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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4 사냥꾼의 밤 20화 침식되다(4)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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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3.04.11
  • view2805



딛는 감각도, 떠있는 감각도 들지 않는 무수한 실이 흘러가는 기묘한 공간. 그곳으로 돌아온 자온은 일단 무작정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시 왔네? 우리랑 그렇게 떨어지고 싶었어? 키득키득."

그런 그의 곁에, 그들은 여전히 일그러진 형태를 이루면서 말을 걸어온다.

"시끄러워. 분명 너희가 그랬지? 너희는 이곳에서 방관자에 불과하다고. 보는데 방해되니까 비켜."

"글쎄? 지금은 다른걸~?"





쿠구구구구-----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실이 뒤엉키고, 떠있는 것도 딛는 감각도 기묘한 감각도 어글러지기 시작한다.

"그 때엔  그것의 방해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야. 계승을 어중간하게 중단한 덕분에 우리를 방해하던 힘이 사라져 개입할 수 있게 되었거든. 키키키키키-----"

"자아, 보자. 절망하고, 후회가 가득한 그 기억을. 키긱키긱키긱."

그들은 자온을 집어삼키듯 덮쳐오고, 그와 동시에 기억의 재생이 시작되었다.




치....치즉....지지직...




짝!!!



짜악!!!



건조하고 날카롭게 울려퍼지는 소리. 한껏 얼굴이 붉어진 연구연으로 보이는 남자가 씩씩대며 자기 앞에 서있는 남자를 향해 뺨을 계속 구타하고 있었다.

"***씨, 얘들한테 임무 하달되었습니다. 그만하고 내보내세요."

"망X!!! .....뭐해!! 얼른 안 나가!? 폐기된 실험체면 그런거라도 잘해야 할 거 아니야?!!"

"그 연구원은 다른 연구원에게 받은 문서를 구타한 남자에게 내던지며 방을 박차고 나간다. 그저 조용히 서있던 남자, 비운은 자신에게 실험을 자행한 연구원 겸 자신의 관리요원이 내던져진 문서를 조용히 주워 정리한 후, 방을 나선다."



*******



"형님, 그 자식 점점 너무해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건 저도 동의합니다. 다른 연구원에게 듣기론, 하버트라는 연구원이 제어코드를 어느정도 확립시켰다고 듣고 나선 더 도를 넘는 것 같습니다."

"......타깃은?"

"예상하셨던 범위 안에 있긴 한데.... 건성으로라도 저녀석들한테 대답이라도 해주지 그러시죠. 해랑이한테 그 얼굴 뭐라고 설명하실려고 그러십니까?"

잡담은..... 임무 후에 하도록 한다. 가지."

"에휴.... 형님...."

어두운 골목길, 네 남자가 각자 손에 든 검은 가면을 착용하고 어둠 속에 물들어간다.

가면을 쓴 네 남자에 의해, 그들의 타깃이 된 사람들은 피와 비명, 심장을 꿰뚫린 구멍만을 남기고 삶을 빼았긴다.


모두가 침묵하고 나서야, 백정탈을 쓴 남자는 죄책감에 눈물 흘린다. 후회하며, 그 죄를 반복한다.


그 검은 장갑을 피로 더 검게 물들이고도 더, 더, 거부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죄를 저지른다.




치즉...즉....지직......




아악......아아아아아-----!!!"


육체가 녹아들고 일그러져간다.

싫어, 이런 건 되고 싶지 않아!!!"


일그러진 육체가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간다.


"어째서..... 우리는 그저....옛....!!!"

비명을 지르고 비탄하는 이들. 그들 각자의 목소리가 무너지고, 이윽고 하나의 목소리가 되어 변질되었다.


"돌아가고 싶어.....되찾고 싶어....."


"우리의 모습을..... 그 권능을...... 돌려....줘....!!!"


광기가 되어버린 옛 군주와 군단장들을 하나의 일그러진 목소리로 울부짖는다. 




즈즈즈즈.....치직....




"신님..... 안녕히......"


사아아아아------



얼굴이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눈 앞에서 재가 되어 사라진다.

"....안녕."

또 다른 누군가도, 흔적도 없이 흩어져간다.


뷜란트가 살려낸 아이들이 그의 눈 앞에서 소멸된다. 재조차 남기지 못한채.



********



"으으......아아아악!!!!!!"

자온의 머리 속으로 여러 기억이 둑이 무너진 것처럼 물밀듯 쏟아진다. 단순한 기억만이 아닌 생생한 그 순간의 감정과 고통마저도 조금의 여과 없이 몰려온다.

경시와 모멸 받은 감정, 육체가 문드러지고 녹아 강제로 하나가 되는 감각, 눈 앞에서 누군가가 사라지는 공허함.

묻어두어야 했던 슬픔, 지키지 못한 후회, 자신에 대한 비관과 혼란, 다른 누군가의 핍박, 분노, 고통, 허무, 우울, 괴로움, 비통, 혼란, 공포, 무기력, 좌절. 온갖 부의 감정은 자온의 마음을 급격하게 깎아나간다.

"그만....."

"멈춰.....그만...해...."

그 부 (不)의 기억에, 추억이 바래진다.


"섞이지 마...... 제발.....!"

그 부의 감정에, 버티고자 한 의지가 무뎌진다.

"제발...... 그만해줘.....!!"

그 부의 고통에, 영혼이 바스러져간다.

무뎌진 의지와 바스러진 영혼의 틈으로 마음이 무너지고 가라앉아, 사라질 것만 같았다.

"나는.....나는......아아아아악......제발 멈춰!!!!!!"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가속하며 반복한다. 절망과 후회가 담긴 감정과 고통, 기억 그 무엇 하나 멈추지 않고 끝없이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가속하며 자온을 침식하여 간다.

수많은 부의 감정과 기억에 망가져가는 그를 향해 그들은 속삭인다.


"다정함으로 이어진 마음 따윈, 결국 절망과 후회에 먹혀 흩어질 운명이지."

"다정도 선의도 언젠가는 끝이 오기 마련. 하지만 절망과 후회는 끝없이 넘쳐 흐르지."

"그대, 기대하지 말지어다. 희망을 가지지 말지어다. 그것은 결국 유한한 것."

"그러나 절망과 후회는 끝없으니 견디고 버텨보아도, 결국 남는 것은 보답받지 못한 공허함만이 남을지니...."

"그 공허함에 비탄하며 그대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겠지. 그렇게 아무것도 되지도, 남지도 못하겠지."

"그대, 공허함을 이겨내는 것은 무한한 탐욕 뿐일지어다. 빼앗고, 지배하고, 침식하며 모든 것을 가지는 때야 말로 진정으로 

보답받는 길."

"그대, 우리를 집어삼키어다. 그리하여 우리와 그대의 끝없는 탐욕으로 모든 것을 침식할지어다."

"보답받을 수 있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 진정한 침식의 존재가 될 지어다."



그 일그러진 몸이, 자온을 감싸며 침식하기 시작한다.


그 손을 잡으면 안 되는데...

그들이 내 안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들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안 되는데...

그 달콤하기 짝이 없는 말들이 갈라진 내 안에 스며들어 버린다.

"그래. 힘 빼고 모든 걸 흡수하듯이.... 우리를 모두 받아들이는거야."

발 끝을 시작으로 다리, 팔, 머리를 삼키고 마침내 심장까지 스며든다.

그들은 자온의 모든 것을 침식하며, 한마디와 함께 웃는다.



"결국은, 우리가 이겼다. 침식황이여."




키득긱키키득키득키긱키긱득득키득키키긱키득키키득키긱키득키득긱득키키긱득키득키긱득키키키득키키긱키득키긱키키득키키긱키긱득긱




자온의 모습은 그들의 검은 이형에 집어삼켜져 이윽고 그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리고 만다.















살랑











그들의 눈 앞에 나타난 너무나 작고, 여린 한 가닥의 실.



"설령,"



"......?"



"설령, 그런 일이 일어나려 한다면,"



"뭐냐, 이것은?"



"제가 바랠게요. 간절히 바라고 바라서,  당신의 마음이 보답받길 바라는 제  작은 소망이 기적처럼 피어나길 바랄게요. 제가 사라진다 해도, 그 마음이 계속 빛날 수 있도록 제 마음을 전부 보내드릴게요."



"뭐..... 아아아아아-------???!!!??!??!"



그 실 한가닥에 나온 잿빛의 광채에, 광기가 흩어지며 자온이 다시 드러난다.

마음이 무너져 무릎 꿇은 채 고개를 숙이던 자온. 공허한 그의 눈 앞엔 찬란한 잿빛을 띄며 빛나는 누군가가 있었다.



고개를 들자 그곳엔,






희망이가 있었다.





NEXT CHAPTER



희망의 유언 - WILL OF WISH(2)



공홈 2부 13화에 노벨피아의 개정판도 추가해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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