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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믿을 수 있나요 - 3-1. 교생 선생님 -

작성자
Articulus
캐릭터
서유리
등급
특수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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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18.02.02
  • view58191

  ※ 이 이야기에는 검은양&늑대개 팀의 시즌 1과 시즌 2의 스포일러가 포함되며, 작중 시간대는 검은양&늑대개 팀의 시즌 2 이후이며 사냥터지기 팀의 스토리 이전의 상황입니다.


  ※ 원작의 설정을 충실히 반영하지만, 글쓴이의 추가 설정 또한 다수 반영됩니다. 단, 본 이야기는 위의 이유로 사냥터지기 팀의 대다수 스토리 등이 미반영될 수 있습니다.


  ※ 작중 등장하는 인물, 장소, 기관 등은 현실의 그것과 무관합니다.


  ※ 현재 클로저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BGM 재생이 불가능합니다. BGM과 함께 소설을 감상하고 싶으신 독자분들께서는 글쓴이의 블로그나 네이버 카페를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신서울 강남에 제1종 차원재난이 발생하다. - 4월 16일 목요일.
  검은양 팀, 신서울 강남에 발생한 제1종 차원재난을 진압하다. - 4월 19일 일요일.


  검은양 팀, 플레인게이트 탐사하다. - 4월 20일 월요일 ~ 4월 30일 목요일.
  늑대개 팀, 플레인게이트 탐사하다. - 4월 21일 월요일 ~ 5월 3일 일요일.

  검은양 팀, 그레모리 박사의 연구실을 방문하다. - 4월 28일 화요일.

  늑대개 팀, 그레모리 박사의 연구실을 방문하다. - 4월 30일 목요일. 


  검은양 팀, 국제공항으로 향하다. - 5월 1일 금요일.
  데이비드 리의 정체가 발각되다. - 5월 2일 토요일.
  늑대개 팀, 국제공항으로 향하다. - 5월 3일 일요일.
  검은양 팀과 늑대개 팀, 공동전선을 꾸리다. - 5월 3일 일요일.


  데이비드 리, 유니온 뉴욕총본부를 침공하여 지고의 원반을 장악하다. - 5월 13일 수요일.
  검은양 팀과 늑대개 팀, 데이비드 리를 쓰러뜨리고 테러를 진압하다. - 5월 18일 월요일.


  미국, 파괴된 뉴욕 일부 구역들의 도시복구를 시작하다. - 5월 19일 화요일.
  검은양 팀, 뉴욕에 체류하다. - 5월 15일 금요일 ~ 6월 10일 수요일. (제이와 미스틸테인은 현재까지 체류 중)
  늑대개 팀, 뉴욕에 체류하다. - 5월 15일 금요일 ~ 현재.


  검은양 팀, 유니온 신서울지부로부터 신서울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다. - 6월 4일 목요일.
  검은양 팀, 신서울로 복귀하기 위하여 뉴욕을 떠나다. - 6월 10일 수요일. 
  검은양 팀, 신서울에 도착하다. - 6월 11일 목요일.


  검은양 팀, 유니온 신서울지부의 모든 간부들 앞에서 데이비드 리의 테러활동의 진압과정을 보고하다. - 6월 12일 금요일.
  신서울 강남의 논현역사거리에 다수의 차원종이 출몰하였으나 의문의 위상능력자들에 의해 진압되다. - 6월 12일 금요일.


  검은양 팀, 신강고등학교로 다시 등교하기 시작하다. - 6월 15일 월요일.
  신강고등학교에 교육실습생이 오다. - 6월 15일 월요일.




  ◆ 3-1


  강남의 어느 고등학교.
  신념, 재미, 열정을 교훈으로 가지고 있는 이 학교는 여타 고등학교보다 특이할 것이 없는 평범한 신서울의 고등학교들 중의 하나이다. 다만 이 학교를 다른 학교와 구분지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 학교의 졸업생 중에는 인류의 영웅이라고 불리운 한 클로저가 있다는 것과 현역 클로저가 세 명이나 이 학교에 재학중이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학교는 강남사태의 여파로 차원종들의 침략을 받은 곳이었다. 그 당시 강남을 침공한 차원종들이 어떤 이유로 이 학교에까지 쳐들어왔는지는 지금까지도 알 수 없지만 - 물론 클로저들은 당시에 유하나가 애쉬와 더스트와 손을 잡고 이곳에 차원종들을 불러온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긴 했다 - 중요한 것은 그 당시 이곳이 심각히 파괴되어 겨우 한 달 정도의 복구과정을 거쳐서 겨우 이제서야 학생들이 정상등교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 달 정도의 강제 휴학 기간은 학생들에게 쉴 수 있는 한 달의 시간을 제공한 셈이었고, 비록 강남의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다는 아픔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쉴 수 있음에 기뻐하며 한 달 간의 짧은 휴학을 즐겨야했다. 학교가 정상으로 돌아온 건 불과 1주일 정도 되었는데, 학생들은 벌써부터 짧은 휴학의 기쁨을 뒤로 하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디든 학교 생활이라는 것은 하루 중의 많은 시간을 강제로 쏟아부어야만 하기에 즐거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겠지.


  이 고등학교의 이름은 바로 신강고등학교.
  특히 오늘 신강고에는 두 가지 놀라운 일이 있었다. 먼저 하나는 신서울 뿐만이 아닌 인류의 새로운 영웅이 된 신서울의 클로저 검은양 팀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교무실의 선생님들을 제외하곤 어떤 학생도 모르는 일이다.   


  학교 차원에서 오랜만에 복귀한 클로저 - 동시에 학생 - 들을 환영하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의 규모로 많은 교사들과 학생들이 일부러 교문에서 기다리며 검은양 팀을 환영했다. 그런 환호를 검은양 팀이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환호하는 인파 사이로 들어오는 것은 마치 개선장군의 환영식 같아서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그것을 그들은 애써 부정한 것은 아니었고, 얼굴 한 가득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는 말을 하며 환호 속에 검은양 팀은 각자의 교실로 향했다.


  세 사람은 2학년 반들이 몰려있는 2층으로 올라가 계단에서 갈라선다. 이세하와 서유리가 2학년 C반이고, 이슬비는 따로 2학년 E반에 있기 때문이다. 두 반은 중앙 계단을 중심으로 각각 동관과 서관에 있기 때문에, 그들은 좋든 싫든 이곳에서 헤어져야 한다.

  헤어지기 전 이슬비는 말했다.


  “지금은 정상으로 되돌아왔다고는 하지만 또 언제 차원종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걸 잊지마. 그리고 강남 시내에 또 다시 차원종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깐, 너무 긴장을 풀고 잊지마.”
  “걱정마! 우리는 언제나 출동준비가 되어있으니까. 안 그래, 이세하?”
  “그래, 출동준비야 언제든 되어있지. 걱정마.”


  두 사람의 대답에 이슬비는 기분좋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래. 혹시나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두 사람 핸드폰으로 연락할게. 알았지?”
  “오케이, 알았어.”
  “그럼 점심 때 보자, 이슬비.”
  “응, 이따 봐, 세하야, 유리야.”
  
  정말로 평범한 고등학생들의 등교였다, 한없이 평범한. 


.
.
.


  “… 이에 본 기관은 표창합니다. 2020년 6월 15일, 신서울지방경찰청장 이수경, 대독.”


  우렁찬 박수소리가 대강당을 가득히 메운다. 이곳은 신서울의 특경대의 본부 청사의 대회의실인데, 지금 이곳에서는 지난 주 금요일에 논현역사거리에서 발생한 차원재난으로부터 효과적으로 시민들을 지켜내고 차원종을 격퇴했음을 치하하며, 당시의 사태 진압의 지휘관이었던 채민우 경정과 야간근무로 인한 휴무중임에도 함께 차원종을 섬멸하는데 공을 올린 송은이 경정, 그리고 그밖에 다른 특경대원들을 표창하고 있다. 


  이미 시상이 진행되어 표창장과 함께 약장과 꽃다발을 전해 받은 송은이는 약간 옆으로 물러서서 다른 사람들의 시상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에게는 지금의 표창식이 영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매우 오랜만에 입은 경찰정복 때문인 것인지, 왠지 모를 불편함이 드러난다. 
  결국 그 모습을 보다 못한 한 직원이 다가가 미소를 지으라고 일부러 눈치까지 주기까지 한다. 직원의 눈치에 알겠다며 고개를 살짝 끄덕인 그녀이었지만, 여전히 감출 수 없는 불편함은 얼굴에 그대로 묻어난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일까?


  “이상으로 2020년 6월 15일, 공적 우수 경찰관 표창식을 마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우렁찬 박수가 대회의실 안을 한껏 메우고는 곧 사그라진다. 박수소리 대신 의자 끄는 소리와 함께 강당 안을 가득 메운 경찰청 직원들이 강당 밖으로 걸음을 옮긴다. 대다수의 간부들이 대회의실 밖으로 퇴장하자, 표창식 중간에 송은이에게 눈치를 줬던 그 직원이 다가와 그녀에게 물었다.


  “은이야, 오늘 무슨 일 있어?”
  “미안, 좀 피곤해서.”
  “너 입에서 피곤하다는 말도 나오는구나. 정말 피곤한 거 맞아? 무슨 일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그렇다니까. 내가 언제 거짓말을 하는 거 봤어?”
  “응.”
  “그, 그렇지만! 이건 진짜야, 아무 일도 아니야.”
  “정말이었으면 좋겠네. 관외출장이니깐 하루 종일 일거 아냐. 일찍 끝났으니 그만 들어가서 쉬어. 엊그제 싸워서 피곤한 게 아직도 남아있나 보다.” 
  “그렇게 해야지. 고마워, 리아야.”
  “됐어 얘. 난 밀린 일이 많아서 빨리 내려가봐야겠다. 그럼 나중에 또 보자?”
  “그래, 나중에 보자.”


  동년배 친구로 보이는 직원은 손을 한 번 흔들고는 빠른 발걸음으로 회의장 밖으로 빠져나간다. 정말 일이 많은 모양이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본청 혹은 본사에 근무하는 경우에는 격한 업무에 시달리곤 한다. 1년 중에서 정시퇴근을 하는 날보단 야근을 하는 날이 더 많다는 것은 바로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겠지. 
  사무실에 죽치고 앉아 사무만 보는 건 자기 몸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절대 고위직 자리에 올라가지 않으려는 송은이에게 저 직원은 무척이나 가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만큼은 그녀 스스로 자신이 더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현장직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은 하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


  아무도 알아줄 리 없는 아쉬움만을 남기고, 그녀 역시 회의실 밖으로 자리를 옮긴다.
  친구의 말대로 빨리 들어가서 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참, 문자 남겨야지.


  휴대폰을 꺼내들고, 그녀는 주소록에 저장한 어느 번호로 문자를 보낸다.

  문자의 내용은 이러했다.


  슬비야, 등교 잘했지? 다름이 아니고, 어제 내가 차원종 보스 녀석한테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


.
.
.


  0교시이면서 동시에 HR 시간인 아침조회 시간이 끝나고 1교시를 기다리는 30분 간의 휴식시간, 1시간의 반에 해당되는 시간은 학생들에겐 그저 오늘의 공부를 준비하는 시간일 뿐만 아니라 또래들과 교제를 나누는 시간이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매점을 가거나, 미처 하지 못한 숙제를 하거나, 아니면 부족했던 수면을 보충하는 시간을 보내며, 학생들은 저마다 30분이라는 시간을 아낌없이 활용하고 있다.


  이세하와 서유리는 같은 반이기 때문에 2학년 C반 교실 안에 함께 있다. 그런데 무척이나 지친 모습이다. 그건 결코 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조회시간이 끝나고 담임교사가 반을 나가기가 무섭게, 이 반은 붐비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이곳에 강남 그리고 인류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현역 클로저들이 있기 때문이다. 옆 반은 물론이고 이 학교에 있는 많은 학생들이 몰려들어 그들에게 사인을 받겠다고 이곳으로 몰려든 것이다. 마침 이세하의 자리와 서유리의 자리가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주위로 몰려든 수많은 인파에 그들만이 아닌 근처에 자리를 두고 있는 이들마저도 인파가 줄어들 때까지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리고 약 20분 후, 한바탕 파도가 지나간 후에야 겨우 반은 조용해졌고, 그제서야 이 반의 학생 모두가 쉴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여기에서 사인을 받은 이들은 이슬비가 있는 E반으로 자리를 옮긴 모양인지, 교실 밖의 저 멀리 E반이 있는 서관 방향에서 왁**껄한 소리가 들린다. 이슬비 역시 한창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 
  남은 10분으로는 겨우 잠깐 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아쉬움만 가득한 표정으로 1교시인 수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저마다 가방이나 사물함에서 교과서와 공책 등을 꺼낸다. 물론 공부에는 별로 흥미가 없는 이들은 그것도 하지 않고 저마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남은 모든 시간을 쏟고 있다.


  이세하는 지난 밤에 오랜만에 즐겁게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한껏 늦게 잠을 잔지라, 이 남은 시간은 오로지 쉬는데 쓰겠다고 생각하고 책상 위에 웅크리고 고개를 팔 아래로 처박은 채 쪽잠을 청하고 있다. 에너지가 활발하게 넘치는 서유리는 오랜만에 보기에 너무나도 반가운 것인지 자신의 짝꿍인 우정미와 수다를 떠느라 바쁘다.
  그들도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며 10분을 보내고 있었는데, 아침조회가 끝나고 담임교사를 따라 교무실로 향했던 반장이 숨을 헐떡거리며 복도를 가로질러 뛰어와 반에 들어오자마자 소리쳤다.


  "야! 빅뉴스! 빅뉴스!"
  "뭔데? 뭐가 빅뉴스인데?"


  누가 본다면 호들갑 떤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도 모르지만, 이 반의 반장이 결코 별 것 아닌 일에 호들갑을 떨 정도로 가벼운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학생들은 그가 가져온 빅뉴스라는 것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전하는 반장은 무척이나 기뻐하는 표정인 것 같다.


  "교무실 갔다가 우연히 봤는데, 우리 학교에 교생쌤이 왔어!"

  "교생쌤이라고?"

  "헐~ 진짜! 진짜? 남자? 여자?"

  "글쎄, 얼핏 본거라 정확하진 않을 수도 있는데, 남자 같았는데."
  "에이, 남자라니."
  "남자래! 와아아아!"


  교생. 즉, 교육실습생을 말한다. 사범대학에 다니거나 혹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교직과정을 이수한 대학생이 교사가 되기 위하여 마지막 학년에 실제 학교 현장으로 4주간의 실습을 나오는데, 이 때 학교로 파견되어 나온 대학생들을 교생 혹은 교생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바로 대학의 문턱까지 와있는 데다가 기존의 선생님들을 지겨워하는 학생들에게는 실로 단비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게 바로 교생이다.


  언제나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교생에게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무척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반장이 이야기를 꺼낸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네?"
  "뭐가 신기한 건데?"
  "왜, 보통 교생은 늦어도 5월에 오잖아. 그런데 지금은 6월이잖아? 게다가 대학교는 지금쯤이면 슬슬 종강 시즌인데."
  "음… 정말 그렇네?”
  "우리 학교, 막 차원종 때문에 한 달 넘게 휴교하고 그랬잖아? 그러니까 그런가 봐."

  "아, 그건 또 그럴만 하네."


  신강고등학교에도 교생은 온다. 특히 이 학교의 졸업생 중에도 사범대학으로 진학하는 이들이 있는데, 보통 자신의 모교로 와서 교생실습을 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지만 작년 같은 경우에는 이 학교에 실습을 나온 교생은 없었다. 즉 2학년인 이들은 이 학교에서 처음 보는 교생을 맞은 셈이다.


  어느새 이야기의 주제는 모두 교생으로 바뀌었고, 교생에 대한 저마다의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특히 남자라는 말에 환호하던 여학생들은 저마다의 낭만적인 생각에 빠져들었고, 그건 서유리 역시 마찬가지인 듯하다.


  “분명 멋진 쌤…, 아니 오빠겠지?”
  “야, 서유리. 꿈 깨, 누가 너 같은 왈가닥이랑…”
  “아… 멋진 오빠…”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이세하는 다시 남은 시간을 쪽잠에 쓰기로 하고, 다시 책상 위에 웅크린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다음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다. 결국 잠도 ** 못하고 시간만 보낸 이세하는 크게 한숨을 내쉬곤 몸을 일으켜서 주섬주섬 가방 안에서 책들을 꺼내 든다. 곧 수학 선생님이 앞문을 통해 들어오고, 곧바로 그날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잠시 이세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푸른 하늘 저너머 어딘가에서 아직 싸우고 있을 동료들을 생각하면서.


  "제이 아저씨, 유정 누나, 테인아…"



  ◆ 3-2


  그 누구보다도 지금 현재 전장에 나가 있는 클로저들은 이 거센 저항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뉴욕의 외곽 지역, 도시의 가장 외곽지역에 집합한 차원종의 군세는 멀리서 본 것과는 또 다르게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로부터 2일 전, 해가 바다 위로 떠오르기가 무섭게 시작된 뉴욕해방작전 - 이 이름은 현재 뉴욕에 집결한 클로저를 총 지휘하고 있는 김유정이 지은 이름이다 - 은 원거리 공격에 특화된 클로저들의 위상력투사로 싸움의 시작을 알렸다. 

  가능하다면 당일 날에 모든 것을 끝내버리기로 마음 먹고 시작된 작전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규모의 차원종들이 있고 동시에 차원종들의 저항이 너무나도 격렬했기 때문에 작전의 완료는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차원종보다 더 강력한 것은 역시 클로저였고, 세계 각지에서 파견된 클로저들은 더욱이 그러했다. 아무리 차원종의 저항이 강하다고 할지라도 무서운 기세와 힘으로 그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클로저들은 점점 승리를 가져오고 있다. 


  3일 째가 되는 지금에 이르러선 많은 구역의 차원종들이 정리된 상태이고, 지금은 세 무리의 차원종들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뉴욕 시간으로 6월 14일 저녁 7시가 약간 넘은 지금도, 태양의 은총으로 아직 지상을 비추는 빛이 사라지지 않아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

  이미 정리된 구역을 토대로 보았을 때, 차원종들은 지휘관급 개체인 고위급 차원종을 중심으로 방어진을 두르고 있다. 그 견고한 방어진을 깨부수고 지휘관급 개체를 처리하면 남은 차원종들은 인근의 다른 개체들과 연합하거나 스스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즉 관건은 지휘관급 개체를 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방어진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녀석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고, 따라서 클로저들은 방어진을 뚫어야만 한다. 이 때 격렬한 전투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이미 많은 차원종들이 정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차원종들과 클로저들 간의 전투는 격해져만 가고 있었고, 이 정도로 며칠 간에 걸쳐 서로 얽혀 싸우는건 차원전쟁 이후론 가히 처음이라고밖엔 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군단 규모의 차원종과 대대적인 싸움을 벌였던 건 과거 차원전쟁의 베테랑들이거나 신서울지부의 클로저들 뿐인 것을 보면, 얼마나 세계가 차원종들과의 전투로부터 멀어져 안일해져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아예 클로저들의 전투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18년 전의 차원전쟁 당시에 비해 더욱 향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싸워나가는 지금의 클로저들은 경험의 부족을 기량의 차이로 메우고 있다. 이곳에 모인 클로저들은 모두 세계 각국에서 유니온 총본부의 방어와 지원을 목적으로 파견된 여러 국적의 클로저들이고, 이들은 이 차원종들을 무찌르고 뉴욕을 해방시키는 것을 공동의 목표로 두고 있다.


  해질녘이 가까워지지만 아직 완전히 해가 지지 않았기에 남아있는 빛에 의지하여 싸움을 이어가는 클로저들의 전장에서는 가히 이 세상의 전쟁이라곤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법칙과 비자연법칙이 뒤얽힌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위상력이 가미된 온갖 공격들과 무기들이 전장을 헤집고 다니며, 차원종과의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는다. 애초에 위상력이라는건 본래 현실에 존재하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몇 십 년도 전의 사람들이 이 전투를 보았다면 이들의 전투는 과거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마법사들과 검사들의 전투와 같다고 할 것이다. 그 정도로 이들의 싸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곳에 있는 클로저들은 모두 정식요원 이상의 클로저 요원들이다. 이곳은 결코 수습요원 같은 이들에겐 허락되지 않는 전장 중의 전장이기 때문이다. 여러 클로저들은 정식요원들이 입는 검은색이 감도는 제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곳곳에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흰색의 옷들을 입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유니온의 전력 중에서는 극히 소수이지만, 전투력에 있어서는 인원 구성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정식요원이나 수습요원들보다 아득히 높은 구성비를 차지하는 이들이다. 유니온에서는 이들을 특수요원이라고 부른다.


  흰색의 제복을 뽐내듯 적진 사이를 무자비하게 종횡하는 이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건 자신의 키나 몸집보다 훨씬 커다란 랜스를 무척이나 가볍게 휘두르는 은발의 소년이다. 딱 보아도 초등학생 정도의 나이를 가졌을 법한데도, 그가 입고 있는 옷은 특수요원복이다. 게다가 그가 차원종을 처리 - 사냥 - 하는 실력도 어지간한 클로저들은 혀를 내두르는 정도이니, 실력면에선 결코 꿇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근처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차원종들을 처리하는 또 다른 노련한 베테랑으로 보이는 이가 있었는데, 그 역시 백색의 제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보아 아마 소년과 같은 특수요원일 것이다. 

  소년의 공격이 일격마다 힘이 담겨 있다면, 이 사람의 경우엔 공격마다 최대한의 힘을 쏟아붓기보다는 가장 작은 힘을 들여가면서도 확실히 일격에 차원종들의 숨을 끊어놓는 방식으로 완급조절을 해나가는 공격법으로 차원종들 사이를 휘젓고 다닌다. 


  "테인아, 무리하지 마라!"

  "아저씨, 정말 재미있어요!"

  "이 녀석, 싸움이 뭐가 재미있다는거냐!"

  "우웅? 이건 싸움이 아니에요. 사냥이라고요!"


  눈 앞에 보이는 차원종들을 하나씩 처리해가며 두 클로저들은 차원종들이 구축하고있는 방어진을 한 겹씩 벗겨내고 있다. 그들이 선봉으로 서서 강력한 화력으로 견고한 차원종들의 벽에 구멍을 낸다면, 그들의 뒤에서 함께 공격해가는 또다른 위상능력자들은 더욱 그 구멍을 넓혀가며 결국 방어진을 분쇄해나간다. 


  이 위상능력자들은 독특하게도 어떤 제복을 입고있지 않고 저마다 다른 옷을 입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은 무척이나 편해보이는 청바지 차림의 전투복장을 입고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다소 불편해보일 것 같은 세미정장 차림이다. 그나마 그들이 클로저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건, 그들의 상의에 걸려있는 임시요원증 뿐이다. 그래서인지 얼핏 보면 이들은 민간인일까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이들은 얼마 전에서야 유니온에게 정규 클로저로 인정받은 실력파 위상능력자들인 늑대개 팀이다. 

  이들은 현재 유니온 총본부가 데이비드의 습격에 의해 받은 피해를 한창 복구중이기 때문에, 그들이 입을 요원복은 지급받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그들이 결코 유니온의 정식요원들보다 못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아득히 압도하는 처리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기업 벌처스가 불법적으로 길러온 처리부대의 위상능력자들은 그들의 존재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온갖 불합리와 부조리 속에서 살아남아야만 했고, 그렇기에 그들은 결코 자신들의 실력을 기르고 자기를 훈련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들에겐 약함은 곧 죽음과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 명의 전투원들과 함께 그들을 통솔하는 현장 지휘관이며 또 다른 전투원인 험상궂은 얼굴의 중년 남성은 자신의 전투를 이어가면서도 통솔하는 팀원들의 상태를 살핀다.

 

  "나타, 너무 앞서나가지 마라!"

  "헹! 이 정도론 날 만족시킬 수 없단 말야!"

  "오랜만의 싸움이라고 한껏 날뛰고 싶다는건가. 어쩔 수 없군. 하피, 네가 나타를 도와라."


  자신의 통제를 무시하고 호전적으로 싸우고 있는 팀원을 위해 또 다른 팀원을 곁에 붙이려는 것일까, 근처에 있던 금빛의 단발 여성에게 중년 남성은 말했다.


  "트레이너 씨, 그건 명령인가요, 부탁인가요?"

  "물론 명령이다."

  "트레이너 씨가 조금 더 부드러운 남자라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잡담은 그만둬라. 여긴 싸움터다."

  "알았어요, 걱정마요. 나타~ 함께 차원종들의 위령을 위한 춤이라도 추시겠어요?"


  어느새인가 그녀는 청발의 소년에게 가까이 다가가 묻는다. 그러나 소년에게서 돌아오는 반응은 매우 쿨하다.


  "그딴건 필요없어! 그런 춤을 출 시간에 한 놈이라도 더 썰어버리고 말지."

  "그렇다면 당신의 춤사위에 맞춰주죠. 누가 더 많이 차원종들을 잡았나 내기라도 하시겠어요?"

  "그것 재밌겠군! 바로 시작이야!"

 

  "좋아요. 그럼 어디, 제 춤과 당신의 춤을 비교해볼까요?"


  한 쌍의 클로저가 앞다투어 방어진 깊숙이 침투한다. 스피드에 있어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무척이나 재빠른 두 사람이기에 이 정도는 무척이나 쉬운 일이었고, 마치 돌풍과 같이 휘몰아친 습격에 차원종들은 미처 대항하지도 못하고 바스라져 이 세상을 뒤로 한다. 나타와 하피가 뚫어놓은 길은 몇 사람이라도 충분히 들어갈 정도인데다가 그 틈을 당장 수복할 수 있을 정도로 차원종들의 대처가 발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뒤를 그들의 동료들이 따라들어가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트레이너를 중심으로 하여 세 명의 팀원들이 강력한 공격을 적들에게 퍼부으며 앞서 간 이들의 뒤를 뒤따른다. 결코 차원종들 각 개체가 약한 것이 아님에도, 그보다 늑대개 팀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아무런 문제없이 적들을 유린한다. 


  한참이나 적을 쓸어버리고 있던 나타와 하피의 앞에 낯선 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보다 앞서서 차원종 무리 속으로 파고든 검은양 팀의 클로저들이다. 한참동안 마주하는 것은 차원종이었을 뿐인 제이와 미스틸테인은 자신들의 앞에 등장한 낯익은 얼굴에 화색을 띄웠다.


  "나타 형! 하피 누나! 오셨군요!"

  "이런이런, 아무리 뒤쳐져도 너무 늦었다고."

  

  주변의 차원종들을 한바탕 저멀리 몰아내고서 그들의 말에 대한 답으로 나타가 소리치며 웃는다.

  "헹! 그렇다면 앞서 갔으면서도 이런 잔챙이들 하나 빨리 처리못하고 있던거야? 퇴물들이나 다름없군?"

  "말다툼할 시간 없어요. 빨리 가도록 하죠. 저기 저쪽에서 심상찮은 위상력이 흘러나오는걸 보니, 보스 녀석이 있는 것 같아요."


  하피는 나타와 제이 사이의 말다툼이 될 만한 소지를 아예 잘라버리고, 새로운 화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지혜로운 화제전환은 효과적이어서 모두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며칠 동안이나 질질 끌어온 싸움을 재빨리 끝내는 것이 그들의 공통적인 바람이었고, 그들에게 할당된 이 차원종의 무리를 모두 다 쓰러뜨리지 않고서도 격파할 수 있는 방법은 이 무리를 지휘하는 개체를 없애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모두의 시선은 하피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으로 향했고, 그들은 말보다 발이 더 빨리 움직였다. 이제 두 명에서 네 명으로 클로저의 수가 늘어나자, 더욱 빠르게 적들의 방어를 뚫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뚫어놓은 곳을 통해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트레이너를 비롯한 다른 늑대개 팀원들은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윽고 앞서서 적들의 방어를 뚫고 있는 이들 가까이까지 따라붙은 트레이너는 조금씩 적들의 저항과 함께 적들의 강함이 눈에 띄게 전과는 차이가 나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차이는 적들의 수장이 코앞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증거나 다름없기에, 자신의 위상력을 남기지 않고 완전히 여기에 쏟아부을 생각으로 그는 한 번의 공격을 준비했다.


  "너희들은 보스를 잡을 준비를 해라. 잔챙이들은 내가 한 번에 처리하도록 하지."


  범상치 않은 위상력의 흐름을 느낀 클로저들이 움찔한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강력하게 응축된 위상력의 주인은 당연히 트레이너라는 것을 모르는 이들은 없었다. 그들 중에서는 이 정도로 강력한 위상력 공격을 가할 정도의 이들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가 어떤 공격을 행할 것인지를 알아차린 클로저들은 저마다의 위상력을 마치 방어막처럼 몸 주위에 두르고 그의 공격의 후폭풍에 대비한다. 


  자신의 신체 중에서도 오른쪽 팔에 온 몸을 흐르고 있는 위상력을 집중시킨 뒤, 트레이너는 힘껏 하늘로 부유했다. 공중에서 내려다 본 차원종들의 방어진의 한 가운데에는 기분나쁜 위상력의 주인공이 있었고, 녀석과 그의 눈이 순간 맞았다. 녀석이 보스임을 직감한 트레이너는 싸늘하게 웃음을 흘리고, 녀석과 멀지 않은 거리로 수직낙하했다. 

  그리고 그가 땅에 닿기 전, 자신의 위상력을 집중시킨 팔을 아래로 끌어내려 땅에 가장 먼저 충돌시키자, 무서울 정도의 위상력이 아주 멀리까지 충격파를 일으키며 빠르게 퍼져나간다. 


  "큭! 이 꼰대 녀석, 또 이걸!"

  "정말 오랜만에 보는군, 형의 이 공격은!"


  나타와 제이는 이를 떨며 트레이너의 공격을 평했다. 그리고 한 번의 강력한 공격이 남긴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클로저들은 트레이너가 어떤 공격을 가할 것인지를 미리 알고 있었기에 이에 대한 대비를 해서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전혀 어떤 공격이 올지도 모르던 차원종들은 하나의 대비도 없었고, 결국 그의 위상력에 그로부터 500미터 일대의 차원종들은 말 그대로 바스라지는 운명을 맞았다. 그의 공격이 실로 어마어마해서 일대의 차원종들이 일제히 쓸려나가버린 것이다. 단언컨대 이 죽음의 땅 위에 선 것은 오직 클로저들과 저 멀리에 있어서 살아남은 차원종의 무리, 그리고 지금까지 하수들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던 지휘관급 차원종이 전부였다. 


  "저기, 저 녀석! 보스예요!"


  거친 전투 속에서도 흐트러짐이 없는 숙녀, 바이올렛은 그들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개체를 가리켰다. 그들의 최종목표가 그곳에 있었다.


  바이올렛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미스틸테인은 높이 뛰어올라 자신의 랜스를 한 손으로 쥐고서 금방이라도 투척할 자세를 유지했다. 탄성의 임계점까지 위상력을 끌어모은 소년은 그대로 창을 쏘아낸다.


   "투척!"


  소년의 말과 함께 던져진 랜스는 총알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날아들며 은은한 초록빛의 섬광과 함께 지휘관급 개체를 관통한다. 그대로 몸이 꿰뚫린 차원종은 무척이나 괴로워하며 고통의 괴성을 질렀다.

  모두가 알고 있는 미스틸테인의 정체 - 차원종의 창을 다루는 도구이며 무기 - 때문인지, 그의 공격이 더욱 차원종들에겐 효과적이라는 것을 모두는 쉽게 알아챘다. 그렇기에 저렇게 일반적인 공격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을 차원종이 고통에 겨워 울부짖고 있는 것이리라.


  적을 관통하고 그대로 땅에 꽂힌 랜스는 마치 말뚝처럼 적을 봉인한다. 어쩌지도 못하고 그대로 움직임을 차단당한 차원종은 자신이 적들의 공격에 고스란히 노출되어있다는 것을 눈치챘고, 빨리 자신의 하수들이 있는 저멀리 후퇴하기 위해 발버둥친다. 그러나 그의 움직임을 봉하는 거대한 못 - 미스틸테인 - 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이드!"

  "맡겨주십시오!"


  그 다음으로 달려든 이들은 바이올렛과 하이드였다. 환상의 콤비라고 부를 수 있는 그들의 현란한 움직임은 적의 몸을 크게 베어냈고, 이는 꽤나 강력한 데미지를 주었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공격이 성공했음을 알고 곧바로 옆으로  빠져서 다음 사람의 공격이 곧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두 사람의 뒤를 이어 공격한 것은 하피와 제이였다. 별다른 무기를 사용하기보다 자신들의 주먹과 다리를 무기로 사용하는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더 차원종에게 접근하여, 그들만의 '한 방'을 적에게 선사했다. 둔탁한 타격음이 두 번 들리고, 차원종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자신들의 지휘관이 당하는 모습을 보며 저 멀리에서 다른 차원종의 무리들이 급히 달려왔지만, 그들이 보호해야할 대상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그들은 멈춰서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들의 상급자를 공격하지 않은 또 다른 클로저들이 자신들의 앞을 막아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원종들은 이 앞에선 이들이 무척이나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선뜻 달려들지 못하고 이만 갈고 있을 뿐이다.


  저벅저벅, 초원의 전장 위를 걸으며 트레이너가 차원종 가까이 다가왔다.

  금방이라도 숨이 꺼질 것만 같이 차원종은 고통의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숨만 헐떡거리고 있었다. 녀석에게 트레이너는 말을 건넸다.


  "말해라, 차원종. 어째서 이렇게 대규모 침략을 감행한거지?"

  "우리는 살아남고, 싶었을 뿐이다."

  "살아남고 싶었다라. 그렇다면 너희의 차원에서 가만히 있었으면, 이렇게 피차 피곤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의 세계는, 이미 불바다가 되었다. 우리는, 싸움의 화마로부터, 도망한 이들에 지나지 않는다."

  "불바다? 싸움? 그게 무슨 소리지?"


  트레이너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차원종의 세계가 싸움 속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질문에 차원종은 답한다.


  "너희가 우리의 세계로 돌려보낸 아자젤…, 놈은 우리의 '주인님'을 죽이려 들었다. 놈은 주인님의 영지를 침략했고, 무자비하게 주인님의 종들을 학살했다. 우리는 그곳으로부터, 도망쳐온 것이다."

  "너희의 주인이 누구지?"

  "하아… 눈 앞이 희미해져, 가는구나…"

  "말해! 너희의 주인은 누구냐!"

  "주인님… 이 종은 먼저, 눈을 감겠나이다"


  트레이너의 다그치는 말에도 불구하고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허드슨 강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차원종의 몸은 빛의 가루가 되어 흩날릴 뿐이다. 


  지휘관급 개체가 사라지자 다른 잔챙이들은 모두 뒷걸음질 치더니 곧바로 사라져버린다. 아마도 자신의 차원으로 돌아간 모양이다. 도망쳐가는 그들을 굳이 쫓지는 않았지만, 답이 돌아오지 않은 차원종의 알 수 없는 말을 트레이너는 곱씹으며 자신만의 생각에 잠겨들었다. 

  다른 클로저들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드넓은 평원 위에서 더 이상 차원종은 찾아볼 수 없다. 다른 클로저들이 남은 차원종의 무리를 모두 격파한 모양이다. 저마다 승리를 자축하며 기쁨의 함성을 지르는 이들만이 이 땅 위에 서 있다. 


  뉴욕해방작전은 인류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인류의 승리를 바라보기 위해 기다렸던 태양은 승리를 확정짓고 얼마되지 않아 완전히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고, 대신 하늘로 치솟은 달과 별들이 자신들의 빛을 이 땅에 채워가고 있다.

  현재 뉴욕의 시간은 2020년  6월 14일 저녁 8시를 향해가고 있다. 




 

  분량이 너무 많아 업로드가 되지 않아 둘로 나누어 올립니다. 

  다음 화(3-2)에 계속 내용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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