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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베스트]이세하의 얀데레 클로저스

작성자
블랙이세하
캐릭터
이세하
등급
훈련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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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15.03.29
  • view12745

*읽기 전에 주의*

-캐릭터 이해성이 부족해서 캐릭터 붕괴가 있을 수 있음

-세계관 붕괴일 수도 있고, 시간 축도 확실하지 않음

-그냥 시간 날때 끄적인 것 뿐임.

-진짜 그게 다임

-그래도 괜찮으면 스압 조심하면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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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다.
사람의 기척도 하나 없이, 조용한 유니온의, 클로저스의 어느 방.


"얀데레라는 말이 있는 거 알아?"


거기서, 나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눈 앞에는 서유리가 앉아있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이 적막함이 조금 지루한 듯하였기 때문에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나의 목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는 것이 보일 정도로 고개를 돌려 흥미를 보였다.


"응? 얀데레? 뭐야, 그거... 먹는 거야?"


아무래도 모르는 모양이다.
뭐, 그녀는 게임을 잘 안 하니 이런 단어에 익숙하지 않은 게 오히려 당연한 것일테다.
게임을 한다고 해도 특정 게임이나 혹은 사이트에서 접하지 않으면 좀처럼 모르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음... 츤데레라는 말은 알고 있지?"


"응. 좋아하는데 제대로 표현을 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잖아? 우리 정미처럼!!"


그렇게 말하고 난 다음 덧니를 들어내며 유리는 웃어보인다.


"정미, 아니 우정미인가... 뭐, 그랬었지..."


잠시 머리 속을 빠르게 지나가는 회상을 억지로 누른다.
그것보다 이야기를 계속하자.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츤데레란 '츤츤'하다고 일본어로 새침하고 애교가 없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와 '데레데레'라고 부끄럼 없이 구애한다는 뜻의 의태어를 각각 줄여서 만들어진 단어야."


"이야, 박식한데!"


존경의 눈빛을 받았다.
이런 걸로 존경의 눈빛을 받아도 참...


"얀데레도 똑같아. '야무'라고 일본어러 병들다는 동사와 아까 설명한 '데레데레'라는 의태어가 섞여서 만들어진 단어지."


"으응?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즉, 정신적으로 어딘가 병든 채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구애하는 사람을 얀데레라고 하는 거지."


"우와... 그렇구나..."


조금 쇼크를 먹은 듯한 표정이다.
그런 단어가 존재한다는 것에, 그리고 단어가 존재한다는 의미에 충격을 적지 않게 받은 듯 하다.
나는 그 표정을 관찰한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런데 그런 사람이 있긴 있는 거야?"


"있어."


"신기할 정도로 즉답이네."


"뭐, 그거야..."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하였다.


"엑!? 뭐, 뭐야? 그 반응은? 설마 본 적이 있는 거야?!"


나의 답변에 유리가 놀란 듯이 이 쪽을 바라보았다.
의구심이 가득찬 그 눈동자를 마주하며 나는 작게 쓴웃음를 흘린다.


"...보기만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서, 설마..."


"뭐, 일단 그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고."


"아니아니, 미뤄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데?"


하지만 미뤄둘 이야기다.
나는 유리의 말을 잠시 무시하기로 하였다.


"얀데레에도 타입이라는 게 있어."


"...타입?"


그래도 일단 나의 이야기를 계속 따라와주는 것 같다.
...다행이다. 나는 조금 안심하였다.


"응. 인간마다 좋아하는 방식이라는 게 다르니까 말이야. 얀데레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방식에 의해서 나뉘는 거야."


"과연..."


"일단 이것을..."


나는 종이조각 3장을 그녀의 눈 앞으로 내밀었다.


"뭐야, 이거...?"


유리는 종이를 받아들이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는 곧 소리를 내어 그걸 읽었다.


"속박형, 의존형, 집착형?"


"각자 이슬비, 오세린, 우정미네."


"......"


"응."


"뭐...!"


"응."


"뭐뭐뭐뭐뭐뭐뭐...!!"


"응."


"뭐어어?!"


"응. 일단 진정하자고?"


"지, 진정하자고가 아니라 뭐라고 하는 거야! 걔네들이 얀데레일 리가 없잖아!"


"아니, 틀림없어. 그것들 전부는 내가 요 몇 달간 판단하여 분류한 것들이야."


"그, 그래도...! 맞아! 정미는 그럴 리 없어! 왜냐하면 걔는 츤데레잖아!"


"그러게, 나도 설마 걔가 츤데레에서 얀데레로 바뀔 줄은 몰랐어."


그러니까, 방금 전 유리의 말에 떠오른 기억과 함께 나는 과거형으로 대답한 것이다.
그랬었지, 라고 말이다.


"뭐, 뭣!? 저, 정미가 널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어?"


"그거야 얀데레로 바뀌면 어떤 둔감한 남자라도 알지. 심지어 얀데레로 각성 후에는 자주 좋아한다는 말을 했으니까 말이야."


"......"


벙찐 듯한 표정의 서유리.
더 이상 무언가 말을 하는 것을 잊어버린 듯 하다.


"...뭐, 천천히 설명해줄테니까 그 종이의 뒷장을 보라고. 그렇네, 일단 이야기도 나온 겸 우정미, 즉 집착형부터 이야기할까."


서유리는 내가 준 종이를 돌려 뒤쪽을 들여다본다.
앞장에는 분류되는 타입명을 적어두고 그 뒷장에는 내가 각 타입마다의 특징이 적혀져 있다.
그녀가 뒤집은 종이는 집착형. 그녀는 곧 그것들도 소리를 내서 읽었다.


"집착형. 첫 번째. 기념일도 약속도 절대 잊어버리지 않음."


"약속은 그렇다치자고. 그래도 설마, 기념일이라는 정의가 그렇게 광범위한지 난 몰랐어. 내가 처음으로 그녀와 어깨를 부딪힌 날의 날짜라던지, 서로 처음으로 인사를 건네기 시작한 날짜들조차 기념일로 인식하고 전부 적어놓고 있었더라고."


"이, 일기를 자주 썼으니까..."


여기에 없는 정미를, 그래도 친구여서인지 대변하는 서유리였다.


"아아, 그렇더라고. 그 일기를 처음 봤을 때는 정말 소름 돋았지. 내 행동 하나하나가 적혀져 있어서..."


웃긴 것은 츤데레였을 때부터 꼼꼼하게 내 행동들이 다 적혀져 있었던 것이다.
비록 나는 그녀가 얀데레로 바뀐 것에 대해서 놀랐지만, 어쩌면 그것은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두, 두번째...! 모든 행동을 파악하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의 행동을 모두 파악하는 건 어떤 타입의 얀데레든 기본이지만, 집착형의 경우 그 의도까지 전부 알아내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아서 특별히 메모해뒀어."


다른 타입 같은 경우에도 이 날 이거 했지, 하고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서 간담이 서늘해졌지만 집착형의 경우 어째서 그런 일을 하였고 그 때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까지도 하나하나 전부 끝까지 추궁해서 물어봐서 정신이 피폐해지는 게 느껴졌다.


"하하,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네 두개골을 부수고 뇌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을까라는 농담을 한 적도 있었지."


"노, 농담이지? 여태까지의 이야기를 들으면 진짜 같아서 무서운데?"


"이렇게 살아있고 실제로는 하지 않았고 농담이 아니었을까?"


"...뭔가 내가 알고 있는 정미가 엄청 멀게 느껴지기 시작했어."


"무슨 소리야, 아직 초반이잖아. 계속 하자고."


"우우... 세번째. 자신 이외에 이야기한 것은 반드시 기억하고 또 대화에도 나온다."


"나중에 이야기할 거지만, 속박형의 경우 자신 이외의 사람과 일단 이야기하게 놔두지 않고 의존형이 질투심을 마음 속에 담아두는 것에 비해서 집착형은 전부 입 밖으로 내뱉어."


오세린 선배에 관해서 그녀에게 처음 이야기하였을 때, 그녀가 예쁘냐고 물어보는 등 질투심을 숨기지 않았던 점이 이 사실의 징조였다고 하면 할 수 있겠지.
아아, 그 때는 전혀 그녀가 날 좋아한다고 생각도 하지 않았던데다가 '츤츤'하고 있어서 좋았었지.
최근에는 초점이 맞지 않는 눈동자로, 예쁜 사람이랑 이야기하니까 기분 좋았냐고 물어보는 방식에 익숙해져서 새침하게 대하면서 물어보던 그 질문방식은 완전히 추억이되고 말았다.


"아, 참고로 여기서 대답을 조금만 잘못하면 히스테릭하게 변하니까 주의해야 해. 나도 여러 번 고생을 했으니까."


"...으, 응."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 나의 말에 유리는 점점 대답하는 게 힘든 듯하다.

이제 집착형의 반 밖에 안 왔는데 앞으로 버틸 수 있는지 볼 만하다.


"네번째. 이렇게나 좋아하는데라는 말을 자주한다."


"한 번 호의를 확실히 표시하고 난 다음부터는 이제 더 이상 부끄럼이 없어서인지 자주 그런 말을 하게 되었어."


특히 히스테릭하게 변하였을 때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이렇게나 좋아하는데 어째서 모르는 거냐, 라는 말과 함께 목을 조였을 때는 이대로 죽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만약 죽었다면, 호의에 묻혀서 죽는 것은 행복한 것일까 하는 철학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면서 죽었을테니 매우 학구적인 죽음이었을 것이다.

농담이 되지 않을 농담이다.


"그렇게나 좋아하는데 몰라줬던 내가 나빴던 거겠지.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


"세하야, 너 원래 이렇게 어두운 성격이었던 건가?"


"그렇지 않았나?"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뭐, 그런 것보다 다음으로 가자고. 다음으로 집착형 마지막이니까."


"으, 응."


"다섯번째, 얀과 데레의 차이가 가장 크다."


"얀, 즉 히스테릭할 때는 매우 히스테릭하게 변해서 엄청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에 비해서 그 외에는 데레, 그러니까 엄청 친근하게 대하더라고."


이미 좋아하는 마음도 전했으니 더 이상은 주저할 것이 없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친근하게 다가왔다.
얘가 그 우정미가 맞나 생각할 정도로 친근하게 대해 오며 수제 도시락도 만들어주고, 팔짱도 끼고 싶어하고, 애교도 많이 부렸던 걸로 기억한다.

마치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 같다고나 할까. 아버지와 같은 미소로 그런 그녀를 바라봤던 적도 있다.
그런 기억은 매우 소수지만, 분명히 그랬던 사실은 존재한다.

...말할 것도 없이 대부분은 전부 히스테릭하게 이렇게나 좋아하는데 어째서 그런 여자랑 있냐는 이야기나 어째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냐, 라는 질문을 들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뭐, 그렇더라고."


나는 그 전까지의 흐름에 비해서 비교적 가볍게 끝을 맺었다.


"어때? 여기까지의 감상은?"


"최악이야. 친구를 이렇게나 몰랐었나, 하고 자책감에 빠질 것 같아."


"뭐, 그래도 정미가 그렇게 변한 건 그녀가 선택한 것이고 애초에 원인을 제공한 것은 나니까 네가 책임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


"응, 그럴지도. 하지만 세하야,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네가 책임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 정미가 널 좋아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정미처럼 되지는 않았을 거야. 네 말대로 정미는 그렇게 되길 스스로 선택한 것이겠지."


"...고마워. 너한테 그 말을 들으니 조금 구원받은 것 같아."


"히히, 그래?"


쑥스러운 듯이 덧니를 드러내며 웃는 그녀의 미소에 정말로 마음 속 어딘가가 편해지는 것 같았다.
아아, 역시 이 녀석이랑 있는 게 가장 마음이 편하다.
나는 마음 속 깊이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나저나 어떻게 할래? 나머지도 들을래? 별로 좋은 이야기는 아니고 여기서 그만둬도..."


"아니, 들을래. 정미의 이야기를 들은 이상 나머지 두 사람들도 내가 아는 사람으로서 나는 들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


"그래? 그럼 다음은 오세린 선배로 가도록 할까."


의존형.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유리는 아까와 같이 의존형의 종이를 뒤로 돌려 거기에 적혀져 있는 것을 읽기 시작하였다.


"의존형. 그 첫번째. 곁에 없으면 불안해서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모름."


"조금이라도 떨어질려고 하면 그야말로 절망의 나락에 빠진 듯한 표정으로 이 쪽을 바라본달까..."


"우와... 그건 뭐라고 하기가..."


"그렇다고는 해도 24시간 같이 있을 수는 없잖아. 애초에 나는 클로저스로의 일도 있고..."


"그거야 그렇지."


"게다가 목욕탕 같은 경우에는 내가 어쩔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말이야."


"뭐, 뭐... 그거야..."


조금 얼굴을 붉히는 서유리였다.
음, 목욕탕 이야기는 NG였던 것일까.
조금 배려가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이 녀석도 여자니까 말이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떨어질 때 절망적인 표정으로 이 쪽을 바라보는 것이랑, 다시 돌아왔을 때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손톱을 깨물고 있는 등 극도의 긴장상태에 있는 것만 익숙해지면 전혀 문제 없는 걸지도 모르겠네."


"문제 없는 걸까, 그거."


"솔직히 남자로서 이런 상황은 별로 싫지는 않았단 말이지. 떨어지지 말아줘하고 부탁하며 옷소매를 잡는다는 건 모두의 꿈이잖아."


단지 그 말을 할 때의 표정이 절망에 가득차 있어서 범상치 않았다는 사소한 차이는 있지만.


"그, 그럼 두 번째..."


"응."


"금방 자신을 몰아붙임."


"아아, 그거네."


"이건 평소의 세린 언니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으음, 그렇지. 그래서인지 세린 선배가 얀데레라고 알게 되었을 때는 별로 놀라지도 않았달까. 뭔가 그렇게 될 것 같았고."


몇 번 상냥한 말을 건네면서 잘해주면 금방 이 쪽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커다란 호의를 품을 사람이다.
김기태 요원 때도 그랬고...


"이야기를 되돌려서, 내가 무언가를 거절하거나 혹은 조금 강하게 나가면 역시 나는 쓸모 없는 인간인가 봐, 라고 말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이 상상이 가지?"


"그런 자신이 슬프지만, 응."


"얀데레 때일 때는 그 말로하는 자책에 끝나지 않고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일도 쉽게 저지르지. 아, 물론 물리적으로."


"우우... 너무 생생하게 상상되어서 싫다."


"나를 좋아해주는 건 솔직히 어떤 상황이던 기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걸 보고 있는 건 아무래도 좀..."


"그렇지..."


"해결책으로 나를 좋아하면 그런 짓은 하지마, 라고 하는 게 머리 속으로 떠오를텐데 그건 사실 의미가 없어."


"어? 전혀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건 어째서?"


바보냐.
아아, 그래도 그런 점이 사랑스럽구나.
얀데레에게 둘러싸여있다보니 이런 매우 바보같은 그녀의 면이 좋다.


"그건 오히려 그 사람을 궁지에 몰게 되거든. 그것도 그럴 게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를 상처 입혀서 풀었던 여러가지 부의 감정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 그러니까 나중이 되면 그 부의 감정에 눌려서 완전히 망가질 것 같이 되고 말아."


"아아, 괴롭히는 것처럼 되어버리고 마는 거구나."


"그래서 바로 해제했었는데, 그러자 다음 날 병원으로 실려가더라고."


분명 참았던만큼 그 반동이 컸던 거겠지.


"그래서 그냥 내가 참기로 했어."


내게 오는 부의 감정은 생각을 관두고 게임으로 도피하면 어느새인가 없어지니 문제 없다.


"고생이 많구나."


"...그 정도도 아니야."


"어디보자, 그럼 다음은... 세번째, 질투를 하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다."


"얀데레 치고는 꽤나 희귀한 항목이라고 생각해."


우정미는 내가 다른 여자랑 있으면 금방이라도 그 여자를 처치하고 나에게 무슨 생각인지 끝까지 물고 늘어졌을 게 틀림없었을 것을 세린 선배의 경우는 다르다.


"그렇다고 해도 질투를 하지 않는 건 아니잖아?"


"맞아. 다른 여자랑 이야기하고 있으면 그녀는 마치 세상이 멸망하는 것이라도 보고 말았다는 표정으로 이 쪽을 바라**."


그리고 그 다음에 그녀와 이야기하면 역시 예전에는 없었던 상처나 붕대가 그녀의 몸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병들 정도로 질투를 하는 것은 틀림없이 얀데레지만, 그래도 절대로 그녀는 절대로 겉으로는 내뱉지 않는 것이다.


"아마도 내게 뭐라고 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으응?"


"그녀는 자신을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것에 비해 나를... 아, 아니다. 뭐, 이건 다음 것과 연결되니 다음 것에 넘어가서 이야기하자."


"뭐야뭐야, 엄청 궁금해지잖아!"


"스스로 확인해보라고 어차피 다음으로 의존형 마지막이니까."


"어? 벌써?"


"아아. 그래도 기대하는 게 좋아. 다음 건 엄청나니까."


"응? 어디어디, 네번째. 좋아하는 사람을 신이라고 생각한... 다...?"


"갓기태 아닌 갓세하라고 불러줘."


싱긋하고 웃어보였지만 분명히 제대로 웃지 못했을 것이다.
미소라는 상큼한 단어는 이상하게 예전부터 나와는 잘 맞지 않았다.
분명 그건 농담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건... 에, 그러니까... 즉, 어떤 의미야?"


그 증거로 가볍게 무시당했고.


"어떤 의미도 뭐고 말 그대로 의미야. 그 사람 안에서 내가 일종의 종교가 되어버린달까?"


"떠받들여지는 거야?"


"그렇지, 아무래도 모든 것이 내가 있기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내가 존재하니까 맛있는 밥이 존재하고 물을 마실 수 있으며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
차원종들을 클로징하는 몸인만큼 그 말도 어떻게 보면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저 톱니바퀴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건 내 생각이고 세린 선배는 아무래도 생각이 달랐던 모양이지만.


"뭐, 질투를 겉으로 내뱉지 않는 것도 이것과 연결되지. 그녀는 자신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비천한 몸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비해 나는 이 세상의 정점에 있는 존재라고 인식하니까 자신이 뭔가 지적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야."


그러니, 내게 다른 여자랑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거나 그런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저 위에서도 말했듯이 ** 못했던 붕대나 상처자국이 보일 뿐.


"나의 양심에 따라서 이 사람은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되는 타입이야."


나를 신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내가 죽으라면 정말로 죽을테니...
선생님들이 자주 걔가 죽으라면 넌 죽을 거냐라고 하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 귀중한 케이스이다.


"그, 그 정도야?"


"아아, 근데 정말 무서운 건 그 사람이 죽으려고 하는 걸 구하지 못하면 나도 죄책감에 부서질지도 몰라."


아마도 죽는다면 나에게 편지를 남기고 죽으러 가겠지.
그 편지는 분명히 이런 오물보다 못한 나를 찾지 마세요라는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줏대가 없는 말로 시작할 것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라면 분명히 그녀를 찾으러 나설 것이다. 그녀를 그렇게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조금이라도 늦게 발견한다면 나는 분명 내 자신 속의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그런, 불안한 예감이 든다.


"...그건 그래도 네 탓이 아니야."


"하하,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지."


"그런 말이 아니라...!"


"응. 무슨 말인지 알아. 네가 나를 위로해주려고 하는 것도."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의 손에서 집착형과 의존형이 적힌 종이 두 장을 받아들였다.
그래도 역시 그녀들은 현실이라서 내가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게 나의 현실인 것이다.


"자아, 그럼 우리의 리더. 이슬비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까."


"...속박형."


"우리가 가장 쉽게 떠올리는 얀데레의 모습이지."


어딘가 감금당하거나 하는 주인공과 그걸 초점이 맞지 않는 눈동자와 함께 내려다보는 얀데레.
그 모습은 얀데레의 정석 중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감금 당한 거야?"


"...아직 제대로 읽지도 않았잖아. 천천히 읽으면서 이야기하자고."


"첫번째, 아침에 일어나서 잠잘 때까지 전화함."


"이슬비 같은 경우에 나는 처음에 얘가 얀데레인지 몰랐었어. 처음에는 하루에 한번 정도였고 그것도 임무 이야기니까 그냥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게 이제 나중에 가서는 12시간에 한번씩, 6시간에 한번씩, 3시간에 한번씩, 2시간에 한번씩, 1시간에 한번씩...
이런 식으로 진화하기 시작하였고 전화 내용 또한 임무 내용에서 사적인 걸로 변해갔다.


"생각해보니 슬비가 요즘 전화를 하는 걸 자주 본 것 같기는 해."


"아아. 그거 아마 다 나일 거야. 어쩌다 슬비의 휴대폰을 본 적이 있는데 발신이력에 나 밖에 없는데다가 정확하게 한시간 후여서 소름돋은 기억이 있거든."


"그나저나, 속박형이나 집착형이나 왠지 다를 바 없는 것 같은데?"


"뭐, 둘이 겹치는 부분은 많지. 애초에 이슬비도 우정미와 비슷한 츤데레 쪽이었잖아?"


정확하게 말하자면 슬비는 조금 쿨데레도 섞인 츤데레였다.
그렇기에 아마 이슬비 같은 경우에는 속박형으로 변하고 만 거겠지.


"그래도 명확한 차이는 분명히 존재해. 집착형의 경우, 너무 집착하여 좋아하는 사람 이외의 남에게까지 그 집착이 영향을 미치는 반면, 속박형의 경우 어디까지나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지."


그렇다.

예전에 우정미는 나를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경계를 표한 반면 이슬비는 그런 부분을 표한 적이 없다.
어디까지나 나와 티격태격하면서 지냈을 뿐이다. 그 사소한 차이가 나중에 이렇게 크게 나타날 거라고 누가 예상이라도 했을까.
적어도 나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아, 어떤 건지 알 것 같아. 집착형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기회를 주고 거기서 일어난 일에 집착하는 반면 속박형은 아예 그 기회조차 주지 않고 오직 자신과만 이야기하도록 속박하는 거구나?"


"오오. 대단한데. 서유리 너치고는 꽤나 날카로운 지적이야."


"히힛, 나도 할 때는 한다고."


그녀의 가장 큰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가슴을 쭉 펴는 그녀였다.
정말이지, 방금 걸 칭찬이라고 받아들이는 점이 너답다.


"...응, 어쨌든 이야기를 다시 전화로 돌리자면... 그래서 최근에 휴대폰 또 바꾸었으니 전화번호 등록 다시 부탁해."


"어? 휴대폰 바꾼 거야? 슬비 때문에??"


"슬비 뿐만이 아니라 정미나 세린 선배 전부 포함해서."


"아... 잠깐만, 나 눈물 좀 닦고."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하더니, 내 휴대폰 번호가 적힌 종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기분 탓인지 조금 기뻐보이는 표정으로 내 휴대폰 전화번호를 등록하였다.


"끝!! 히히, 세하의 전화번호 얻었다."


"참내, 그게 뭐 큰일이라고."


"에이, 이럴 때는 효과음도 넣어주고 같이 텐션을 올려야지. 재미없게."


"그래그래, 그것보다 속박형의 이야기나 계속하자고."


"치이. 그래, 알았어."


콧노래를 부르며 서유리는 다음 항목으로 시선을 주고 입을 연다.


"두 번째, 목걸이를 찬 다음부터 밥은 잘 챙겨먹게 됨."


"......"


"o, oh..."


어레? 이상하네.

방금 전의 밝았던 분위기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뭐, 속박형이니까."


"그, 그러게. 바, 밥은 메뉴가 다양하다던가?"


"아아, 다른 사람을 못 만나는 만큼 편의점 음식부터 수제 음식까지 음식 메뉴는 다양했지. 아하하하하하하하하."


"하... 하하..."


어색한 웃음이 방을 가득 채웠다.


"...다음으로 갈까."


"으, 응."


"다음은, 뭐였더라...?"


"세, 세번째. 물리적 속박은 물론 정신적 속박도 실행함."


"아아, 그거네."


"물어보기가 무서운 말들이 많구나. 속박형은..."


"으응, 그러니까 말이지. 일단 물리적으로 감금당하잖아?"


"그렇게 가볍게 이야기할 정도의 이야기일까나, 이건?"


"그 때 계속 이야기를 듣게 되는 거야. 전부 이슬비의 이야기였어. 24시간 그 이야기를 들어."


"2, 24시간..."


"아, 물론 그녀가 계속해서 말하는 건 무리가 있으니까 나중에가면 테이프에 녹음된 이야기를 틀어줘."


"우와아......"


"그렇게 되면 나중에 가면 정말 이슬비에 관해서 밖에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더라."


"괘, 괜찮아?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도 가능한 거야?"


"...그거야, 지금도 가끔씩 떠오르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달까."


"다행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안도하는 목소리의 유리였다.


"생각해보면 전화 그 자체도 정신적 속박에 속하겠네. 전화를 끊고 난 다음, 1시간 뒤면 또 슬비한테서 전화가 오겠구나라는 강박관념이 나중에 생길 정도였으니까."


"...정말, 고생이 많았구나."


"하하, 아니야."


역시, 서유리.
사람의 마음을 잘 파악하고 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분명 다른 모든 자들의 누나와 같은 포지션에 있는 그녀답다.


"이 이야기는 될 수 있으면 빨리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아. 네 번째..."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로 자신이 병들어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는다."


유리의 호의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기 위해, 나는 내 입으로 먼저 네 번째 항목을 말하였다.


"속박형 얀데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 뭔지 알아?"


나의 질문에 유리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자신이 얀데레라는 것을 절대로 들키지 않는 점이야. 왜냐하면, 실제로 좋아하는 사람을 속박하면 그 사람은 실종이 되어버리잖아?"


"아..."


나의 말에 모든 것을 이해한 듯한 유리의 작은 목소리가 방에 울려퍼졌다.


"그런데, 만약 다른 사람들이 네가 그 사람을 좋아했다는 거나 혹은 네가 얀데레라는 점을 알아버리면 그것만으로 너는 용의자 대상이 되어버리고 말잖아."


그렇다면 모처럼의 감금이 오래가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속여 한 사람을 감금하기 위해서는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계속 연기할 필요가 있다.
이슬비의 경우, 그것이 가능하였다. 그야 물론 내 이야기가 나오면 조금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그것만 가지고 그녀가 얀데레라고 파악하기에는 증거가 너무나도 부족하다.


"거기다가 그녀는 운이 좋아. 마침 우정미나 오세린 선배라는 완벽한 용의자가 있었을테니 말이야. 아마도 끝까지 그녀가 나를 감금한 거라고 들키지 않았겠지."


"...그런가."


"사람의 이면이란 것은 정말 무서운 법이네."


나는 누구에게라고 할 것 없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 그럼 속박형의 이야기도 다음으로 마지막이야."


"얀데레의 이야기의 마지막이구나!"


"...하하."


...그건 어떨까나


"좋아, 이런 무거운 이야기 빨리 끝내버리자. 다섯번째! 절대로 도망치지 말 것!"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도망치려고 하지 않는다면, 밥도 먹을 수 있고 살아가기 위한 모든 욕구는 충족될 수 있어."


"...뭐 그렇겠지."


"하지만 도망치려고 하는 그 순간,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말아."


여기까지 얀데레의 이야기를 하여서 알겠지만, 얀데레는 자신을 거절하는 상대방의 말을 올바르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속박형 얀데레에게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의 도주야말로 자신이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완고한 거절이다.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니까, 어떻게 하면 그걸 가질 수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지."


"......"


"그렇게 계속 생각하면, 가지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게 되지. 도망치지 못하도록 다리를 다치게 한다던지 입을 막아버린다던지, 그것조차 부족하다면 죽음으로 영원히 자신의 것으로 한다던지..."


"윽...!"


서유리가 강한 혐오감을 나타내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아, 최고다. 평범한 반응이다. 그런 반응에 나는 메말라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래도 좋다. 그저 그 표정을 머리 속에 새기는 것만 기억하자.


"...누구든 죽는 건 싫잖아?"


"......"


"감금당하더라도 살아있으면 어떻게든 되는 법이니 말이야. 그러니까, 절대로 도망치려고 하지 말도록."


"응, 그렇네."


그렇게 말하면서 유리는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밖은 먹구름이 잔뜩 껴있어서 매우 어두웠다. 방의 불빛이 없으면 이 방도 금방 어두워지겠지.


"...길었네."


"대화가? 그러게. 엄청 길어져버렸네."


"하하, 그걸 말한 건 아니지만... 뭐, 아무래도 좋으려나. 으응~!"


그녀는 기지개를 쭈욱 피었다.

보는 이 쪽이 편해지는 것 같은 기지개였다.


"그건 그렇고..."


기지개를 마치고 풀어진 몸을 의자에 맡긴 채 시선을 이 쪽으로 고정시키고는 아까와도 전혀 다를 바 없는 멋진 미소로 나를 바라보며,

---그녀는 묻는다.


"아까부터 뭘 그렇게 열심히 적고 있는 거야?"


내가 대화를 시작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해왔던 행동의 의도를.


"...응? 아아, 이거?"


나는 속박형, 의존형, 집착형이 각자 적혀져 있던 메모지와 똑같은 종이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리고 그 종이에는 얀데레의 이야기를 서유리와 이야기하면서 적어내려간 몇몇 항목들이 어느 새인가 종이를 채우고 있었다.


"사실 얀데레에게는 또 다른 타입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고 갑작스럽게 의문이 들어서 말이야."


"...헤에? 아직도 있어? 인기 많네. 이 죄 많은 남자 같으니라고."


장난기 가득한 그녀의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하하, 그럴려나?"


"그래서? 그 나머지 한 타입은 뭔데?"


"으응, 이름은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뭐라고 정의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네. 후보는 있는데 말이지."


"오, 뭔데뭔데?"


"광기형 혹은 사이코패스형."


"...우와, 둘 다 별로 듣기 좋은 어감은 아닌 것 같아."


"그런가?"


"그래서? 그건 누구인데?"


"응."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한번 미소라는 걸 지어보였다.

아마도, 역시나 나는 이번에도 제대로 웃어보이지 못했겠지.
예전부터 웃는 걸 잘 못했지만 최근에는 조금 심해졌다는 지적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걸 들은 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이슬비에게 감금당하기 전의 유정 누나한테서였던 것 같다.


"너야. 서유리."


나는 여전히 미소답지 않은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장난처럼 그녀를 가리켰다.


"에엑? 나?"


당황하며 허둥대는 서유리.

역시나 지극히 평범한 반응이다.
그런 반응에 내가 얼마나 마음이 흔들리는지 그녀는 알고 있는 것일까?


"우우, 억울하네. 왜 내가 얀데레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녀는 울상을 지으면서 물어본다.


"...아니, 애초에 이상하잖아? 어째서 나는 이 방에 있는 거지?"


나는 분명히 마지막에 눈을 감기 전만 해도 이슬비에게 감금 당해 어딘지 모를 방에 있었을 터이다.
그런데 눈을 뜨니, 이 방에 있어서 그 다음에 서유리가 들어왔다.

이슬비가 서유리를 끌여들였다고는 상상하기 힘들다.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집착형이랑은 다르게 속박형은 내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가지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그래도 너랑 이야기하면서 너무 마음이 편해서 나는 어쩌면 내가 꿈을 꾼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지."


"그래, 어쩌면 전부 꿈이 아니었을까? 정미도, 세린 언니도, 슬비도 그런 일을 할 애들이 아니잖아?"


"나도 발에서 느껴지는 아픔이 아니었으면 그 말을 믿었을 거야."


"발에서 느껴지는 아픔?"


"도망치려고 했다가 이슬비의 칼날에 의해서 저지당했을 때 얻은 상처가 있거든."


도망치려고 하지도 않았다면 속박형의 특징에 도망치지 말라는 말을 나는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다른 항목들도 그렇듯이 직접 경험을 통해서 얻은 지식인 것이다.


"...히히, 아쉽네."


마치 장난을 치려다가 들킨 어린아이와 같이 그녀는 쑥스럽게 웃어보였다.


"으응, 그러면 광기형? 아니면 사이코패스형인가? 그 타입의 항목을 들려줄래? 네게 내가 어떻게 비춰졌는지는 궁금하기도 하고."


"그 전에,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뭐가?"


"슬비나 세린 선배, 그리고 정미한테 말이야."


"아아."


"이렇게 이 방이, 유니온의 방이 조용한 건 말이 안 돼. 이슬비라면 분명히 지금쯤 내 휴대폰 전화번호를 어떻게든 알아내서 전화하지 않으면 안 되고, 세린 선배는 내가 없는 동안 절대로 제정신으로 버텼을리가 없어. 우정미는 이슬비를 찾아가서 내가 너한테 끌려갔다는 정보를 얻어 나의 위치를 알아내야했고..."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게 길게 대화를 하는 동안 휴대전화는 단 한번도 울리지 않았고,
세린 선배가 스스로를 상처 입혔다는 사실에 밖이 소란스러웠던 것도 아니고,
우정미가 슬비를 찾아내서 내가 유리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 찾아오지도 않았다.


"히히, 그렇게 걱정하지 마! 별 건 하지 않았어. 그저 그들이 다시는 네게 간섭하지 못하도록 했을 뿐이야."


"...그 말은..."


"범죄에 먼저 손을 댄 것은 슬비였지만, 막을 내린 건 나라고 해야 하나?"


덧니를 드러내며 그녀는 여전히 웃어보였다.
너무나도 밝게. 마치 학교에서 일어난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래도 별로 놀라지는 않나 보네. 정미랑은 그래도 친구였는데 내가 이런 짓을 했다는데 동요도 하지 않다니... 어째서?"


"네가 그녀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어느 정도는 예상했어."


"엉? 어떻게?"


"내가 눈을 뜨고 난 다음 너는 그녀를 한번도 정미정미라고 부르지 않았으니까."


"...아아. 그러고보니 나는 그녀를 그렇게 불렀었구나. 히히, 그렇게 정답게 부른 게 너무 오래 전 일이어서 잊어버렸네. 나도 참 바보라니까."


"......"


"아아, 세하야. 많이 변했구나. 그런 어둠을 머금은 눈을 하는 방법도 알게 되고."


"이 눈 밖에 할 수 없게 되었을 뿐이야."


"괜찮아. 어떤 눈이든 너의 눈은 귀중해. 영원히 나만 바라보도록 고정시키고 싶을 정도야."


그녀는 내가 처음보는, 무척이나 황홀해보이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제서야 그녀는 내게 처음으로 그녀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의 이면이란 것은 정말 무서운 법이네."


나는 다시 한번 누구에게라고 할 것 없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히히, 나는 너도 오싹오싹하게 무서워서 좋다고 생각해."


"무슨 뜻이야?"


"너는 그렇게 많은 얀데레에게 둘러싸여서 마음이 부서질 정도로 부서지면서도 다시 일어서서 그 어둠을 지닌 채 나를 바라보고 있어. 평범한 사람이라면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야. 그런 네가 말하는 너의 그 이면이라는 건 도대체 어떤 것일지, 궁금하잖아?"


"...나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나일 뿐이야."


"히히, 그럴까나? 뭐, 아무렴 어때, 나는 어떠한 너도 사랑할 뿐이니까. 그러니 다시 이야기를 진행해줘. 나는 네 눈에 어떻게

비춰졌었던걸까?"


"...아아, 광기형. 혹은 사이코패스형. 그 첫 번째"


나는 오늘 처음으로 내가 스스로 타입과 항목을 내 목소리로 읽기 시작하였다.
그렇다 해도 사실 나는 여태까지 별로 적은 게 없었다. 종이에는 방금 전 전부 해결된 의문점들만 적혀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자연스럽게 머리 속으로 그에 관련된 항목이 떠올랐다.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무조건으로 의존하게 만든다."


"응, 정답!! 나한테 조금 더 기대도 된다고?"


"...너는 의존형과는 달리, 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또 정답. 으으, 그런데 나의 진심을 무시당했다. 쇼크. 울 거 같아."


"두 번째. 항목. 다른 얀데레에 비해서 훨씬 표정이 풍부해."


"응! 맞아."


금방 울상이었던 표정을 바꾸고 덧니를 드러내며 밝은 미소를 띄어보였다.
슬비, 세린 선배, 그리고 정미의 이런 표정을 나는 최근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렇게 표정을 풍부하게 유지하는 것은 내가 널 기대었으면 좋으니까지?"


두 번째 항목은 바로 첫 번째 항목과 연결되었다.


"맞아! 다른 애들이 이상하니까 내가 정상같이 보이면 나를 조금 더 기댈테잖아?"


"...다른 애들이 이상하다니... 역시, 너 모든 걸 알고 있었던 거야?"


얀데레라는 것을.
그녀들이 나를 좋아해서 어떻게 나를 몰아넣고 있는지도.


"응. 아니, 뭐, 얀데레라는 단어는 오늘 처음 알았지만... 물론 알고 있었어."


"......"


"오히려 모르는 게 이상하잖아? 내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뭐...?"


"에헴. 때는 그 언제인지 모를 때입니다. 세상에 소녀가 한 명 있었습니다. 소녀는 정신을 차리니 매우 친하게 지내는 소년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소녀 이외에는 아는 여자가 없어서 소녀는 그 소년을 혼자서 독차지 하는 것이 가능하였습니다."


유리가 마치 옛날 이야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그건 교실에서 장난을 치는 것과 같이 가벼운 분위기였다.


"그러나, 어느 날 차원종들이 나타나면서 소년은 자신이 가진 위상력으로 사람을 구하고 많은 사람들과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는 소녀가 아닌 여자도 있었습니다. 소녀는 마음이 매우 아팠습니다. 어째서냐면 불우한 가정 속에서 자란 소녀에게 소년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것만이 유일한 구원이었기 때문입니다."


"...너..."


"그 후부터 소녀는 자신도 위상력에 각성하면서 소년의 주변에 머물면서 소년이 다른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을 보고 매일같이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소녀의 괴로움에서 전부 해방된 것입니다. 간단하게도 조금만 사고방식을 바꾸니 금방 마음이 편해진 것입니다. 아직 그는 나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고 있어. 깨닫게 해주지 않으면, 이라고 말입니다."


"......"


"어떻게 하면 그게 가능할까. 소녀는 부족한 머리로 매우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겨우겨우 정답에 다다랐습니다. 그건 주변의 여자들을 전부 이상하게 만든 다음 거기에 자신이 구원의 손을 내미는 것입니다. 모두가 이상해진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만은 예전의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신에게만 기대도록 하게 하면 되는 것입니다."


"......"


"그 후부터, 소녀는 하루하루가 바빴습니다. 여자들을 궁지로 몰아붙이면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려웠던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가진 호의가 어떤 것인지 소녀는 이해하고 있었으며 또 어떻게 하면 비뚤어지는지 또한 소녀는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


"계획은 완벽하였습니다. 그들은 완벽히 병들어서 소년을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에게 괴로워하는 소년을 소녀는 예전의 그 모습을 연기하면서 끝까지 들어주었습니다. 소년은 그런 소녀에게 안심하며 소녀의 좋은 점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마치 사람의 생각이라도 읽은 것 같네."


분명히 나는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녀가 광기형, 혹은 사이코패스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녀와 이야기하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챕터에서 결국 소녀는 방해인 여자들의 손에서 소년을 구출해내고 소년과 소녀는 둘만이 남은 세계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


"끝!"


"......"

"뭐, 전부 사실일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르는 이야기지만 어때? 감상은?"


"소름 돋을 정도로 끔찍한 이야기네."


"히히, 기쁘네."


칭찬한 게 아닌데 말이야.
이런 걸로 좋아하는 너라는 녀석은 참.


"그래서? 그 두 항목으로 끝이야? 설마?"


"...그럴리가."


나는 한꺼번에 3개의 항목을 더 말하였다.
세 번째, 좋아하는 사람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소년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범죄 레벨의 짓도 평범하게 저지른다.
네 번째, 태연하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려고 든다.


"그리고, 다섯번째."


"응응."


"어떠한 타입들보다 단연 어떻게 손쓸 방도가 없다."


"히히, 고마워. 최고의 칭찬이야."


그녀는 덧니를 드러내며 역시나 밝은 미소로 기뻐하였다.


"...정말이지, 이런 걸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너란 녀석은..."


거기에 나도 미소 아닌 미소를 지어보이며 웃어보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서유리에게로 다가갔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대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그녀를 나는 있는 힘껏 안아주었다.


"...어...?"


"...미안. 너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해서 미안해."


"...어? ...어?"


"너의 쓸쓸함을 눈치채지 못해서 미안해."


"......."


"...이제 괜찮으니까."


나는 상냥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러자, 그녀의 무언가가 녹아내린 듯 나의 옷을 꽉 잡아왔다.


"...윽...!!"


"나는, 더 이상 너를 절대로 버리지 않아."


"윽... 으윽...!!"


"홀로 내버려두지 않아. 그러니까..."


"으아아아아아앙...!!"


"걱정하지 마."


먹구름으로 어두웠던 밖의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창문을 내리치는 빗방울 소리가 들렸다.
방 안에서도 그것과는 다르게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소리를 전부 받아들이며 손에 전해지는 온기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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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근새근.
그런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그녀는 푹 잠들어 있었다.
나의 무릎 위에서 우는 것에 지쳐 잠든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으면서 역시 미소 아닌 미소를 나는 짓고 있었다.


"...여어, 동생."


"아, 아저씨."


그런 우리들을 찾아온 것은 선글라스가 특징인 제이 아저씨였다.
내가 서유리가 잠든 것을 확인한 다음, 그를 이 곳으로 부른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게는 듣지 못하였지만, 네가 일주일 동안이나 사라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죠."


"고생이 많았구나, 라고 말하고 싶지만 뭔가 러브코미디를 즐기고 있는 것 같으니 그런 말도 쉽게 나오지는 않는군."


"하하..."


러브코미디라고 하기에는 조금 헤비한 러브코미디였지만.


"그것보다..."


"아아, 걱정하지 않아도 다 무사하다."


"...그런가요."


서유리는 그녀들은 없앴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마지막 일격으로 숨통을 끊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제이 아저씨에게 전화하였을 때, 그녀들이 병원에 실려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하고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지 않은 점에 나는 가볍게 누구에게라고 할 것 없이 감사의 표시를 날렸다.


"그래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것이지?"


"아아, 그러게요. 설명하자면 길지만..."


잠시 망설였지만, 그래도 나는 다시 한번 입을 열기로 하였다.
역시나 담담한 목소리로, 나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얀데레라는 말이 있는 거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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