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용돌이의 안에서 울려 퍼진 나타의 목소리에 더스트를 포함한 일동 전원의 움직임이 멈췄다.
"뭐라고 떠들까 궁금해서 가만히 들어줬더니…. 이미 알고 있는 정보 다시 한번 읊어줘서 고맙다 그래. 근데 설마 내가 그런 것도 모르고 널 공격했다고 생각하냐? 앙?!"
나타의 목소리는 뒤로 갈수록 점점 거칠어졌고 그때마다 검은 소용돌이에서 희미한 붉은빛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방금 공격은 그냥 확인해 본 거다. 네가 정말 불사의 육체를 가진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내 화풀이가 다 끝나기도 전에 네가 죽어버릴지도 모르니까 말이지."
"…하! 말은 잘하네. 내가 만든 소용돌이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주제에. 감추려 해도 소용없어. 바로 전에 전투로 인해 네 힘은 거의 바닥이나 마찬가지란 거 진작에 간파했다고. 그런 네가 뭘 할 수 있다는 거야? 그냥 거기서 얌전히 타서 죽어버리라고!"
계속해서 짙어지는 붉은 빛에 뭔가 위험한 예감이 든 더스트였지만 이를 무시하곤 계속해서 나타를 조롱했다.
"확실히 내 힘은 거의 다 바닥났지. 하지만 아까 말했을 텐데? 널 염두에 두고 어느 정도 아껴둔 힘이 있다고. 지금부터 그 힘을 보여줄 테니… 잘 보라고…---!!!"
하지만 나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히 답했으며 이어진 기합 소리와 함께 붉은빛이 검은색 소용돌이 안에서 터져 나왔다. 흘러나온 빛은 불길하다 못해 소름이 끼치는 검붉은 핏빛으로 변했고 이는 공간을 채우며 휘몰아쳤다. 한참을 소용돌이치던 검붉은 기운은 점차 줄어들며 한곳에 모여들었고 곧이어 그 중심에 서 있던 나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저…. 저게 나타인가?"
하지만 다시 보인 그의 모습은 조금 전과는 또 완전히 다른 형태였고 이에 트레이너를 포함한 모든 팀원들이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전까진 그래도 인간과의 차이점을 찾기 힘들었는데 지금 그의 모습은 완전히 다른 생물 같았다. 전신을 덮고 있던 검은색 갑주는 마치 유기물처럼 변해 있었고 손을 덮고 있던 장갑은 그 크기가 엄청나게 커지면서 팔꿈치는 물론 팔 전체를 뒤덮을 정도였다. 근육이 팽창하며 덩치는 이전보다 1.5배가량 더 커졌으며 척추로부터 뻗어 나온 기다란 꼬리가 유유히 흔들리며 그 존재감을 뽐내었다. 얼굴의 반을 가렸던 가면은 짐승의 머리를 연상시키는 투구로 바뀌어 얼굴을 완전히 뒤덮었고 투구의 눈구멍 너머로 보라색과 붉은색의 빛이 희미하게 일렁거렸다. 그리고 투구 뒤로 삐져나온 머리칼은 백발이 아닌 새까만 흑발로 길게 뻗어 나와 허리를 뒤덮고 있었다.
"[염마-마갑(魔甲)]……! 자…. 그럼 시작해 볼까?"
마치 괴물과도 같은 모습으로 변모한 나타는 목소리까지 변했는지 공간을 울릴 듯한 낮고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중얼거리며 더스트를 향해 한 발짝 앞으로 내디뎠다. 그 한걸음만으로 나타와 더스트 사이의 공간이 사라졌다.
"읔! 저리 **!"
당황한 더스트는 자신의 면전에 다가온 나타를 향해 새까만 불길을 방출했다. 지근거리에서 방출된 불꽃은 모든 것을 태울 듯이 타올랐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타는 거대해진 갑옷의 손으로 더스트의 머리를 움켜쥐었고 그대로 더스트를 지면에 내리꽂았다.
"윽-! 이거 놓지 못……!!!"
더스트가 발버둥 치며 전신에서 열풍을 내뿜었다. 강력한 열기에 갑옷이 달아올랐지만 이 나타는 이를 무시하고 더스트를 땅에 끌면서 빠르게 질주했다. 먼지를 일으키며 한참을 달리던 나타는 그대로 더스트를 앞으로 내던졌다. 그리곤 지면에 팔을 박아넣더니 땅에 위상력을 주입했다.
"솟아올라라. [연옥]……!!!"
다음 순간 날아가던 더스트의 아래에서 새빨간 불기둥이 솟아오르며 더스트를 집어삼켰다.
"아직…! 멀었어!"
이어서 나타는 남아있던 다른 한 손도 지면에 박아넣더니 위상력을 더욱 주입했다. 그러자 붉은 불기둥 주위로 작은 불기둥들이 잇달아 솟구쳐 올라왔다. 솟아오른 불기둥들은 사선으로 뿜어져 나가며 큰 불기둥을 관통하며 지나갔다.
"[연옥-열염지옥]…!!!"
불기둥이 겹쳐진 부분은 순식간에 그 온도를 높였고 점점 부풀어 올랐다. 이를 지켜보며 나타는 땅에 박아놓았던 양손을 거칠게 뽑았다. 드러난 양손엔 붉은 기운이 격렬히 요동치고 있었다.
"…죽어…!"
짧게 중얼거리곤 양손을 교차하며 휘두른 나타. 휘둘러진 손은 공간과 함께 타오르던 불기둥을 난도질했다.
콰과과과과과광-------------!!!!!!!!!!
쪼개진 불기둥은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키며 터지기 시작했다. 이를 가만히 바라보던 나타는 오른팔을 들어 올려 허공에다 휘둘렀다. 직후 갑작스레 검은 소용돌이가 그에게 들이닥쳤지만 휘둘러진 손톱과 충돌하며 흩어져 사라졌다.
"역시…. 짜증 나게 하는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주변의 공간에 손톱을 휘두르는 나타. 그때마다 갑작스럽게 생겨나는 검은 소용돌이가 별다른 역할도 하지 못하고 흩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공격을 방어하던 중 나타의 등 뒤에 돋아난 꼬리가 꿈틀거리더니 어느 공간을 휘어잡았다. 그러자,
"윽! 이게…!!!"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더스트의 모습이 나타나더니 그대로 꼬리에 붙잡혀 옴짝달싹 못 하는 신세가 되었다.
"...잡았다."
"큭! 건방 떨지 마-!!!"
나타가 천천히 돌아보며 흘린 중얼거림에 흥분한 더스트가 손에서 검은 열선을 뿜어냈었다. 하지만 열선이 미처 나타에게 닿기보다 먼저 나타는 꼬리를 휘둘러 더스트를 멀리 던져버렸다. 그 탓에 조준이 흐트러지진 열선은 나타의 바로 옆 지면을 꿰뚫었다. 이를 곁눈질로 확인한 나타는 양손으로 땅을 짚으며 몸을 낮추곤 더스트를 향해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자 투구의 입 부분이 열리며 마치 맹수가 포효하는 듯한 모습을 취하더니
콰아아아아아앙------!!!!!!!!
그대로 입에서 검붉은 색 위상력의 광선을 뿜어내었다. 뿜어진 광선은 빠르게 날아가 더스트에게 명중했고 큰 폭발과 함께 더스트를 날려버렸다. 연기를 내뿜으며 저 멀리 날아가는 더스트. 그런 더스트를 주시하며 나타는 열렸던 투구의 입을 다시 닫고는 오른팔을 높이 들어 올렸다. 이어서 들어 올린 오른팔의 갑옷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더니 검불은색 칼날이 솟아올랐다.
"…역시나… 마음에 들지 않는군…. 그렇지만 이 방법뿐이니-!!!"
불길한 빛이 일렁이는 칼날을 짧게 바라본 나타는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달려나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더스트와의 간격을 좁힌 나타는 그대로 더스트를 향해 돋아난 칼날을 휘둘렀다.
"...[수라도-절혼(切魂)]…!"
차원과 함께 더스트를 베어버리는 나타. 이어서 차원의 경계가 깨지면서 일어난 충격파에 더스트의 육체가 찢겨 흩어졌다.
"후우……. 손맛은 있었는데 과연…."
자세를 풀지 않고 숨을 고르며 주변을 살피는 나타. 깨어졌던 차원의 경계가 수복되어가고 주변이 잠잠해질 때가 되자 다시 검은 바람이 모여들어 소용돌이치더니 거기서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더스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이지…. 소용없다니까 그러네~"
아무렇지 않은 태도로 더스트는 나타를 내려다보았다.
"아직도 모르겠어? 그저 강하기만 한 힘으론 내 몸에 제대로 된 타격을 주는 건 불가능해. 그러니 그만 포기하지그래?"
마치 과시라도 하는 양 무방비하게 양팔을 벌리고 그 자리에서 한 바퀴 돌아 보이는 더스트. 그녀의 말대로 그 몸은 물론 입고 있던 검은 드레스에는 방금 전의 공방에서 입은 상처 따윈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저 가만히 그녀를 응시했다. 한참을 응시하던 나타는
"쿡! 제대로 들어갔네…."
주변에 들릴락 말락 한 목소리로 실소를 흘렸다.
"뭐야? 뭐가 웃겨서 웃는 건데? 기분 나…!!! 큭…!!! 꺄아아악---!!!"
이어서 갑자기 격하게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하는 더스트. 이를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큭…! 뭐, 뭐야 이게! 분명 몸엔 아무런 이상도…?!"
"키긱-! 그 얼굴을 보아하니 제대로 들어간 모양이네?"
식은땀까지 흘리며 자신의 몸을 살피는 더스트를 비웃으며 나타가 한 발짝 그녀에게 다가갔다.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뭘 했길래 이 내가 이런 고통을…?!!!"
아까보다 훨씬 흉흉한 위상력을 뿜어내며 나타를 위협하는 더스트. 하지만 나타는 이를 무시하고 비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내가 멍청이도 아니고 설마 적을 줄일 방법도 생각 않고 덤벼들었다고? 그렇다면 착각이다. 난 확실히 너를 죽일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너에게 덤빈 거라고."
"하?!! 웃기지 마! 내 육체를 해할 수 있는 알파퀸 서지수와 그 자식인 이세하뿐이야! 그 둘이 가진 불사살해의 힘만이 내 육체를 상처입히고 날 죽일 수 있지. 하지만 네 공격에선 그런 힘 따위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나타의 말에 날카롭게 반박하는 더스트. 이를 느긋하게 감상하며 나타는 천천히 다시 말을 이었다.
"맞아. 확실히 나한테 그런 오글거리는 명칭의 힘은 없지. 그래도 혹시나 해서 조금 힘 좀 써봤는데…. 역시 내 공격으론 네 육체에 손상을 주는 건 무리더군. 너는 확실히 불사의 육체를 가진 것 같군. 그건 인정해."
"그렇다면 대체 이 고통은 뭐…."
"하지만…. 육체 말고 다른 부분은 어떨까?"
더스트의 말을 가로막으며 나타는 의미심장한 소리를 입에 담았다. 그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그의 몸에서 검붉은 위상력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위상력은 점점 부풀어 오르더니 거대한 악마의 형태를 이루어갔다.
"내가 이렇게 다시 살아나는 데 나를 포함해 총 3명의 힘이 사용되었지.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추방당한 악마의 힘이다."
"악마의…. 힘…?"
"그래. 이 힘은 강하고 흉포한 동시에 한 가지 특이한 능력을 내게 부여해줬지. 바로 영혼에 간섭하는 능력을 말이지."
"…뭐…… 라고?!!! 너 설마!!!"
그제야 나타가 어떻게 되살아났고 또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깨닫고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표정이 볼만한데? 그래 네 생각대로다. 방금 있었던 전투. 그 마지막 공격에서 난 네 영혼을 베었다. 뭐 처음이다 보니 한 번에 다 베어내지는 못했지만 네 꼴을 보아하니 확실히 데미지는 들어간 모양이지?"
"크으윽---!!!"
득의양양한 목소리로 더스트를 몰아붙이는 나타. 하지만 더스트는 이에 반박하지 못하고 이를 갈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걸로 확실해졌다. 네 몸은 불사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네 영혼은 불멸이 아니야. 언젠가는 마모되어 사라질 수밖에 없는 필멸의 운명이지. 그리고…. 난 그 영혼에 직접적으로 공격을 가할 수 있지"
그의 말에 호응하든 검붉은 위상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치 환희하듯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그의 오팔에 모여든 위상력은 손톱과 검날에 응축되어 더욱 채도를 높여갔고 나타는 이를 들어 더스트를 향해 겨누었다.
"즉! 넌 그 같잖은 장난질 탓에 만들어버린 거다. 널 죽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존재를 말이다."
소리높여 일갈하는 나타. 이를 묵묵히 듣고만 있던 더스트는 전신을 떨며 흉흉한 위상력을 뿜어냈다.
"감히…. 감히…. 한낱 장난감 주제에…. 그것도 불량품이었던 주제에……!!"
"하! 그런 불량품에게 당하는 넌 그럼 뭐가 되지? 불량품 이하의 쓰레기인가?"
"닥--------쳐-------------!!!"
나타의 도발에 결국 이성이 폭발한 더스트는 한층 강력한 위상력을 뿜어내었다. 그와 동시에 아까보다 훨씬 강력한 열풍이 일어나며 주위를 태워가기 시작했다.
"용서 못 해……!!! 절대로-!!!죽여버리겠어---!!!"
"크하하하! 좋은데? 이제야 네놈의 그 짜증나는 표정이 무너졌군. 좋아! 아주 좋다고-!!!어디 한번 끝까지 가보자고---!!!"
흥분한 더스트에 맞서 나타도 굉소를 터뜨리며 전신에서 위상력을 뿜어내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검붉은 불길이 솟아오르며 공간을 메워갔다. 검은 열풍과 검붉은 불길이 서로 부딪히며 금방이라도 전투가 시작될 듯한 분위기를 흘러넘쳤다.
"…크으으윽......!!!"
하지만 전투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껏 흥분했던 더스트가 입술을 깨물며 뿜어내던 위상력을 거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쳇! 관둘래."
"하아? 도망치는 거냐?"
갑작스러운 더스트의 태세 전환에 어이없어하는 나타.
"분하지만 여기서 싸워봤자 나만 불리할 뿐이지. 네 능력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면서 싸우는 건 미련한 짓이야. 여기선 분하지만, 그냥 물러나겠어. 그러니……."
분을 삭이며 더스트는 후방으로 날아가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허공에 소규모 차원문이 잇달아 열리더니 거기서 다양한 차원종들이 쏟아져나왔다.
"이번엔 이 녀석들이나 상대하면서 놀도록 하라고. 나랑은 제대로 된 장소에서 다시 붙어보자고……."
다시 언제 나와 같은 비웃음을 띄기 시작한 더스트는 허공을 휘저으며 자신의 옆에 차원문을 생성했다. 이를 바라보며 나타는
"그래 뭐, 도망가는 건 네 자유다만…. 누가 순순히 보내준다고 그랬지?"
가라앉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위상력을 집중시켰다. 오른손에 집중된 위상력이 살아있는 생물처럼 요동치며 점점 거대해져 갔다.
"크윽! 뭐 하는 거야! 어서 저 녀석을 막아!"
이에 위협을 느낀 더스트가 차원문의 생성을 서두르며 차원종들에 명령했다. 이에 차원종들은 나타를 공격하려 들었지만, 그것보다 먼저 나타의 준비가 끝이 났다.
"모두 빼앗아라. [탈혼괴조(奪魂怪爪)]…!!!"
나타가 손을 휘두르는 것과 동시에 응축되었던 위상력이 한 번에 해방되었다. 해방된 위상력은 세 갈래로 나뉘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이며 진로상의 모든 것을 찢으며 나아갔다. 차원종은 물론 공간과 차원의 경계까지 모든 것을 찢어**며 나가며 세계를 붉게 물들였다. 그리고 붉은 빛이 사라지자 보인 것은 원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차원종들 시체들, 그리고 대지와 차원의 경계에 새겨진 수많은 손톱자국이었다.
"손맛이 얕은데. 아슬아슬하게 도망친 건가? 그렇다고 데미지가 없지는 않을 테니 한동안은 조용히 몸을 사리겠군…. 후우…. 이걸로 또 한 건 끝난 건가."
적이 전부 사라진 것을 확인한 나타는 그제야 긴장을 풀고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던 중 자신에게 다가오는 트레이너들을 눈치채고 그쪽을 돌아보았다.
"? 뭐야? 왜 그래 꼰대?"
하지만 나타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엔 어색한 빛을 띄고 있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나타가 질문했다.
"…정말…. 나타냐?"
이어진 트레이너의 질문. 하지만 나타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그와의 눈높이가 변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자신의 모습이 사람과 동떨어졌다는 것을 눈치챈 나타는 겸연쩍은지 검지로 머리를 긁적였다.
"아…. 뭐 이런 모습을 보면 그런 반응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겠네. 잠깐만 기다려 보라고…."
직후 나타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흉흉한 기운이 점차 줄어들더니 이에 맞춰 그의 덩치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입고 있던 갑옷도 조금씩 깨져나갔고 등을 뒤덮었던 머리카락도 점점 짧아졌다. 잠시 후, 변하기 전의 백발에 검은 갑주를 입은 모습으로 돌아온 나타는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열었다.
"어때? 이제 나란걸 믿겠냐?"
"…아니. 미안하다. 아까는 조금 당황한 상태라."
"아아~오글거리게 사과하지 말라고 꼰대. 나라도 당신이랑 같은 상황이었으면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테니까. 그런 것보다. 지금은 더 중요한 게 있잖아?"
"중요란 것?"
트레이너의 되물음에 나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레비아의 차후 처분에 대한 것 말이야. 유니온 윗***들은 이 녀석을 사살하라고 했었다며. 아무리 원래대로 되돌려놨다 해도 그놈들이 순순히 다시 이 녀석을 받아들이진 않을 거라고."
"확실히…. 그렇군."
나타의 말에 트레이너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미리 말하지만 꼰대. 만약 또다시 레비아에게 처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면 그때는…."
"걱정하지 마라. 나타. 나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레비아의 처분 따위 바라지 않는다. 그러니 넌 걱정하지 말고 쉬어라. 뒷 일은 내가 해결하마."
낮게 말하는 나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트레이너는 나타를 진정시켰다.
"…확실히 하라고. 난 내가 할 몫은 다 끝냈으니."
"그래. 걱정하지 마라. 내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레비아의 자리를 지켜내겠다."
"……그 말 꼭 지켜라? 꼰대?"
트레이너의 결의를 들은 나타는 그제야 표정을 풀고 전신의 힘을 풀었다. 그러자 지금까지 싸움으로 인해 쌓였던 피로와 강렬한 권태감이 그를 덮쳤고 이에 다리를 비틀거리며 나타는 균형을 잃고 뒤로 쓰러졌다.
"크윽…! 역시…. 너무 무리했ㄴ……."
"?!!!나타! 정신 차려라!"
순식간에 육체는 물론 정신까지 뒤덮어가는 무기력함에 나타는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자신에게 달려오는 팀원들의 모습을 눈에 새기는 것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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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여기까지.
그럼 즐감하셨길 빌고 다음주에 10화로 돌아오겠습니다.^^7
기억을 잃어버린 리더 EP:20 바닷가에서 벌어진 클로저의 하루 [3]
[미래] 손에 닿는 온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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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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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어버린 리더 EP:18 끝 그리고 시작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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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유리] 빛은 뻗어나갈 방향을 바꿀 수 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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