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신서울 강남 거리에서 임무를 마친 시궁쥐팀은 임무 보고를 위해 잠시 거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중 은하는 휴대폰으로 뭔가를 보고있자 그걸 확인한 미래가 궁금하다 못해 그녀에게 찾아왔다.
"은하, 뭘 그렇게 보는거야?"
"아, 별건 아니고 집에 초대를 받았거든."
"초대? 누구한테?"
"슬비가 간만에 자기집에와서 하룻밤 자고 가는거 어떠냐고 하더라고."
며칠전 차원종 소탕을 마치고 지휘통제실에서 은하와 슬비가 마주치며 평소와 같이 만나서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던중 슬비가 마침 요 근래 한가해졌으니 자기 집에서 하룻밤 자고 가는거 어떠냐고 했다. 그동안 두 사람은 한참 떨어져 있어 밀린 이야기도 많았기에 이번 기회에 밤새 수다라도 떨면서 둘이 같이 시간을 보내자고 했다.
그 말을듣고 은하는 겉으로는 안그랬지만 속으로는 내심 기대했다. 슬비 말대로 간만에 둘만에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에 하지만 은하는 한편으로 자기가 정말 그녀와 일상을 누리며 함께해도 되나 싶었고 또 이제와서 서로가 다른 팀에 있기도한 자신이 그녀와 같이 있는게 어색하지 않을까 싶어 고민했지만 생각한것과 다르게 몸은 벌써부터 반응해 가는걸로 결정해 수락했다.
"그래서 친구랑 같이 집에서 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고민하고 있었어."
"굳이 고민할게 있나요? 그냥 하고싶은걸 잔뜩하면 되잖아요."
그때 루시가 뒤에서 난입하며 말하자 은하는 루시말을 듣고 자기가 너무 딱딱하게 구는건가 싶어 조금은 편안하게 임하기로 결정했고 루시는 집에 초대받은걸 보답으로 선물을 하는게 어떠냐고 했다.
"제가 빵을 만들어 준비해드릴테니, 그걸로 선물해요."
"호오? 확실히 슬비도 빵이나 케익을 좋아하니 그게 좋겠다.
"같이 실뜨기도 하는건 어때?"
미래의 답변을 듣자 은하는 요즘같은 상황에서 그런걸 하기에는 애매했지만 일단은 미래의 말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후훗, 다들 정말 가족같아서 보기 좋네요. 그럼 하룻밤 자고 올테니 예쁜 잠옷도 챙겨 가는건 어때요?"
그때 애리가 나서며 제안하자 은하는 뜻밖에 말에 이해를 못했다.
"여러분들 만나기전에, 신서울에 도착해서 저랑 저수지가 꽁냥거리며 놀았거든요. 후훗, 그때 저수지를 껴안고 잘때 느낌 너무 행복했는데, 거기서 예쁜 잠옷을 입었으면 저수지를 더 유혹할 수 있었을거에요."
"와....이 언니, 우리가 없는사이 그딴짓을 했다고?"
"어쩐지....저희가 모르는 사이에 더 묘하게 두분이 깊은 관계가 된거 같은데."
은하는 순간 애리의 말을듣고 더욱 경계해 연장을 꺼내들려고 하자 다행히 보고를 받으러 온 오세린과 민수현 그리고 김철수에 의해서 저지되어 싸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은하가 처한 상황을 모두에게 공유를 하며 다들 각자가 생각한 방법으로 은하에게 조언을 해줬고 은하는 모두가 말해준 방법들을 우선 하나씩 정리하며 슬비네 집에 가는날 써먹기로 했다.
***
"흐음....이정도면 되겠지?"
슬비네 집에 오는 당일 이른 아침부터 은하는 평소에는 안하던 멋을 다 부리면서 거울을 보며 머리가 삐뚤어지지 않았는지 옷은 제대로 깔끔하게 되어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너무 그렇게 격식 차릴거 있나요? 그냥 친구네집에 가는건데."
옆에서 보던 민수현은 마치 은하가 회사면접이나 어디 중요한 자리에 가는거 같이 행동해 지나치다 싶어 그녀를 말렸다.
"알고는 있는데, 그래도 친구네 집이여도 깔끔하게 하고 가는게 좋잖아요."
"은하씨! 빵 다됐으니 이것도 가져 가세요!"
아침부터 루시는 일어나 빵을 곧장 만들어 예쁜 상자에 담아 은하에게 건네줬다. 갓 구워서 그런지 안에서는 빵 냄새가 났고 온기도 따뜻해 당장이라도 군침이 돌 정도였다.
"그럼 다녀올게요. 뭔 일 있으면 연락하고."
팀원들은 은하를 배웅해주며 숙소 바깥을 나선뒤 곧장 슬비네 집으로 출발했다. 미리 슬비에게 연락해 출발했다고 보고를 했고 슬비는 기다리고 있겠다며 목소리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들떠 있었다.
하긴 슬비 입장에서도 오랜만에 친구를 집에 불러 노는것이니 당연히 그녀도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없을거고 슬비네 집을 가면서 은하도 그녀와 오늘 하루 시간을 보낼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
"후우, 막상 오게되니 좀 떨리네."
문 앞에 다다르자 은하는 어째서인지 떨리다 못해 초인종을 누르지 못했다. 아무래도 처음으로 친구네 집에 오는것에 어색함을 느껴서 그런거지만 일단은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바로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네~나가요~"
문 너머에서 슬비의 목소리가 들리며 그녀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자기곁으로 다가왔고 도어락이 해제되는것과 함께 문이열리자 슬비가 반갑게 은하를 맞이했다.
"어서와, 은하야, 오느라 고생했어."
"안녕, 아, 이거 루시가 주는건데 받아줘."
은하는 루시가 준 빵과 케익을 슬비에게 건네주자 슬비는 고맙다며 받았고 그녀를 안으로 들였다. 은하는 처음으로 슬비가 사는 집에 들어섰고 안에 들어오자 눈앞에 가구들과 집안이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 보였다. 거기에 아카데미 시절때부터 모범생이던걸 티내듯 가지런히 물건들이 정리된것과 유니온 관련 서적과 교본들이 깔끔히 책장에 정리 되 있는게 보였다.
"역시나 집에서도 달라진게 없네, 아카데미때도 숙소에서 매번 방 정리 하나는 깔끔했지."
"그거야, 거기는 모두가 사용하는 공간이기도 하잖아."
"그래도 그렇지, 자기 집에서만큼은 자유롭게 놔둬도 문제 없잖아?"
그러자 슬비는 깊은 한숨을 쉬더니 자기 팀 집에 간 적이 있던걸 이야기 해줬는데 곳곳에 쓰레기나 먹다남은 음식도 버려져 있는 현장을 발견해 리더로서 자기 만큼은 모범일 보이게 그렇게는 못한다고 말했다.
"하여간....넌 정말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구나."
"후훗, 그러는 너도 옛날이랑 똑같잖아, 아무튼 오느라 고생했으니 잠깐 어디 앉아있어. 금방 차라도 가져올게."
은하는 소파에 앉았고 슬비는 곧장 부엌으로 가서 은하에게 줄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사이 은하는 슬비네집을 마저 둘러봤고 주위에 있는 물건들과 흔적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
곳곳에 벽에 걸린 액자에는 아카데미에서 수상을 받은것들과 아카데미를 졸업한 사진들 및 시상식을 하는 사진과 그밖에 트로피랑 정식 클로저가 된 이후에도 쌓인 공적들이 곳곳에 있는걸 발견했고 자기와 다르게 악착같이 꿈을 위해 그녀가 정진한 모습을 보며 은하는 내심 자신이 초라해보였다.
"미안, 막상 놀러오라고 해놓고 재미있는게 없지?"
커피와 은하가 사온 케익을 쟁반에 담아 테이블에 놓은 슬비는 집에 데려온 은하에게 놀거리가 없다는점에 사과했다.
"아니야, 그보다 너 진짜 열심히 살았구나. 주위에 있는것만 보면 그렇게 느껴져."
"난 그냥 하는대로 한거 뿐이야. 너였어도 충분히 나보다 더 열심히 했을걸."
"겸손하기는, 내가 너보다 잘 했을리가 있냐. 설령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어도 난 그냥 평범한 애들과 똑같았을걸."
슬비의 격려와 다르게 은하는 오히려 자기를 비관적이게 봤고 그 모습에 슬비는 어쩐지 마음이 불편했기에 더이상 아카데미 관련해 이야기는 그만뒀다.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마침 점심때가 되가자 자신이 점심을 준비한다며 기다리라고 했고 은하도 도와주려고 했지만 슬비는 그녀가 못움직이게 막았다.
"넌 손님이니까 기다려. 심심하면 DVD라도 보고 있어도 좋고."
할수없이 은하는 소파에 앉아 옆에있는 리모컨으로 전원을켜 시간 때울겸 TV나 보기로 했다. 딱히 볼만한게 없나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고 있던와중 마침 어릴적에 아빠가 좋아하던 히어로 만화가 나와서 옛 생각이 나자 곧장 만화 집중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슬비가 부엌에서 요리하는 소리가 들리는것과 맛있는 냄새가 나자 어느새 TV에서 정신을 차린 은하는 슬비가 만드는 요리에 내심 기대를 했고 평소와 다르게 그녀가 만들 요리를 생각하니 허기가졌다.
"은하야, 다됐으니 와서먹어."
"호오, 생각보다 괜찮은데?"
식탁에 앉자 슬비가 만든건 크림 파스타였고 그밖에 샐러드까지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은하는 감탄을 하며 바로 한입먹으며 맛을 음미하자 슬비는 맛이 어떤지 기대를한채 은하를 바라봤다.
"굿, 맛있는데."
"그래? 네가 온다고 해서 간만에 솜씨를 발휘 했는데. 입에 맞아서 다행이다."
"이정도면 팔아도 되겠는걸? 이참에 클로저 말고 식당을 운영하는건 어때?"
"야, 고작 파스타에 너무 오바하는거 아니야?"
"혹시 모르잖아? 진짜 운영하면 대박날지."
그 말을듣고 슬비는 피식 웃음이 나왔고 은하도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은채 그동안 두 사람은 식사를 하면서 한동안 하지 못했던 밀린 이야기들을 나눴다. 그러면서 둘 사이에 멀어졌던 유대감이 다시 쌓여갔고 어느새 다시 예전 아카데미 시절처럼 친밀감이 생겼다.
***
"아, 설거지는 내가할게."
"됐어, 넌 손님이니까 오늘 하루는 얌전히 있어. 아니면 이따가 영화나 보게 사다놓은 팝콘이랑 콜라가 있거든. 그거라도 미리 세팅 해줄래?"
은하는 곧장 그러기로 하며 냉장고에 넣어둔 간식들을 꺼냈고 테이블에 바로 세팅을 끝내놨다. 그러자 설거지를 끝낸 슬비가 마침 다가오며 슬비는 그동안 임무 때문에 못봤던 영화들을 추려놨고 밤새 보면서 달리자며 벌써부터 들떴다.
"마침, 네가 좋아할만한 히어로 영화들도 있는데, 보고싶지 않아?"
"어? 그러고보니 저 영화 꼭 보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리고 이것도 보려고 했는데, 벌써 시즌2가 나왔다고?"
아까와 다르게 은하는 그새 어린아이처럼 표정이 밝아졌고 그 모습을 보며 슬비는 한편으로 뿌듯해 보였다. 그러다 결국 우선은 은하가 보고싶은 히어로 장르에 영화들을 보기로 했고 슬비는 딱히 히어로물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은하를 위해 보기로 했다.
약 한시간쯤 지나자 영화에 중요 하이라이트 부분이 나올수록 은하는 더욱 몰입을 했고 슬비도 어느새 빠져들어 나름 재미있게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엔딩 크레딧이 나오며 영화가 끝이나자 은하는 무척 재미있었다며 평소답지 않게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했다.
"간만에 보니 재미있는데? 특히 마지막에 히어로가 떠나는 모습은 잊을 수 없어. 슬비 너는 어때?"
"나도 생각했던것보다 재미있어서 좋았어, 특히 히어로를 돕는 수사대가 짜는 전략은 앞으로 우리 팀내 전술 전략때도 고려해봐야 할거 같고 배우는것도 많았어."
"하여간....어떻게 영화를 보는데도 일 이야기가 저절로 나오는거야?"
"뭐, 어때, 재미로 보는것도 좋지만, 이런점에 있어서는 배우는것도 상당히 있는걸."
그녀의 말을듣자 은하는 마치 예전 신서울 랜드에 오고 싶은 이유를 말한 철수가 떠올랐다. 그 또한 슬비 못지않게 이런 전략이나 일 이야기 투성인데 언뜻보면 둘이 잘 맞을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은하는 이후 다음 시즌도 보자면서 재촉하자 슬비는 마침 준비해온 팝콘과 콜라가 떨어진걸 확인해 우선 그것들부터 채워놓고 마저 영화 감상에 들어갔다.
***
쏴아아아아!
"으음...."
눈을 떠보니 TV는 어느새 꺼 있었고 시간을 보니 저녁때였다. 바깥에는 그새 비가 내리고 있었고 옆에는 슬비가 자고 있었다.
"아으....깜빡 잠들었나 보네, 몇시지?"
"이제 막 저녁됐어."
"그래? 그러면 바로 저녁 준비해야겠다."
슬비는 기지개를 피고 몸을 푼 다음 일어나서 바로 저녁 준비를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은하보고는 먹고 싶은거 없냐고 하자 은하는 아무거나라고 대답하자 슬비의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게 제일 어려운거 몰라?"
"흐음....그럼 그냥 배달시켜먹자."
"뭐? 그치만 너 온다고 해서 장까지 봐놓은건데."
"그건 나중에 먹어도 되잖아. 그리고 아까 점심 맛있게 해준 보답이니까, 그냥 먹도록해."
그 말을듣고 슬비도 더는 할말이 없었고 은하는 곧장 휴대폰으로 배달어플을 키고는 슬비와 같이 메뉴를 주문했다. 잠시후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고 테이블에 세팅한뒤 두 사람은 맛있게 먹었고 슬비는 덕분에 잘 먹었다며 만족한듯 싶었다.
"후우....슬슬 저녁때기도 하니까, 나 먼저 씻을게."
"응, 그럼 난 마저 다른 히어로 영화나 봐야겠다."
"앗, 이따가는 사랑과 차원전쟁 후속작이 생방송 할거니까, 그때는 내가 보고싶은 채널 볼거야."
"예이~그건 걱정말고 얼른 다녀오라고."
씻으러 들어간 슬비와 다르게 은하는 느긋하게 음료를 마신채 영화에 몰입했다. 시간이 지나 슬비가 문을 열고 나오자 은하는 몰입을 하고있던 탓에 그녀가 벌써 나왔다고 생각했다.
"후우....씻고오니까 개운한데? 은하 너도 씻고 오는게 어때?"
"하긴, 안그래도 좀 찝찝했는데, 네 말 들으니 그래야겠다."
곧장 은하도 갈아입을 옷들을 챙긴뒤에 샤워를 하러 안에 들어갔다. 그러고 약 몇분 정도 지나 샤워를 다 마친뒤 잠잘때 입을 옷을 가져왔는데 순간 챙겨온 옷을보고 놀라서 할말을 잃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펭귄무늬가 있는 잠옷이였고 은하는 이런 옷을 가져온 기억도 없는데 왜 이게 여기있나 싶었다.
"설마...."
한 순간 머릿속에서 무언가 스쳐 지나가자 루시가 한번 예쁜 잠옷을 언급한거 같은데 그걸 생각하니 그녀가 몰래 준비한 잠옷을 챙겨준거였다. 은하의 예상이 맞은듯 옷 주머니에는 쪽지가 있었고 쓴 사람은 예상대로 루시였다.
"은하씨! 이슬비 씨가 펭귄을 좋아한다고 해서 제가 구해봤어요! 이거 입은모습 보여주면 분명 이슬비씨도 좋아할거에요."
"하아....이 꼬마 언니를 진짜...."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루시를 어떻게 할지 원망이 생겼다. 일단은 그녀의 대한 처분은 내일 돌아가면 하기로 결정하고 우선은 당장 갈아입을 옷은 이거 뿐이니 얼굴에 철판을 깔듯 입고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은하야! 혹시 오래걸려?"
하필이면 슬비가 부르며 재촉하자 은하는 더이상 망설일 수 없었고 우선은 나가기로 했다. 그렇게 문을열고 나가자 슬비는 은하의 잠옷을 보고는 말이 사라진채 우뚝 그 자리에 멈춰섰다.
"은하야, 그 잠옷은?"
"오....오해하지마....내가 준비한게 아니라, 우리 꼬마 언니가 넣어둔거라고. 난 절대로 이런거 입으려고 한게 아닌...."
"귀엽다."
미소를 지으며 슬비는 은하의 모습을 보고 귀엽다는등 흐뭇해하는 표정을 짓자 그건 그거대로 은하를 골치아프게 했다. 그리고 슬비는 이걸 눈으로만 보기에는 아쉽다며 사진으로 남기자고 하자 은하는 죽어도 그럴 수 없다며 강하게 저항했지만 슬비의 말에 설득당해 결국은 반 강제로 사진을 찍게 되었다.
"후훗, 앞으로 이거 심심할때마다 봐야겠다."
"아니, 그러니까 이건 내가 좋아서 입는게 아닌데."
"뭐, 어때, 난 귀엽기만 한데."
더이상 말이 안통하다 생각한 은하는 한숨만 쉰채 두손 두발을 다 들었고 슬비랑 같이 드라마 감상에 들어갔다. 하필 사랑과 차원전쟁 후속작이다 보니 슬비는 집중하며 몰입있게 보고 있었고 은하는 슬비와 다르게 로맨스적인 장르는 크게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 그냥 슬비를 따라 보는 정도였다. 그러고 드라마가 끝나 다음화 예고편까지 다 본뒤에는 슬비는 무척 재미있었다며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주절주절 떠들었다.
아카데미 시절때도 기숙사에서 같이 드라마나 영화를 볼때면 다 끝난뒤에는 자기 감상평을 거의 한시간 넘게 이야기하던게 생각났고 그때만 생각하면 은하는 기가 다 빨릴정도였다. 간만에 그런 모습을 다시 보게되니 이렇게 봤을때 아카데미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모범적인 클로저가 아닌 평범한 18살 고등학생이랑 다를바 없었다.
"은하야, 내 이야기 듣고있어?"
"아, 미안, 잘 못들었어."
"그러니까 오늘 회차를 보면 여주랑 라이벌에 대립구도가 생겼잖아. 앞으로 전개는 넌 어떻게 생각해?"
"어....그러니까....그냥 뭐 한바탕 싸우지 않겠어?"
"하아....은하 너는 정말 이런 상황은 몰라도 너무 모른다니까. 그렇다면 내 생각을 들려줄게, 분명히 두 사람간에 구도는...."
이어서 은하의 의견을 듣고 안되겠다 싶어 슬비는 이번 기회에 잘 들어둬."
약 2시간 가까이 슬비는 수업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빙의를 한듯 은하에게 사랑과 차원전쟁 후속작에 설정을 이어 전작품까지 언급을 하며 강의에 들어갔다. 슬슬 듣다가 지친 은하는 어느새 꿈뻑 졸기까지 하자 그 모습을 본 슬비는 테이블을 치면서 은하를 깨웠고 기가 빨려버린 은하는 시간이 늦었다며 슬슬 잠자리에 들자고 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럼 얼른 들어가자."
이제서야 드라마 강의가 끝난것에 안도에 한숨을 쉬었고 슬비의 방에 들어서며 슬비는 은하가 잠자리에 편하도록 이불이랑 베개의 배치등 그녀가 여유롭게 공간이 확보 되도록 정리를 했고 은하는 침대에 바로 누워 버리자 슬비도 불을 끄고는 옆에 누웠다.
"확실히 유니온에서 준 집이라서 그런가? 침대 매트리스가 푹신하네."
"응? 네가 지내는 숙소는 안그래?"
"이렇게까지 편하지는 않거든. 덕분에 오늘 잠 편히 자겠어."
"그래? 이러면 좀 더 편하려나."
꽈악!
"야, 너 지금 뭐하는거야?"
순간 은하의 뒤에서 뭔가 달라붙자 슬비가 뒤에서 은하를 끌어 안았다.
"기억안나? 아카데미 기숙사 시절에 이러고 잔적 있잖아. 가끔씩 내가 악몽을 꾸면 네가 옆에서 이렇게 뒤에서 안아주던거 기억나?"
"아니,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데."
"분명 이렇게 말했지? 걱정마, 네가 잠들 수 있도록 옆에서 혜성이 함께 할테니...."
"아아! 안들려! 안들려! 얼른 자자고!"
은하는 더이상 과거에 흑역사를 기억하기 싫었는지 얼굴이 빨개진채 잠자리에 들었고 슬비는 작게 그녀에게 잠들기전 한마디를 했다.
"오늘 우리집에 와줘서 고마워, 덕분에 재미있게 놀았어."
그녀의 말을듣고는 은하는 작게 중얼거렸다.
"바보, 친구니까 당연히 오는건데."
"응? 뭐라고 했어?"
"아무것도 아니니까, 얼른 자자."
그러자 슬비는 은하가 했을 말을 추측하며 조용히 눈을 감았고 은하도 더는 피곤해 지쳤는지 슬비랑 같이 두 사람은 잠들며 아침을 맞이했다.
***
"정말 이대로 가려고? 점심까지 먹고가지."
"아니야, 너도 주말인데 개인적으로 좀 쉬어야지. 아무튼 재미있었어."
"그렇다면 다행이네. 나중에 기회되면 또 우리집에 놀러와. 그때는 유리나 다른 친구들도 소개시켜줄테니 같이 집에서 파티하자."
"어째 스케일이 커지는 느낌인데."
"뭐, 어때, 친구라면 당연한거 아니겠어?"
그 말을듣자 은하는 어젯밤 일이 떠올랐다. 어제 분명 슬비가 한말에 자신이 대답을 한것을 그녀가 듣고 이 말을 한것이라 생각이 들었고 은하는 말없이 피식 웃었다.
"응?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튼 내일 지휘통제실에서 보자고. 잘 있어."
그렇게 은하는 슬비와 헤어진채 집을 나왔고 곧장 숙소로 돌아왔다. 그녀가 일찍 돌아온것에 시궁쥐팀 멤버들은 조금 뜻밖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 있다와도 됐을텐데."
"됐어, 이미 충분히 즐겼거든. 그보다 꼬마 언니, 우리 잠시 진솔한 대화좀 할까?"
은하가 의미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자 루시는 놀라며 은하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으....은하씨, 일단 그게 어떻게 된거냐면요. 친구네 집에 가는거고, 전에도 말한대로 이슬비씨가 펭귄을 좋아하니 저는 친화력을 위해서 그런거로."
"아아, 잘 알고있지. 하지만 난 분명 그때 거절했고, 그 때문에 내가 얼마나 창피했는지는 알지?"
"으....으아아아! 잘못했어요! 은하씨!"
"딱 대!"
루시는 은하를 피해 도망을 쳤고 은하도 곧장 루시랑 진솔한 대화를 하기위해 그녀를 추적했다. 팀원들은 저마다 은하를 말리려고 했고 순간 그녀의 표정을 보니 어제 하루동안 슬비와 같이 간만에 어울렸던게 즐거웠는지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간만에 다시만난 친구와 함께한 하루가 은하에게는 더욱 활력이 되었고 그 역시 슬비도 마찬가지였을것이다. 두 사람이 이제는 함께 할테니 둘이서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며 둘 사이에 인연은 앞으로도 영원히 이어질것이다.
작가의 말
간만에 은하 슬비로 한편 올려봅니다. 지휘통제실 후일담 통해서 보면 슬비가 은하랑 같이 밤새 드라마를 본 이야기가 있어서
한번 은하가 슬비집에 놀러가 둘이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는데요. 센텀시티 이후로 각자 팀에서 활동하고
신서울로 돌아와 그나마 좀 휴식을 취하면서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진듯한 장면이 종종 보였던거 같습니다. 특히 그중에서 같이 밤새 드라마를 봤다는
장면을 보아 예전에 같이 어울리지 못했던걸 지금에서야 함께 시간을내서 어울리는거 같다고 봅니다. 아무튼 현재 검은양팀 내에서 별도 스토리를 준비중에 있고
기회되면 또 은하랑 슬비를 가지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럼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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