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WriterName&strsearch=firsteve&n4articlesn=3549)
1화 적극적인 여자는 언제나 주목을 받는다.
세하와 슬비가 헤어진지 벌써 2달이 되어간다
다행히도 세하가 어느 정도 헤어지기 전의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와 준 덕에 나까지 우울해지는 사태는 없었지만….
“두달 동안 자기한테 그렇게 잘해줬으면 한 번쯤은 의심해봐야 할거아니야?”
내 마음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중이다.
“이세하 바보멍충이….”
두 달씩이나 그렇게 티를 내고 그렇게 달라붙어있었으면 눈치 좀 채거나 의심이나 좀 할 것이지…왜 지금도 날 친구로만 보냐고!!!
아, 정말이지!!!!지금 화내봤자 소용없다는 건 알지만 열받아!!!!!!!
내가 짜증이 나서 곰인형을 때리면서 화를 풀고 있는데…엄마가 들어온다.
“얼레?우리 딸 안 자?”
“엄마야말로…안 주무세요?”
“엄마는 우리 이쁜 딸 자는 얼굴 좀 보고 가려고 했지~”
그러더니 엄마가 내 뺨에 얼굴을 부빈다…아….엄마 냄새….포근하다….
한참을 부벼대던 엄마가 나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한다.
“우리 딸, 무슨 고민 있어?”
“응?왜?”
“아니…우리 딸이 곰인형 멱살을 잡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경우라서 말이야.”
아….그러고보니까….곰인형 때린다고 멱살을 잡고 있었구나…
“뭐….조금은?”
내가 말을 얼버무리자 엄마가 흐음하면서 내 얼굴을 관찰한다….
“짝사랑 문제니?”
“푸우웁!!!!”
나도 모르게 놀라서 앞으로 뿜을 뻔했다….여….역시 우리 엄마….자식들 한정 독심술사!!!
“어머나~우리 딸 다 컷네~몸만 어른인 줄 알았는데 생각도 어른이 되어가네~”
“어…엄마!!!!”
내가 당황해서 어버버 거리자 엄마가 호호호 거리며 웃는다….
“우리 딸 눈 많이 높은데 누구려나~흐음…..”
엄마가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린다…설마….설마 내가 세하를 좋아한다는 것도….
“세하인가?”
네 들켯네요….그것도 초강력 직구로요
내가 아무 말도 안하고 있자 엄마가 배시시 웃으며 내 얼굴을 어루만진다.
“근데 우리 딸이 이렇게 고민 많이 하는 애도 아닌데 뭐 때문에 돌진도 안 하고 이러고 있는 걸까?”
그 말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엄마에게 내 마음 속의 생각을 털어놓는다….
“사실은 엄마….”
엄마에게 세하와 슬비가 사귀다가 헤어진 이야기….세하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한 두 달….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세하한테
감정까지 몽땅 털어놓자 엄마가 한참을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가 내게 미소를 짓는다….
“으음~딸!우리 딸한테 엄마가 조언 하나만 해줄까?”
“응?”
“까짓것 돌진해 딸.”
“엄마?!”
내가 당황해서 되묻자 엄마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네가 뭘 걱정하는 지는 잘 알겠지만 딸….그런 눈치 없는 남자애한테는 아예 대놓고 남들이 너희 둘 보고 사귀냐는 소리를 할 만큼
밀어붙여야 알아들어.”
그리고는 내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는 엄마….
“너네 아빠도 눈치 없잖아?그래서 나도 네 마음을 알아.”
“아….”
“후훗….그래도 난 너네 아빠가 좋으니까 그냥 대놓고 말했거든. 난 당신이 좋아요. 나랑 만나요 라고 말이야 후훗…”
여…역시…우리 엄마….무서운 추진력이야…
“그러니까 너도 도전해보렴 딸.데이트 한 번 하자고 세하한테 말해봐.”
“그….근데 실패하면?”
“그러면 그때는 그냥 만나서 놀자고 하면 돼.어렵게 생각 하지 않아도 돼.”
엄마가 쿨하게 이야기한다…역시 불도저 같은 우리 엄마…
“그리고 데이트를 하면서 네가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면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눈치를 챌 거고, 정말로 눈치를 못 채더라도 널 좋
아하게 될 걸?우리 딸이 얼~마나 매력적인데~”
아주 오래만에 어른스러운 조언을 해주는 엄마….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그럼 일단은….승부를 걸어봐라는…말이죠?”
“그럼~!자,자, 빨리빨리 승부를 보자, 딸!”
엄마가 핸드폰을 건낸다….진짜 화끈하게 도전해봐?
전화번호부에 들어가서 저장된 세하의 번호를 누르자 청아한 연결음이 들려온다….
그나저나….생각해보니까 이거 슬비랑 커플로 했던 연결음인데 아직 안 바꿨네….까먹은 건가?
그렇게 잡념에 빠져있는데 전화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 유리야.무슨 일 있어?”
“어….세하야.혹시 내일 시간 있어?”
“일정이라면 텅텅 비어있는데 왜?”
조…좋았어! 승부사 서유리 도전!!!!!!
“그러면 내일 나랑 데이트 하자!!”
내가 데이트를 언급하자 세하 쪽에서 아무 말이 없다….서….설마…
“시….싫어?”
아무 말도 없던 세하 쪽에서 한숨과 함께 목소리가 들려온다.
“…..으휴….내가 그렇게 여자애가 대뜸 남자애한테 데이트하자고 말하지 말랬지,서유리?어떻게 너는….”
“그래서 나랑 데이트 할거야 안 할거야?그것부터 확실히 해!”
내가 말까지 끊어먹고 내 이야기를 하자 수화기 너머에서 세하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하여간에 말을 못하게 해요….”
“빨리 답해줘!....답은?”
“그래 알았어….너한테 빚 진 것도 있으니까 하루 정도는 어울려줄게.”
허락…했다?!
“그….그러면 내일 강남 CGV 앞에서 1시 반에 보자!제대로 안 꾸미고 대충 입고 나오면 죽는다?”
“네네…알겠습니다요.나 잔다.”
“여..여보세요?!세하야?세하야!”
뚝 하고 먼저 끊어버리는 세하….아 진짜….다음부터는 통화매너부터 알려줘야하나….
그래도….데이트 신청 성공했으니까….만족해.
“오호~우리 딸 성공했네?”
“그….그러게…예상외로…성공했네?”
내 말에 엄마가 씩 웃으며 나를 침대에 강제로 눕힌다
“자자~그럼 이제 자야지 우리 딸?내일 첫 데이트인데 얼굴 푸석푸석 하면 안되지~”
엄마가 웃으며 말한다…
“내일 아침에 엄마가 예쁘게 해줄게~물론 우리 딸은 지금도 충~분히 예쁘지만~”
그러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불 끄고 방을 나가는 우리 엄마.
“그럼 잘 자 우리 딸~”
엄마가 문을 닫고 나가자 그제야 다가오는 내일에 대한 불안감…
“….내일…나 데이트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밀려온다….아니….두근거려서 불안하다고 해야하나…?
뭔가 모순되는 감정이 내 마음에 흐른다.
우선은….자야 내일 데이트를 갈 수 있겠지….
….잘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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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일어나자마자 엄마가 내 옷장을 열어서 이것저것 내 몸에 대어 보며 재잘거린다.
“음….이거랑….음….이거….아니지….이게…..”
혼자서 중얼거리며 그러다가 결국에는 거실에서 옷 가방을 가져와서 나에게 건낸다.
“이거면 괜찮겠네~우리 딸한테 잘 어울릴 거 같아~”
“이…이거 엄마 좀 짧지 않아?!”
엄마가 건낸 건 하늘색의 원피스….다른 애들한테는 그리 짧지 않은 원피스이지만….
“역시~우리 딸!몸매가 좋으니까 옷 테가 사는 구나~”
내 키와….내 흉부 때문에 많이 위로 올라와서 미니 원피스에 가깝다….
이래서 내가 원피스를 안 입는 건데!!!
“역시~우리 딸 최고~이거면 세하도 좋아할거같은데~?”
….솔깃한데?
누가 들으면 팔랑귀라고 뭐라고 할 거 같지만….어쩌라고….나도 소녀라고?좋아하는 남자한테 잘 보이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
결국에는 원피스를 입기로 하고 거울 앞에 와서 머리를 빗는 나….근데….엄마가 뭘 들고 온다?!
“어…엄마?!그…그거 화장품 아니야?!”
“응~우리 딸 첫 데이트인데 기초 화장 쯤은 해야지~”
“내….내가 화장을 왜 해?!나 화장 하는 거 안 좋아하는 거 알면서!”
평소에도 내가 하는 검도나 클로저 일을 하면서 땀을 흘려서 거의 다 씻겨나가다보니 어느 순간부터인가는 안하게 된 화장….그걸 지
금 하게 생겼다….
“후훗~우리 딸~세하한테 잘 보이고 싶잖아?그러면 해야지~”
….설득 될 뻔했어….세하라는 말에 설득당할뻔 했다고!!!!
“그…그건 진짜 양보 못해!!!화장은 정말 반대!!!!”
내가 완강히 거절하자 한참을 실랑이를 하다가 포기를 했는지 딜을 거는 우리 엄마….
“그럼 지~인짜 기초화장만 하자?응?그거 하면 엄마가 더 예쁜 스타일로 만들어줄게~”
“….더 예쁜 스타일?”
내 중얼거림에 엄마가 걸렸다는 표정을 짓는다….당했다!!!!나라는 단세포!!!!
그러더니 이것저것을 꺼내서 내 얼굴에 톡톡 화장품을 바르는 엄마….
“흐흐흥~”
엄마가 기분이 좋은지 열심히 한다….참….이런 거 보면 우리 엄마가 나보다 더 소녀 같다니까?
큰 딸이라는 애가 검도랑 클로저 일하면서 꾸미지도 않으니 욕구가 쌓이셨나보다….
때마침 엄마가 손을 멈추고 날 거울 앞에 세운다….근데….
“괜….찮네?”
평소에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청순한 모습의 내가….거울 앞에 서 있다….
“흐흥~여기에다 이거만 쓰면~”
엄마가 내 머리에 파란 리본이 달린 머리띠를 씌운다…….괜찮은데?
내가 말없이 내 모습을 보고 있자 우리 엄마가 내 엉덩이를 한 대 찰싹 치며 말한다.
“자~우리 딸 정~말로 이뻐졌으니까 가서 세하를 확 사로잡고 와~?안 넘어오면 확 넘어트려…”
“엄마!!!!!위험한 소리 하지마!!!!!”
우리 엄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나랑 세하가 그런 일을 할 리가…..
사귀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아까까지 잠잠하던 내 얼굴에 열기가 올라온다.
“호오~우리 딸. 무슨 상상을 하는 걸까나~”
엄마가 짖궃게 웃는다…으으…..얼굴이 진정이 안돼….
“후훗~잘 다녀와~딸~”
엄마가 손을 흔든다….조….좋아!가…가보겠어!”
현관으로 가서 준비해둔 플랫슈즈를 신고 엄마한테 말한다.
“다…다녀오겠습니다….”
“응~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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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장소로 가자 역시나 북적거린다….아직 시간이 남아서 영화 라인업들을 보고 있는데….왜 껄렁껄렁해보이는 애들이 온다…
“저기~혼자 보러오셨나요?일행 없으시면 저희랑 같이 노실래요?”
“일행 있어요.아직 안 왔지만.”
내가 귀찮은듯 이야기를 하자 남자애가 내 팔을 잡으며 말한다.
“기다리시는 분이 남자친구?친구?”
“알 거 없잖아요. 이거 놓으세요.”
내가 붙잡힌 팔을 빼기 위해서 손을 휘두르지만….안 빠진다?!
“앙탈은….그렇게 짧은 옷 입고서 도도한 척 하기는…”
“내 옷이 뭐?뭐?!”
내가 짜증나서 이야기를 하자 남자애가 웃는다.
“남자친구가 아니라 뜯어먹을 호구인가?큭큭큭…”
남자애가 사악하게 웃는다…
그 때…
“…..뭐하냐, 서유리.”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온다.
뒤돌아보니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있는 세하가 날 보고 있다.
“세하야!”
“…..남자친구냐?”
남자애가 시비조로 이야기를 한다….
“….그 쪽이 상관할 문제는 아니니까 유리한테서 손 때지 그래?”
세하가 다가와서 남자애의 팔을 풀고는 나를 자기 뒤로 보낸다.
“남자친구냐?”
“상관할 바 아니잖아?”
“얼마나 뜯겼냐?저 여자애한테?”
“…..뭐?”
세하의 눈가가 씰룩하고 움직인다….어….저렇게 세하가 반응하면….위험한데?!
“…방금 한 말…취소해라….”
“취소를 왜 해?많이 뜯겼냐?앙?”
남자애가 빈정댄다….저기…너 잘못하면 죽어;;;
세하가 한숨을 쉬더니 남자애의 목을 잡아다가 벽에다가 박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컥컥….”
“….취소해라.”
“컥컥….”
“…..다시 한 번 말한다….취소해라.”
“컥….자…잘못했습니다….취…취소할 테니까….이…이것 좀…”
남자애가 세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버둥버둥 거린다….위…위험해!
“세하야 그만해…응?”
내가 세하에게 다가가서 말하자 세하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옆으로 남자애를 내동댕이 친다.
“….**라.”
세하의 말에 남자애가 후다닥 도망을 간다….
이윽고 남자에게 시야에서 사라지자 세하가 날 보다가 한숨을 쉰다.
“왜….왜?”
“….오늘따라 왜 안 입던 미니원피스를 입고 왔냐….그러니까 저런 날파리들이 꼬이지…”
그러더니 자기 자켓을 벗어서 내 허리에 감으며 말한다.
“….너는 니 외모에 대해서 조금은 자각을 해야돼 바보 서유리.”
“어어?”
내가 당황해서 말을 더듬거리자 나를 보며 고개를 젓는 세하.
“니 외모가 일반인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거냐…..콕 집어서 니 그 부분도 일반인을 한참 넘어선지 오래인데.”
세하가 턱으로 내 흉부를 가리킨다….
“쯧…평소에도 날파리 잘 꼬이는 니가 왠일로 그런 걸 입고 왔냐?”
세하가 틱틱거리며 말한다….세하….화났나?
“화났….어?”
“화낼 일도 많다…이런 일로 내가 화를 왜 내?”
“그럼….왜 화 내?”
내 말에 세하가 한숨을 쉰다….
“….저런 날파리들이 니 보는 게 싫어서 그런다 왜?”
세하가 틱틱거리며 말한다.
“…걱정…해준거야?”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자 세하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당연하지 서유리. 너는 바보라서 걱정 안 하면 안돼.”
그러더니 흘끗 라인업을 보더니 나보고 뭘 보고 싶냐고 묻는 세하….
“나…나는 저 영화!”
내가 로맨스 영화를 가리키자 세하가 흘끗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하여간에 누가 친구 아니랄까봐….”
….슬비….이야기인가…?
세하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어두워졌다가 다시 평소처럼 돌아온다.
“…시…싫으면 다른 거 보자…응?”
그러자 세하가 내 손을 잡고 자동티켓발매기로 가서는 내가 고른 영화를 누른다.
“세하야?”
“….보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라고. 오늘은 니한테 맞추는 게 목적이니까.”
“어?”
내가 당황한 눈빛으로 세하를 바라보자 세하가 무표정하게 나를 보며 말한다.
“….내가 전에 말했던 거 같은데?나한테 맞추려고 하지 말라고. 니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그치만….”
“남한테 맞추는 게 얼마나 귀찮고 힘든 건지는 내가 더 잘 알아.그리고…2달동안이나 나한테 맞춰줬으면 그만해도 되잖아.”
세하가 무심하게 이야기한다….
그래….두달동안이나 남한테 맞춰주는 건….쉽지도 않고 하기도 힘든 일이지….
하지만….세하 너니까….너니까 이러는 건데….
왜….내 마음을 몰라주는데?
눈 앞이 뿌옇게 된다….울면 안되는데….세하 앞에서….세하랑 하는 데이트에서…울면 안되는데….
그 때…
세하가 내 눈가를 닦아준다…
“…..울지마 유리야.”
“세…하야…”
“…뭐 때문에 우는 지는 모르겠지만 울지마….마음 아프니까….”
세하가 다정하게 이야기를 한다….
“알았어….”
내가 울음을 닦아내며 말하자 세하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영화 라인업을 쳐다보다가 중얼거린다.
“….로맨스 말고는 다 봤던 거네….괜히 성질부렸잖아….”
“어?”
“….니가 고른 걸로 그냥 바로 보자고 했으면 됬을텐데 나란 놈은…본 거 투성이인 것도 모르고 니한테 그런 식으로 내뱉았으니…미
안하다…”
세하가 사과를 한다….
“사과할 필요는 없잖아…세하야.”
“응?”
세하가 살짝 갸우뚱한 표정을 짓는다….
“네가 말했잖아….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그건….너도 해당되는 말이잖아….”
“아…”
세하가 아 하고 짧게 내뱉고는 머리를 긁적거린다.
“후우….이것도 버릇들었나…쳇….귀찮아졌는데….”
“어?”
세하가 한숨을 쉬고는 이야기를 한다.
“뭐….이것도 슬비랑 있을 때 생긴 버릇이라서….좀 기분이 그렇네….”
세하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한다.
“……”
“…미안 불러놓고 딴 사람 이야기나 하고 있네, 나….하하….참 최악의 데이트 상대네…”
세하가 머쓱하게 웃는다….
그래….넌 남들이 보기에는 정말 최악의 데이트 상대지만….나한테만은….이 세상 누구보다….좋은 데이트 상대야…
“신경쓰지마. 차차 변하겠지.”
“어?”
세하가 눈에 띄게 얼굴에 표정을 띄운다…
“….난 말이지 세하야…그런 거 상관 안 해서 말이야.”
“어?”
“….일단은 영화 보고 이야기 해줄게.”
내가 손을 뻗어서 중앙자리 붙은 두 곳을 예약하자 세하가 멀뚱멀뚱하게 서 있다가 팝콘을 사러간다.
이윽고 팝콘을 사들고 온 세하와 함께 영화관으로 들어가자 꽤나 한산한 영화관….
“….이거 인기가 없었나?”
“….이 시간 때에 보는 사람이 별로 없겠지.”
“….아까 예약할 때 우리가 빨리 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꼼지락꼼지락 거리고 있자 세하가 한숨을 쉰다.
“뭐야….내가 무슨 짓이라도 할까봐 그러냐?”
“무…무슨 소리야?!”
“아니…걱정하는 거 같길래….”
세하가 무표정하게 답한다….
…솔직히는 무슨 짓을 해도 상관은 없지만….
“그…그냥 사…사람이 없는듯 해서~이…일단은 앉자!”
내가 허겁지겁 앉으며 자켓을 풀자 세하가 눈에 띄게 움찔한다.
“왜…왜 그래 세하야?!”
“….자켓 줘.”
자켓을 건내자 내 허벅지에 턱 하고 얹어놓는 세하….
“….바…바보야…여…여자애가 겁도 없이….그렇게 짧게 입고 턱 하고 앉냐?!”
세하가 더듬거리면서 말한다…아….맞다…얘는….이런 거에 굉장히 민감하지?
“푸히히힛…”
“뭐…뭐야?왜 웃어?”
“푸흡….귀여워서…세하야.”
“귀….귀엽다고?!”
세하가 당황한 표정으로 날 보며 말한다.
“응 귀여워.너무 귀여워.”
내가 웃으며 답하자 조금은 삐진 얼굴을 하는 세하.
“그…그만 웃어!창피하니까…”
“히히히…왜~?”
“창피하다고!그만 웃어!”
“히히힛~나는 이제야 원래 세하 모습같아서 좋은 걸?”
내 말에 세하가 움찔한다.
“….원래의….나?”
“응.원래의 너.내가…늘 보고 있었던 네 모습.”
내가 미소를 띈 채 이야기를 하자 세하의 눈이 흔들린다.
“야….서유…”
“늘 말이야 세하야….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살았다?내가 하고 싶었던 운동, 내가 하고 싶었던 생활,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
다 하고 살았는데….”
내가 말을 멈추자 세하도 말을 멈춘 채 가만히 있는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위상력자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그리고….내가 하던 경기의 상과….그 자리에서 추방 당했을 때의 그 느낌
이….얼마나 허무했는지 짐작이 가?”
내 말에 세하의 표정이 변한다…
“그래….넌 기억 할 거야….나 혼자서….교실에 남아서 울고 있었던 내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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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내가 위상력을 각성했을 때….나는 솔직히 너무나도 그 상황이 싫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검도….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검도…..
서서히 올라가던 나의 기량과….나를 응원해주던 사람들….
그리고 마침내 얻어낸….값진 1등이라는 칭호…그런데….
한 순간에….[위상력능력자]라는 그 한 마디가….나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내가 얻은 값진 노력의 성과는 무효가 되었고 나를 응원해주던 사람들은 괴물을 보는 눈으로 날 보고 나의 노력을….무시하고 짓밟았
다….
그 일로 솔직히는….내 마음을 닫았다….
겉으로도…속으로도….움츠러들고…절망스러워 죽으려고도 했다….
그 날도…그랬다….
언제나처럼 애들이 다 떠난 교실에 홀로 남아서 청소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노을을 보고 펑펑 울고 있을 때…..세하….네가 들어왔었
지….
“뭐야…너 여기서 뭐하….”
내가 우는 모습을 본 너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했지.
“흐윽…뭐….뭐야 너….”
“어….그게….너랑 같은 팀인…이세하인데 말이지…?”
더듬거리며 어설프게 자기 소개를 다시 하는 너를 보며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지….
“하! 어렸을 때부터 다 가지고 있었던 이세하구나?!그래!왜?!내가 이러고 있으니까 동정심이라도 일어나?!내가 이렇게 우는 거 보니
까 한심해?!너희들이 뭘 아는데?!내가 지금까지 해 온 내 노력을 알아?!내가 지금까지 그 상을 타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기나 알
아?! 나도 이런….이런 능력을 갖고 싶어서 가지게 된 줄 알아?! 얼마나 더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냐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나니 한참동안 넌 멍하게 서 있다가 옆에 놓여 있던 목검 두 자루를 들고 와서 나에게 내밀었지…
“….목검 잡아….”
“뭐?”
“….잡으라고.목검을.”
“…너…무슨 생각을….?!”
내가 화난 말투로 이야기를 하자 너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너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라.너의 노력?그런 걸 내가 알 리가 없잖아?”
그러더니 목검을 하나 집어들고 거리를 벌리더니 대련자세를 취하고 너는 말했지…
“그러니까 한 번 전력으로 덤벼봐. 한번 네가 하고 싶었던 그 길을, 네가 했던 노력을 증명해봐!”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정말로 진심으로 검을 내질렀고 몇 십합….하니….몇 천합을 나눴을 때 너의 손에서 목검이 날아가고….너는 거
칠게 숨을 내쉬며 말했지.
“잘하잖아…서유리.위상력이 아니더라도.”
“어?”
“이렇게 잘하는데 뭘 그렇게 움츠리고 있어?당당해도 될 만한 실력인데.”
그러면서 너는 내 손을 펴며 말했지.
“위상력이 각성해서 네가 지금까지 해 온 모든 것에 대해서 안 좋은 소리를 들어온 건 나도 얼핏 들었어….”
“네가…뭘 안다고….”
“이제 하나는 알았지….네가….정말 열심히 해왔다는 것.”
“……”
“지금은 하나 밖에 모르고….아직 내가 모르는 것도 많고….내가 도와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러면서 너는 웃으면서….나를 꼭 안아주며 말했지…
“너의 편에 서서 늘 도와줄께….그러니까….울어도 돼.”
“흐….흐윽….흐아아아아앙!!!!!흐아아아아앙!!!!!”
너의 그 말에 난…..정말 울고 싶은 만큼 울었던 것 같다…..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던 그 무언가 까지 쏟아져 나올 만큼….그렇게 울
게 해줬지….
그 날 이후부터였을까….세하야….
내가 너의 뒤에 서 있게 된 게….
너의 뒤에서 기다리게 된 게…..
너의 뒤에서 울게 된 게…..
너의 뒤에서 웃게 된 게….
너의 뒤에서….좋아한다고 말 못하게 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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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복귀했네요.
기다리신 분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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