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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6 센텀시티 6화 신속의 전사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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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4.04.28
  • view734

드디어, 여러분이 아시는 그분께서 나오십니다....!



기다려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 드리며,




시작합니다












"후... 무기가 없으니까 빡세긴 하다...."


거점으로 무사히 돌아오자 한숨 내돌리면서 투덜거렸다.

불평한다고 당장 힘이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 에휴.


"그런데 어째 그놈.... 생긴 것도 그렇고 느낌이 서피드랑 비슷하게 느껴졌는데... 역시 같은 핏줄이라거나 그런 건가?"


무스카의 강함에 의문을 품던 와중,

"작전 구역에서 돌아오신 모양이군요."


누군가의 익숙한 목소리에 뒤돌아 확인했다.

"당신은..."

"오랜만이군요, 자온 씨."

그곳엔 한때 희망이의 수술을 당담했던 유니온 요원, 정도연이 있었다.

희망이 때의 감정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지만, 머리를 차게 식히며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네, 덕분에요."


잠시 어색한 기류가 흘렀지만, 정도연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보다도 이야기는 한기남 씨한테 들었어요. 은하 씨가 저수지라는 분을 한기남 씨한테 옮겨다 주셨죠?

"그랬죠. 그래서, 저수지는.... 어떻게 됐나요?"

"현재는 센텀시티의 의료시설에서 수술을 대기하고 있는 상태예요. 콜드슬립 상태로 말이죠."
"구체적인 수술플랜을 세우려는 차에 대량의 차원종들이 출현하는 바람에.... 미안해요. 일단은 다른 의료 스탭들과 함께 대피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안전한 셀터 안에 보관한 상태예요. 캡슐도 내장 전지가 있기 때문에 며칠 정도라면 기능을 할 거예요."

"하지만 서둘러야겠군요.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죠...!"

"동감이에요."

"다녀왔어."

"우리도 복귀했다."


돌아온 동료들이 내 곁에 있는 정도연 박사의 얼굴을 알아보곤 발길을 멈춰 세웠다. 표정을 보아하니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모양이지만, 이내 나처럼 생각을 정리했는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정도연 씨..."

"오랜만이예요, 정도연 씨!"

"네. 다들 오랜만이예요."


정도연 박사와 해후를 나누는 와중, 오세린까지 모이자 정도연 박사가 얘기를 시작했다.

"마침 다들 오셨군요. 자온 씨가 조우했던 그 상위급 차원종 개체.....에 대해서인데요. 마침 송은이 경정님도 계신 거 같으니, 말씀을 드리죠."

"네, 듣고 있어요. 말씀 하세요."

"그 개체의 이름은 무스카. 기존의 마스테마에서 파생된 새로운 변종 차원종이에요. 숙주의 몸에서 성장한 뒤, 마침내는 숙주를 잡아먹고 태어나는 개체죠."

"그래서 서피드와 비슷한 느낌이 들은 건가?"

"다른 의료 스탭의 증언에 의하면, 무스카의 숙주로 추정되는 건.... 채민우 경정님이에요."


채민우 경정? 경정님이 찾으시던 분의 성함 아닌가?

고개를 돌리니, 감찰관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

"채민우 경정님이라면.... 경정님이 찾으시던 그 부하 분이시잖아요...!"

"....응, 맞아. 하지만 추정된다는 건, 아직 확정된 사실은 아니라는 거죠?"


"네. 하지만..."


"그럼 아직은 비관할 때는 아니야. 응. 비관하는 대신, 더 열심히 싸울 때지."


송은이는 그 이상 듣지 않았다. 마지막 희망을 붙잡으려는 것처럼.


"하얀 악마.... 괜찮은 건가?"

"아오짱? 왜 그러는데?"


"너는 늘 그랬지. 팀원이 죽거나 곤경에 처했을 때도 태연한 척 하면서, 다른 팀원들이 동요에 빠지는 걸 막았어. 그리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울곤 했지."

"에이, 누가 울었다는 거야? 울기까진 안 했어. 그냥.... 잠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 그리고 너무 신경 쓸 거 없어. 아직 민우가 그렇게 됐다고 확정된 건 아니니까."

"하얀 악마....."


송은이와 아오이의 대화를 들으며, 왠지 모를 익숙한 기시감이 들었다. 그리고 곧 이 기시감이 무엇인지 알았다.

"이 상황, 저도 알 것 같아요."

"응. 서피드 때와 비슷해."


아라가 서피드가 되었다는 걸 무의식적으로 깨달았을 때 같은, 여러 감정이 뒤섞였던 그 때와 같았다.

"떠올리기 싫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해줬군."

"그러게요. 이 빚, 반드시 갚아줘야겠네요."

"이자까지 쳐서 꼭 곱절 넘게 쳐주자고...!"

"너희들, 소중한 사람을 저런 식으로 잃은 적이 있어?"
"그렇다면.... 유감이야. 그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애도해 줄게."


부하가 실질적으로 죽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자신도 힘들텐데도, 경정님은 우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 주었다.

"감사합니다, 경정님. 그러니 이젠.... 그런 식으로 더 이상 소중한 사람들을 잃지 않을 겁니다. 저희의 모든 것을 다해서요."

"그렇구나. 그런 녀석들은 무진장 강하지."

"그럼 가볼까? 더 이상 잃지 않으러."

"가시죠. 잃지 않으러."

때마침 거점을 향해 다가오는 무스카를 막으러 클로저들이 태세를 갖추며 나섰다.




******




"무스카 그놈, 상태는 맛이 좀 간 것 같지만 결코 얕보면 안 돼. 위상력만으론 서피드랑 비슷.... 아니, 그 이상이니까."

무스카와의 짧은 교전으로 느낀 점과 몇 가지 주의점을 모두에게 공유해 주었다. 

"응, 알았어."

"이거 또 빡세겠는데요..."

"충분히 준비하고 교전 해야겠군. 송은이, 총기 상태는 괜찮나? 탄약의 수는 충분하고?"

"응, 괜찮아."

"경정님,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부하였을지도 모를 가능성. 그 가능성 때문에 마음이 흔들릴까봐 다시 물어보았다. 마음이 흔들리면 빈틈이 생기고, 그 빈틈은 목숨을 잃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경정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내 걱정은 할 필요 없어. 아직 민우가 그렇게 됐다고 확실히 밝혀진 건 아니잖아. 어디까지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그리고 설령 민우가 그렇게 됐다고 해도.... 해야 할 일이 달라지는 건 아니야. 그렇지?"


".....네."

"가자. 설령 걔가 민우를 숙주로 삼은 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런 강한 차원종을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 그리고 만일 진짜로 민우를 숙주로 삼은 거라면...."

"내 손으로 끝을 내줘야겠지. 응."


그렇게 말하는 경정님의 손이, 미세하게 힘이 들어간 것이 잠시 보였다.


"슬프네요... 송은이 씨, 조금이라도 힘들어지면 꼭 저희한테 말씀해 주셔야 해요?"

"그래, 그래. 자, 가자!"

"그, 루시. 너는 괜찮...."

"여러분! 같이 가요!"

"루시 잠깐...."

루시에게도 남은 마음의 상흔을 물어보려 했지만, 루시는 말조차 끝까지 듣지 않고 일행들의 뒤를 다급히 쫓아갔다.

지금은 물어도 소용없을 거란 걸 의식하고, 조용히 그들을 뒤따라갔다.





*****





파앙!



투푸와아악!!



다함께 차원종을 처치하며 나아가던 중, 

"은하. 자온의 각력이 원래 저 정도였었나?"

"아닐걸요? 쟤 각력이 저 정도였으면 한 번이라도 봤을텐데 한 번도 못 봤거든요."

"위력이 균등하지 않아요. 아직 힘을 조절 못하시는 것 같아요."


차원종을 날려버리다 못해 터트리는 자온의 모습을 본 임시클로저들이 서로 수근거렸다.


"잠시만."


미래가 모두를 멈춰세웠다.

"왜 그러지, 미래?"

"앞에서 강한 그림자가 느껴져. 게다가 빨라. 이쪽으로 거의 다 왔어."



"그그극....."


"다들 긴장해. 벌써.... 왔으니까."


부우우우우우우우우웅--------



벌레 특유의 날개짓 소리가 순식간에 주위에 울려 퍼지더니, 이내 무스카가 임시 클로저들의 눈 앞에 나타났다.

"저 놈이 무스카인가."

"보기만해도 빡센 느낌이 팍 오는데 어떻게 상대했대..."

"뭐 어떻게 상대했긴. 그땐 팍 쳐서 날려버리고 튀었으니까 할만했지."


자신을 보며 긴장하는 클로저들의 모습을 본 무스카가 더듬으며 말을 걸어왔다.

"연약한 인간들이, 다시.... 나타났구나!"

"뭔가 상태가.... 이상해보여."

"내가 봤을 때부터 저랬어. 뭔가의 후유증 같은데.... 신경쓰기엔 상황이 좋진 않네."

"그토록, 찢겨지고 싶다면.... 소원을, 들어주도록 하마...!"

"잠시만. 이봐, 너. 너, 채민우라는 인간을 알아?"


"채.... 민우...?"


부하의 이름에 무스카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답변했다.

"그극.... 그 이름이, 어쨌다는 거지? 왜 그런 이름을... 입에 담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약한 인간의 이름 따위... 일일이, 기억하지는.... 않는다."
"그래.... 그런 이름 따위, 나는 모른다. 내겐 아무 의미도 없는.... 이름이란, 말이다!"


하지만 그 이름에 자극 받은 건지, 무스카가 위상력을 방출하면서 클로저들을 향해 쇄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온다, 조심해!"

"크와아아아아아악!!!!"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는 위상력과 함께, 무스카가 날아들었다.

"산개해!"

송은이의 지시에 따라 모두 흩어지며 무스카의 돌진을 피하는 와중, 무스카는 바로 방향을 틀어 누군가를 향해 달려들며 검을 휘둘렀다.


채애애앵!!!


"왜 나야!?"

"붉은 빛을 가진 인간, 승부다! 쿠아아아아악!!!"

검을 받아내는 모습을 보이자, 무스카는 검과 거대한 오른손을 교차해 휘두르면서 그를 밀어붙쳤다.

창으로 공격을 맞받아쳐 봤지만, 어설픈 받아내기 탓에 조금씩 몸에 상처가 누적되면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아까 날 날려버린 그 공격은 요행이었던 건가... 그렇다면, 더 볼일은 없다...!"


내게 실망한 기색을 보인 무스카는 검에 위상력을 응축해 그대로 내게 휘두르려 하자,


슈르르륵----


"흠?"

푸북!!


미래의 그림자가 무스카의 팔을 묶어두고 그 빈틈으로 은하가 칼날을 던져 살점에 박아 넣자, 


"하아앗!!"


콰앙!!


루시가 팔에 박힌 칼날을 향해 감옥관을 내리꽂아 무스카의 몸 안으로 칼날을 깊게 박아 넣었다.


"성가시긴!"

"성가신 건 네 놈이다."


투다다다다다다----!!

타타타타타탕!!!


그 뒤로 김철수와 송은이가 무스카를 향해 교차사격을 퍼붓어 견제하자, 그제야 자온이 무스카의 간격에서 벗어나 그들과 함류했다.

"연약해! 너무나도 연약하구나!"

그러나 무스카는 모두의 공격을 받았음에도 가소롭다는 듯 포효했다. 

모두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냈음에도 타격이 미미했는데, 하물며 어렵게 입힌 상처는 눈에 띄게 빠르게 재생되며 아물고 있었다.


"와! 뭐 저런 무지막지한....! 아무리 총알을 퍼부어도, 바로 회복하고 있잖아!"

"저 재생력.... 확실히 문제군."

"게다가 너무나도 저돌적인 마물이에요! 끌려 다니는 게 고작인데다, 힘을 흡수하는데도 한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많아요....!"

"이거, 확실히 장난 아닌데요?"

"내가 상대했을 때보다 훨씬 더 강해졌어...!"


무스카의 터무니 없는 터프함과 재생력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승산이 없는 거 같아. 일단은 물러나자."

"막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 얼른 가자!"

"어딜 가는거냐!?"


후퇴하려는 걸 알아차렸는지, 재생을 마친 무스카가 다시끔 달려들었다.

"내가 시간 좀 끌고 있을게! 극각!!"

"흐읍!!"

힘을 모아 발차기를 내지르자, 무스카는 주먹을 내지르며 그에 응수하였다.

"크흣?!"

처음 무스카를 밀어냈던 상황과 반대로, 이번엔 내가 무스카의 주먹에 튕겨져 나갔다.

"네 놈의 발차기는 확실히 위협적이지만... 약해 빠진 동족들을 신경 쓰면서 내지른 공격이 내게 닿을 것 같나!!"

확실히 신경 쓰느냐고 힘이 덜 모이긴 했지만 그걸 눈치 챘나.

혀를 내두를 틈도 없이 내게 쇄도하는 무스카의 앞으로 손을 휘둘렀다.

"염라의 갑ㅈ.... 아차...!!"

경화의 힘이 돌아오지 않을 걸 망각하고 갑주를 짜다려다가 뒤늦게 실책을 자각했다.

무스카의 검이 내게 맞닥뜨리려는 순간,


"어딜!"

타앙!!

챙!!!

멀리서 쏜 송은이의 총탄이 정확하게 무스카의 칼날 옆을 맞추며 내게 향하던 궤도를 비틀었다.

"감사합니다, 경정님! 하아아앗!!"


그렇게 생긴 빈틈을 놓치지 않고, 발차기를 휘둘렀다.

"쿠흑!"

이번엔 막지 못한 무스카의 몸이 저 멀리 날아갔다.

"그가가각!! 도망쳐도 소용 없다!"

그러나 무스카는 순식간에 자세를 고쳐잡으며 우리를 뒤쫓아오기 시작했다.

각종 공격을 날리며 무스카를 견제해 보았지만, 무스카는 자신의 터프한 몸과 재생으로 공격들을 무시하면서 계속 돌진해오다 순간적으로 가속하며 우리가 후퇴하던 길목을 아예 가로막아 버렸다.

"여기까진가 보네...."


끝을 직감한 송은이가 중얼거렸지만,

"모두, 아주 조금만 시간 좀 끌어주세요."


나는 몸을 숨여 실을 그러모으기 시작하며 말했다.

"얼마나!?"

"1분만!!"

"알았다!"

"후우우..... 쓰으으읍.....!"

모두가 무스카에게 돌진해 시간을 끌어주기 시작하였다.

평범해진 지금의 재생으론 무작정 압착하면 다리가 망가진다.

집중하자. 실 한가닥 한가닥 계산해서 짜넣어야 해...!

실 한가닥 한가닥에 집중을 쏟기 시작했다. 신경과 뼈엔 충격을 최대한 분산시키는 방식을, 근육은 한계까지 응축시킴과 동시에 실로 인공적인 근육을 만들어내며 추가적인 폭발력을 만드는 방식을 다리에 짜 넣어보기 시작했다.

"쥐새 끼처럼 거기서 뭘 하는 거냐!?"

저 멀리 힘을 모으는 나를 발견한 무스카느 자신을 가로막는 클로저들을 떨쳐내려 더욱 저돌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큭...! 이 자식, 더 강해지고 있다....!"

"너무.... 강해....."

"조금 더 버텨야 하는데....!"

"자온! 아직 멀었어?"

"아무것도 남기지 않겠다!!!"

푸슉!!

투쾅!! 쾅!! 콰쾅!!!!

무스카가 검에 위상력을 실어 지면에 내리꽂자, 그 주위로 위상력이 담긴 폭발이 일어났다.

"읏....!!"

"커윽...!!"

"나약하구나! 나약하기 짝이 없어!!"

무스카의 폭격에 휩쓸리며 하나둘씩 쓰러져가는 와중,



탓!



타탓!!



클로저들의 뒷편에서 짧은 발딛임 소리가 들려오더니,



슈우우우우우!!



그 소리 너머에서 뛰쳐나온 붉은 빛의 섬광이 폭격을 뚫고 나아가, 무스카를 향해 그 빛은 내질렀다.

"극각!!!"

"흐읍!!!"


가속까지 실은 자온의 발차기가 무스카의 주먹과 다시 한 번 맞붙었다.



투파아아아아앙!!!!



"크으으으...!!!"

"후우우우욱!...!!!!"


충격파가 일어날 정도로 맞부딪힌 둘의 공격이 서로를 밀어내기 위해 기를 쓰며 팽팽하게 맞섰다.

가속을 실어 공격했음에도 무스카에 주먹에 조금씩 밀리자,

"나가.... 떨어지라고오!!!!"


그 순간 다리를 실로 한층 더 응축시켜 힘을 발산하자, 힘의 균형이 내게 기울었다.

투콰아아아아아앙!!!!!


"크허어어억...!!"

발차기에 밀려 날려진 무스카는 지면에 몇 번 나뒹굴더니, 금방 일어나 자세를 잡으며 날아올랐다.


"비록 힘을 짜 모았다고 해도, 강하구나....! 인간. 이름이, 무엇이냐?"

"후우.... 후우..... 자온. 클로저, 자온."

"그런가...."


무스카는 나를 잠시 직시하더니, 검을 바로 잡으며 선언했다.


"나는 파리왕의 피를 이어받은 마지막 자식, 무스카... 강자인 네게 경의를 표하며 지금 낼 수 있는 전력으로 너희를 상대하도록 하겠다..!!"

우리를 얕보던 무스카의 분위기가 엄숙하게 바뀌면서, 조금 전보다 흉악한 위상력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 자리의 모두가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지금의 몸 상태로는 절대로 이길 수 없음을.
절망적인 상황에 모두가 굳은 와중,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모두, 제가 시간을 버는 동안 도망치세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같이 싸워도 힘든 놈이야. 나한테만 집중하는 거 같으니까 최대한 시간을 벌어볼게."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 민간인이! 남을 거면 경찰이 남아야지!"

"무슨 말이에요, 언니!? 이런 땐 위상력이 있는 저희가...!"

"너희가 그랬잖아? 유니온의 클로저가 아니라고! 그럼 위상력이 있든 없든 나한텐 민간인이라고!"
"그리고 오늘은.... 더이상 잃고 싶지 않아!"

"이 바보들이....! 도망치라니까....!!"

모두가 다시 전투 태세를 갖추며 내 곁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무스카와의 교전으로 장비도 몸도 너덜해졌고, 무스카를 날려버린 일격을 날린 내 다리도 무리하게 날린 일격 탓에 얼얼함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모두 꺾일 듯한 전의를 다시 세우며 무스카를 향해 무기는 겨누는 순간,



"기다려, 이젠 괜찮아."


"내가 온 이상 누구도, 아무것도 잃지 않을 거야."





갑자기 클로저들의 뒷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이 목소린..... 누구지?"


"거기, 찌를게....!"





슈우우우우우!!



"크가아아아악!?"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의문도 갖기 전에, 뒷편에서 순식간에 스쳐지나간 푸른 섬광이 무스카의 날개 일부를 잘라내었다.


"뭐냐, 이 속도는....? 날개 일부가 잘려나간 건가....?!"


날개를 일부 잘린 무스카가 잠시 땅에 내려앉았다가, 이내 균형을 잡고 날아오르며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미안하지만 물러나줘야겠어."


무스카의 앞으로 바다처럼 청량하고 푸른 머리칼을 높고 정갈하게 묶은, 장창을 든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더 하겠다면 어울려 주겠지만.... 지금보다 빨라질 거야."

자신을 향해 창을 들이민 여성과의 격차를 감지한 무스카는 갑자기 나타난 그녀를 경계하며 물어왔다.

"그극..... 이름을, 들어두지."


"지나. 지나 그레이스."


"그 이름.... 기억해 두지."

"또 만나자, 다른 세계의 강자.....! 지나 그레이스....!"


무스카가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떠나가자, 지나 그레이스는 그제야 경계를 풀며 창을 내려 놓았다.

"방금... 저 사람 움직이는 거 본 사람?"

"전혀요.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났어요...."

"충격파.... 음속의 벽을 넘어 움직였다."

"당신은 누구야? 움직임, 눈에 전혀 안 보였어."

"....눈에 안 띈다는 거구나. 그거, 내 콤플랙스긴 한데....."


아니, 이걸 그렇게 듣는다고? 그냥 빠르다고 말한 건데?


"어쨌든 내 이름은 지나 그레이스야. 만나서 반가워. 일단은 거점으로 돌아가도록 해. 내겐 아직 임무가 남아있거든. 조만간 다시 연락할게."


"그럼 나중에 또 보자, 후배."


"잠깐...."



갑자기 나타난 지나 그레이스에게 무언가 더 말을 걸어보기도 전에,


슈우우우우우!!


지나 그레이스는 순식간에 가속하며 그 자리에서 이탈해 버렸다.

"일단은.... 돌아가도록 하지."

"그래, 돌아가자. 빡세다, 빡세....."


그제야 우리도 긴장을 풀고 거점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자온, 또 무리했지?"

"응? 아, 아냐, 아냐. 무리 안 했어."

"거짓말. 다리, 조금이지만 절고 있잖아."

"들켰나.... 조금 무리하긴 했지만 정말 괜찮아. 잠깐 쉬면 돼."

"알았어. 그래도 무리하지 마. 우리 다 걱정한단 말이야."

"미안해.... 고마워, 미래."
"지나.... 지나 그레이스...."


다리를 지면에 툭툭 쳐 얼얼함을 완화시키면서 자신들을 구해준 클로저, 지나 그레이스의 이름을 되새겼다.



다시는 잊지 못할, 잊지 않을 그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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