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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5 부산 8화 악의의 씨앗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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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3.09.28
  • view4680
여러분 모두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구독하러 와주셔서 감사드리며,


시작합니다








광안대교 근교, 뒤늦게 자온이 임시클로저들과 합류한다.


"미안, 늦었지."

"괜찮아요. 그것보단...."

콜록..... 콜록, 콜록.....!!!

합류한 자온이 주변을 둘러보자, 대피하는 시민들이 여기저기서 기침을 하거나 몸을 긁는 모습이 보인다.

"이게 어떻게 된거야? 차원종은 클로저들이 다 처치한 거 아녔어?"

"숨 쉬기가 힘들어...."

"엄마, 나 몸이 가려워...."

"아폴리온.... 아폴리온이야. 그 놈이 또 나타난 거야.....!"

"시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아폴리온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도 있어. 당시의 나는 어려서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게 얼마나 끔찍한 재해였는지는 알아."
"일단 다들 흩어져서 사람들을 병원이나 보건소로 안내하자."

"응. 지도도 받았고, 안내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어."

"차원종들은 우리에게 맡겨라."

"우리는 싸우는 거 말고 재주가 없으니 잘 싸우기라도 해야겠네요."

"나는 실로 길안내도 가능하니까 싸우면서 안내도 해야겠다아."

"....짜증나게 하네?"

은하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말하곤, 자온은 얼른 자리를 벗어나 차원종 처리를 시작한다.



******



"눈에 띄게 쇠약해진 시민들은 우선적으로 의료시설로 이송해드리는 중입니다."
"이후에는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는 분들도, 순차적으로 방호시설로 안내해드릴 계획입니다."

아오이는 다시 거점으로 모인 임시클로저들을 맞이하며 현재의 상황을 정리해준다.

"다행이네.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없나보구나. 독의 농도가 옅어서 큰 피해는 나지 않은 것 같아."

"네. 그 점은 다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시민들 사이에서 피어나오는 불안감은 어떻게 할 방도가 없군요."

"이 땅도, 과거 독기 때문에 고통 받은 적이 있다고 하셨지요?"

"응. 아폴리온이라고 부르는 독을 쓰는 차원종이였지. 내 기억은 아니지만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기 짝이 없었어."

"맞습니다. 이곳 부산은.... 한때, 지독한 독기를 내뿜던 그 차원종에게 침공당한 적이 있습니다. 다들 그때의 끔찍한 기억을 잊지 못하는 겁니다."

"내가 듣기로는, 그때 엄청난 슈퍼 클로저가 나타나서 모두를 구해줬다던데?"

"네. 그분은 지금도 부산의 영웅이라 불리죠. 허나.... 살을 도려내고, 그 위에 약을 바른다 한들 흉터가 남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아픔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요."
"그것은 오로지 시간만이 해결해줄 일이지만.... 그것이 아물만큼의 시간은 흐르지 않은 것 같군요."

"잊기에는..... 너무 깊고 큰 상처였으니까요."

자온은 자신 안에 남은 비운의 기억을 떠올리며 말한다.
사람들이 산채로 썩어들어가는 끔찍한 모습. 어디를 가도 독과 메뚜기들로 가득차 도망조차 치지 못하고 썩어들며 천천히 죽어가야만 했던 끔찍한 기억들에 무의식적으로 손에 힘을 꽉 쥔다.

"지면에서부터 올라오는 독기는 대처가 불가능한 수준까진 아닙니다. 섬의 주인이 아무리 무서운 차원종이라 해도, 역시 그 시절의 아폴리온만큼은 아닌 것 같군요."

그 이후로 같은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 모두가 노력한 결과라고 봐야지."

"그러니 잠시 진찰을 해보겠습니다, 도련님. 어디 불편한 곳은 없으신가요?"
"가슴이 따끔거리거나, 이유없이 숨이 찬다거나... 또, 피부가 갑자기 못 견딜정도로 가렵지는..."

"괜찮아. 그 섬에서 캐롤리엘 씨의 주사를 맞은 덕인지.... 조금이나마 면역력이 생긴 것 같아. 섬의 주인이 내뿜는 독이 점점 강해진다면, 나도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최악의 상황에 이르기 전까지는, 나도 이곳에서 모두와 함께 싸우고 싶어. 아오, 너야말로 괜찮아?"

"염려마십시오, 도련님. 화생방 대책은 현대전에서 필수니까요. 개인용 제독세트는 갖춰두고 있습니다. 차원종의 독에 잘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오는, 도련님과 시장님을 두고서 쓰러지지 않습니다."

"이런 분의 보살핌을 받다니, 민수현 씨는 행복한 분이시네요!"

"그러니까 말이야. 복에 겨운걸?"

"그리 말씀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군요. 더욱 힘을 내야겠습니다. 이곳에는 도련님과 교제 중인 분들도 계시니...."

".....응?"

"하아?"

"뭐야, 무슨 이야기인데?"

"수현, 언제부터.....?"

"놀랍군,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대체 언제...."

여성진과 남성진 모두 의문과 놀람의 눈빛으로 한사람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아, 아니예요! 사람을 뭘로 보는 거야! 난 그렇게 난잡하지 않아!"
"그리고 아직 연애에 흥미 없거든!? 관리요원 문제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하다고!"

"시, 실례했습니다! 제가 주제도 모르고....!!"

"주위에 상대가 많은 걸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되는구나. 내 몸이 이래서, 이제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건 너뿐이야."
"하루라도 빨리 어울리는 상대를 찾아서 어른들을 안심시켜 주려무나. 너는 너보다 나이 많은 여성을 좋아했지?"

"....개인적인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 형님."

"어라? 민수현 씨는 연상의 여성이 취향이었군요? 역시 주위에 잘 챙겨주는 누나 같은 분이 계셔서일까요?"

"....오호라, 그래서 연상이 취향이였구나."

"이 얘기,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요....?"

"그래.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섬의 주인이란 곤충형 차원종에 대해서다."
"그쪽의 감찰관이란 클로저와 잠시 상의해본 결과.... 너희가 타고 온 비행정이 탑재된 주포로, 녀석을 요격해보기로 했다."

"아... 서피드 때처럼 말이군요. 하지만, 리버스휠의 주포로도 서피드를 완전히 처치하지는 못했어요. 차라리 센텀시티 쪽에 있다는 신서울측 클로저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보는 게 어때요?"

그말을 들은 민수호가 민수현을 향해 가까히 와보라는 듯 손짓한다.

"하긴, 형님은 클로저들을 싫어하시니... 지원요청을 보내기는 싫으시겠죠."

"쉿.... 목소리를 낮춰라, 수현아. 이제부터 센텀시티 쪽 얘기는 삼가다오."
"그곳은 현재 통제구역이 되었어. 시민들의 동요를 막기위해, 정보를 차단해두었다."

"무슨....? 그럼 그쪽에 있는 시민들이나 신서울측 클로저들은....!!"

"클로저들은 현재 미지의 적과 교전중이다. 시민들은 특경대의 유도를 받아, 수영동 방면으로 이동했지."
"장미숙이나 다른 동료들에게도 입단속을 부탁해다오. 시민들의 동요가 지금 이상으로 커지는 것은 막아야하니. 그랬다간, 그들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올 거야."

"아, 알겠어요. 형님.... 그런데 어쩐지.... 형님답지 않네요. 그쪽의 클로저들을 걱정하시는 것 같아요."

"괜한 소리를 하는군. 부산을 지켜주는 자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것은 당연하지."

"형님...."

"머지않아 주포를 개량해줄 기술자들이 도착할거다. 이걸로 섬의 주인을 격퇴할 수 있다면 좋겠군. 그때까지, 시민들의 피난 유도를 마저 도와다오."

"무슨 얘기했어? 개인적인 문제면 안 듣고."

"아, 아무것도 아니예요. 형님께서 주포를 개량해줄 기술자들을 보냈으니 그때까지 시민들 피난을 도와주라고 하시네요."

"뭐 그렇다면야."

시민들의 대피를 도우러 임시클로저들이 움직인다.
신호가 끊긴 비둘기 옆,

"...미지의 적이라. 서피드 그 아이가 이곳으로 온 이유와 관련 있는걸려나."

민수현과 민수호의 비밀스런 대화를 몰래 들었던 뷜란트만이 조용히 추측하며 다시 자리를 비운다.




******




웅성웅성웅성-----

"이봐, 무슨짓이야! 새치기 하지마!"

"누가 새치기를 했다는 거야? 여긴 원래 내가 서있었다고!"

"콜록, 콜록콜록....."

"아버지, 걱정마세요. 금방 모셔다드릴게요."

"아폴리온이야... 아폴리온이 또 왔어...."

"아닐 거예요. 그 정도로 큰 일이 다시 일어나겠어요?"

"네가 뭘 알아!? 알파나이트가 와줘야 할텐데...."

각종 공포와 불안에 빠진 채로 보건 시설로 이동하는 시민들. 시민들의 이동을 돕는 임시클로저들.

"다들 신경이 곤두선것 같네...."

"이거 완전 난장판이네."

"시민들이 공포 때문에 혼란스러워하고 계시네요...."

"이해는 가. 저항도 제대로 못하고 산채로 녹아가며 죽어가는 감각..... 정말 끔찍하거든."

"일단 아까처럼 흩어져서 시민들을 안내해보죠."

"전투가 가능한 우리는 차원종들을 처리하는 게 좋겠다."

"응. 그러자. 다들 몸 조심해."

"이상있으면 바로 연락들 해요. 바로 감지해서 가고 싶어도 아무래도 도시다 보니 넓어서 실을 다 커버 못 했거든."

"클로저신가요? 살려주세요!"

"네, 도와드릴게요! 다들, 이따뵈요!"

민수현과 저수지는 피난유도를, 임시 클로저들은 피난유도와 동시에 차원종을 처치하러 각자 흩어진다.



****



"입체 맵핑..."

자온이 주변으로 실을 흩뿌리며 주변을 입체로 탐색한다. 건물 내부, 지하, 좁은 골목 등 구석구석 주변을 확인한 자온은 실을 거두어들인다.

"오케이. 낙오된 시민 없고, 숨어있는 차원종도 없고.... 아오, 어지러. 잠시먀 해도 어지러운걸 형님은 숨쉬듯이..."

".....라라"

"음....?"

어지럼을 호소하며 불평하던 중, 어떤 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라라라라 라라라라......"

"이 목소린.....!!"

귀에 익은 노랫소리에 자온은 서둘러 노래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달려간다.

서피드.... 전우치.... 이번에야말로 끝을 보자....!!

노랫소리가 들려온 곳, 전우치와 서피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 옆엔....


"에퉷, 퉤퉷!!!"


전우치에게 붙잡혀 무언갈 뱉어내려는 저수지의 모습도 보인다.

"이 변 태 녀석! 대체 나한테 뭘 먹인 거야!"

"너무 소리지르지 마요. 안 그래도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짜증나니까."


"서피드!! 전우치!!"


"이단인가. 쓸데없이 빨리 오기는..."

입 다물어라. 그 머리통에 구멍내버리기 전에 저수지 안 놓냐....?

도착한 자온이 활시위를 당기며 역으로 협박하자,


"....그러죠."

전우치는 어이없을 정도로 순순히 붙잡고 있던 저수지를 거칠게 밀며 풀어준다.

"콜록콜록.....!"

"저수지, 괜찮아? 무슨 일 없었어?"

"모, 모르겠어... 다짜고짜 뒤에서 입을 막더니, 뭔가를 먹인 것 같은데...."

"후우, 참으로 괘씸한 핑키였죠. 당신만 없었어도...."

"누가.... 핑키라는 거야!?"

"**! 더러운 시궁쥐! 자신에게 내려진 소명을 거부하는 역겨운 계집애! 너만 없었어도....!!"


"매니저, 오래 걸려요? 이제 지루해지기 시작했는데요."


곁에서 날고 있던 서피드가 전우치의 말을 끊으며 지루함을 표하기 시작한다.

"잠시만 더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서피드 님? 금방 마무리 짓고..."

"매니저, 지루하다고 말했잖아요?"

"큭..... 알겠습니다. 이후의 일은 당신에게 맡기도록 하지요."

"자.... 뭐하고 놀까요, 뭐하고 놀까요?"

서피드가 산들산들거리며 다가오기 시작한다.

"떨어져 있어, 저수지. 영역, 꽃봉오리."

저수지에게 방어의 칼날을 둘러주곤 자온은 태세를 가듬으며 전투에 돌입한다.





****




터어엉----



후웅!!!



"칫."

자온이 휘두른 창을 여유롭게 막은 서피드. 자온은 이에 혀를 차며 뒤로 물러난다.

"흐음. 당신 약해졌네요, 약해졌네요."

"그래, 약해졌지. 하지만 약해지면서 깨달은.... 소중한 인연을 위하겠다는 이 마음. 그 마음에서 난 내 의지는 지키는 것을 바랬고, 내 영혼은 너희같은 적의와 악의에 맞서기를 바랬으니....이제는 그 힘으로 너희를 상대하겠어....!!"


화륵......!


심장이 불타오르는 듯한 감각. 권능에 새겨진 영혼의 힘이 무기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이 힘, 조금이라도 분노와 복수에 사로잡히면 꺼질 것만 같아. 진정하자. 머리는 차갑되, 마음만은 뜨겁게해서....!!

힘을 두른 자온은 다시 한번 서피드를 향해 창을 휘두른다. 아까까지 지루하면서도 여유롭게 받아내던 서피드의 표정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으읏....? 뭐예요, 뭐예요? 갑자기 무기가 뜨거워졌잖아요....?"

"서피드 님!"

"세번째 창, 관통."

조금씩 내몰리던 서피드를 향해 불꽃을 머금은 창을 내지른다.


후웅-----


꿰뚫었다 생각한 서피드의 모습이 일그러지며 사라지더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서피드의 모습이 다시 나타난다.

"환각이군. 이 놈의 눈은 여전히 도움이 안 되네...."

"무슨 벌레들이 이리 늘었쌌노?! 우리 부산이 곤충 채집장으로 보이나?!!!"

"장미숙 씨!"

"** 삐라!!"




깡!!!




여전히 제어가 안 되는 눈을 탓하던 중, 합류한 장미숙이 서피드를 향해 파이프를 휘두른다. 그러나 팔로 받아낸 서피드가 팔을 휘둘러 장미숙을 떨쳐낸다.

"쳇, 클로저인가.... 서피드 님. 여기서는 물러서는 것이 좋을 것....."

"시끄러워요. 시끄러워요. 정말 도움이 안 되는 매니저라니까요."

"....."

서피드는 아린 듯 팔을 가볍게 휘두르며 전우치를 매도하다가, 갑자기 코를 킁킁거리며 장미숙을 향해 묻는다.

"거기 빨간 관객님. 아까부터 이상한 냄새를 풍기던 것이 당신인가요?"

"냄새....? 뭐라카노? 날파리 같은게."

"기분이 점점 나빠져요. 계속 거슬리는 냄새가 나요. 기분 나쁜 냄새.... 짜증나는 냄새.... 토할 것 같은 냄새....."

서피드는 코를 막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위상력을 끌어올리는 듯 하더니, 힘을 가라앉히며 말한다.

"하지만 참을게요. 조금만 더 참아볼게요. 왜냐면 곧, 태어날 테니까. 태어날 테니까!"

무언가 소름 돋는 기분 나쁜 감각이 온몸에 감돈다. 안 좋은 느낌이 든 자온이 무기를 다시 고쳐잡으려던 그때,

"가요, 매니저."

".....네. 서피드님."

"또 어딜 려고!"

급히 창을 던지지만, 이미 환술에 몸을 섞은 그들은 그대로 모습을 감춰버린다. 이에 자온은 잠깐 혀를 차곤 서둘러 저수지를 데리고 거점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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