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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거짓된 평화 - 5. 까마귀 (1)

작성자
Dadami
캐릭터
티나
등급
태스크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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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19.07.10
  • view6385

  "확실히 도움을 주기 위해 한 명씩 보낸다고는 하셨는데 말이죠."

  [네, 쿠로 씨.]


  곤란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쿠로는 한숨을 쉬며 자신의 양 옆에서, 팔을 잡은 채 노려보고 있는 시로와 그것을 곤란하게 느끼고 있는 유리를 봤다. 램스키퍼 안에서부터 시작된 시로의 일방적인 경계와, 친해지고 싶어도 거부한다는 느낌이 강해 어쩔 줄 몰라하는 유리의 모습을 알고 있기에 더욱 걱정되었다. 문제가 그것뿐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뒤쪽에 같이 있는 건 이리나와 티나. 과거 베리타 여단에서 만난 적 있으며 결전을 치룰 때 가장 격정적으로 싸웠던 둘이었다. 특히나 이리나는 과거 티나에게 많은 애정이 있었고 지금에서는 점점 바뀌어가 사람과 같은 행동을 하는 티나에게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거리감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티나는 크게 개의치는 않은 것 같지만.


  "하필 와도 곤란할 가능성이 높았던 둘을……."

  [하지만 쿠로 씨와 같이 작전을 수행하고 싶은 사람을 물어봤을 때는 유리와 티나 씨 두 사람 밖에 없었어요. 그러니 잘 부탁 드릴게요.]


  그 말까지만 한 뒤 전화를 끊은 유정을 떠올리며 다시금 한숨을 쉰 그는 자신의 왼쪽 소매를 살짝살짝 잡아당기는 유리를 봤다. 곤란한 표정으로 시로와 자신을 번갈아보는 것을 보고는 도와달라는 표시라는 걸 눈치챈 그는 반대쪽으로 돌려 시로를 봤다. 그새 자신을 보며 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하얀 소녀.


  "시로."

  "네, 선생님?"


  밝게 답하는 소녀를 보다가 몇 번째인지도 모를 한숨을 다시금 쉬며 둘에게서 떨어졌다.


  "왜 그래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시로에게, 그는 자신의 뒷머리를 긁으며 입을 열었다.


  "유리가 뭐 잘못한 거 있니?"

  "아니요, 선생님. 유리 언니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요."

  "아, 아하하……."


  표정만 보면 이 세상 끝에서도 잘못한 게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소녀의 얼굴은 상당히 무서웠다.


  "시로는 여기에 와서도 여전하구나……."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막대사탕을 꺼내 소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조금 있다가 나는 잠시 건물 안으로 들어갈 거야. 몇 가지 알아볼 게 있어서 다녀와야 돼. 시로는 텐트 안에서 잘 기다릴 수 있지?"

  "……저 언니도 같이 가는 건가요?"


  받은 사탕을 그새 뜯어 입에 문 소녀가 유리를 가리키며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나와 티나는 이 안에서 대기하겠지만 아무래도 혼자서 마냥 작전을 나설 수는 없으니까."

  "그럼 제가 가면 되잖아요!"

  "아직은 안 돼."


  시로는 실력으로 보면 유리와 비슷한 정도. 유리와 2살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이에 비해서는 굉장히 강한 편에 속했지만, 한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시로는 아직 실전 경험이 부족해. 그리고 아카데미에서도 그랬잖니? 너무 막 달려드는 건 좋지 않다고."

  "그건 고칠게요! 그러니까……."

  "안 돼."


  완고한 그의 답에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살짝 숙인 시로는 곧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심통이 난 듯 그대로 몸을 돌려버렸다.




  "괘, 괜찮을까요?"

  "시로의 응석을 너무 받아주면 안 되니까. 요새 너무 받아줘서 나한테 밀어붙이면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말이지."


  그리고 그가 없을 때 시로가 혼자 조용히 중얼거렸던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유리는 내가 있는 곳에서만 작전을 하는 게 아니니까. 미리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았어."


  그가 맡은 구역은 실질적으로 도망칠 지도 모르는 적에 대한 대비책. 즉, 퇴로 차단이다. 작전 수행 중 도망치는 적을 잡아내는 건 언뜻 보면 쉬워보일지 몰라도 고위 간부를 호위하는 클로저들을 상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들을 지키는 건 최소가 A급이며 검은양 팀으로는 막을 수 없는 최상위 클로저들. 그 클로저들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 투입된 인원 중 클로저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하며, 같은 인간끼리의 전투에서도 익숙한 쿠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괜찮겠죠!"

  "응?"


  다시 말하지만, 쿠로는 유리와의 거리감이 굉장히 가까워진 것에 대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여긴 작전 구역이라는 걸 알고는 있는 거지?"

  "당연하죠!"


  살짝 볼을 붉힌 그를 보면서 미소를 지은 소녀는 방금 잠시 잡았던 그의 팔에서 살짝 떨어져 양손을 뒤로 모은 채 허리를 약간 숙였다. 장소만 달랐다면 아마 그 모습은 데이트를 하러 가는 연인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는 그런 소녀를 보다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총장님이 있는 건가요?"

  "그렇겠지. 웬만한 정보들의 중심이 이 독일 고성에 있었으니까. 굳이 말하자면, 나는 총장이 이 일에 중심에 있을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생각하고 있어."

  "네? 정말요?"


  놀란 표정으로 되묻는 소녀에게, 그는 평소와 같은 나긋한 표정으로 답했다.


  "응. 기본적으로 이런 실험들은 고위 간부의 허락 없이는 할 수 없어. 특히나 이전에 시행되었던 대위상 안드로이드 역시 상부의 허락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야. 지원금은 둘째치고 자원 역시 한계가 있으니까. 그런데, 그 실험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상부의 허락이 있었거나, 누군가에게서 뺏거나, 횡령을 했을 경우인데, 후자 두 개는 자금의 차이가 너무 커. 만약 총장이 제대로 된 사람이었다면 시행 자체가 불가능했을 거야."


  본래의 대위상 안드로이드는 범죄를 저지른 위상능력자를 체포하거나 위상능력자 수용소의 경비 인력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복잡하게 설계되어 극소수만 운용할 수 있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계략으로 그 설계도가 유출되었으며 이전 국제공항에서부터 베리타 여단이 사용한 것들이나, 여기까지라면 문제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그 대위상 안드로이드의 위상력을 높이기 위해 인체 실험까지 자행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설립된 유니온에서 인간을 이용한 실험까지 자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큰 타격을 넘어 유니온 전체가 위험해지기에 상부는 이를 은폐하고 감찰국장의 권한으로도 해당 정보를 살펴볼 수 없을 정도로 극비였다.


  "너희가 상대한 건 양산형이었으니 비교적 약했겠지만, 만약 제대로 된 설계도대로 만들어졌다면 분명 위험했을 거야. 대위상 안드로이드인 만큼 그 힘은 A급에 필적할 정도일 테니까."

  "그, 그정도였던 건가요."


  물론 검은양 팀은 A급 차원종도 무리 없이 싸워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실력자이다. 하지만 A급에 필적할 정도의 안드로이드가 국제공항 때만큼 몰려왔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유리였다.


  [아, 아. 들리세요? 쿠로 씨, 대답해주세요.]

  "네, 유정 씨. 잘 들리네요."

  [지금 어디쯤이세요? 저희 쪽도 슬슬 다시 고성 안으로 들어갈 예정인데, 구역을 나눠야 될 것 같아요.]

  "슬슬 내려가 볼 예정이에요. 먼저 들어와 복도의 차원종을 모두 정리해주셔서 지하에는 먼저 내려갈테니, 조사가 끝난 뒤에……."


  그때 그의 시선에 처음 보는, 그러나 무언가 익숙한 느낌의 물체가 들어왔다.


  [쿠로 씨?]

  "오빠?"


  유정과 유리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 채 물체에 가까이 간 그의 표정이 바뀌었다.


  "꺅!"


  다급하게 소녀를 안고 물체에서 멀리 떨어짐과 동시에, 물체는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고작해야 휴대폰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그 크기의 물체에서 어떻게 C4에 달하는 폭발을 낼 수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위상력을 이용해 폭발을 막아내기까지 한 그는 그 물체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포, 폭발!"

  [쿠로 씨? 쿠로 씨! 방금 그 소리는 뭐에요? 폭발까지 일어났어요! 괜찮은 지…….]

  "나중에 얘기해드리겠습니다. 일단 애들 절대 들여보내지 마세요!"


  일방적인 통보 후에 무전을 끊어버린 그는 당황한 유리를 자신의 뒤에 두며 늦은 반응으로 인해 화상을 입은 오른쪽 다리에 힘을 주며 일어났다.


  "오, 오빠! 다리가……!"

  "진정해! 다리는 괜찮으니까 일단 집중해야 돼!"


  평소답지 않은, 이전에 봤던 그 표정과도 다른 당혹스런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말하는 그를 보며, 소녀는 침을 한 차례 삼킨 뒤 조심스레 주변을 둘러봤다. 하지만 소녀에게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게 대체……."

  "조용히. 아직 주변에 있어."


  그의 말에 입을 다문 소녀는 조금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며 다시금 주변을 둘러봤다. 그때, 엄청난 살기를 느꼈다.


  "오빠, 뒤에!"


  소녀의 외침에 재빠르게 총구를 뒤로 돌려 방아쇠를 당긴 그는 그대로 다시 소녀를 안아 더 멀리 떨어진 뒤 유리를 내려놓았다.


  "가만히 있으면 안 돼. 뛰자!"

  "아, 네!"


  그대로 복도의 끝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 둘은 떨어지지 않는 살기를 애써 무시한 채 돌아** 않았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뒤쪽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그를 보며 소녀는 자신의 권총을 들어 그와 똑같이 뒤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계속되는 총소리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출구를 보며 소녀는 조금씩 안도감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소녀와 달리 여전히 조급했다. 마치 뒤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듯, 당혹감이 가득 담긴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안좋은 현실로 다가왔다.


  "자, 거기까지!"

  "앗!"


  출구 바로 앞에 나타난 한 붉은 머리의 여성을 보며 둘은 달리기를 멈췄다. 그와 동시에 그는 다른쪽에 넣어뒀던 두 번째 총을 꺼내 뒤로 돌아 습격을 막았다. 하지만 그 충격을 쉽게 버티지 못했는지 불길한 소리를 내며 밀려났다.


  "오빠!"

  "다른 곳에 신경 쓰면 안 되지!"


  잠시 시선을 뗀 사이 바로 앞까지 다가와 너클로 내지르는 여성을 눈치챈 유리가 재빨리 검을 꺼내 공격을 막았지만 두 무기가 맞닿았을 때 터져나온 충격파에 의해 날아가 벽에 등을 부딪혔다. 순간 멈췄던 호흡을 크게 내뱉으며 기침을 하는 소녀에게 다시금 공격을 퍼붓는 그녀를 피해 몸을 날렸지만 계속되는 충격파에 제대로 몸을 가눌 수 없었다. 비틀거리는 움직임을 애써 잡으며 멀리 떨어져도 그녀는 계속해서 접근해왔고, 소녀는 호흡을 정리하며 다른 손의 권총을 쏴 겨우 접근을 막았다.


  "뭐야, 잘 피하잖아?"

  "대, 대체 당신은 누구인가요!"


  붉은 단발의 흐트러진 부분을 정리하던 여성은 조소를 보내며 시선을 옆쪽으로 보냈다.


  "내가 누구인지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닐 텐데?"


  시선을 따라 옆쪽을 보자, 여전히 격렬한 전투를 치르고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지금껏 본 적 없는, 거대한 총과 반대쪽에 뭉툭한 클로를 사용하는 금발의 남자와 싸우고 있는 그는 아까 전의 폭발로 인해 입은 상처 때문에 조금씩 빈틈이 생기고 있었다. 그 빈틈을 금발의 남자가 계속 찔러왔지만, 규칙적이지 않은 움직임으로 애써 피해내고 있기 때문에 대등해보일뿐, 조금씩 밀리고 있는 건 쿠로였다.


  "너, 약해졌어."


  그때 들려온 금발의 남자의 목소리는 마치 목에 상처를 입은 듯 크게 긁히는 듯한 목소리였다. 인위적으로는 낼 수 없는 그 소리가 거슬렸는지, 쿠로는 총의 잡는 방법을 바꿔 쿠크리처럼 휘둘렀다. 갑작스레 바뀐 공격 방식에 태세를 정비하려는지 뒤로 물러난 금발의 남자를 보며 그는 재빨리 유리의 옆으로 다가가 소녀의 허리를 잡았다.


  "오, 오빠?"

  "눈 감아!"


  그 말과 동시에 오른쪽의 총을 넣고 주머니에서 꺼낸 동그란 물건의 장치를 건드린 뒤 그대로 던졌다. 그리고 1초 뒤 강한 빛을 내며 퍼져나갔다.


  "큭!"

  "섬광탄!"


  당황한 그들이 얼굴을 가림과 동시에 쿠로는 그대로 유리를 안아 출구를 통해 밖으로 탈출했다.



  ─────



  예상 이상으로 오래 걸린 일에 이제서야 돌아왔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쉬는 동안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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