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
......머리가 복잡하다.
이미 시간은 밤을 훌쩍 넘긴 시간이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럼에도....낮에 슬비가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려 잠이 오지 않는다....
......이렇게 고민하는 거....내 스타일이 아닌데.....
평소처럼 신경쓰지 않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데....
...대체...왜....
그 때....
[전화 받아~안 그러면 화 낸다~?]
....전화 벨이 울린다.
누구냐 이 시간에....
"여보세요."
"아! 전화 받으시네! 안녕하세요!저 유리 친구인데요. 유리 남자친구 분이시죠?"
"네?"
"어라?유리 남자친구 분 아니세요? 여기 이세하라고 적혀있는 번호로 눌렀는데...?"
"아...네....저 맞습니다. 아직 안 익숙해서 하하...."
"맞으시죠?헤헤...다행이다. 지금 유리랑 애들끼리 술 마시다가 유리가 뻗어버려서요. 혹시 지금 나오실 수 있으신가요?"
"지금 말인가요?"
"네, 여기가 어디냐면....꺅 유리야!"
갑자기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잠시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헤헤~여보세요~"
".....유리?"
"웅~서유리지롱~헤헤~"
......뻗었다더니 아직 술 덜 깼네.
"서바보 너 어디냐?"
"헤헤~여기가 어딜까나~?애들이랑 술 마시고~노래방 갔다가~또 술 마시러 온 거 같은데~어디인지 모르겠어~"
.....첩첩산중이네....이를 어쩐다....
아무리 천하의 서바보가 강해도 술 마시고 저렇게 분별력 제로면 위험하다.
게다가 유리는....
.....내가 아는 애들 중에 미인 축에 속하기로 유명한 녀석이니까.
"으아아 유리 또 퍼졌어요!!!지금 주소 적어보내드릴테니까 빨리 와주세요!!!"
전화가 끊어졌다...
......후우.......미치겠네....
아직 나 마음에 정리 다 못했다고.....
그리고....제일 중요한 건.....
......유리하고 깨져버리면 어떡해야 하는 거지?
가장 친한 친구를....잃게 되어버리게 되는 건데....
정말....어떻게 해야하는 건데.....?
그 순간...
"아들!!!!!!엄마 왔어~!!!!"
....우리 엄마가 돌아왔다.
"응? 아들.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썩었는데?"
"아들한테 표정이 썩었다는 게 말이 되요? 진짜.....가뜩이나 머리 복잡한데....
"응?우리 왕자님 머리 복잡해?왜?"
"......엄마.진짜 진지하게 물을테니까 장난하지 말고 답해줘요."
"응~"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그 사람과 헤어져서 다시 못 만나면 어떻하지 라는 생각 때문에.....계속 망설여져요..."
"......"
"......엄마라면 어떻게 할 거에요?그 사람한테....갈꺼에요?"
"응. 당연하지."
"....엄마. 좀 진지하게 답해줘요. 난 진짜....!"
"진지하게 답한 거야 세하야. 엄마는 진짜 그러니까."
"........후회 같은 건 생각 안해요?"
"해. 내가 잘못해서 그 사람과 헤어져 버리면 어떻게 하지....그런 생각 하는데, 그런 거 다 필요 없어.....가장 중요한 건...."
엄마가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꾹 찌르며 말한다.
"이 안에서 나오는 생각이야. 그게 너의 진심이야."
"......달려가고 싶으면....달려가라고요?"
"응. 진심을 담아서. 단 한 순간이라도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대하면 나중에 후회 되더라도 그 시간은....절대 후회 안돼."
".......아빠를 사랑했던 것 처럼...말인가요?"
"응. 난 내 남자를 사랑한 걸 후회 안 해. 일찍 떠나버리긴 했지만.....그 사람처럼 멋진 아들을 내게 주고 갔으니까."
"......"
"그러니까 아들. 잡고 싶은 여자가 있다면 달려. 너의 발로, 너의 입으로, 너의 눈으로, 달리고, 말하고, 바라봐."
".......응. 엄마."
이제.....결심이 섰다.
그래.....엄마 말대로.....후회 안 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지금....내게 필요한 건.....오지 않을 미래보다는....
"나 다녀올게. 엄마. 먼저 자."
"응 아들~데이트 잘 하고 와~돌아와서 라면 끓여주고~"
지금 내 마음 속에 있는 이 마음을 표현하는 게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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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날아온 주소를 향해 날아가니 유리가 여전히 뻗은 상태로 호프집에 누워있다....
하여간에 저 서바보를.....
"아!오셨네요! 유리 저기 있어요~. 돈은 저희가 계산했으니까 걱정마시고요. 저희는 그럼 빠질게요~"
유리의 친구분은 자기들끼리 후다닥 도망가듯이 빠진다....
느낌이.....왠지....서바보를 서주정으로 만든 장본인들인거 같은데....
그건 그렇다 치고.....얘를 어떻게 데리고 가지.....택시 타기엔....내가 가진 돈이 많지 않아....
이번에 게임 사는데 또 질러버려서 돈은 이미 바닥을 긁고 있는지라 택시는 불가능....그럼....남은 방법은....
"......하아.....게임에서 하던 선택을 여기서 하게 될 줄이야.....심지어 선택지가 하나야.....후우...."
그래도.....여기에 유리를 두고 가는 건 싫다...
할 수 없다.....좀....부끄럽긴 하지만....
업고 가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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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밤거리...
누가 보면 참 로맨틱하다고 말 할 수도 있는 장면이 내게 일어나고 있는데....
"음냐냐냐....."
.....정작 나는 로맨틱보다는 전우애가 더 크게 느껴지는데....?
계속 생각이나고 보고 싶고....그래서 달려왔는데....정작 당사자는 내 등에 업혀 자고 있다....
물론 아예 이득이 없는 건 아니다만....이쯤에서 생략하자. 왠지 부끄러우니까.
그 때...
"우음......여기가 어디......"
"....깼냐 서바보."
"으응?....세하 목소리인데.....아직 꿈인가.....헤헤......앗싸.....또 세하 꿈이다.....또 실컷 좋아한다고 말해야지~"
.....이 바보가.....이렇게 버틴 거였나....
앞에 오면 슬비가 걸려서....뒤에서 불러내기에는 또 내가 자기를 안 좋아할까봐...
그래서......이렇게라도.....나한테 말을 한 거였구나...
".....서바보."
"헤헤....오늘은 리얼하다.....서바보래 헤헤...."
".....서바보."
"헤헤....응 세하야~"
"......지금 너 꿈꾸고 있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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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죄송해요 하루 뒤에 더 추가할께요.)
(시간이 다 되서 이만 퇴장할게요.)
(그 때 다시 보러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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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추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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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지금 너.....꿈꾸고 있는 거 아니라고"
내가 말하며 슬쩍 유리를 보자 유리가 표정을 멍하게 짓는다.
"그....그...그러면....지...지금 나....지...진짜로....너한테 엎혀...."
"응. 너 나한테 엎혀있....."
"빠...빨리 내려줘!!!!빨리!!!"
유리가 다급하게 말하며 몸을 흔든다.
"야, 서바보! 흔들지마! 그러다가 너 떨어진다고?!"
나도 모르게 약간 화 난 말투로 말하자 격렬하게 흔들리던 느낌이 멈춘다.
".......알았어 안 할게...."
".....그래...."
다시 유리를 업고 출발하려고 하자 유리가 내게 말한다.
"저...저기 세하야...."
"응?"
"......나 어떻게 찾았어?"
"네 친구들이 전화했던데? 남자친구 핸드폰 맞죠 하고."
내 말에 유리가 다시 몸을 흔들며 말한다.
"으아아아아아아아!!!!세세세세세세세세세세세세하야!!!그그그그그그그그그건!!!"
"....응."
"오오오오오오해야!!!애...애들이 하도 남자친구 있다고 자랑해서 그만....."
".......그게 진심이야?"
".....에?"
"......그거....진심이냐고."
내 말에 유리의 몸이 움찔한다...
"......무슨....말이야?"
"......다 듣고 왔거든, 서바보?"
"........슬비한테....들었구나....."
".......응."
"헤헤...그럼 다 알겠네......"
유리의 웃음이 들려온다....
"......서바보."
"응...세하야...."
"....하나만 물어보자......너.....나 왜 좋아하냐.....?"
"........"
".....키가 크지도 않아, 잘 생기지도 않아, 그렇다고 의욕이 넘치지도 않아....."
"......."
"그리고 맨날 게임만 부여잡고 사는 바보 같은 모습이 내 모습인데....."
"........"
"아무리 생각해도.....모르겠다......너.....나 왜 좋아해?"
내 말에 유리가 한참을 말 없이 있다가 내 목을 꼭 껴안으며 말한다.
".....모르겠어.....난 바보라서.....그런 이유를 대라고 하면.....못 말하겠어....."
"........"
"그래도......확실한 건 있어......"
"......"
"너랑 있으면.....머리가 깨끗해지고.....왠지 모르게 설레고...그리고....행복해."
"........."
"그래서 더 보고 싶고 놀고 싶고 또......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어."
"......서바보...."
"헤헤.....나 바보 같지.....좋아하는 남자한테 내 감정 다 말하고 있다.....나 좋아하지도 모르는 남자한테 말이야....."
"........"
"그래도.....한 번 쯤은 말하고 싶었어."
"...서바보...."
"헤헤......좋아해, 세하야."
"......."
"정말 좋아해....."
유리가 내 목을 끌어안으며 속삭인다.
바보다......
자기가 선택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그럼에도....자기가 좋아하는 남자한테.....이렇게 다가오는 이 녀석은....
정말 바보다....
근데......정말 웃긴 건.....
난 이 바보스러움이.....너무도 정직하게 말해주는 이 느낌이 너무나도 좋다.
이제.....마음을 정했어.
그래.....후회를 할 거면......최소한.......
끝까지 가 보고 후회할래.
저 바보가 그렇게 나한테 돌격해오면....나도....그렇게 답해줘야지.
".....서바보."
"....응 세하야....."
".....답....말해도 되냐...?"
내 말에 유리의 몸이 미미하게 떨린다.
"헤헤.....답 정해진 거 같은데.....나 차인 거지....그치?"
"......."
"헤헤....당연한 건데...헤헤....괜히 기대...."
".....서유리."
"응...세하야....말해...."
".......나 게임 많이 해.....눈치도 정말 없고.....진짜 내멋대로 굴지도 몰라...."
"....어?"
"....그래도.......이런 바보 같은 나라도....괜찮으면......."
살며시 내 목에 감긴 유리의 손을 잡으며 말한다.
"......나랑....사귀자......유리야."
내 말에 유리의 손에 떨림이 느껴진다.....
"......왜....?왜.....날 선택해?"
"......"
"나 바보야....슬비처럼 똑똑하지도 않고! 정미처럼 조신하지도 않고! 다른 애들처럼 귀엽지도 않다고!!"
"......."
"그런데 왜 날 선택해.......다른 좋은 애들 많을텐데...왜......?"
".......너랑 같은 이유야."
"........."
"나도.....지금 이 감정.....솔직히 모르겠어....."
"......"
"......근데.....너랑 있으면 긴장하고 있을 필요도 없고, 마음 편하게 웃을 수도 있고, 또......."
말이 나오려다가 멈춘다.
부끄러워.......하지만....그래도.....해야겠지. 진심을 담아서.......
"....또?"
"......같이 있으면.....설레."
"......."
"그러니까......내 옆에....있어줄래?아니.....내 옆에 있어....."
"흑....."
"고기도 많이 사주고.....노래방도 많이 가주고.....또....오늘처럼 취하면....이렇게 또 데리러 와줄테니까...."
"....흑....세하야..."
".....내 옆에 있어.....서유리."
내 말에 내 목을 감싸고 있는 유리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
"흑.....응.....그럴게.....네 옆에 있을게.....고마워.....고마워......세하야....."
"나야말로.....고마워 유리야....."
언젠가.....유리와 헤어지게 된다면.....난 이날을 후회 할지도 모른다.
친한 친구를 연인으로 만들고.....결국에 친구와 연인을 동시에 잃었을 테니까.....
하지만.....그 때까지는......
그런 이별이라는 미래 오기 전까지는.....
"늘 그래왔듯이 이렇게.......내 옆에 있어줘....유리야....."
그녀의 곁에......늘 그래왔듯이 그렇게 그녀의 곁에 서서 그녀와 함께......
"응.....세하야......사랑해....."
"....나도.......아으....진짜...입에 안 붙네........사랑해 서유리......"
내 인생이라는 길을.....울고 웃고 사랑하고 싸우면서....그렇게......
같이 그 길을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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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firsteve입니다.
제가 좀 늦었죠?
글도 못 쓰는 아마추어가 성실연재는 못 할 망정 이렇게 늦다니 사과드립니다.
이번주 화요일까지 장장 9일 동안 입원해 있어서 글을 못 올려 드렸네요.
그래도 기다려주신 분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사랑덕분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됬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글, 그리고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글로 여러분과 만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제 독자님들.
2016.07.03 20:14분 대한민국의 어느 컴퓨터에서 작가 firsteve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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