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
오늘은 제이 아저씨와 유정이 누나의 결혼식 날이다.
아저씨는 평소에 골골 대던 그 모습이 아니라 가끔씩 보이던 멋져 보이는 모습에 턱시도 까지 차려입고 완벽한 신사 차림으로 변
해있었고.....
"저기 슬비야....나 주름살 없지? 뚱뚱해 보이지는 않지?"
"걱정마세요, 유정이 언니. 아주 예뻐보여요. 설령 사진이 잘못 나오더라도 우리에게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뽀샵(?)이 있으니까
요."
....유정이누나는 여전히 나이살 걱정중이었다.....
이윽고 결혼식이 시작되려는 지 하객들은 모두 퇴장하라는 소리에 모두 각자 하객석에 앉으려고 했는데.....
"어라......자리가 없네....?"
뒤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늘 늦던 유리다.
바보 서유리 오늘도 지각이야.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돌린 순간....
"헤헤.....세하야, 미안미안~좀 늦었지?오늘따라 사람들이 많이 달라붙어서....."
....할 말을 잃었다.....아니....정확하게는.....
"오늘 나 어때? 언니 결혼식이니까 최~대한 이쁘게 꾸미고 왔는데?"
유리가......예뻐보여서....말을 잃었다.
내가 아는 서유리는.....
'세하야~고기 먹자 고기~'
'세하야 너무 더워~같이 팥빙수 먹으러 가자~'
'세하야 오늘은 노래방 타임이야!!!고고~!!'
언제나 활발하고 외모 활용은 1퍼센트도 안하는...아니, 못하는 그런 선머슴 같은 여자애였는데.....
"뭐....시...신경 좀 썼구나?"
오늘은......왠지....모르게.....
"헤헤~세하한테 칭찬받았당~헤헤 가서 자랑해야지~슬비야~정미야~"
서유리가.......달라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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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결혼식이 시작되고 나는 자리가 불편해서 다른 분들께 양보해드리고 뒤쪽에 남은 공간 벽에 기대 여유롭게 감상하려는
데....
"세하야. 옆에 서 있어도 되지?"
유리가 내 옆으로 다가와 내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평소 같으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말을 했겠지만....
"뭐.....옆에 있고 싶으면 있어....."
지금은 유리 널 볼 때마다 뭔가 마음 속이 간질간질 하단 말이다....
내 말에 유리가 평소에 보던 환한 덧니 미소를 짓고는 이내 내 옆에 서더니 나처럼 등을 벽에 기대고 결혼식을 지켜보기 시작
한다.
결혼식으로 의외로 성대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사람들도 많고 결혼식장도 큼직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헤헤...유정이 언니 되게 기분 좋은가봐....계속 웃고 있어 헤헤...."
"뭐.....아저씨도 평소 보다 기분 좋아보이네....우리랑 있을 때보다 더 밝아보여."
결혼하는 두 사람의 표정이나 모습은 잘 보인다....
"그치그치~?아저씨랑 언니 진짜 잘 어울려~. 나도 저런 거 입어 볼 수 있으려나?"
"뭐.....결혼할 때 입을 거잖아? 왜 벌써부터 입고 싶어해?"
"헤헤~몰라. 그냥 언니가 결혼하면서 웃는 거 보니까 왠지 입고 싶고 또.....나도 결혼하고 싶고."
"....의외다, 너? 주변에 남자들도 많으면서?"
"남자가 많기는....그냥 친구들이야...."
"남자랑 여자사이에 친구가 있냐....?"
"있을 수 도 있잖아~일단 너랑 나랑은 친구잖아?"
유리의 말에 대답을 하려다가 순간적으로 멈칫한다.
친구......그래......유리랑 나는.....친구 사이잖아....
순간적으로 예뻐보인 것에 대한 혼동일 뿐이야....그렇게 생각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긴 우리가 친구가 아니면 무슨 사이겠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친구 라는 단어가 이렇게 입에 담기 힘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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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끝나고 난 후 피로연이 시작됬다.
"우물우물....언니가 피로연 음식을 잘 고른 거 같아. 굉장히 입맛에 맞네."
우리 꼬마 리더는 초밥을 쉼없이 드시고 계시고....
"야, 서유리. 넌 고기 좀 천천히 먹어! 하여간에.....2년이 지나도 고기 먹는 건 변한 게 없어...."
정미는 열심히 유리한테 잔소리 폭탄 투하중이고......
"응응~알았어, 정미정미야~. 우와~이거 진짜 맛있다!!"
유리는 정미한테 대답해주고는 다시 원상 복귀 하기를 반복한다....
뭐.....이런 것도 이제는 일상이 되어서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세하야! 자 고기! 맛있는 거 남겨뒀지롱~"
.....오늘따라 갑자기 훅 들어오는 유리의 행동이.....영 적응이 안된다....
"어...그래....고마워..."
나도 모르게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기를 받아먹자 유리는 샐쭉하게 웃으며 다시 고기를 찾으러 간다....
그리고 느껴지는.....
"이.세.하. 지금 내 앞에서 불건전한 이*** 현장이 목격 된 것 같은데?"
"그러게 말이야....오늘따라 너랑 의견이 일치하네, 슬비야. 나도 지금 내 눈 앞에서 불건전한 이*** 장면이 목격된 것 같은
데 말이지....?"
"저기.....불건전한 이***의 현장 같은 건 없었거든?!"
"그래?그러면 또 다른 당사자에게 물어봐야지. 유리야?"
"응? 나 불렀어?"
슬비가 유리를 부르자 유리가 해맑게 웃으며 다가온다.
"응. 유리야. 그냥 한 가지만 물어보려고."
"응. 물어봐~"
".....너 세하 좋아하니?"
.......어이 이슬비씨?!
질문이 너무 핵직구인데?! 네 성격은 어디다가 냅두고 왔냐?!
하...하지만 상대는 유리야....유리는 나처럼 당황하지 않고 답을 할 거...
"무무무무무무무무슨 소리야?!하하하하하하 내내내내내가 세세세세하를 조조조조좋아하냐고?!"
유리야?! 너까지 왜 이러냐!!!!!!
"저...저기 이슬비....뭔가 오해를...."
"오해?무슨 오해? 들어는 줄게. 이.세.하. 마지막 유언일테니까....."
이슬비가 살벌하게 웃으며 내게 말한다....
어이 갑자기 왠 유언 타령이야?! 그리고 옆에 띄워놓은 칼들은 또 뭐고?!!!
"유...유리야! 빠...빨리 해명해줘! 너랑 나랑은 그냥 친구 사이라고...."
내 말에 유리가 나를 한 번 보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하하하하.....마.....맞아 슬비야. 나랑 세하는 그...그냥 친구야 친구~"
".....정말이지, 유리야?"
"맞다니까~슬비야, 나 못 믿어~?"
유리의 말에 슬비가 한숨을 쉬며 나를 보더니 말한다.
"오늘은 넘어가 줄게. 밥이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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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와 내 침대에 옷도 벗지 않은 채 그대로 다이빙하고는 배게에 얼굴을 묻는다.
그리고 얼굴 묻고 오늘 있던 일을 생각하다가 문득 마지막 유리의 표정이 마음에 걸린다.
어색하게 웃으며 슬비에게 말하던 그 모습이.....
나와 자신은 그저 친구 사이라고 말하던 그 모습이.....
왠지 내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하던 그 얼굴 같아서....
감정을 숨기려 애쓰던 그 모습 같아서.....
그럼에도 너무나도 티가 나던 그 모습 같아서....
그래서.....왠지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니까. 서유리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은 없으니까.
그러기에....오늘따라 그 표정이....
"하아......왜 이렇게 신경쓰이냐....."
그녀가...신경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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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firsteve입니다.
약속대로 글을 투척하는데.....짤렸어요 ㅋㅋㅋㅋㅋ
다음주나 시간 날 때 하 편 올려드리겠습니다.
그럼 그 떄까지 아듀~
댓글로 마음에 안 드시는 부분은 주저없이 이야기를 해주세요.
이상 firsteve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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