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더워요.... 이게 아직 6월이라니....
그런데도 감기 걸리는 사람들 많더라고요.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시작합니다
"으...으읏...."
눈을 떠보니 익숙한 빛깔의 천막이 보였다. 지나 씨를 막으려고 다시 일어났던 것까진 기억나는데...
천천히 몸을 일으키려 하자,
"아.... 깨어나셨군요. 일어나지말고 계속 누워 계세요."
"정도연 씨....? 여기는...."
"네. 거점의 구호소예요. 송은이 경정님이 쓰러져있던 당신을 데리고 와줬어요."
"제가 얼마나...!"
그제야 지나 씨의 일격에 당해 기절했던 기억이 제대로 떠오르며 급하게 몸을 일으켜 세워 봤지만,
"읏...! 크....크으읏...."
통증을 제대로 일으킬 수 없었다. 그제야 내 몸을 보자, 붕대로 칭칭 감겨 있는 내 몸은 덜 아물은 것인지 피가 옅게 배어 나오고 있었다.
"일어나지 마세요! 당신의 재생능력 덕분에 상처는 어느정도 나았지만 상당히 치명상이였던 탓에 아직 다 아물지 않았어요! 게다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렸고요. 절대적으로 안정을 취해야 해요."
"그것보다 급한게 있어요...! 지나 씨가.....!"
"지나 그레이스 양이 배신자라는 거죠? 알고 있어요. 익명의 제보자에게서 받은 제보에 따르면 맥스코 빌딩으로 차원종을 모여들게 유도한 건 다름아닌 지나 요원.... 지나 그레이스라고 하더군요. 뿐만 아니라 지나 그레이스는 당신 뿐만 아니라 당신 팀원 모두를 전투 불능으로 만들어 놨어요."
"결국......! 다들 괜찮은가요?"
"좋지 않아요. 미래 씨는 양손에 복합 골절을, 김철수 씨는 일시적인 실명이 되었고, 은하 씨는 다리가 다시 악화된대다 루시 양은 지나 그레이스가 퍼트린 독기 때문에 발작 일어났어요."
내가 쓰러진 그 짧은 시간에 모두를 그렇게 만들다니....! 분한 마음에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어쨌든, 당장은 휴식에만 전념하세요. 수혈을 해놓았고 신체도 재생되었다고 하지만 당신의 몸에 쌓인 데미지가 사라진 건 아니니까요."
"죄송하지만.... 일어나야겠어요. 데미지가 쌓인 것 정도는....!"
통증을 무시하고 억지로 일어나려 하자,
"자온 씨, 누워계세요."
오세린 감찰관이 내 어깨를 부드럽게 누르며 나를 다시 눕혔다.
"어, 언제부터 옆에 있었어요, 감찰관?"
"자온 씨가 깨어나시기 전부터요. 루시 양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제 힘을 나눠 주고 있었거든요."
"루시...."
그 옆을 보자, 침상에 누워 있는 루시의 얼굴이 보였다. 감찰관은 독기를 흡수했을 때처럼 창백해져 있는 루시의 손을 잡으며 자신의 위상력을 그녀에게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감찰관은, 괜찮아요? 안색이 안 좋아보이는데."
"괜찮아요. 힘을 조금 많이 드리긴 했지만.... 이 정도는 여러분이 고생하시는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걸요."
조금 창백한 안색임에도 안심하라는 듯 잠시 빙긋 웃더니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럼 현재 상황을 공유해 드릴테니, 누운 채로 들어주세요. 공유드릴 사항은, 역시 지나 그레이스 요원에 관한 거예요."
"일찍부터 그분의 신상을 본부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아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통신 상태가 좋지 않아서 접속이 어려웠죠. 그래도한 기남 씨가 도와주신 덕분에, 조금 전에 잠깐이나마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는 게 가능해졌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그런 이름의 요원은 유니온에 재적되어 있지 않아요. 즉, 처음부터 우리를 속이고 계셨다는 의미죠."
그 말을 듣곤 시민들을 구조하던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여러분을 구하러 온, 클로저예요.>
<반드시 그분을 구할 거예요. 용기 있는 사람을 구하는 거야말로, 클로저의 가장 큰 기쁨이니까요.>
그 때 했던 그 말들은 모두 거짓이였던 걸까?
<기회를 봐서 너희들을 제압하라는 임무라니.... 하아, 싫다. 좋은 아이들인데....>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이것도 임무니까>
하지만 그때 들었던 속마음은 진짜였지.
어떤 게 진짜 당신인 걸까? 혼란스러운 마음만 더욱 커져갔다.
"그분이 적이라고 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져요. 당신도 경험해 보셨겠지만, 그분의 강함은 상식을 벗어나 있으니까요. 능력 자체는 비교적 흔하다고 할 수 있어요. 비슷한 능력을 가진 클로저들도 상당수 있죠. 다만... 그 출력은 심상치가 않아요. 여러분이 단독으로 정면승부를 벌여서 승산이 있는 상대가 이니예요."
"하지만 감찰관, 그 사람은 단체로 공격해도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절 제압했던 그 속도는...."
"그렇다 해도 집단 공격이 가장 합리적인 전법일 것 같아요. 시궁쥐팀 전원이 함께 달려든다면, 아무리 강력한 초가속 능력이라고 해도 승산이 있을지도..."
"글쎄요, 잘 모르....으, 으응?"
뭔가 이상한 단어가 들렸는데?
"잠시만요, 감찰관. 방금 뭐라고 말했어요?"
"네? 아무리 강력한..."
"야뇨, 아뇨. 그거 말고요. 우리 팀 이름이... 뭐라고요? 시궁쥐?"
순간 잘못 들었나 싶어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게 맞는지 되물어보았다. 뭐요? 시궁쥐요? 정말 그게 맞나!?
"아.... 저, 전달 드린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네요. 저, 저수지 씨에게 냉동캡슐을 사용하려면 클로저 팀의 명의로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하고, 팀 이름도 정해야 한다고 해서요."
아니 뭐 팀 이름 붙이는 건 문제없는데....
"왜 시궁쥐예요? 그거 전우치 그놈이 저수지한테 쓰던 멸칭이잖아요."
의아함에 물어보았다. 아이들과 저수지를 먹이 취급하는 핑키가 너무 크고 더러워졌다며 멸시하는 의미로 부른 단어였으니까.
"....맞아요. 마치... 혐오스러운 걸 보는 듯한 눈빛을 지으면서 한 표현이죠. 그래서 더더욱..... 그 이름을 택한 거예요."
"여러분은 모두 그 전우치라는 자와 깊은 악연이 있죠. 그자는 저수지나 미래 씨를 핑키라고 부르며, 실험실의 쥐처럼 대했어요. 하지만 두 분은 전우치가 만든 섬에서 탈출했고, 자립했어요. 그런 두 분을 전우치는 더럽다고 말하며, 시궁쥐라는 표현을 쓴 거고요."
"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시궁쥐가 됐기 때문에, 두 분이 자유와 긍지를 얻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이름을 팀명으로 정한 거였어요."
감찰관의 말에 조금 감탄했다. 그런 쪽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 거구나...
"....으, 근데 역시 나쁜 가요? 팀명이라면 나중에 바꿀 수도 있으니까.... 원하신다면 샤크 옥토퍼스 같은 팀명으로 바꾸셔도 돼요..."
".....아니, 아니에요. 감찰관이 생각한 뜻이 그렇다니 괜찮아요."
아니, 오히려 나중에 말한 팀명이 사심이 가득 느껴지는데요? 그 말은 속으로만 생각하다가, 팀명이 그 전우치한테 비롯되었다는 게 상기돼 조금 기분이 나빠졌다.
"나쁘진 않은데 전우치 그 놈이 지어준 이름이라는 게 영 짜증나긴 하네요. 다들 이 팀명 어떻게 생각한대요?"
"별로 반응이 안 좋으시더라고요. 특히 은하 씨가.... 으으, 저수지 씨도 깨어나시면 틀림없이 같은 반응을 보이실텐데...."
"그건 뭐, 나중에 생각하죠. 그것보다는.... 지나 씨에 대응할 방법부터 다시 생각해보죠."
"일단은 시궁쥐 팀 전원이 동시에 대응하는 쪽으로 방침을 잡겠어요. 다만, 그 전에 치료가 먼저예요. 무리는 금물이고요."
"생각대로 흘러간다면요...."
"여기 계셨군요. 오세린 요원님."
아오이 씨가 천막 입구를 젖히며 들어왔다.
"아오이 씨, 무슨 일 생겼나요?"
"보고 드릴 일이 생겼습니다. 지난번에 여러분이 구조해 주신 허유미 경감님이 의식을 회복하셨습니다. 그간의 상황을 클로저 여러분께 전달하고 싶다고 하시는군요.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같이 갈래요."
때마침 일어난 루시가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아직 몸 회복 안 됐잖아. 쉬고 있어."
"....괜찮아요. 갈 수 있어요."
"잠깐만..... 루시...."
루시는 침상에서 내려오더니 구호소 밖으로 나섰다. 희망이의 생명을 먹인 사실을 알아서 그런가, 여기 오고 나서부터 루시가 날 피하는 것 같네.
나도 몸을 추스르면서 구호소를 나와 따라나섰다.
*****
"아, 여러분... 지난 번엔 구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저는 특경대의 허유미 경감이라고 해요."
허유미 경감은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표했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특경대 대원인데도, 이런 위급 상황에 잠만 자고 있었다니..."
"전혀요. 시민들을 대피시키던 그 용기는 존경받아 마땅한 걸요."
"으.... 부끄럽네요. 다시 생각해보니... 하다못해 차원종 몇 마리라도 처치했다면 좋았을텐데.... 제가 선천적으로 몸이 허약해서요. 팔굽혀펴기도 두 개밖에 못하고.... 그래도 의료지원이라면 어느 정도 해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정보를 드리는 것도 할 수 있을 거고요."
통신은 먹통이고, 앞서 있었던 클로저 팀들은 행방불명된 이 상황에서 정보라는 말에 오히려 반가웠다.
"알려드릴게요. 여러분이 오시기 전.... 이곳 센텀시티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를요."
허유미는 천천히 앞서 있었던 일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러분이 오시기 전.... 이곳 센텀시티에 세 개의 클로저 팀이 지원을 와주셨어요. 검은양 팀.... 늑대개 팀.... 그리고 사냥터지기 팀.... 이분들은 종횡무진 활약을 하며, 센텀시티를 차원종으로부터 지켜주셨죠."
"그랬군요. 그분들이.... 역시 그분들이세요. 그런데 지금 그분들은 다 어디 계신 거죠?"
"그게.... 여러가지 돌발적인 사건들이 일어나서요. 저와 개인적으로 면식이 있던 채민우 경정님께서... 닥터H.... 닥터 호프만의 부인에게 마스테마를 주입당하셨어요."
"호프만이라면...."
"빅터가 말했던 과학자의 이름이군."
"닥터 호프만도 여기에 있었지만....어쨌든 마스테마는 채민우 경정님을 숙주로 삼아 부화해서... 무스카라는 인식명의 개체가 되었고요."
"무스카의 힘은 강력했지만, 세 클로저 팀은 연합해서 그 강력한 적과 맞서 싸웠어요. 그리고 결국 무스카에게 큰 피해를 주는데에 성공했죠."
"무스카의 상태가 이상해보였던 건 그분들과 싸운 후유증 때문이군요."
"그게... 그 뒤에 무스카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힌 자가 있었어요."
허유미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말했다.
"....불꽃의 소년이였어요."
"불꽃의 소년, 이라고요?"
"....저는 사태가 끝난 뒤에야 상황을 볼 수 있었어요.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클로저 여러분을 지원하러 거점으로 돌아왔을 때.... 그 소년의 모습이 있었어요."
"불꽃을 온몸에 두르고 있는 그 소년의 주위에는, 쓰러진 무스카와 클로저들의 모습이 있었죠."
"단독으로 무스카와 그분들을 모두 쓰러트렸다는 건가요?!"
"아마도 그런 거 같아요. 게다가 놀라운 건 그뿐만이 아니예요."
"그 소년의 모습은 분명히.... 과거 부산을 구해줬던 영웅, 알파나이트의 모습과 똑같았어요."
"나이트와 똑같은 모습이라고요?"
"네. 그런 그가 불꽃을 일으켜서 순식간에 모든 클로저들을 제압하고.... 뒤따라서 온 차원종들이 그 클로저들을 데리고 사라졌어요. 마치 소년의 지시를 받는 것처럼요....!!"
"아아... 그 싸늘한 눈빛...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저는 그저 숨어서 지켜보다가 도망칠 수밖에 없었어요...!!"
"알파나이트와 똑같이 생긴 소년... 알파나이트라면 제이 요원님을 말씀하시는 거겠죠? 어째서 그분이 소년의 모습으로....?!"
"클론.... 독일에서 만난 흑지수가 있었잖아. 이것도 그런 게 아닐까? 아저씨의 전** 모습을 복제해서 만든 걸 거야."
우리가 독일에서 만났던 흑지수의 정체를 알고 있었던 경정님의 말에 감찰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그럴 가능성도 있겠군요. 어쨌든.... 그 세 개의 클로저 팀 전원을 제압하다니... 정말 엄청난 위험요소로군요."
"어떻게든 대응책을 찾아야 해요. 그리고 그보다 먼저... 납치된 클로저 여러분을 구해야 하고요!"
"유미라고 했지? 난 특경대의 송은이라고 해. 일단 계급은 경정이고."
"추, 충성! 채민우 경정님한테 말씀은 많이 들었어요! 제발 쏘진 말아주세요!"
"대체 무슨 말을 들은 거야?! 안 쏠테니까 걱정 마!"
정말로 무슨 말을 들었던 걸까? 경정님은 긴장하는 경감님를 진정시키며 물어보았다.
"그보다도, 걔네들이 어디로 끌려갔는지는 모르는 거야?"
"죄송해요. 거기까지는 저도 잘.... 한심하게 쓰러지는 바람에요....."
"즉 무턱대고 센텀시티 전역을 **봐야 한다는 거군. 이거는 좀 힘들 거 같은데...."
"너무 걱정할 것 없다, 하얀 악마. 지금 막, 한기남 씨의 도움으로 시장님과 연락이 닿았어. 시장님께서 단서를 가지고 계신 것 같다. 가서 이야기를 들어봐라."
"자, 여러분도 함께 가주시죠. 시장님께서 긴히 하실 말씀이 있다는군요."
"응, 바로 갈게."
"그 전에 하나만 확인을. 의무병 언니, 혹시 그 잡혀간 클로저들 중에... 이슬비라는 애도 있었나요?"
"저도 하나만요. 그 중에... 레비아도 포함되어 있나요? 차원종이면서 클로저인 그..."
"아, 네. 두 분 다 계셨어요. 알고 계시나 보죠?"
"뭐.... 그런 셈이죠."
"얼른 가서 시장님 얘기 들어보자."
"....잠깐만. 나는 잠시 이따 합류하지. 감찰관, 따로 얘기 좀 할 수 있나?"
"아, 전에 말씀하셨던 상담요청인가요?"
"그렇다."
"여러분 먼저 가세요. 곧 따라갈게요."
오세린과 김철수가 얘기를 나누는 사이, 아오이의 안내를 따라 가져왔던 통신장치 비둘기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형님! 무사하세요!?"
"....수현이냐? 걱정을 끼쳤군. 미안하게 됐다."
연락이 끊겨 걱정했건만, 다행히도 시장님 무사해 보이셨다. 여전히 병상에 누워 계시지만.
"괜찮으신 거세요?"
"쉘터로 간신히 피난하는데 성공했어. 몇몇 의료 스탭과 시민들도 나와 함께 있다. 걱정할 것 없어. 이곳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은 나보다도, 부산을 구해줬던 은인들을 구하는 게 급선무야. 클로저들이 적에게 끌려갔다고 했지?"
"네. 그렇다고 들었어요."
"사정은 나도 알고 있다. 우리 부산을 구해준 은인드이 미하엘 총장의수족에 의해 납치당했지."
"그리고 총장이 수족처럼 부리고 있는 것은.... 한 때 부산을 구했던 그 영웅의 잔재고."
화면 너머에 비친 민수호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비춰졌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우리의 은인을 납치한 것도 그렇지만... 감히, 우리의 영웅을 이런식으로 모욕하다니...!"
민수호의 목소리가 격앙된 것이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있긴 했지만, 당장이라고 화내면서 그 오메가 나이트라는 놈의 숨통을 끊으러 가고 싶었다.
내 안에 남은 형님의 기억에서 여기 저기 부러지고 독에 의해 토혈을 하면서, 사람들이 없는 뒷골목에서 홀로 울고 있었던 그분을, 그럼에도 사람들 앞에서 울지 않았고 아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말을 전했으며, 독으로 가득한 공기를 불꽃으로 불태우면서 부러진 몸을 이끌고 싸워서 우리를 구원해준 그분의 존재를 모욕하는 그것을 용서할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지나 씨에 관한 일이나 잡혀간 클로저들의 구출을 우선해야 했기에 조용히 분을 삭혔다.
"미안하군. 잠시 흥분했네. 흥분하면 상처가 도지니 자제하라는 권고를 듣긴 했지만, 상황이 뜻대로 안 되는군."
"이해합니다. 그분을.... 우리의 영웅을 모욕하는 짓에 분노하지 않은 부산 시민은 없을테니까요."
"그렇지, 후후."
짧은 순간 서로 공감한 두 사람은 피싯 웃었다.
"그럼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지. 납치당한 클로저들은 아마도 총장이 있는 곳으로 끌려갔을 거야. 정확한 위치는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짐작 가는 바가 있네."
"자네들이 오기전, 부산의 원수인 호프만은 지하의 공공 하수관을 이용해서, 우리의 추적을 교묘히 피하고 있었네. 하지만 아무래도 그자는 지하수로를 대피 용도로만 쓰는 게 아닌 거 같아. 그 증거는 그자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인 연구에 있어."
"그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자신의 광기 어린 연구를 이어가고 있지. 그리고 그 연구를 위해서는 당연히 적합한 기자재가 필요해. 하지만 지상의 어디에서도 그럴 만한 곳은 밝혀지지 않았어. 남아있는 특경대 병력을 전부 투입해도 찾을 수 없었지."
"그렇다면.... 어쩌면 호프만이 이용하는 지하수로의 어딘가에 연구를 위한 기자재들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을까?"
"이런 의혹이 생긴 나는 하수로를 시공했던 업체를 조사해 봤네. 통신이 끊기기 직전까지 말이야. 그리고 마침내 알아냈지."
"그 수로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한 건 전임 시장 시절의 일이였네. 그리고 전임 시장은 나만큼이나 부산에 대한 애착이 강했지. 그분은 부산에 다시 위기가 닥칠 상황읋 고려해서, 하수로 정비는 물론, 최적의 대피로 구축까지 가능한 업체를 초빙했지."
"그 시공업체는.... 뉴욕의 지하로, 그러니까 유니온 총본부의 지하 대피로를 구축했던 업체였어. 그래, 유니온의 총장인 미하엘의 입김이 들어갔읋 가능성이 높은 업체였단 뜻이야. 만일 총장이 오래 전부터 이번 일을 계획했다면.... 업체와 결탁해서, 지하에 은신처나 연구실을 몰래 지어두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겠지...!"
"그 직후에 모든 통신이 끊기는 바람에 더 이상의 조사는 어려웠지만, 이 정도 실마리라고 해도 의심하기에는 충분해. 설마하니 부산을 생각해서 계획했던 일이 이런 식으로 우리의 덜미를 잡을 줄이야....!"
민수호는 자신이 사랑하는 부산을 위해 만든 시설이 악용되는 것에 분해 치를 떨며 말했다.
"아마도 총장의 은신처는 그 하수로의 어딘가에 있을 걸세. 확증은 없지만, 심증이라면 충분하고도 남아. 그리고 총장이 그곳에 있다면, 납치당한 클로저들 또한 그곳에 있을 확률이 높겠지. 멕스코 로비를 통하면 그쪽으로 진입할 수 있을 걸세. 지금 정확한 위치와 진입 방법을 그쪽에 전달하지."
삐빅!
비둘기로 하수로 맵 데이터가 전송되었다.
"다만.... 총장은 악당이긴 해도 바보는아니야. 순순히 자신의 피신처로 들어오게 놔두진 않을 테지. 분명히 그 입구를 지키는 존재가 있을 걸세. 만일 그것이 그 소년.... 오메가 나이트라는 그 망령같은 존재라면... 충분히 주의해야 할 거야."
"설령 누가 있다 해도... 이제는 가는 수 밖에 없어요."
"김철수는? 같이 나갈거야?"
"물론이다. 허락은 받아뒀다. 안 그런가, 감찰관?"
....네. 지금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니까요. 다만 김철수 씨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저도 나가서 서포트를 하겠어요."
"어라? 감찰관님이 직접이요?"
"네. 그게 조건이었으니까요. 안그런가요, 김철수 씨?"
"....물론이다. 감찰관은 내가 호위할테니 걱정 말도록."
무슨 대화를 나눴던 것인지 두 사람의 얼굴에 약간 긴장감이 돌고 있었다.
"그럼 미래 씨와 은하 씨가 한 조, 저와 김철수 씨가 한 조로 해서 나눠서 접근하도록 하죠."
"잠깐만요, 감찰관. 저는요?"
"저도요!"
자신들만 쏙 빠져 있는 걸 듣자마자 바로 항의하였다.
"누가 막고 있다고 해도.... 가야만 해요! 사람들을 구하지 않으면.... 하윽...!!"
루시의 안색이 파랗게 변하더니 가슴을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루시! 괜찮...읏....? 크읏...."
루시의 상태를 보려 급하게 움직이던 나도 덜 나은 상처에 통증에 신음을 흘려버렸다.
"두 분 다 무리하시면 안 돼요!"
"하지만, 다른 분들도 모두 부상을 입으셨잖아요? 차라리 제가 나가는 편이 나아요. 저는 적어도 부상을 입은 건 아니니까...!"
"외상만 안 입은 거잖아...! 제가 나갈게요, 감찰관. 조금이지만 재생 능력이 회복되고 있으니까...!"
"무리하시면 안 된다니까요!"
독에 의해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또 독에 중독된 루시나, 다른 사람이였다면 치명상인 상처들을 평소의 반의 반도 안되는 재생 능력으로 버티는 자온이나 매우 위험한 상태였기에 오세린은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무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그러니 나가게 해주세요."
"저도요. 무리하지 않은테니.... 저도 보내주세요!"
오세린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에 빠졌다. 분명 두 사람이 제일 상태가 안 좋았지만, 다른 이들도 상태가 안 좋은 것은 마찬가지였고, 전력이 하나라도 아쉬운 상황이였다.
"....좋아요. 대신 두 분 중 한 분이라도 상태가 안 좋아지시면 무조건 거점으로 복귀하세요. 그게 조건이에요."
"...네, 알겠어요."
"그러겠습니다."
"그럼 미래 양과 은하 양, 저와 김철수 씨, 그리고 루시 양과 자온 씨. 이렇게 세 팀으로 나눠서 진입로를 확보하도록 하죠."
"그리고 만약, 지나 씨나 오메가 나이트를 마주한다면.... 무조건 후퇴하도록 하세요."
오세린의 경고에 모두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곤, 지정한 루트를 향해 멕스코로 진입을 시작하였다.
******
"....!"
"....왜, 왜 다시 돌아온 거야?"
지하 수로로 향하는 루시와 자온의 앞에, 지나 그레이스가 그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TO BE CONTINUE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던 인간 [1]
왈큐레 로만체+코드기어스+클로저스 1화: 서방 세계 정벌
아이돌 [1]
[윤리아 출시 축하] 아이돌 클로저의 0번째 무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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