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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베스트]침식의 계승자 EP.5 부산 17화 READY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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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3.12.14
  • view3517


이전 편을 패스하셨을 분들을 위해 다시 한번 더 올리는 자온과 뷜란트 일러스트

THANKS TO 일러스터 LIAN 작가님/ 타이틀 자하 작가님

+SPECIAL THANKS 마이 통장...




오늘도 읽으러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시작합니다










"뷜란...트 씨.... 이건....?"

빛과 바람이 잦아든 그 중심, 처음처럼 창 한자루를 쥐고 있던 뷜란트에게 다가가 물었다.

"아까 말한 방법이란다. 주변의 독은 모조리 정화했으니 잠시라면 독을 흡수하지 않아도 될 게다. 다만 그 사이에 아바돈, 그를 얼른 쓰러트려야 할게다. 어디까지나 주위만을 정화했을 뿐, 중독된 이들의 독까지는 정화한 것도 아닌데다 그가 살아있는 한 독의 범람도 멈추지 않을 테니..."

여유로웠던 목소리가 점차 지친 목소리로 변해갔다. 그의 얼굴에선 식은 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얼굴에는 피로함이 역력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뷜란트는 천천히 숨을 쉬면서 피로를 억눌러 보았다.

"에후휴..... 겨우 이 정도만 정화했는데도 이렇게 피곤하니... 나도 많이 쇠락하긴 했나 보구나."

"무리 하신 건가요? 저 때문에...."

자신이 무리하게 독을 마시려는 탓에 뷜란트가 무리했다고 생각한 루시가 조금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뷜란트는 그런 루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으며 말했다.

"그런 눈 하지말거라. 미안해 할 필요도 없단다. 네가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 독을 마셨듯, 나도 널 위해 그리하고 싶어서 그런거니."
"아가와 은하 아가가 널 아끼듯, 나 또한 널 아낀단다. 너무 너 자신을 죄책감과 강박에 가둬두어 고립하지 말거라. 전에 내가 비슷한 말 한 것, 기억하느냐?"

"....네. 혼자 묵혀두지 말라고 하셨죠."

"그래. 그 점이 내가 너희를 안타까워 하면서도 좋아하는 이유지."
"내 동족들은 좋은 쪽이던 아니던 쉽게 변하지 않는단다. 절대적이라 할만한 강대한 힘을 가진 탓에 오만하고 고고하기까지 해서 자신의 행동에 반성이나 죄책감을 거의 갖지 않지."

"반대로 너희 인간들은 약한데다 과거에 행동에 죄책감과 후회를 가지고 자주 자책하기도 하지. 하지만 너희는 과거를 반성하고 성찰함으로서 좀 더 좋은 미래를 만들려 하지. 하지만 그 자책을 너무 깊게 가지는 바람에, 스스로 무너지는 걸 볼 때마단 매우 안타까웠지만."


"루시 아가. 죄책감도, 후회도 가져도 된단다. 하지만 먹히지는 말거라. 그 과거를 반성하고 성찰해서 네가 웃을 수 있는 좋은 미래를 만들거라. 너와 그 아이들은 그런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아이들이니까."


"...새삼스럽지만 뷜란트 씨는 강한 마물이였던 걸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독특하다실까, 인간적이시네요."

"그래서 내 동족에겐 따돌려진 걸지도 모르겠구나. 허허."

뷜란트의 얘기를 듣는 와중 어느새 둘은 거점에 도착했다. 먼저 거점으로 돌아온 네 명의 임시클로저들이 민수호 시장이 반겨주고 있었었다.

"수고 많았네. 하지만 문제가 생겼어."
"섬의 주인을 멈춰둔 것 까지는 좋았지만.... 놈의 독기 때문에, 주포 발사를 준비하던 인력들이 쓰러졌어. 놈이 다시 몸을 움직이기 전에, 주포를 발사해서 놈을 무력화시켜야 해."

"빡세지만, 어떻게든 해보는 수 밖에요."

"그마나 다행으로 발사 준비는 다 끝냈다고 하네. 퍼져있던 독안개도 사라진 덕분에 시야도 트여있다곤 하는데 독의 수치가 많이 낮아진 관해 짐작가는 게 있나?"

"아, 그거.... 마침 왔네요. 여기 있는 영감.... 그, 저와 계약한 차원종 분이 그런 능력을 사용할 수 있거든요. 다만 힘을 많이 소모하는 능력이라 그 놈을 쓰러트리지 못하면 독은 다시 퍼져겁니다."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건가. 그래도 잠시나마 독을 정화해줘서 고맙군."
"아, 그쪽에 은하라고 했던가. 벌처스의 관계자라는 자가 자네 앞으로 영상 메세지를 보내왔네. 긴급 상황이긴 하지만, 확인해 보겠나?"


용건을 마친 민수호 시장이 은하를 따로 불러세우고 묻는다.

"벌처스의 관계자라면.... 연결해 주시겠어요?"

"그러지. 잠시 기다리게."

민수호 시장을 비추던 화면이 다른 영상 연결 화면으로 넘어간다.



<CONNECTING......CONNECTING......>



<COMPLETE>



[은하 씨? 오랜만입니다.]

은하, 루시, 자온에게 익숙한 추레한 긴 머리칼과 선글라스를 쓴 남성, 한기남의 모습이 화면에 떠올랐다.

"아저씨..."

"기남 아재 오랜만이네."

"얼굴만 봐서는 잘 지내셨는지 모르겠네요."


다시 되돌아온 루시와 자온이 함께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워낙 처음부터 추레한 상태로 봐서 그럴까, 영상에 비춘 최근의 모습도 비슷했기에 그들은 웃으면서도 갸웃거렸다.

[루시 씨랑 자온 씨도 잘 지내고 계실려나요? 하하. 사정이 급하시다는 거 잘 압니다. 하지만 이쪽도 이래저래 어렵게 되어서요.]


[조금 전가지 저는 반금련 씨가 소개해 준 업자와 함께, 벌처스가 제작한 냉동캡슐을 가지고 부산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유니온의 요청이 있었거든요. 김유정 임시지부장님 때문에요. 그분의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을 고려해서 냉동캡슐을 준비하려는 모양입니다. 근데 부산 진입로 근처에서 차원종이 길목을 막는 바람에... 지금 근처 숲길에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는 중입니다.]


[으으, 이곳은 일단 안전한 것 같긴 합니다만, 이대로는 부산에 진입할 수가 없겠네요. 급한 작전이 끝나고 나서라도 좋습니다. 나중에 오셔서 저흴 좀 도와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부디 조심하세요. 어디 다치지 마시고요.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파이팅!!]



<DISCONNECT......>



그 부분을 마지막으로 영상 편지가 종료됐는지 연결 종료 표시가 화면에 떠있다가, 이내 민수호 시장에게 다시 연결 되었다.

"하.... 여전히 못 미더운 아저씨네."

"저쪽이 보내온 좌표는 자네가 있는 곳으로부터 도보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네. 위상능력자라도 몇 분 정도는 소요되겠지. 어떻게 하겠나?"

"지금은 상황이 이러니 보류해야죠. 이따가 상황이 정리되면 찾아가 볼게요."

누가 뭐라하기도 전에 은하가 딱 잘라 말했다.

"현명한 판단이네. 그럼 일단 보류하고 작전 상황으로 돌아가지."

"한기남 씨, 괜찮겠죠?"

"아재라면 괜찮을거야."

"그래. 그럴거야..."
"...그래도 누가 누굴 걱정하는지. 아저씨나 다치지 마."


은하는 혼자 조용히 중얼거렸다.




*****




나가기 전, 임시클로저들이 장비들을 점검하고 있다. 자온도 몸과 활을 살펴보다, 갑자기 기억난 듯 뷜란트에게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영감. 아까 전의 정화, 빌려갔던 힘에 비해 효과가 엄청 좋던데 어떻게 했....?"

말하는 도중, 자온이 말을 끊곤 뷜란트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이내 얼굴이 심각해진 그는 뷜란트를 한구석으로 끌고가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영감, 설마 아까 그 정화.... [영혼의 그릇]을 소모한거야?

"에구, 하필 지금 눈이 발동한건가. 가만히 있으려 했더니 들켰구나."

"급하면 힘을 좀 더 끌어쓴다고 하던가, 그릇 자체를 소모할 필요까진 없었잖아!"

위상력을 담고 능력의 근원이 되는 [영혼의 그릇].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생명력을 담는 그릇이기도 했다. 자신의 목숨을 깎아 주변을 정화했다는 걸 눈의 힘을 통해 알아챈 자온은 그에게 버럭 화를 내었다.

"하하... 할 말이 없구나. 하지만 루시 저 아이가 깨달았으면 해서 말이다."

"뭐가? 아니, 그전에 루시 이름이 거기서 왜 나오는데?"

"그런 게 있다. 이유만 말하자면 네가 날 걱정하는 것처럼, 저 아이에게도 걱정해주고 화낼 이들이 있다는 걸 말이다."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목숨까지 깎으면서 쓰지는 마. 차라리 내 힘을 더 빌려가던가."

"오~ 걱정해주는 게냐?"

"그, 그런 거 아니거든? 어쨌든 그걸 소모했으니 제대로 움직일 힘도 없을테니까 쉬고나 있으셔. 포격은 우리끼리 나갈게."

"그래, 부탁하마. 나는 그 사이에 아이들 간호나 도와주고 있어야겠구나. 저수지 저 아이 혼자 다 하고 있으니 말이다."

"윽.... 으으으윽....."

"괜찮아? 물 좀 마셔봐."

늘 차고 있던 가스 마스크를 쓴 저수지는 독에 중독 증상을 보이는 일행들을 간호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몸 속에 마스테마가 있는 당신께 간호를 받다니...."

"언니, 아무리 그래도 환자가 환자를 간호하는 게 어딨어요?"

"조금 가렵고 따끔거리기는 한데.... 이정도는 버틸만해."

"무리하지말고 너도 쉬거라. 내가 주변을 정화해줬다지만 일시적인게다. 그놈의 독이 다시 스물스물 침투해오면 다시 정화하긴 어렵단다. 나도 무리를 한 참이라."

"아, 정말이지.... 오히려 가만히 있는게 더 초조하단 말야."

"그만 둬, 저수지... 우리 중에 가장 위험한 사람은 너야...."
"너는 오랜 시간 동안 그 몸에 섬의 독기를 받아들여왔어. 아무리 캐롤리엘 씨의 진찰을 받았다 해도,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가스 마스크가 있다 해도..."


"아, 시끄럽네! 환자들은 누워있기나 하셔!"

"소리치지 마라! 마스테마가 부화하면 어쩌려고!"



"저수지, 김철수. 둘 다, 진정해..."

"맞아요. 흥분하지 마요. 흥분하면.... 언니는 끝장이라고요..."

"지금의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미안할 뿐이야."
"부탁하지. 우리 모두를 대신해... 놈에게 강력한 일격을 먹여줘."

임시클로저들은 무력함을 한탄하는 민수호의 말을 새겨 들으며 나갈 준비를 마친다.

"아, 잠깐 아가."

"왜? ....우왓?!"

자온을 불러세운 뷜란트가 갑자기 그의 윗옷을 들춘다. 그의 손을 뿌리친 자온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뭔 짓인데 영감!? 남의 옷은 갑자기 왜 들쳐보는거야?"

"...재생흔이 있더구나. 근래 얻은 방어 능력을 쓰지 않은건 아닐테고 역시, 발동 자체가 안 되었더냐?"

"영감이 그걸 어떻게 알아? 기억 공유도 안 했고 얘기도 따로 안 했었는데."

"늙은이의 감이라고 해두마."


"아가, 그 능력은 상당히 성가시단다. 능력을 깨웠을 때의 마음이 흐려졌다면, 그 힘은 조금도 힘을 빌려주지 않지. 생각해 보아라. 네가 그 능력을 무엇으로 깨웠는지."


뷜란트의 말에 기억을 되새겨 보기 시작한다.


"내가 그 때 품었던 마음은.... 저 녀석들을.... 내 소중한 [인연]을 지키는 것."


"그래. 지키는 것이지. 그런데 너는 섬의 주인이 아바돈임을 인식하자마자 분노에 삼켜져 지키겠다는 마음이 아닌, 쓰러트리겠다는 마음을 품고 싸웠지. 그 예민한 힘은 그걸 감지하곤 전혀 힘을 빌려주지 않았던 게다."


"그럼.... 화내지 말라고? 형님과 함께 살았던 이 고향의 악몽이였고, 그것도 모자라 다시 살아나서 우릴 괴롭히는 저 놈에게 화도 내지 말고 싸우라는 거야?"


"아니. 화내지 말란 소리는 안 했단다. 다만, 지키겠다는 마음을 잊지 말고 더 중히 여기거라. 그럼 그 힘은 언제라도 널 돕고, 그 마음이 꺾이지 않는 이상 불굴의 방벽이 되어줄테니 말이다."

"자, 얼른 가 보거라. 다들 벌써 저 만치 있단다."


뷜란트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언제나처럼 능글맞게 손을 흔드며 자온을 배웅한다. 자온은 그의 말을 다시끔 생각하면서 황급히 임시클로저들의 뒤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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