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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거짓된 평화 - 3. 함께 (2)

작성자
Dadami
캐릭터
티나
등급
태스크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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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19.06.18
  • view1838

  *스포 주의!*


  이 소설은 원작을 기본으로 하는 만큼 아직 게임 스토리를 만나지 못한 분(검열이 이걸ㅠㅠ)들에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아직 클로저스의 스토리 ─ G타워 옥상 이후 ─ 를 아직 만나지 못한 분들은 스포일러가 싫을 경우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




  "쿠로 오빠!"


  G타워 건물 안 치료실, 유리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그가 붕대를 칭칭 감은 손을 들어 답했다.


  "아, 유리야. 잘 지냈어?"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요!"


  나긋하다못해 나른해보이는 그만의 인사가 소녀의 감정을 더욱 치솟게 했다.


  "으음, 역시 화났, 으려나?"

  "당연하죠!"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혼자 데미플레인으로 출동해서 아스타로트와 싸운 뒤, 그대로 행방불명되었다. 그간 자신이 했던 허탈함과 분노는 쉽게 잦아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소녀의 마음속에는 단 한 가지 감정만이 그를 향해 있었다.


  "그래도, 살아 있어서, 이렇게 돌아와줘서 다행이에요."


  안심. 소녀에게 있어서 그의 자리가 큰 만큼, 그리고 그런 그가 다시 자신의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런 모든 감정을 뒤로한 채 맞이할 수 있던 것이다.


  송은이에게 발견되었을 때의 그는, 스쳐지나가듯 봐도 상당히 좋지 않은 상태였다. 여기저기 상처가 나 있던 것은 기본, 4일이라는 시간만에 곪아 울퉁불퉁해진 피부와 지나치게 흘린 피로 인해 쇼크 상태에 있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더군다나 그런 상태에서도 이쪽으로 오기 위해 비틀거리며 걷기까지 했다. 웬만한 클로저들이라도 죽었을지도 모르는 그 상태로, 그는 삶에 대한 집념 하나만으로 살아남은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발견 직전까지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움직이던 그는 발견되자마자 옅은 미소를 짓더니 그대로 쓰러져 의식을 잃고 만 것이다.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출동한 유리와 슬비가 재빨리 그를 호송했기에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목숨을 잃었을 거라는 의료원의 말에 모두가 그제서야 마음 한구석의 짐을 덜 수 있었다.


  "미안해. 차마 저 위험한 곳으로 너희를 정보 없이 보내고 싶지는 않았어. 그래서 독단적으로 간 거나 다름 없는 말로 유정 씨를 압박했고 출동한 거니까……. 유정 씨는 용서해주겠어?"

  "유정 언니하고는 이미 화해했어요. 오빠가 그렇게 말해달라고 했던 것까지 말이에요."

  "그렇구나."


  다 말해서 다행이다, 라는 말과 함께 작은 한숨을 내쉰 그는 유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지금 상황은 어때?"

  "별로 좋진 않아요. 여전히 아스타로트는 멀쩡하고, 강습부대를 저지하는 게 한계인 정도?"

  "으음……."


  그는 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는듯 소리를 내었다. 고개를 살짝 갸웃하던 소녀는 볼을 살짝 부풀리며 말했다.


  "혹시라도 출동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

  "아니, 그러진 않아."


  그도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기에, 남은 작전 동안 자신이 출동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치료만 받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기에 눈을 감으며 고민에 빠졌다.


  "오빠?"

  "유리야."

  "네?"


  어리둥절한 소녀를 보면서 그는 평소답지 않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유정 씨를 불러줄래? 한 가지, 방법이 있어."



  *          *          *



  "혹시 몰라서 말하는 거지만, 쿠로 씨가 출동해야 되는 거라면 사양하겠어요."

  "오자마자 그것부터 말하는 건가요?"


  단호한 유정의 말에 쿠로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물론 그것을 위해서 부른 것이 아니기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짧은 사이에 자신의 행동을 어느 정도 예측을 하게 되었다는 것에서 조금은 기뻤던 그였다.


  "이번 남은 작전에서 저는 출동할 수 없는 걸 알아요. 지금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만 생각할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전에 금방 출동하셨죠?"

  "윽……."


  전과가 있는 그는 시선을 살짝 회피했다. 그런 그를 잠시 째려본 유정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한쪽 허리에 손을 올렸다.


  "그래서, 무슨 일이에요?"

  "제 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요?"

  "쿠로 씨의 힘이면, 위상력이요?"

  "네."


  옆에서 듣고 있던 유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둘을 번갈아 봤다. 그런 소녀를 곤란하다는 듯 보던 그녀를 보며, 쿠로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이번 작전에는 유리가 반드시 필요하니까요."

  "유리가요?"

  "응?"


  그는 자신의 손을 들어 유정의 손을 잡았다. 순간 유리의 몸이 움찔 떨렸지만 곧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어, 어라? 힘이……."

  "언니에게서, 위상력이 느껴져요!"


  그녀에게 들어온 정보 중에는 그의 위상력이 어떤 힘을 발휘하는 지 조금 나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 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의 위상력이 상대의 위상력에 방해를 하는 정도로 해석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 해석과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될 수 밖에 없는 힘을 쓰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어째서 위상력이……."

  "특이한 사용법이긴 하지만, 이게 제 위상력의 정체에요."

  "위상력의 정체?"

  "네. 저는 제가 가진 위상력을 상대와의 접촉을 통해 전달할 수 있어요. 그것을 상대에게 계속 남겨둘 수도 있고 제가 다시 가져갈 수도 있지만, 본래 상대가 가지고 있는 위상력을 가져올 수는 없어요."


  위상력은 일종의 영혼이다. 기본적으로 한 존재에 귀속되어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이 위상력이며, 그것을 힘으로 바꿔 싸우는 것이 클로저이다. 그렇기에, 그의 힘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례적인 것이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걸 어떻게 한다는 건가요?"


  그러나 유정은 조금도 알 수 없었다. 확실히 이레귤러나 다름 없는 힘이지만, 이것으로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였다. 아무리 그가 위상력을 준다고 한들, 아스타로트에게 상처를 입히는 건 제3 위상력이 아닌 이상 불가능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이길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힘을 좀 빌릴 예정이에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근처 수납장 위에 있는 무기 중 제1 위상력을 가진 총을 들었다.


  "그건……?"

  "꽤나 무리한 짓인 건 이거나저거나 똑같지만요."


  그 순간, 그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걸 알아챈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유리였다.


  "오, 오빠! 잠깐만요!"


  당황한 유리가 다급하게 다가가 그의 손을 붙잡자, 그는 순식간에 힘을 뺐다.


  "유, 유리야. 무슨 일이니?"

  "방금, 정말 순간이었지만 아까와는 다른 기운이 느껴졌어요. 마치, 오빠가 순식간에 멀어져버린 것 같은……."


  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쓰러지려는 자신의 몸에 애써 힘을 주었다. 그러나 비틀거리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었는지 몸이 살짝 기울어 있었다.


  "괜찮아요? 방금 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요?"

  "잠시 힘을 섞으려했던 것뿐이야. 역시 이런 몸상태로는 그리 오래 버티진 못할 것 같네."

  "힘을, 섞는다구요?"


  그 말에, 아직 이해하지 못한 유리와는 달리 유정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설마, 일시적으로 자신의 위상력을 제3 위상력으로 만들어버린 건가요?"

  "정답이에요. 방금은 도중에 그만둬서 그 반발력이 몸을 흔들었지만, 완전히 섞이면 잠시 동안은 버틸 수 있어요."


  일시적으로 만드는 제3 위상력. 그것은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그리고 생각할 수 없는 방식이었다. 만약 그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진작에 전쟁은 먼저 그 방법을 생각해낸 쪽의 승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 건 완전히 다른 위상력을 쓴다는 것, 그리고…….


  "그런 짓을 하면 당신의 몸이 무사하지 못할 거라구요!"


  자신의 몸이 붕괴될 가능성. 자기 자신을 희생해가며 사용하는 힘은 없으니만도 못한 힘이다. 자멸해버리는 것이라면 결국 그 한 번을 위한 소모품이나 다름 없다. 그런 짓을, 쿠로는 생각해내고 행동에 옮긴 것이다.


  "괜찮을 거에요. 만든 뒤에 상대에게 주면, 저는 그것을 돌려받을 때까지 최소한의 위상력을 제외하고는 몸에 남아 있지 않아요. 게다가 한 번 준 위상력은 그 상태가 고정이 되어서 상대의 몸속에 그대로 남아 있어요. 게다가 본인의 위상력보다 먼저 소모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건 저의 힘이에요. 그러니, 상대의 몸 안에서 반발력이 나타나는 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이상이 나타나기 전에 힘 자체는 자연스레 힘을 잃게 될 거고, 본인의 위상력은 잠시 잠든 거라 생각하면 되니까요."


  마치 누군가를 위해 발현된 것 같은 위상력. 처음부터 자신이 사용할 수는 없지만 타인을 위해 자신의 힘을 준다면, 그 누구보다 강한 힘을 발휘하는 그 힘이, 그다지 보이지 않던 희망의 끈을 다시금 잡을 수 있게 해주었다.


  "다만, 이 힘은 서로의 위상력의 특성이 비슷하지 않으면 안 되요. 만약 특성이 다르면 본래의 힘을 발휘할 수 없을 뿐더러 도리어 힘을 방해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유리가 꼭 필요하다고 한 겁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위상력을 자신이 사용할 때는 신체능력과 감각을 강화한다. 그건 유리 역시 마찬가지. 기본적으로 자신의 신체능력을 강화하고 검의 잔상을 이용해 싸우는 유리에게는 평소와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힘을 쓰면 오빠는 정말 괜찮은 건가요?"

  "응. 만들 때만 좀 참으면 그 뒤로는 문제 없으니까."


  소녀의 걱정스런 목소리에 미소로 화답하는 그를 보며, 유정은 한숨을 쉬었다.


  "정말, 어떻게든 무언가를 하려고 하네요 당신은……."

  "누구에게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있으니까요. 이번엔 아직 제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으니, 그걸 노력해보는 거죠."

  "못 말려요."


  그렇게 답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조금 복잡함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판단에도, 그의 힘은 이번 작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한숨을 쉬며 무전기를 들고 입을 열었다.


  "모든 검은양 팀에게 작전을 전달합니다. 지금으로부터 30분 뒤, 아스타로트 처치를 위한 작전을 실행할 겁니다! 모두들 옥상으로 모여주세요!"




  ─────




  떡밥을 계속해서 풀어나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제 머리는 계속해서 풀려나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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