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예상치 못한 말. 기억 속 뷜란트가 그렇게 아끼던 아이들을, 인간들을 만나기 위해 포기했다는 말은 자온을 크게 뒤흔들었다.
영감이.... 자신의 아이들을 포기했다고? 그럴리가. 그 기억속에서 영감은 그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했어. 그 기억 속 모든 순간에도....!
그랬지. 하지만 그분은 너희 인간을 만나기 위해 자신께서 살린 아이들을 지키지 않고 포기하셨어. 위대한 의지에 소멸되는 것을 막지 않으셨지. 너흴 만나는 미래를 얻으려면, 그들을, 우리를 희생시켜야 그 미래가 열 수 있었으니까!!!
그럴리가.... 영감이 그럴리가....
아니. 그분은 누군가를 통해 미래를 미리 알게되셨지. 그리곤 그들을 희생시키고, 우리가 이런식으로 일그러져야만 너희 인간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안 그분께선 우리 모둘, 내버리셨지!! 수많은 죽음도, 비명도, 눈물도 지켜만 보았어!! 네놈들을 만나기 위해!!!
네가 믿든, 믿지 않던 그것은 이미 지나가고 확정된 과거다. 자, 눈 돌리지 말고 저들을 보아라. 그분이 보고자 한 아이들이 저런 것들인가? 정말 그분께서 보았던 것처럼 빛나는가? 너를 지키기는 커녕, 지킴받고 너를 이용하려 드는 인간들이, 네가 몸 바쳐서 지키며 그분과 만나게 할 이유가 있는가?
그렇게 악착같이 버텨봤자 네게 남는 것이 있기나 할까? 아니. 그 무엇도 너에게는 보답받지 못할 허무만이 남겠지. 남는다면 그것은 찢길대로 찢긴 영혼과 의미를 잃은 의지, 그리고 부숴지고 짓밣힌 마음만이 남겠지. 그렇게 너는, 고통과 비탄 속에서 이 세상에서 조용히 사라지겠지. 그 무엇도 이루지도, 보답받지도 못한채.
우리와 함께 하자. 그리하면 너는 의미없이 아무것도 아닌채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침식하는 절대적인 존재가 될지니....
바보같이굴지말고우릴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우리를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해서모든걸집어삼켜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우릴해방해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해방해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켜줘해방시키라고해방시켜줘
검은 파도가 밀려오듯, 그들은 자온을 집어삼키려 든다.
치....치직.....
아아....... 아흐....흐으.... 아아아아-----!!
내가 어찌..... 너흴 희생할 수 있을까. 지금을 살아가는 너희를.....
운명아, 참으로 가혹하구나. 그 기대를 포기해도 이런 미래만이 남는다면 나는....
치....즈즈즈....
제발..... 정말로 둘 중 하나만 선택해**다고? 왜.... 저희는 그런 운명이여야 하는 겁니까.....?
그저.... 작은 희망이였단 말입니다. 그 바램조차 불가능하다는 겁니까....으흑.....아아아......!!
츠.....지직.....
거기에 갑작스레 재생되는 비통과 절망이 섞인 기억. 스치듯 지나가는 기억이였지만, 그 기억에 담긴 감정과 눈물은 마음에 시리도록 아파왔다. 그에 자온은 무심코 공격을 막고 있던 손에 힘이 빠져 흐트러져버린다.
"그 빈틈, 가져가도록 하지!!"
기계인형의 다음 공격이 흐트러진 자온을 향해 자비없이 휘둘러진다.
그 때에,
"네 상대는 나라고 했지!"
"메테오.... 스매쉬!!!"
콰가가가가가가-----!! 쩌적------
마치 혜성이 스쳐가는 것처럼, 그를 지나쳐 기계인형에 꽂히는 찬란히 금빛의 일격. 그 일격에 쿠르마의 방어막에 금이 가는 소리와 함께 부숴진다.
"방어막이 뚫린 건가....? 과연. 이런 비장의 수를 감추고 있었구려."
"헉..... 헉....."
일격을 쏟은 은하가 비틀거린다. 비장의 일격이기라도 하듯, 은하는 눈에 띄게 탈진한 상태를 보였다. 거기에 충격에 피와 진액으로 너덜너덜하게 자온도 비틀거리며 한쪽 무릎을 꿇는다.
"은하 씨! 자온 씨!"
"확실히... 보호막이 파괴되어서, 이 이상 무리를 했다간 인형이 망가지겠군. 하지만 망가진 건 그쪽도 마찬가지 같구려."
"첫번째 각성자여, 또 다시 목숨을 건지셨군. 실로 질긴 목숨이구려. 그러나 이제 진정으로 당신을 보호해 줄 자는 아무도 없을 거요."
"다시 한 번 보호막을 씌워서 찾아오도록 하지. 그때야말로 당신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요."
"그대의 죽음이 되어, 다시 돌아오리다! 껍데기뿐인 첫 번째 각성자여!"
"그리고 이제는 무력하고 아무것도 아니게 된 침식황의 계승자여! 나의 주인에게 헌상할 보석상자가 되어, 그대의 몸을 탐하러 돌아오리다! 하하하하!!!"
쿵....... 쿵....... 쿵......
쿠르마가 조종하는 기계 인형이 조금 비틀거리며 그 자리를 벗어난다.
우리와 함께라면 별거아닌 인형따위에 고전하지 마.
고집부려서 그대로 버텨봤자 넌 그 무엇도 하지않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버릴껄? 나약한 인간들을 만나기 위해 희생당한 그분의 아이들처럼.
그들처럼 너 또한 보답받지 못한 채,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우리를 받아들여서 신이 되자.
모든 것을, 침식하자.
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키득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키득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키긱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꺄핫받아들여줘받아들여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받아들여줘
귀를 틀어막아도 울리는 목소리들. 애써 무시하며, 두사람과 함께 거점으로 돌아간다.
********
"여러분! 괜찮으세요?"
"그, 그럭저럭 괜찮......으.....!"
비틀거리며 쓰러지려는 은하. 얼른 민수현이 그녀를 받쳐준다.
"솔직히 괜찮지는 않지만야...."
"두 분 다 저를 지켜주시다가 이렇게까지....!"
"근데요, 여기 왜 이렇게.... 어둡죠? 아, 이거 혹시.... 저세상 갈 때가 된 거...?"
"그러게... 근데 저승길이 이렇게 까가....? 진짜 왜 어두워?"
마치 새벽이 오기전의 밤하늘처럼, 성 주변은 온통 암흑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저세상도, 저승길도 아니예요! 이건 미래 씨의 그림자 능력이예요. 리애니메이터로 강화된 미래 씨의 그림자가, 쿠르마를 탐사하기 위해 성 전체에 전개된 거죠. 리애니메이터는 가진 자에게 일시적으로 큰 출력을 낼 수 있게 해주지만, 그 힘을 일시적인 힘인 것 같아요. 마치 휘발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미래 씨도 철수 형도 속전속결로 승부를 내려 하고 계세요. 힘이 사라지기 전에 쿠르마를 찾아내서 없애겠다는 거예요."
"과연 기계왕의 힘..... 아니, 미래의 힘인건가. 모든 수를.... 다 짜내고 있는 거구나. .....그런 너희는, 정말 아름답네."
"상황을 보니, 계획이 막바지에 이른 것 같군."
"흑지수 씨? 누워 계셔야죠! 몸도 안 좋은데 이렇게 나오시면 안 돼요!"
조용히 중얼거리는 자온의 뒤에, 치료실 밖으로 나온 흑지수. 부상자인 그녀를 루시가 만류하며 들여보내려 하지만 무시한다.
"그럴 수도 없잖아? 거기 그 꼬마는 쓰러지고, 쟤는 넝마가 된 판국인데."
"난 괜찮아요. 오히려 머리가 맑아졌어요. 덕분에, 흉계도 하나 떠올랐고."
"뭔가 떠오른 모양이지? 좋아. 표정을 보니 믿어도 될 것 같네. 그럼 너는 나랑 이야길 좀 하자. 여기서는 좀 그렇고.... 나가서 말이야. 그럼..... 먼저 가 있는다?"
"무리 하시면 안 돼요! 어딜 가시는 건데요?"
루시에게 따라오라는 말을 남기고 성 안으로 들어가는 흑지수. 루시는 그녀를 만류하면서도 그녀의 뒤를 쫓아가고, 은하도 어디론가 조용히 자리를 벗어난다. 덩그러니 혼자 남은 자온.
"다들 모든 수를 짜내고 있구나. 그런데.... 난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도 모든 걸 짜내서 상대해야 할텐데.....그렇지만..... 역시 무서워. 그 놈들을 받아들이면 정말 다른 무언가가 될까봐.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채 사라질까봐.....무서워."
[스스로를 비추어 바라는 것을 붙잡으세요. 자신을 가지시고, 이어오신 인연을 믿어보세요.
그럼 반드시 보답받으실 거예요.]
고뇌하던 자온의 머리 속을 스쳐간, 흑지수를 통해 전달되었던 오세린의 한마디. 그에 자온은 자리를 털며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긴다.
"그래. 그 기억들을 다시 보자. 감찰관이 그랬었지. 그 기억에서 답을 찾아보라고. 분명 그 기억 속에 모든 것을 풀 해답이 있을꺼야."
"그리고.... 그 놈들이 말한 기억에 대한 것도 알 수 있겠지. 뭐가 진실인지, 봐 보자고."
"기억의 계승이라고 했었지. 근데.... 어떻게 하면 되지?"
성의 구석진 곳에 주저앉아 생각하던 자온. 잠시 눈을 감았다 뜬다.
그러자, 그는 다시 실이 흐르는 기묘한 공간에 들어오게 되었다.
"계승을, 다시 이어갑니다."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기억은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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