없는 아이를 보고 혀를 차며 경멸과 혐오가 들끓는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훅-
“…!?”
“잘 들어라. 이 하등 쓸모없고 가치 하나 없는 것아.”
“한 번만 더 내 귀에 누군가가 너와 시선을 마주하고 기절했다는 소리가 들리면, 그땐 그 쓸모없는 두 눈을 내가 친히 도려내 버릴 줄 알거라.”
짙게 뿜어지는 살기와 진심으로 그러겠다는 듯 경멸 어린 시선.
아이가 버티기엔 감당할 수 없는 살기에 기절하려 하였지만, 만약 여기서 기절했다간 진짜로 죽일거란 두려움에 기절조차 할 수 없이 맹렬한 살기를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제안했던 건 말했던 것처럼 최대한 빨리 내어주도록 하지.”
“네, 교주님의 은혜에 누가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 그래야 할 거야. 부디 교주님이 실망하시지 않게 잘 좀 해주게.”
아이에게서 시선을 거둔 백운이 연구원에게 건넨 말은 일종의 경고.
이렇게 지원해주는 데도 이전과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땐 네가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의미였다.
“아- 말 꺼낸 김에 지금 당장 한 명 내주겠네.”
“!? 그, 그게 정말이십니까!”
“그래. 원래라면 도사로 키울 생각이었지만, 그 자질이 별로인 아이이니 차라리 이런 식으로 쓰는 게 좋겠지.”
연구원은 드디어 원하고 또 원하던 실험체를 이렇게 빨리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고, 백운은 가치 없는 돌멩이를 버릴 마땅한 장소를 찾았다 생각했다.
…이때 차라리 죽었어야 했다.
그랬으면-
그 아이를 만날 일도 없었을 텐데….
*
……니…
…어……니…
…언…니….
“이봐요, 언니! 정신 좀 차려봐요!!”
“……으, 은하 씨.”
익숙한 소리에 눈을 띄자.
“어, 정신이 들었어요. 대체 이런 데에서 뭘 하고 있던 거예요.”
자신을 흔들어 깨우고 있던 은하와 시선이 마주쳤고, 뒤늦게 저 뒤에서 다른 사람을 데려온 루시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을 보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키자.
‘뭐였지…… 내가 본 그 사람은….’
대체 어떻게… 그 사람을 알고 있는 거지….
상념에 잠겨있을 때 인상을 쓰고 있는 가연의 표정에 어디가 안 좋아진 것으로 생각한 은하가 손을 내미는 데-
삐-!
“!?”
갑자기 들리는 울음소리.
그리고, 자기 손에 느껴지는 통증에 손을 뒤로 빼고 고개를 들자.
“…응?”
어느새 원래 자기 자리인 듯 가연의 머리 위에 앉아 있는 검은 색 털을 가진 작은 체구의 새.
“……언니, 이건 또 뭐예요?”
“어…… 그, 글쎄요…? 저도… 지금 처음 보는데….”
은하의 물음에 가연이 처음 보는 새의 모습에 어리둥절해하자.
‘이 언니… 혹시 진짜 능력이 동물 불러들이는 거 아니야?’
이상할 정도로 동물이 잘 달라붙네-.
“섬에서는 여우더니- 여기서는 …까마귀?”
“예? 뭐라고요?”
“아무것도 아니예요.”
가연의 물음에 은하는 아무것도 아니라 말하곤 가연이 머리 위의 새에게 신경이 몰린 순간.
“어-”
루시와 은하 두 사람은 순식간에 가연을 들것에 눕혔다.
“자, 잠깐 두 사람 지금 뭐-”
“남 걱정시킨 벌이예요.”
“맞아요. 그러니 얌전히 누워주세요.”
일어나려 상체를 들려는 순간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가연을 다시 눕혔고, 두 사람의 행동에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냐며 어리둥절해하는 가연과 그런 가연의 속도 모르고 가연의 머리카락을 제 둥지인지 머리카락 위로 몸을 파묻고 있었다.
“…….”
“이제부터 가연 언니는 좀 쉬고 계세요.”
“…예? 그, 그럴 수는-”
“아니요, 이번엔 우리 말 들어요. 이렇게 갑자기 쓰러지면 일하는 데 지장이 생기니까 말이에요.”
은하의 말에 가연은 입을 다물었고, 그러다 문득 어떻게 자신을 찾을 수 있었냐 물어보자.
“나한테 물어봐도 몰라요. 언니를 찾은 건 저기 금발이니까요.”
“아, 저는 언니 옆에 있는 새가 갑자기 날아와 절 여기로 데려왔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여기까지 오면서 빨리 가라는 듯 쪼아대는 새 때문에 머리가 많이 헝클어졌다며 말하는 루시의 말에 가연은 어색한 웃음을 보이며 지금 자기 옆에서 곤히 자는 검은 새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섬에서의 여우도 그렇고 대체 언제 그런 새를 길들이신 거예요?”
“응- 나도 잘 모르겠어. 호야는 처음 볼 때부터 잘 따랐고, 이 애는 지금 처음 봐.”
“처음 보는 동물마다 이렇게 잘 따르다니- 어디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네요.”
그렇게 대화로 화제가 집중되던 중-
“잠깐- 대화하느라 잊고 있었는데…. 저 지금 어디로 옮겨지고 있는 거예요?”
자기가 옮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가연의 말에 루시는 어색하게 시선을 회피했고, 은하는 아쉽다며 혀를 찼다.
“쳇- 끝까지 모를 수 있었는데.”
“저기- 은하 씨!”
그게 대체 무슨 말이예요!?
to be continued.
침식의 계승자 EP.6 센텀시티 2화 사지(死地)를 향하여 [2]
고통과 절망 속에서 죽어가는 죄인: 죄를 짊어진 자들 part 3
침식의 계승자 EP.6 센텀시티 1화 닿지 못한 말 [2]
4월 1일, 만우절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에 대한 보고서(w. 하피)
고통과 절망 속에서 죽어가는 죄인: 죄를 짊어진 자들 part 2
침식의 계승자 EP.6 Prologue : 최전선의 깃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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