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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용랑(龍狼) - 7

작성자
플루ton
캐릭터
나타
등급
태스크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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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19.10.01
  • view10034

"대장님 정말 이렇게 가도 괜찮은 걸까요?"

작전지역을 이탈하면서 바이올렛은 트레이너에게 걱정스럽게 물었다.

"역시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나타씨를 지원하는 게."

"아니요. 바이올렛. 그럴 필요는 없을 거예요."

그리고 그녀의 말에 답한 건 트레이너가 아니라 하피였다.

"저도 나타를 도와 함께 싸우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가 거기에 남는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우리만으로 덤빌 때의 레비아는 공격 사이사이에 여유가 있었어요. 만약 그녀가 전력을 다해서 싸우게 된다면. 어쩌면 우리는 버티는 것조차 힘들지도 몰라요."

"그럴지도모르지만."

하피의 말에 바이올렛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분을 삭였다.

"분한 건 모두 마찬가지다 바이올렛. 하지만 지금은 마음을 가라앉혀라. 분명 우리가 나서야 할 차례가 올 거다."

"티나의 말대로다.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한다. 우선 지금 이곳으로 오고 있을 사냥터지기에게 상황설명을."

그런 바이올렛을 티나가 달랬고 트레이너도 이에 동의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공간이 울리는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니 그들과 몇십 미터 정도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샐 수 없을 만큼의 차원종들이 소환되고 있었다. 소환된 차원종들은 원을 그리며 대형을 갖췄고 각자 위상력을 끌어올려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 무슨! 역시 빨리 돌아가죠! 아무리 그래도 저 정도의 숫자를 나타 혼자 상대하는 건 불가능……!"

바이올렛이 당황해 돌아갈 것을 재촉하려던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작전지역의 중앙에서부터 강렬한 거대한 보라색 불기둥이 하늘을 꿰뚫을 듯 솟구쳐올라 가고 있었다.

"저건……. 나타의 [연옥]. 맞죠?"

"분명 연옥이 맞는 것 같지만 뭔가 평소랑 느낌이."

그들이 알고 있던 그의 불꽃을 검보라색을 띠는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꺼림칙한 느낌이 드는 불길한 느낌을 주는 불꽃이었다. 하지만 지금 솟아오르는 불꽃은 같은 보라색이긴 했지만 그들의 기억 속의 것과 달리 아름다운 청자색을 띠고 있었다.

"?! 모두 잘 봐라. 불기둥이!"

티나가 이변을 감지하고 가리킨 곳을 보니 거대한 불기둥을 기준으로 새로운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만이 아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비스듬히 올라거나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등 수많은 종류의 불기둥이 하나둘 늘어갔고 어느새 수십 수백의 불기둥이 공간을 채웠다. 솟아난 불기둥들은 소환된 차원종들의 대부분을 집어삼키며 세계를 청자색으로 물들였다.

"전원! 여기 있다간 말려들지도 모른다! 어서 자리를 이탈한다!"

보라색으로 물들어가는 세계를 바라보며 트레이너는 소리쳤고 이에 팀원들도 정신을 차리고 잇달아 자리를 벗어났다.

"나타. 부탁한다!"

트레이너도 불꽃의 너머에서 싸우고 있을 나타를 응원하며 팀원들을 따라 자리를 벗어났다.

.

.

.

.

.

.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한참을 불꽃을 방출하던 나타는 땅에서 검을 뽑으며 기술을 중단하였다. 땅에서 검을 뽑자 강렬히 타오르던 불길은 서서히 멎어 들었고 곧 주변의 상황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자 소환되었던 차원종 대부분은 불길에 휩싸여 재가되어있었다. 불길이 솟아오르던 순간 급하게 위상력으로 보호막을 쳤던 레비아만이 큰 부상 없이 나타를 노려보고 있었다.

"역시 광범위 공격으론 너한테 충격을 줄 순 없나 보군. 뭐 예상했던 대로네."

레비아의 상태를 확인한 나타는 입맛을 다시며 검을 고쳐잡았다. 이를 바라보며 레비아는 다시 손을 휘두르며 허공에 파문을 만들었다.

"하아. 또 똑같은 레퍼토리로 가는 건가? 너무 식상한데?"

나타가 이를 지켜보며 도발했지만, 레비아는 묵묵히 차원종의 소환을 계속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콰아아아아앙------!!!!!!!!

갑자기 솟아난 수많은 불기둥이 파문을 꿰뚫으면서 무산되었다.

"....?!!!"

이에 놀란 레비아가 다시 파문을 일으켜보았지만, 마찬가지로 솟아오른 불기둥에 의해 시도하는 족족 실패로 돌아갔다.

"-! 상당히 당황한 모양이네?"

이를 지켜보며 나타는 재밌다는 듯 미소를 흘렸다.

"? 설마 바로 전에 내가 했던 공격이 그냥 평범한 공격이라고 생각했냐? 그렇다면 큰 착각이라고."

[연옥-범람(氾濫)]. 나타가 새롭게 만들어낸 이 기술은 기존의 기술인 [연옥]의 강화 버전인 만큼 그 위력과 범위가 훨씬 증가했지만, 그 외에도 한 가지 새로운 특성이 추가되었다.

"흘러넘친 연옥의 불길은 주변의 공간을 오염시키지."

부활하며 얻은 용, 맘바의 힘인 공간과 위상력을 침식하는 힘. 그 힘을 나타는 자신의 불꽃에 섞어서 사용하였다. 그 결과 연옥을 사용하는 중 흩날린 불길은 사라지지 않고 희미하게 남아 점점 증식해가며 주변을 매워간다. 그리고 그렇게 채워진 위상력은 시전자인 나타의 의지에 반응해 즉시 불기둥을 생성해 목표를 꿰뚫었다.

"네가 차원종을 소환할 때는 반드시 차원에 파문이 일렁이고 난 다음에 파문에서 차원종이 기어 나오지. 파문생성과 소환이라는 총 2가지의 과정이 필요한 거지. 그에 비해 난 단순히 생성이라는 1가지의 과정만 필요로 하고. 어때? 어느 쪽이 더 빠를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나타는 비웃을 띄며 레비아를 바라보았고 이에 레비아는 싸움 이래 처음으로 확실히 인상을 찌푸렸다. 그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다면 그녀도 알 것이다. 이제 차원종의 소환은 불가능할 것이란 것을. 아무리 소환을 시도해도 그때마다 솟아오를 불기둥에 의해 막힐 것이 분명했다. 공중에 퍼진 위상력이 완전히 소진되길 기다리는 방법도 있지만 얼마나 거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 ~이제 어쩔 생각이지? 설마 그거 하나 막혔다고 공격수단이 바닥난 거냐?"

야금야금 그녀의 신경을 긁으며 나타는 도발을 계속했다. 이에 레비아는 나타를 노려보고는 손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렸다. 그러자 그녀의 손에서 황색의 구체가 생성되었다. 구체는 처음엔 축구공 정도의 크기였지만 점점 부풀어 올라 순식간에 화물차량 수준에 다다랐다.

"저건. [심판하는 별]? 설마 그런 거로 날 맞출 속셈이냐?"

심판하는 별. 레비아가 과거 자주 사용했던 기술로 레비아의 넘치는 위상력을 끌어모아 만든 거대한 에너지 구체를 상대에게 던지는 기술이다. 위상력을 한껏 끌어모은 덕에 위력은 강력하지만, 속도가 느려 나타와 같은 재빠른 타입의 적에게는 사용하기 적합한 기술이 아니었다.

"아무리 이성이 없어도 나한테 그런 기술이 맞을 거라고 생각. 한 건 아니었군."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던 나타는 곧이어 펼쳐진 광경에 헛웃음을 흘렸다. 바라보고 있으니 그녀를 중심으로 허공에 수많은 빛이 점멸하더니 그 하나하나가 거대한 []로 성장해갔다. 어느새 하늘엔 황색의 별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하하. 이건 [심판하는 별]이라기보단. [심판의 유성군]이로군. 질보단 양으로 계속 밀어붙이겠단 건가?"

하늘에 채워진 파멸적인 위력을 품은 별의 무리를 보며 나타는 천천히 앞으로 발을 옮겼다. 그 순간 레비아는 올렸던 손을 내렸고 그에 맞춰 별의 무리가 낙하를 시작했다.

쿠우우우우우우우우-----!!!!!!!!!!!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떨어져 오는 파괴의 유성들.

'저 정도로 응축된 위상력을 불기둥으로 막는 건 무리일 테고……. 한번 해볼까?"

이를 바라보며 나타는 생각을 정리하곤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허리를 틀고 그 방향에 따라 팔을 최대한 늘어뜨린 자세. 이후 숨을 몰아쉰 나타는 틀었던 몸을 풀며 전방을 향해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콰차아아아아앙-----!!!!!!!!!!!

순간 차원에 깨졌다. 비유가 아닌 표현 그대로의 의미로 나타가 휘두른 검의 궤적을 따라 차원에 금이 가더니 이어서 유리가 깨지는 것과 비슷한 소리와 함께 차원이 깨졌다. 깨어진 틈 사이로 새까맣게 물든 전혀 다른 차원의 공간이 엿보였다. 그렇게 생성된 차원의 틈은 마치 굶주린 맹수처럼 주변에 있는 물체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떨어지던 유성들도 차원의 틈에 닿은 순간 그대로 틈 사이로 빨려 들어가 다른 차원으로 사라졌다.

". 다행히 생각대로 되는군. 할 수 있을 거란 건 알았지만 역시 처음이라 확신이 안 섰는데."

숨을 내쉬며 나타는 공격을 막고 있는 차원의 틈을 바라보았다. 차원에 간섭하는 용의 힘에 더해 [광아]를 사용했을 때 느꼈던 공간을 깨뜨리는 감각을 이용해 만들어낸 결과물. 검으로 적을 배는 것과 동시에 차원의 틈을 만들어 공격을 흡수하기도 하는 공방 일체의 기술.

"일단 [수라도]……라고 이름 붙이면 되려나? 뭐 아직 완성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검을 휘두른 오른팔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리는 나타. 약간의 떨림이 느껴지긴 했지만 싸움에 지장이 없는 걸 확인한 나타는 다시 차원의 틈을 돌아보았다. 다시 본 차원의 틈은 상당히 줄어들어 있었고 잠시 후 완전히 사라졌다.

". 유지시간은 10초 정도인가? 개량하면 더 늘어날 것도 같고.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이걸로 끝이냐 레비아?"

기술의 문제점을 분석하면서 나타는 상공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레비아를 마주 보았다. 레비아의 얼굴은 이제 완전히 일그러졌고 흘러나오고 있던 위상력의 파장도 점점 거칠어졌다.

"하하~분노하고 있군. 좋아! 그렇게 나와야 나도 싸울 맛이 나지. 언제까지 위에서 내려다보듯 무표정하게 있어서야 재미없지. 전력을 다해 덤벼보라고."

나타도 자세를 바로잡으며 전신에서 위상력과 살기를 내뿜었다. 두 사람의 위상력 파장이 허공에서 맞닿자 불꽃이 튀겼고 그 순간 양쪽 모두 움직이기 시작했다.

"■■□□■----------!!!!!!!"

포효를 내지르며 빠르게 활강하는 레비아. 자주색 위상력을 휘감은 낫을 휘두르며 나타를 압박했고 이에 나타도 검을 휘두르며 대응했다. 검과 낫이 부딪힐 때마다 강렬한 충격파가 일어나 주변을 파괴했다.

"■□□-!!!"

공방을 주고받는 도중 레비아는 뒤로 순간 물러나더니 포효하며 허공에 파문을 일으켰다. 이를 본 나타는 곧바로 대응하려 불기둥을 생성했지만, 그것과 동시에 파문에서 이차원의 뱀이 빠르게 사출되어 불기둥과 충돌하였다. 폭발을 일으키며 불기둥은 흩어져 무산되었고 이차원의 뱀도 재가되어 사라졌다.

"! 역시 [소환]이 아니라 [사출]은 사전에 막을 수 없는 건가?"

파문에서 차원종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소환과 달리 사출은 파문이 일어나는 것과 동시에 이차원의 뱀을 사출하는 기술이었기에 시전 시간은 나타의 불기둥 생성과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를 본능적으로 눈치챈 레비아는 공격의 방식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나타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몸을 회전시키며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순식간에 수십 개의 참격이 레비아에게 날아들었고 이에 레비아도 위상력을 응축시킨 낫을 휘두르거나 이차원의 뱀을 사출하는 것을 받아쳤다.

"아직 멀었어……!"

공격을 날리던 나타는 공격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레비아의 측면으로 빠르게 돌아 들어갔다. 순식간에 레비아의 곁에 파고든 나타는 다시 수차례 검을 휘둘렀다. 레비아도 이에 대응해 낫을 휘둘렀지만 모든 참격을 막지 못하고 피부에 상처가 늘어났다.

". ! -! ---!!! 어디 끝까지 버텨보라고!!!"

소리높여 웃으며 더욱더 공격을 가속해나가는 나타. 레비아의 주위를 빠르게 배회하며 수많은 각도에서 공격을 날렸다. 오른쪽에서 내려오는 참격을 막으면 왼쪽에서 발차기가 들어오고 이를 또 막아내면 후방에서 검이 교차하며 날아들었다. 수많은 잔상을 남기며 공격을 이어나는 나타. 종국에는 여러 명의 나타가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공격하는 듯한 착각마저 드는 맹공에 레비아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할 뿐이었다.

"……!!!!!■□■□□■■□---!!!!!"

어느새 몸 곳곳에 수많은 상처를 입은 레비아가 발악하듯 낫을 들어 올려 지면을 강하게 내리쳤다. 지면이 붕괴되고 일어난 강력한 충격파에 나타도 버티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 이를 보며 레비아는 차원의 파문을 일으켜 뱀을 사출하는 것과 동시에 손을 뻗어 흑자색의 에너지를 방출하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날아간 공격은 큰 폭발을 일으키며 나타가 날아갔던 자리를 날려버렸다. 하지만 폭연이 걷히자 그곳에 나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이에 당황한 레비아가 주위를 둘러보려는 순간이었다.

"잡았다……!"

"?!?!!!!!"

어느새 레비아의 후방에 나타난 나타가 몸을 크게 틀고는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레비아가 이를 눈치채고 빠르게 도약하여 거리를 벌리려는 순간,

"[수라도]!!!"

한껏 틀었던 몸을 풀며 레비아의 바로 앞의 차원을 베었다. 베어진 차원은 곧이어 큰 소리와 함께 깨어졌고 이 여파로 일어난 충격파를 정면으로 맞으며 레비아는 후방으로 날아가 땅을 굴렀다.

"……!!●○○○□....!!!!"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키는 레비아. 그녀의 몸엔 방금 공격에 좌측 어깨로부터 오른쪽 허리까지에 이르는 심각한 부상이 있었고 그녀는 이를 억지로 막아 피와 장기가 쏟아지는 것을 억눌렀나. 곧 그녀의 몸이 빠르게 치유에 들어가기 시작했지만 어째서인지 이전과 비교해 상처가 낫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 상처가 아물지 않아 당황스럽냐?"

이를 바라보며 나타는 비웃음을 띄우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너의 그 비정상적인 치유력은 어떤 특별한 능력에 의한 작용이 아니야. 위상력을 한곳에 대량으로 집중시켜 세포를 강제로 활성화하고 재생속도를 대폭 증가시키는 위상력만 충분하다면 누구라도 가능한 기본적인 운용이지. 뭐 보통 그런 방법으로 그 정도의 효율을 내려면 엄청난 양의 위상력이 필요하지.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바로 이 돔이고."

레비아의 치유력의 비밀을 설명하며 나타는 불기둥을 생성해 돔의 천장을 향해 쏘아 올렸다. 빠르게 솟아오른 불기둥은 순식간에 돔에 도달했지만 이를 꿰뚫지 못하고 그대로 다시 튕겨져 나오며 무산되었다.

"이 돔. 외부로부터의 유입은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았는데 내부로부터의 위상력 유출엔 상당히 간섭하는군. 아마 이 돔의 진짜 역할은 네가 남아도는 여분의 위상력을 허공에 풀어놓아도 멀리 흩어져 사라지지 않게 붙잡아 두는 거겠지. 그리고 그런 특성 탓에 이 안은 너의 위상력으로 가득 찼고 네가 상처를 입을 때마다 그 위상력은 자연스럽기 모여들어 상처의 치유에 사용되는 거지. 확실히 효율적인 사용방법이야. 하지만 그런 짓도 이제 끝이야."

레비아에게 검 끝을 겨누며 나타는 싸늘하게 말했다.

"지금 이 공간은 더 너만의 공간이 아니야. 내가 방출한 위상력에 오염되고 잠식된 나의 공간이기도 하지. 오염된 위상력은 너를 치유하기 위해 모여들지 않아. 모여드는 위상력이 줄어들었으니 치유속도도 당연히 떨어진 거고."

"…………"

나타의 말을 묵묵히 들으며 레비아는 그를 노려보았다. 몸에 생겨난 상처는 조금씩 아물어갔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피가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었다. 완전히 회복되기까진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 그럼 이제 보여줄 건 다 보여준 건가? 만약 그런 거라면. 이제 슬슬 끝을 내도록 할까?"

살의를 담은 눈빛으로 나타는 레비아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검 끝에 보라색 빛이 일어나며 검날을 따라 보라색 빛의 칼날을 만들어갔다. 이를 가만히 바라보던 레비아는 고개를 숙이고 담담히 패배를 받아들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보며 나타가 천천히 검을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

쿠구구구구구……!!!!!!!!!!!!

갑자기 땅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대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 역시! 아직 숨겨둔 게 있었군……!"

이에 나타가 검을 휘두르는 것을 중단하고 레비아로부터 거리를 벌렸다. 거리를 벌린 나타는 그대로 땅을 박차고 높이 뛰어올라 상공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파악했다. 그러자 그의 눈에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뭐야 저건."

높이 솟아있던 검은 탑의 회전하며 갈라지더니 대지가 서서히 붕괴되어 갔다. 그리고 무너지는 대지 사이로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서서히 움직이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새까만 비늘로 덮인 그것들은 기다란 몸체를 뒤척이며 잔해를 털어냈고 마침내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몸길이는 족히 100m는 넘어 보였고 금속 같은 질감의 새까만 비늘로 빈틈없이 덮여있었다. 형형색색 빛나는 두 개의 황안과 이마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하나의 적안. 머리엔 날카로운 뿔은 마치 왕관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돋아나 있었다. 턱은 세 갈래로 갈라져 있었으며 그 사이론 새까만 독액이 흘러넘쳤고 이는 땅에 닿자 연기를 내며 주변을 부식시켰다. 단신으로도 도시 한두 개 정도는 순식간에 파괴할 것 같은 흉흉한 위상력을 내뿜으며 그 위용을 뽐내는 괴물. 그런 괴물이 총 3마리나 모습을 드러냈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해 포효를 내질렀다.

"바실리스크……. 라고 이름 붙이면 딱 좋겠군."

신화 속에 나오는 독룡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나타는 새롭게 나타는 거대한 적들을 바라보았다. 3마리의 괴물은 자연스럽게 레비아의 곁으로 다가갔고 레비아는 그들에게 둘러싸인 체로 천천히 떠올랐다. 바로 전에 공방으로 입은 상처들은 이제 완전히 아물었고 망가졌던 스케일 메일도 어느새 고쳐져 있었다. 머리에 난 뿔은 이전보다 크기가 커졌고 등 뒤에선 새로운 날개가 돋아나 총 3쌍의 날개를 활짝 펼친 채로 멈춰 서서 차분히 거리를 벌리는 나타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감싼 3마리의 용은 물론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위상력 또한 방금까지보다 훨씬 부풀어 올라 대기가 떨려올 정도였다.

"저런 걸 숨겨두고 있었나. 유기물 같다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진짜 살아있는 것일 줄이야."

땅에 착지하며 나타는 곁눈질로 원래 이 공간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던 탑을 확인해 보았다. 하지만 그가 바라본 곳엔 탑이 아니라 서로 엉킨 것을 풀고 있는 거대한 용의 꼬리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처음 그 자리에 있었던 탑은 서로 꼬아져 있던 뱀의 꼬리였단 걸 안 나타는 헛웃음을 흘렸다.

"하하. 레비아 하나만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순 없는데. 이젠 그에 필적하는 괴물이 3마리나 더 늘어났다니. 내가 봐도 내가 운이 없긴 없나 보네."

자조의 말을 내뱉으며 나타는 검을 바로잡고 전투를 준비했다. 그리고 그런 나타를 바라보던 레비아가 손끝으로 그를 가리키자,

키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3마리의 용은 사방으로 독액을 튀기며 포효를 내지르며 나타에게로 돌진해왔다. 그저 돌진하는 그것만으로 주변을 초토화시키며 빠르게 다가온 용들은 세 갈래로 갈라진 턱을 벌리고 나타를 공격했다. 나타는 이에 빠르게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다음 순간 첫 번째 용이 나타가 서 있던 곳을 한입에 삼켜버렸다. 이어서 그 머리를 밟고 다시 한번 뛰어올라 두 번째 용의 공격을 피한 나타는 그 위를 타고 세 번째 용에게로 돌진했다. 그리고 세 번째 용과 충돌하려는 순간 몸을 회전시키며 아슬아슬하게 충돌을 피한 나타는 검날을 세우고 마치 팽이처럼 빠르게 회전하며 용의 몸 위를 타고 내달렸다. 수백 수천의 참격을 남기며 질주하던 나타는 용의 몸짓에 맞춰 높이 뛰어올랐다. 하지만 돌아본 용의 몸에는 비늘에 긁힌 흔적만 남았을 뿐 아무런 상처도 남지 않았다.

"! 더럽게 단단하네?!"

이에 혀를 차며 나타는 어느순간 자신을 노리고 날아든 광탄을 반사적으로 쳐냈다. 돌아보니 떨어진 거리에서 활공하고 있던 레비아가 그를 조준해 광탄을 날리고 있었다.

"!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구만!!!"

포효를 내지르며 나타는 검에서 보라색 기운을 일으키곤 사방을 향해 휘둘렀다. 이에 보라색 참격이 빠르게 날아가 레비아와 용들을 공격했지만, 레비아는 광탄으로 모든 공격을 요격했고 용들은 참격따윈 무시하며 오로지 나타를 노리며 덤벼들었다. 이에 나타도 곧바로 공격방식을 바꾸었고 검에 위상력을 집중시키곤 허공을 박차 용들에게 돌진했다. 덤벼드는 용들의 큰 몸을 발판삼아 그 위를 뛰어다니며 나타는 위상력을 집중시킨 검을 휘둘렀다. 보라색 참격이 용들의 몸에 새겨졌고 나타가 지나가고 난 다음 순간 베어진 비늘들이 잘려나갔다. 하지만 비늘이 두꺼운 탓에 데미지가 내부까지 닿지 않았고 덩치에 비하면 너무나 미미한 상처들이었다.

"-!!!이래선 끝이 없겠군. 그렇다면, ---!!!"

한참을 내달리던 나타는 땅을 짚으며 속도를 줄이며 용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멈춰섰고 이어서 기합을 내지르며 발을 굴렀다. 그러자 수많은 불기둥이 사방에서 솟아오르며 용들을 덮쳤다. 보라색 불꽃은 마치 모든 것을 태우겠다는 듯 쉴 새 없이 타올랐고 어느새 용들의 모습을 불길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걸로 끝난다면 좋겠지만. 그건 무리겠지."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나타는 몸을 비틀며 자세를 잡았다. 곧 불길이 천천히 걷혔고 용들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런 상처가 없는 모습으로 나타는 용들은 두리번거리며 나타를 찾았고 이네 그를 발견하곤 다시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럴 줄 알았지."

하지만 이를 예상하던 나타는 위상력을 끌어올렸고 용들이 코앞까지 다가온 순간 숨을 내뱉는 며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수라도]……!!!"

카아아아아아아아앙-----!!!!!!!!!!

다음 순간 나타의 공격에 의해 차원이 갈라졌고 어긋난 차원이 버티지 못하고 깨져나갔다. 그리고 거대한 몸 탓에 이를 보고고 피하지 못한 용들을 이에 말려들었고…….

----……!!!

맨 앞에서 달려들던 용을 시작으로 하나하나 목이 떨어졌다.

"후우……! 겨우 잡았네."

이를 바라보며 그제야 자세를 푼 나타는 숨을 고르며 어깨를 풀었다.

"끄으응. 셋 다 한꺼번에 베기 위해서였다곤 해도. 역시 수십m 단위로 차원을 베는 건 무리였나. 뭐 일단 이걸로 레비아에게 집중할 수……?!!!"

몸 상태를 점검하며 다음 전투로 이어갈 준비를 하던 나타는 다음 순간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 분명 목이 베여 죽었어야 할 용의 몸이 꿈틀거리며 일어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느새 완전히 몸을 일으킨 용의 몸은 절단된 부위가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곧이어 부풀어 오른 부위가 터지더니 거기서 새로운 용의 머리가 점액을 떨어뜨리며 나타났다. 그리고 변화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크르르르르르르……!!!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끓어오르는가 싶더니 거기서 새로운 차원종이 태어났다. 느껴지는 위상력은 약했지만, 그 수는 못해도 3자리에 다다를 정도였다.

"! 너무 쉽게 풀린다 싶더라니!!!"

이 모습을 바라보며 나타는 질린 표정을 지으며 자신에게 덤벼들던 차원종들을 베어 넘기곤 뒤로 크게 도약하며 물러났다.

"이거 함부로 상처를 입혔다간 머릿수만 늘려주는 꼴이……?!!!"

뒤로 도약하던 나타의 눈에 입을 크게 멀리고 위상력을 끌어올리는 용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에 나타가 급하게 허공을 박차 빠르게 있던 자리에서 벗어났고, 다음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아아------------!!!!!!!!!!!!!!!!

세 줄기의 흑자색 광선이 뻗어 나갔다. 뻗어 나간 빛은 진로상에 있는 모든 것을 소멸시켰고 나타가 피한 자리에서 충돌했다. 그와 동시에 강렬한 충격이 일어났고 공간을 넘어 차원째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차원의 경계가 무너져내렸다.

"....장난이 아니군."

수백m는 되는 차원의 균열을 바라보며 나타는 마른침을 삼켰다. 하지만 용들은 자신들이 벌인 일에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고 몸을 돌려 다시 레비아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머리가 잘려도 다시 살아나는 회복력, 흘린 피에선 차원종들이 태어나고, 입에서 뿜어내는 광선은 차원의 경계를 붕괴시키는 수준이라. 하하 주인보다 애완동물이 더 강한 것 같은데?"

그런 용들을 바라보며 나타는 그 능력을 하나하나 늘어놓으며 헛웃음을 흘렸다. 용이란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압도적인 위용을 보여주는 세 마리의 차원종. 그리고 그런 용이 완벽한 복종의 자세를 보이는 레비아 또한 아마 그에 걸맞은 힘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존재를 눈앞에 두고 홀로 싸우는 나타의 얼굴엔…….

"하지만, 이기지 못할 거란 생각은 안 드는군."

언제 긴장했냐는 듯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를 본 것인지 가만히 그를 지켜보던 레비아에게서 흘러나오던 위상력의 기세가 한층 강렬해졌다.

"하하~! 좋아! 좋아! 그러면 되는 거야. 그렇게 전력을 다해 나를 상대해 달라고. 그래야……. 너를 되돌릴 수 있을 테니까."

한껏 흥분된 목소리를 갑자기 내리깔며 진지하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나타. 이윽고 들고 있던 검을 불꽃으로 되돌리곤 오른손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렸다

". 그럼 전력을 다하는 너에게 걸맞게 나도 비장의 한 수를 보여주도록 하지."

그러자 허공에서 보라색 위상력들이 나타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처음 허공에 흩뿌려놓았던 연옥의 불꽃. 싸우는 동안 주변의 위상력을 침식하며 한껏 양을 늘린 위상력들이 원래 주인에게로 돌아갔다. 그렇게 방대한 위상력을 모두 흡수한 나타.

"…… 지옥을 보여주지……!!"

다음 순간, 나타의 전신에서 영롱한 보라색 불길이 솟아올랐다. 불안정한 자신의 위상력을 폭주시켜 원래라면 사용하지 못할 힘을 일시적이나마 손에 넣는 [염마]. 본래 사용하면 할수록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심해지는 위험한 기술이었지만 지금 사용하는 기술은 그런 부작용들을 줄이고 효율을 더욱 증가시킨 [염마]의 완성형이 되는 기술이었다.

"후우……."

숨을 내쉬며 힘을 갈무리하는 나타. 거칠게 요동치던 힘이 점차 차분해지더니 이윽고 완벽히 그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

"~괄목해라. [염마-위광(威光)]."

이어서 그의 등에서 화염이 일어나더니 거대한 화염의 날개로 형태를 갖추었다. 날개만이 아니었다. 그의 전신을 덮고 있는 화염은 점점 갑옷에 가까운 모습으로 형태를 바꾸어서 피부 위로 푸른 빚을 내는 기묘한 문양이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나타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위상력이 급격히 증가해갔다. 이를 지켜보던 레비아와 용들도 자신들을 위협하는 힘을 뿜어내는 나타의 모습에 긴장한 기색을 띠며 공격을 준비했다. 이윽고 변화를 마친 나타는 자신을 견제하는 레비아를 바라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고,

"~그럼……. 간다-!"

다음 순간 보라색 불길을 흩날리며 레바에게로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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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이번엔 다행히 한번에 성공했네요.

그럼 즐감하셨길 바라며 물러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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