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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6 센텀시티 4화 하얀 악마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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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4.04.20
  • view2282

"다들 어디간 거람...."

무기를 고르느냐 늦게 나온 자온이 동료들을 못 찾은채 홀로 정처 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 매핑하면 되지. 이 정도 크기의 공원이면 순식간인데...."

순간 자신의 기술을 까먹은 자신에게 투덜대며 발 밑으로 실을 펼쳐 주변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뭔가 평소보다 부담이 적게 느껴지네? 그럼 조금만 더 펼칠까?"

슈르르륵-----



본디 실을 통한 감지 능력은 펼쳐놓은 실 하나하나를 감지해 주위를 파악하는 기술이기에 집중력을 상당히 잡아먹어 두통을 유발하는 기술임에도, 이상할 정도로 머리가 맑게 느껴져왔다.
아예 실을 더 광범위하게 펼쳐 평면만이 아닌 입체로 펼쳐 완벽한 감지를 하기 시작했다.


음, 음. 루시랑 미래가 같이 있고.... 은하랑 김철수랑 같이 있네. 루시 쪽이 더 가깝긴 한데.... 그쪽으로 갈까?


더 가까운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던 중,

"그냥 나 혼자 움직이는게 낫겠네..."



키긱, 키기기기기긱



우어어어아아...!




너무 힘을 과하게 발현한 탓일까, 자신의 기척을 느꼈는지 차원종들이 주위로 몰려들고 있었다.

"귀찮게..."

발걸음을 멈추고, 매핑에 할애하던 집중을 풀며 눈 앞의 차원종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육안으로 보이는 두 종류의 차원종. 그 중 하나를 보곤 표정이 살짝 일그러트렸다.

"한 놈은 물고기.... 다른 하나는... 으엑, 파리 놈들.... 더럽게 성가신 놈들이잖아."

외부차원에 있을 적, 다양한 전투 경험을 쌓기 위해 싸웠던 폭식의 군단에 소속된 파리 형태의 차원종. 강함은 그냥저냥이였지만 성가신 점이 있었다.


잘려나간 몸도 복원하는 재생력, 머리나 심장이 날아가도 몇 초 이상을 움직이는 강인한 생명력.


재생력을 무식하게 밀어 붙여서 싸웠던 자신의 이전 전투 방식과 닮은 차원종인 그들을 확인하곤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쯧, 머리나 심장을 날려도 한 몇 초는 꿈틀대니까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확인사살해야해서 귀찮은 놈들이였는데..."


키에에에에엑!!!!!


구속만 할까 생각하던 중, 자신의 뒷편 너머로 조심스레 이동하는 무리가 감지되자 그쪽으로 잠시 집중을 돌렸다.


"....대피하는 시민들이네. 어쩔 수 없네."
"놈들 상대는 귀찮지만 할 일은 해야지. 와라, 검.... "

실들을 풀어 헤치며 차원종들의 앞길을 막으며 손을 옆으로 뻗어 손을 꽉 쥐었다.



휘적---



갑자기 허공에 헛손질을 하더니, 아차다 싶은 표정을 하며 중얼거렸다.


"아, 안 됐었지.... 남들이 봤으면 바보냐고 놀렸겠네..."

능력이 막힌 걸 잠시 깜빡하고 헛손질하자, 머슥함에 얼굴을 붉히며 들고 나온 창을 고쳐잡곤 뛰어들었다.
실을 차원종들에게 흩뿌려 차원종들을 구속하자, 실에 엉켜져 버둥거리면서도 달려들었다.

"일단 하나."

키헥!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차원종들의 공격을 여유롭게 피하면서 차원종의 급소에 창을 내질렀다.

"두우우울!"

푸우욱!

끼긱.... 끼에에엑!!!

"칫."

급소를 꿰뚫린 파리 차원종, 플라이 타입이 몸을 잠시 움찔거리더니, 괴성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투캉!


키긱!?


투푸어억!!

황급히 내지른 창을 회수해 공격을 막아내고 플라이 타입을 넘어트려 머리를 짓밟았다. 머리를 잃은 플라이 타입의 움직임이 그제서야 잦아들었다.

"후우.. 평범한 무기를 쓰는 게 이렇게 힘든 거였나."

뷜란트의 권능이 담겨있던 무기들은 별다른 제어 기술이 없어도 적을 압도하는데에 지장이 없었다. 찌르면 꿰뚫고, 베면 베어지고 부수며, 찢고자하면 무엇이든 찢어내었다.

그 무기들의 성능을 체감하는 동시에, 영원에 가까운 권능의 힘이 없는 자신의 힘과 기술은 생각보다 형편 없음을 인지했다.

권능의 힘에 너무 의존했던 걸지도. 한심하기도 하고 부끄럽네. 그래도... 나를 되돌아 보고 반성할 수 있어서 다행일지도.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면서 차분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몸을 움직이고 창을 휘두르며 차원종을 처치하기 시작했다.





투타타타타닷!!!



토벌을 이어가던 중, 총기를 연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총소리? 김철수인가? 아닌데, 소리랑 지금 위치랑 다른데?"

전투에 집중을 할애하곤 있지만 동료들의 위치는 계속해서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방금 들린 총소리는 그들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서 들려왔었다.

타타타타타타---!!!




"마구잡이로 쏘는 건가? 차원종들 반응이 사라지는 걸 보면 그건 또 아닌 거 같은데."

총소리의 주인이 사격할수록, 그 사람을 뒤쫓던 차원종들의 움직임이 줄어들고 있었다.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하게 차원종을 처치하고 있었다.
주변에 남은 차원종들을 빠르게 처치하곤 총소리가 울린 방향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타타타타----


철컥, 투타다다다닷!!!!



저 멀리서 한 여성이 난사하듯이 총을 쏘고 있었다. 한 때 신서울에서 간간히 보았던 특경대원복을 입은 여성은 난잡하기 짝이 없는 연사 속도와는 달리, 한발 한발 정확하게 차원종들의 미간이나 심장같은 중요 부위들을 맞추고 있었다.
차원종들의 시체가 그녀의 주변에 즐비해 있는 와중, 여성은 씩 웃으며 말했다.

"좋아. 거기 있는 네가 차원종들 대장인 거지? 남아 있는 탄환이 좀 간당간당하지만! 어떻게든 될 거야! 응!"

"와우.... 위상능력자도 아닌 것 같은데 차원종들 시체가...."

여성에게선 위상능력자 특유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물며 총기에서도 별다른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순수한 기량과 기술. 오직 그것만으로 차원종을 쓰러트린 그녀에게 무의식적으로 감탄사를 흘리던 중,

"응? 넌 누구야?"

내 모습을 봤는지 나를 향해 다가오며 물었다.

"여기까지 무사히 온 걸 보면 민간인은 아닌 것 같고.... 클로저인가?"

"임시이긴 한데.... 네, 클로저입니다. 공원에 남아있는 시민들을 구하려고 왔습니다."

"그럼 같은 편이라는 거네! 잘 됐다, 마침 탄환이 간단간당 하던 참이거든."

아군이라는 걸 인지하자마자 맹해 보이는 얼굴이 헤실거리기 시작했다. 이 헤실거리는 얼굴이랑 차원종 시체가 즐비한 이 현장이 매칭 참 안 되네.

"이 차원종들... 다 당신이 처리하신 건가요?"

"어, 내가 그랬어! 가볍게 탐색전만 벌이려고 했던 건데 말이야. 이놈들이 워낙에 끈질겨서 말이야!"


쿠어어어어어!!!!!


포효 소리와 함께 차원종들 무리에서 유독 덩치와 장비가 좋은 차원종 하나가 앞장서며 나왔다.

"저 녀석, 내가 자기 부하들을 죽여서 흥분했나 봐! 내가 미끼가 될 테니 배후에서 접근해서 공격해!"


쿠아아아아아악!!!!!!


"그럼 간다!"

"자, 잠시만,"

타타타타다----!!!

그 특경대원은 순식간에 지휘관급의 품 안으로 파고들더니 연사하기 시작했다. 다가오면서 자신을 성가시게 하는 인간에게 맹공을 가하려 하지만, 그 여성은 야생동물 같은 반사신경으로 공격들을 피하고선 지금이라는 듯 내게 눈빛을 보냈다.

"에이 모르겠다. 쓰으읍.....!!"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신 후 달려나가며, 실을 다리에 응축해 차원종의 머리를 향해 날렸다.

"극각!"



퍼어엉!!!!



그 발차기 한 번으로, 지휘관 차원종의 머리가 풍선 터지듯이 터져나가 버렸다. 

"어, 어라....?"

극각은 다리 근육과 신경을 실로 보강해 위력을 증폭시키는 기술. 강력하긴 하지만 지휘관급의 머리를 터트릴 정도의 위력은 없다.



그러나, 터트렸다. 단 한 방으로, 대응할 여지조차 주지 는 속도와 힘으로.



이전과 전혀 다른 극각의 위력에 자온이 당황하고, 그 자리의 차원종들도 지휘관이 한방에 쓰러진 이 상황에 당혹스러워 하며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투타타타타!!!

쿠에엑!!



총성이 그 적막을 깨트리면서 차원종들을 쓰러트렸다.

"우와! 너 강하구나! 차원종 대장을 그런 식으로 한방에 잡는 건 처음보는데! 너 신체강화 능력자야?"

"그, 그런 건 아닌데...."

"아니야? 뭐, 상관 없지. 어쨌든 놈들이 기가 죽었으니 잽싸게 해치우자고!"

"어.... 아, 네."

"이상해... 매핑도 그렇고 극각도 그렇고.... 컨디션이 좋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야.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얼떨떨한 감정만을 남긴 채, 남은  차원종들을 다 쓰러트렸다.
돌아가는 와중 만난 시민들을 대피소에 보내곤, 그 여성과 함께 거점으로 돌아갔다.




******




"다녀왔어요---."

"무사히 복귀하셨군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돌아왔나, 자온."

"혼자 어디 갔었어? 연락이 안 되니까 알 수가 있어야지."

"미안. 매핑하는 걸 깜빡하고 나갔더니.... 그래도 차원종도 처치하고, 시민들도 대피시키고 할 일들은 다 했어."

"연달아 전투를 치러 오셨을텐데...여기 찬 음료와 의자를 준비했습니다. 조금 휴식하십시오."

"고맙습니다, 아오이 씨."

쉬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곤 자온도 호의를 받아들이며 음료를 받아 마셨다.

"저, 괜찮으시면 한 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조금 전에 총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요. 현장에 함께 있던 건 누구였습니까?"
"무서울 만큼 바른 사격과 재장전이더군요. 초심자에겐 마구잡이로 쏘는 것처럼 들렸겠지만... 제가 듣기에는 놀라울 정도의 속사, 그리고 정밀사격이었습니다. 괜찮다면 그 노련한 전사와 인사라도 나눠보고 싶은데요."

"대단한 사람이였어요. 위상력도 없이 차원종들을 혼자 몇이나 쓰러트리더라고요. 조금 전만 해도 여기 있었는데... 아, 저기 왔네요."


"아! 조금 전의 클로저! 여기 있었구나!"


그 특경대원이 큰 목소리로 호쾌하게 외치며 모습을 보였다.

"이야! 한바탕 날뛰었더니 배가 고파져서 말이야! 주변을 좀 둘러봤는데 식당이고 편의점이고 죄다 문 닫았더라! 그래서 말인데 혹시 먹을 거 좀 없어? 응?"

"아마 있을 거예요. 그쵸, 아오이 씨?"

"....아오이 씨?"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 이상함에 옆을 보자, 아오이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하...."


"하?"





"하얀 악마아아아아아아아?!!!??!?!"






"당신이 왜 여기서 나오는 거야?!!?!?!?"




늘상 차분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 거점이 흔들린 것만 같은 착각이 드는 절규가 담긴 괴성을 지르는 것을 들은 적이 있냐고 물으면 그날 이후로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예, 그렇습니다. 라고.


그런 생각이 찰나 들 정도로, 아오이의 비명이 거점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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