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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3 국제공항 13화 욕망으로 가득찬 불꽃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검은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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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2.06.06
  • view10002
24년도 개정판으로 내용이 변경되었습니다.



"훌륭하세요. 위상변곡률이 안정적인 수치까지 내려왔어요."
    
"카밀라나 테러리스트들이랑은 다르게 큰 상처낼 걱정이나 신경쓸 필요가 없었더니 편했어요."
    
테러리스트이긴 해도 원한도 없는데 힘을 행사하던게 마음에 걸리긴 했다. 차원종 놈들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없지만.

"다행이네요. 그래서 그런 건지 당신의 마음이 좀 편해진게 느껴지거든요."
    
"정신 감응이란 그런 것도 알 수 있어요?"
    
"네, 마음을 읽을 수는 없지만.. 감정의 상태나 기분같은 건 느낄 수 있거든요. 감각적인 부분이라서, 설명드리기는 어렵지만요."
    
"그건 아가씨만이 발현시킨 특성의 일부란다. 아가씨가 상냥한 사람이라는 뜻이지."

뷜란트가 재빨리 내 몸을 빌려 말했다. 아니, 근데 은근슬쩍 폭풍칭찬이네?

"그러니까 아가씨, 우리 아가 마음 케어 좀 잘 부탁하마. 난 자주 있어주진 못하니까."
    
그렇게 용건만 말하더니, 순식간에 떠나가 버렸다. 
    
"좀.... 마음대로 나오지 좀 말라고....응?"

영감에게 불평하려던 중,

"수현, 거기서 뭐하고 있어?"
    
어디론가 향하는 수현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저쪽은 작전구역인데 왜 가고 있는 거지?

".....가야 해."
    
"서피드 님께, 가야 해......"
    
"서피드 님에게..... 가야 해......"
 
어느샌지 몰라도 민수현은 서피드의 인분이 묻어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야, 수현! 정신 차려!"
    
"서피드예요! 서피드의 인분이 거점까지 흘러들어왔어요! 붙잡아주세요. 제가 정신을 원래대로 돌려놓을게요!"
    
"미안해, 수현. 얌전히 잡혀있어라....!"
    
재빨리 실을 펼쳐 수현을 구속하자 감찰관이 수현의 이마에 손을 얹어 힘을 흘려넣었다.
    
"서피드 님... 서피드 님...."
    
서피드를 연호하던 민수현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감찰관, 금방 다시 멀쩡해지겠죠?"
    
"네, 카밀라 양 때처럼 직접적으로 지배된 상황도 아니니까요. 다른 테러리스트들처럼, 잠깐 잠들고 일어나면 원래대로 돌아올 거예요."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이 인분, 어느 정도 묻으면 정신을 빼앗기는 거 같죠?"
    
"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이대로 가면 다른 팀의 지원이 오기 전에, 우리측 비위상능력자들이 전우치에게 넘어갈지도 몰라요."
    
"이 거점을 포기하거나, 인분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텐데...."
    
"그렇다고 거점을 포기하고 물러나면 그 놈들 이때다 하고 도망칠 거 같단 말이죠."
    
"맞아요. 이 상황에서 거점을 포기할 수는 없어요. 인분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게 좋겠어요."
"당장은 임시방편밖에 안 되겠지만, 잠시 탑승동 내부에서 교전을 벌여주세요. 환기 시설을 최대한 가동시켜, 공기 중의 인분을 최대한 내보내 볼게요."
    
"저도 제 나름대로 환기하고 올게요."

서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러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
    


타닷!
    
"첫번째 검."
    
카가가각-----!
    
"와라, 첫번째 칼날."
    
검으로 공항 천장과 창문들을 깨부순 후, 구현한 칼날들을 허공에서 회전시켜 주위에 남아 있는 인분들을 끌어모아 밖으로 날려버렸다.
건물에 바람구멍내서 양심은 좀 찔리지만 비상상황이니까.... 변상비.... 많이 나오려나...?
    
"하지만 역시 이 사태를 막으려면 그 아이를...."

서피드를 처리한다. 너무나도 확실한 해결법이지만.... 할 수 있을까? 변해버리긴 했어도 내 손으로, 그 아이를 처리한다고?
    
"........하. 일단 그 변 태 놈부터 잡고 생각해봐야겠다."

결론 내리지 못한 채로 일단 거점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중,


"....누구지?"


깔아두었던 실을 통해 사람으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감지되었다.

"이쪽은 내가 맡아서 아무도 안 올텐데....?"

이상함에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그곳엔,
    
"어라, 또 뵙는군요."

전우치가 태연한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두번째 검, 극섬!"
    
콰아아아아아앙--------!!!!
    
문답무용으로 검을 휘둘렀지만, 그새 환각을 펼쳤는지 그에게 아무런 상처도 나지 않다.
    
"하핫. 여전히 거칠게 인사하네요. 꽤나 갑작스러운 질문입니다만, 베토벤은 좋아하십니까?"
    
"알 바냐. 좋아했어도 네 놈때문에라도 싫어지겠다."
    
"그런가요? 저는 베토벤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특히 제 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 제 4악장 부분을요. 라라라라 라라라라~♬"
    
"아, 그래? 그럼 실컷 부르든가. 오늘 그 곡을 네 놈 장송곡이 될테니까!!"

평온하게 노래나 부르는 저 모습에 검을 휘둘러 주위를 마구 날려버리기 시작했다. 문제가 있다면....
    
"글쎄요. 지금의 당신으로썬 조금 벅차보이는군요. 당신, 역시 환각을 간파하는 능력이 꽤 불안정한가 보죠? 전에 공격했을 때는 저를 작정하고 맞추려고 했는데, 이번엔 그런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거든요. "

역시, 눈치챘나. 남몰래 혀를 찼다.
    
"시끄러. 환각 뒤에 숨은 주제에 더럽게 조잘조잘 거리네."
    
"당신이 제가 어디있는지 파악 못하는 건 아직 눈을 뜨지 못해서 그런겁니다. 당신이 다른 신께서 선택하신 몸이라 해도 역시 저나 벗처럼 눈을 뜨는 것은 무척이나 고된 길이니까요."

진심으로 저 입을 꿰메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영원히 막는 방법 없나?
짜증내며 검기를 발출하려는 도중,
    
[아가, 잠깐 나가도 되겠냐? 저 멍청한 아이에게 할 말이 있다.]
    
[...? 알았어.]
    
뷜란트가 진지한 목소리로 요청하자, 일단 그에게 몸을 잠시 내어주었다.
    
"눈을 뜬다라.... 꽤 웃긴 말을 하는구나. 어리석은 아이야."
    
"위대한 불꽃을 섬기는 도사, 전우치가 위대한 존재를 뵙습니다."

확연히 바뀐  분위기에, 뷜란트를 인식한 전우치는 그에게 예를 갖춰 인사했다.
    
"위대한 분이시여. 결례지만, 방금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감히 물어도 되겠습니까?"
    
"말 그대로다. 너희를 사랑한 그 아이의 뜻과 반대로 가는 주제에 눈을 뜨니 뭐니 하는 게 웃기단 말이다."

그 아이? 누구를 말하는 거지?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말하는 영감의 말에 의문이 들었지만, 물어볼 틈도 없이 뷜란트는 자기 말을 이어갔다.
    
"자기 아버지의 의지조차 거스를만큼 그 아이는 너희를 아끼고 사랑했다. 그런데 네 놈들은 그 마음을 짓밟고 모독하고 있으면서 눈을 떴다고? 하, 욕망에 가득찬 불꽃따위에 타버린 눈이 무엇을 깨닫고 떴다는 거냐."
"이름도, 권능도 지금은 잃어버린 나지만, 이것만은 네놈들에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그에게 있어 욕망의 불꽃으로 타들어간 눈을 가진 너희는 그저 한 순간의 유흥이며 재밌게 움직일 수 있는 장난감 따위에 불과할 뿐이다."
    
"유흥과 욕망으로 불태워진 너희는 진정한 눈을 뜰 수 없을 것이며, 이루고자 한 것들은 너희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갈 것이다."
    
"특히, 네겐 한 마디 더 해주지. 네가 진실되게 믿었던 너 스스로 망가뜨린 네 신은 다신 네게 돌아가지도, 널 위한 행동도, 생각도, 마음도 다시는, 영원히 하지 않을지니, 네가 만든 환상 속에서 너는 절망하며 무너질 것이다!"

    
"닥 ! 위대한 불꽃께서 선택하신 우리가 눈을 못 떴다고? 파멸할 거라고? 헛소리 하지 마!"
"불신자 따위들 같은 불경한 소릴하는 네놈따위가, 신일리가 없어!"
    
"그 불경함, 그 몸을 바치고 불태워서 속죄하도록 해라, 이단!!"
    
전우치는 저주와도 같은 말을 듣곤 분개하더니, 총을 들고 난사하기 시작했다.
    
"이단이라, 멋대로 불러라.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이 아이가 너희를 모조리 지옥으로 던져줄테니까.....!"

"오거라, 갑주."

투득, 꾸드뜨득

뷜란트는 갑피를 몸에 둘러 전우치의 탄환을 모조리 받아내며 무력화 시키곤,
    
"첫번째 창."

아무것도 없는 구석을 향해 창을 던졌다.

슈우우우욱!!!  콰각!!!!

"크악...!"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비명이 울리더니,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전우치가 급하게 창을 피하는 모습이 드러났다.
    
"어떻게... 찾아낸거지? 환각을 간파하는 능력을 사용한거냐....?"
    
"오래 살다보면 감각의 이질감을 찾는 것 정돈 쉽단다. 늙은이에게 시간을 주면 안 되지."

미세한 감각의 어그러짐을 감으로 찾아내 파훼했다는 엄청난 소리를 태연하게 말하며, 창을 들고 전우치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자, 아까처럼 노래나 계속 불러보려무나?"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는 순간,

부우우우우우-----!!
    
날카로운 날개짓 소리와 함께 돌풍이 일더니, 무언가가 영감과 전우치 사이에 끼어들어 거리를 벌려놓았다.
    
"하아, 매니저. 왜 이런 곳에서 안티팬과 노는 거예요?"
    
"서피드..."
    
뷜란트는 차원종이 되어버린 아라의 이름을 나지막이 내뱉었다.

"제 공연을 좀 더 신경써주세요. 안태팬의 관리보다는 팬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요. 관객의 숫자가 많이 줄어들어서 슬프기도 하고요."


"이런, 서피드님. 때마침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마터면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  못한 채 죽을 뻔 했군요."
    
"자, 매니저. 일어서세요. 다음 공연을 준비해 팬들의 발걸음을 되돌려야 하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어딜 가려는게냐?"

뷜란트는 주위에 칼날을 구현해 서피드와 전우치를 포위했다.

쿵------------

그 순간, 무언가가 울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스스로 파멸을 재촉하는군요. 키키키킥....!]

"으...읏....!"

누군가의 비웃음과 함께, 영감과의 연결이 끊기며 몸의 주도권이 강제로 돌아와버렸다.
동시에 칼날의 포위가 눈에 띄게 느슨해져, 서피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우치를 잡아 저 멀리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단의 개, 다음엔 그 몸을 챙기러 와주마. 이단이라도 그 흡혈귀처럼 몸뚱아리는 쓸 수 있을테니."
    
내겐 같잖던 호의마저 사라진 전우치는 차갑게 말하며 떠나갔다.

"읏.... 거기....서."
    
서피드와 전우치를 향해 활을 당기려 했지만,

떨그렁-----

갑작스런 주도권 회복 탓인지 극심한 탈력감에 무기도 실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활조차 떨어뜨렸다.
    
".....젠 장."
    
    
    
*******
    
     
    
"으으, 죄송해요. 자기자신이 지배당할 가능성도 생각해뒀어야 했는데...."
    
"됐어, 그런건. 그보다도 몸은 괜찮고?"
    
"네. 괜찮아졌어요. 혹시 몰라 저수지나 캐롤리엘 씨도, 감찰관님이 살펴보셨는데 큰 문제 없었다네요."
    
"다시 똑똑한 민수현 씨가 되어서 다행이에요!"
    
"그러게. 그나저나 최대한 인분 제거를 하긴 했는데 제대로 된 대책이 필요할 거 같아."
    
"이미 대책이 마련됐어요. 미래 씨가 그림자를 펼쳐 거점과 외부로의 유입을 차단하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여러분이 시간을 벌어주시는 동안 분진도 바깥으로 내보냈어요. 당분간은 안전해졌다고 봐도 되겠죠."
    
"힘을 넓게 부분적으로 사용하려면 꽤나 집중이 필요해서 피곤할텐데, 괜찮아?"
    
"응. 조금 피곤하지만... 아직은 버틸 수 있어."
    
"그럼 역시 서둘러야할 필요가 있겠네."
    
"그러게. 그런 의미로 그 변 놈이랑 서피드가 계속 설치고 있는데요, 슬슬 걔네도 요절을 내야하지 않을까요?"
    
"전우치나 서피드라면.... 만났어. 잠깐 싸웠는데.... 죽이지는 못했어."
    
"이쪽도 마찬가지다. 그 차원종, 점점 강해지는 것 같더군."
    
"슬슬 서피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된 것 같아요. 그 차원종은 아주 특별한 차원종으로 보여요. 여러분의 공격도 잘 안 통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름대로 서피드에 대해 조사를 해봤는데, 제가 알 수 있는 건 이름의 유래 정도였어요."
    
"녀석은 자신의 이름을 [서피드]라고 자처했어요. 엄연히 우리 차원에서 쓰는 단어를 자신의 이름으로 붙인 거죠."
    
"무슨 단어일까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어느 곤충의 이름이더라고요."
    
    
    
"꽃등에. 그런 뜻을 가진 단어였어요. "
    
    
    
*******

    
    
[너 스스로 망가뜨린 네 신은 다신 네게 돌아가지도, 널 위한 행동도, 생각도, 마음도 다시는, 영원히 하지 않을지니, 네가 만든 환상 속에서 너는 절망하며 무너질 것이다!]
    
    
"하, 나의 신이 그럴거라고? 웃기지 마. 벗은..... 나의 벗은 반드시... 반드시 돌아올거야."
    


*******



외부차원의 어느 유폐 공간,

"...."

자온의 모습을 닮은 뷜란트의 분신체가 정신을 잃은 채, 말라버린 나무 밑에 기대고 있었다.

[킥킥. 지독하시네요]

그런 그의 주위로, 검게 일그러진 무언가들이 그를 비웃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죄가 한 없이 당신을 끌어내리고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은척, 버티면서 하고 싶은 말씀은 다 하시다니]

[당신도, 그 남자도 참 지독합니다]

[....어차피 이젠 답도 하기 힘든 지경이시겠죠]

[이젠, 편안히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키득, 키득]

[꺄르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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