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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5 부산 15화 몰락한 신앙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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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3.12.02
  • view6699

2023년도 어느새 마지막 달이네요! 많이 춥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오늘도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작합니다









임시클로저들은 민수현이 건네준 자료를 받으며 그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한다.


"제가 신서울에 있었을 때.... 아오에게 부동산 등기부를 요청한 적이 있었어요. 쓰레기 섬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알고 싶었거든요. 찾아보니, 어느 노인의 이름이 나오더군요. 전우치가 속한 교단의 관계자겠죠."

"도련님의 요청으로, 저는 그 노인이 소유한 토지들을 조사했습니다. 이상하게도, 작은 면적의 섬들 몇 개를 더 가지고 있더군요. 모두 사유지로....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섬이었습니다."

"만약... 그 섬들이 모두, 쓰레기 섬과 같은 곳이었다면?"
"섬의 주인과 전우치의 대화중, 의미심장한 부분들이 있었어요."



<기억에 있다.... 죽은 나의 파편을 그러모은 자들 중 하나로군.>



<허나, 격전 끝에 뿔뿔이 흩어진 각하의 육신 중에서 어떤 것이 살아날지 몰랐기에.... 저희들은 모든 파편에 양분을 공급해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추측은 이래요. 아폴리온의 사후, 교단은 조각조각난 잔해를 수습.... 그 후에는 쓰레기 섬같은 곳을 몇 군데나 만들어서, 각각의 섬에 조각난 잔해들을 둔 후에.... 그것에 양분을 주며, 부활을 꾀했던 거죠."

"죽은 차원종에게 양분을 공급한다고 되살아날 수 있나?"

"너희에게는 알려지진 않았겠지만, 조건을 채우면 어떤 식으로든 부활하는 개체도 있긴 한단다. 지금의 아바돈도 그런 식인게지."

"교단은 몰랐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은 광신도잖아요. 우리처럼 불가능하다고는 생각치도 않았을 거예요."
"죽은 나무에 물을 줘도 살아날 리 없는데, 그들은 한결같은 믿음으로 아폴리온의 잔해에 양분을 공급했어요. 원래 아폴리온이 지닌 특성인지, 아니면 어떤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것인지....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아폴리온은 교단의 믿음에 응답해주었어요."

"돌겠네. 그런 개막장 같은 섬이 또 있다고요?"

"....아마도요."

"서피드를 쓰러트린 후, 섬의 주인은 지상을 활보하며 독을 뿜어내고 있어요. 이게 이어진다면, 기껏 설치한 정화장치도 과부하를 일으키겠죠."
"섬의 주인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발을 묶어두고, 부산의 모든 전력을 끌어모은 리버스휠의 주포로 포격을 가한다. 이 작전은 변함이 없어요. 녀석을 시가지 밖으로 유도하고, 움직임을 멈춰보죠."

"그 전에 주변에 차원종들이 다시 몰려드는게 느껴지는구나. 그것부터 먼저 처리하자꾸나. 아, 루시 아가. 너는 나랑 같이 나가자꾸나. 할 얘기가 잠깐 있으니."

임시클로저들이 각자 짝이 이룬 후, 주변의 차원종들을 처치하러 나선다.




******




"헛차... 이 정도면 정리 됐으려나."

"그럼 이제 무슨 얘기하실지 좀 알려주시겠어요? 아까부터 대답도 안 해주시고 마물들만 잡고 계시잖아요."

할 이야기가 있다던 뷜란트는 끌고 온 루시와 거의 얘기도 하지 않은 채 우직하게 차원종들만 처치하고 있었다.

"하하, 미안하구나. 네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보려 그랬단다."

"제 상태요?"

"이 늙은이한테까지 숨길 필요 없단다. 네가 몰래 조금씩 아바돈의 독을 흡수하고 있는 거 알고 있으니 말이다."

뷜란트의 말에 흠칫하곤,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알고.... 계셨나요?"

"그럼. 너희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여유있던 목소리가, 급작스레 진중해진다.

"루시 아가, 물론 네가 더 잘 알겠지만 그대로 이 독을 흡수하는 건 위험하단다. 사람들을 위한다고 독을 빨아들이고, 그 독을 중화하기 위해 사람의 위상력을 흡수하겠지. 그걸 반복하다보면 사람이 달콤하다고 느끼는 위험한 상태가 될테고. 종래엔... 사람 밖에 먹질 못 할게다."

"....전우치 그 자가 너를 비꼴 때 말하던 흡혈귀처럼 말이다."

"저도 알고 있어요.... 알고.... 있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뷜란트. 그 말에 충격을 받은 걸까, 루시의 목소리가 흔들리고 흐려진다. 뷜란트는 그런 루시를 잠시 바라보더니 거칠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뭐라 하는 것이 아니란다. 선택하는 건 언제나 너희의 의지로 하는 게니까. 희생하더라도 타인을 위하고, 그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것이 너희 인간이였기에, 나는 그런 너희가 사랑스러우며 기대를 하는 거란다."
"다만, 나처럼 혼자 묵혀두진 말거라. 네겐 좋은 친구들이 있으니 말이다. 네가 그렇게 되더다도 그 아이들은 너를 꼭 구해줄테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말하거라."

"....네, 알겠어요. 언젠가 꼭, 다른 분들께 알릴게요."


루시는헝클러진 머리를 다시 정돈하곤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독은 적당히 흡수하거라. 지금 제법 위험한 상태니. 자, 그럼 돌아가.... 미래 아가? 철수 아가? 이쪽은 어인 일이더냐?"

거점으로 발길을 옮기려던 차에, 다른 곳에서 차원종을 처치하던 미래와 김철수가 둘과 합류했다.

"차원종 놈들을 처치하고 복귀하던 중에 미래가 무언가 감지했다고 해서 확인하러 가던 중이였다."

"아바돈이더냐?"

"아마... 서피드같아. 섬의 주인보다는 그림자가 좀 작아."

"일단 한번 가보도록 하죠."




******




"그래서, 왜 또 너랑 같이야?"

"그럼 어떡해. 장미숙 씨는 감찰관이랑 같이 거점 방어, 루시는 영감이 데려가고, 미래랑 김철수는 서로가 합이 잘 맞으니까 남는게 나랑 너뿐이잖아."




카아아아악!!!




투닥거리며 주변을 경계하는 은하와 자온. 두 사람을 발견한 차원종들이 그들을 향해 달려든다.



쉬익!!    푸북!   푸부북!!



캬랅!?



허술하긴.



스걱---



자온이 화살로 견제하는 동안, 은하가 그 틈으로 파고들어 차원종들을 처치한다.



챙!!



크르르르....



정예로 보이는 차원종의 갑피에 은하의 단검이 가로막히자,

"와.... 무서워라...."

"숙여."



파앙---!!



국어책 읽듯이 말하며 피하는 은하 뒤로, 자온의 창이 마지막 차원종의 머리를 꿰뚫으며 터트린다.

"...전에 공항에서 얘기 좀 해보려던 거, 정신없어서 잊고 있었는데 마침 잘 됐네. 너, 서피드...읍....?"

갑작스레 자온이 은하의 입을 틀어막는다. 당황한 은하가 자온을 밀치려던 순간, 검지로 쉿 표시를 하며 귀를 톡톡 두드리는 자온을 보곤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자,




.......부우우우우웅------




멀지 않은 곳에서 벌레의 날개짓 같은, 높고 거슬리는 비행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자온은 그제야 은하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풀고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며 앞장선다.

얼마 걸었을까, 이내 두 사람의 시야에 서피드와 전우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한창 말싸움을 하는 중일까, 서피드가 전우치에게 성을 내고 있었다.

"매니저! 당신은 내 몸이 뜯겨나가는 동안 뭘 하고 있었던 거예요!"

"........"

"감히 아빠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내게 모욕을 주다니...!!!"

"........"

"당신은 그런 악당에게 아첨까지 했었죠?"

"........"

"매니저 실격이에요! 매니저 실격이에요!! 하다 못해, 제게 먹혀 영양분이 되도록 하세요!!!"

서피드가 전우치에게 달려들자, 조용히 침묵하고 있던 전우치는

"이젠.... 안 되겠군. 하하, 더이상은 못 참겠어."





탕!!!



서피드의 상처를 향해 총을 쏴 서피드를 제압한다.

"악..... 아아아아아아악!!!!"

"도저히 안 되겠어. 우리 교단은... 차원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분을 모시며 언젠가, 이 땅에 강림하실 신을 기다리는 소명을 가진 채 살아가는데."

"도저히, 너를 신으로 모실 수는 없겠군."

"무슨.... 무슨 짓을하는 거예요, 매니저! 아파요, 아프단 말이에요!"

"시끄러워! 그 추악한 입으로 나를 멋대로 부르지 마!!"


언성을 높이며, 서피드의 상처를 거칠게 짓밟아 헤집는다.

"아악.... 아아아아악!!!"

"그래.... 역시 나의 신은 하나 뿐이야. 이런 벌레 계집애가 아니라...."
"새로운 신앙의 대상을 만들어 슬픔을 잊으려 했던 내가 어리석었어. 내가 숭배할 대상은 오로지 하나...."

"이, 이러지 말아요. 매니저.... 우리, 즐거웠잖아요? 즐거웠잖아요?"

"흐음.... 그렇지, 너한테 계속 말하고 싶었던 건데, 같은 말 두 번씩 반복하는거, 정말 듣기 싫었거든?"




푸우우욱!!




전우치가 쓰러진 서피드의 상처에 총구를 쑤셔박고 다시 장전한다.

"아악!!!! 아파, 아파아아아!!!"

"너한테 위상관통탄을 쏴봤자, 그렇게 대미지를 줄 수 없었겠지. 하지만 상처에 총구를 쑤시고 방아쇠를 당기면, 그럭저럭 아픈 모양이야?"

"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겁 먹지마.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만...."




철컥




"너는 조금 더 두려움에 떨어줘야겠어. 입을 열지 않는 너는, 제법 귀여운 편이니 말이야."

전우치가 미소지으며 총구를 더 깊게 쑤셔박고, 서피드는 더욱 사색이 되며 공포에 비명을 지른다.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용서해주세요! 용서해주세요!!!"




탕!!     탕!!



"아아아아아악!!!!!!"



서피드의 비명이 도심에 울려퍼진다.








....조금 떨어진 곳, 그 광경을 네 명이 침묵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못 볼 광경을 봤군."

"전우치... 당신은 서피드를 신으로 모시는 게 아니였나요? 당신은 대체....!"

....돌아가자꾸나. 우리가 여기 있어도 바뀌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콰가가가가가각-----!!!!



"크읏?! 누구냐?"

갑자기 전우치의 주변으로 무엇인가 쇄도하곤 사라져 버린다. 전우치는 주변을 둘러**만 그 누구도 나오지 않고 적막만이 흘렀다.

"흑.... 흐으으윽....."


"쳇... 어이, 시끄러우니 그만 울고 따라와. "


"흐으으윽...."


"그만 울어!"


"흐윽.... 네."


서피드는 상처를 부여잡으며 얌전히 전우치를 뒤따라갔다.


"전우치를 방해한 거, 뭐였던걸까?"


다른 이들의 작은 의문을 품는 와중, 뷜란트만이 조용히 생각에 잠겨 중얼거렸다.


"아가.... 그렇게 그 아이와 비춰** 않겠다 하더니. 너는.... 역시 너무 다정하구나."




******




터벅   터벅


다른 임시클로저들과 다른 위치에서 그 광경을 목도했던 자온과 은하도 발길을 돌려 거점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야, 왜 그 미 친 놈 방해했어?"


뷜란트가 예측대로, 서피드를 괴롭히던 전우치를 본 자온은 가속의 칼날을 날려 그 행동을 저지시켰었다.


"뭐 서피드가 불쌍하기라도 했던 거야?"


"......"


은하의 물음에도, 자온은 어두운 표정을 하며 침묵을 유지할 뿐이였다.


"후.... 야. 너, 서피드 정체 알고 있지?"



흠칫



"공항에서부터 서피드가 관련된 말을 하거나 움직일 때마다 묘하게 소극적인게 이상하다 했거든. 무엇보다 섬의 다른 아이들이 그 녀석한테 먹혔다고 추측했을 때도 너만 침착했었고."






"....서피드가, 아라인거야?"






거리에 정적만이 흐른다. 자온의 울 것만도 같은 표정을 확인한 은하는 다시 앞을 보며 말한다.


"....맞구나."


"....미안."


"뭐가."


"숨기고.... 있어서..."


"뭐, 공항에 있을 때 물어봤으면 때렸을 거 같기도 한데, 이젠 됐어. 오히려, 그 녀석한테 전할 말을 정했으니까."


"전할 말....?"


"됐고, 얼른 돌아가자고. 다들 기다리겠다."


걸음을 서두르는 은하를 따라, 자온도 무겁게 침체됐던 발걸음을 서두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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