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겨우 끝났네요."
"오늘도 차원종을 무사히 처치했어요."
"나타, 이제 끝났으니 그곳에 갈건가?"
차원종 소탕을 마친 늑대개팀은 해질녘 강남 거리에서 임무를 끝냈고 티나는 마치 나타가 평소 임무가 끝나면 꼭 가는곳이 있는 눈치인지 그에게 물었다.
"당연히 가야지. 그녀석이 만들어놓는다 했으니 네녀석들도 얼른 오라고, 안그러면 이 나타님이 전부다 먹을테니까."
"후훗, 그래도 이전보다 살아나서 보기 좋네요. 그럼 그분이 기다리실테니 가볼까요."
그들을 이끌던 강준성이 죽고 한동안 늑대개팀은 많은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채 감정이 뒤숭숭했다. 오죽하면 다른팀에서도 눈치를 보면서까지 그들에 뜻을 따라줬으며 특히 그를 따르던 레비아와 나타는 다른 팀원들과 다르게 기운을 차리지 못했지만 베로니카와 한동안 임무를 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걸로 지금은 이전보다 많이 좋아진 상태다.
특히 나타의 마음에 다시 힘을 실어준건 늑대개팀을 맡는 베로니카와 다른 팀원들도 있지만 가장 큰것은 매번 그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 한 여대생이였고 지금도 나타는 그녀를 만나러 가기위해 강남GGV로 향했다.
***
"아! 나타! 다들 왔구나!"
"소영 언니! 잘 지내셨어요?"
"나야 잘 지내고 있었지, 오늘도 늘 먹던걸로 내놓으면 되지?"
"크큭....그래, 특히 이번에야말로 매운 어묵 최고 기록에 도전해주겠어!"
늑대개팀이 찾아간곳은 GGV앞에 위치한 작은 포장마차 가게로 그곳에서 분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소영이 있는 포장마차 여우네였다. 나타는 신서울에 돌아와 그녀와 다시 만났고 간혹 임무를 마치면 이곳에서 어묵을 먹으며 하루일과를 마무리 했는데 요새는 거의 자기집 처럼 출석도장찍듯 자주 찾아왔고 그를 따라 다른 팀원들도 이곳에서 하루를 마무리 하는일이 잦아들었다.
"쓰읍....매워....너무 매워!"
"괜찮아? 여기 우유."
"돼....됐어! 이 나타님이 이번에야말로 최단 기록을 세워주....아 뜨거!"
한참 먹거리를 먹던 늑대개팀중 나타는 최근 소영이 개발한 매콤한 어묵을 최대기록으로 우유나 물 없이 많이 먹기에 도전하고 있었고 이번에는 먹다가 그만 뜨거워서 입에 데이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결국 보다못한 소영과 팀원들은 그를 말렸고 티나는 자기 냉장고에서 얼음팩을 꺼내 봉투를 열더니 나타 입을 벌려 얼음을 왕창 넣었다.
"으읍....으으읍!"
"이제 와그작 와그작 씹어 먹으면 한결 나아질거다."
"우웩! 이 망할 깡통이 장난하냐? 너 때매 목이 막혀 죽을뻔했잖아!"
"흐음....나타 너는 매운걸 못먹으니 차가운걸로 식혀주려고 했는데, 이제보니 입 자체가 작군. 입을 크게 만드는 단련을 하도록."
"무슨 헛소리야! 하여간 쓸데없는짓만 한다니까."
그의 행동에 다들 피식웃으며 소영까지 빵 터지듯 웃었고 다들 그렇게 오늘 하룻동안에 임무로 고된 피로를 풀며 포장마차 안에서는 작은 웃음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후우....아무튼 잘 먹었다."
"맛있게 먹었다니 다행이네."
"그보다 소영씨 오늘도 찾으러 가신건가요?"
바이올렛의 말에 소영은 잠시 표정이 어두워진채 아까와 다르게 풀이 죽은듯 말했다.
"....응, 그런데 오늘도 아빠는 만나지 못했어."
그녀의 말을듣고 한참 즐기던 늑대개팀도 아무말 하지 못했고 레비아와 다른 팀원들은 그녀를 위로하며 달래줬다. 그러다 보다못한 나타는 그런 소영의 우는 모습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한소리했다.
"칫, 왜 갑자기 기분 안좋게 만드는거야. 즐길때는 좀 즐겨보자고."
"나타...."
"네녀석 가족이 어떻든 그건 내 알빠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앞에서 그렇게 우는 소리내지 말란 말이야."
"그래....그래야지....앞으로는 조심할게."
하지만 나타의 말 때문인가 소영은 의기소침해 기운이 없자 나타를 대신해 팀원들이 사과했고 그녀를 혼자두기 위해 오늘은 이만 일찍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나타씨, 꼭 말을 그렇게 하셨어야 해요?"
"칫, 그녀석이 계속 우는 소리하잖아."
"누구나 아픈 상처가 있는거잖아요. 그러니까 조금은 부드럽게 말해주는게 좋아요. 그래야 나중에 여자한테도 인기가 많아진다고요."
"흥! 그딴건 관심없어."
하루를 좋게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약간에 갈등 때문에 결국 그러지 못했고 숙소에 돌아온 늑대개팀은 각자 개인정비를 하며 슬슬 잠자리에 들었다. 다만 나타 혼자만이 잠자는게 불편했는지 그는 잘때마다 깊은 고민이 있는듯 표정을 매우 찡그리고 있었다.
사실 얼마전부터 나타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클로저로서 누구나 임무중 스트레스로 악몽을 꾸는 현상은 있을 수 있지만 특히 백야의 요새에서 악몽에 이어 신서울에서 릴림 사건때 이들은 어느 현상이 있었기에 그러려니 했지만 이번 악몽만큼은 달랐다.
마치 악몽이라기 보다는 곧 일어날 미래를 알려주는듯한 그런 악몽이였기에 나타는 이것을 단순한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잘때마다 요새들어 골치아픈 상황이였다. 무엇보다 그 악몽 속에서는 소영이 있었는데 나타가 최근에 소영을 찾아간것도 자신에 꿈 속에서 그녀가 나타난것 때문에 매일 임무를 마치고 찾아간것이였다.
과정을 말하자면 여러가지가 있어 다양했지만 공통된 꿈속에 결말은 마지막에 그녀를 잃게되는것이였다. 그리고 그 꿈을 릴림 사태가 끝나고 매일 밤마다 꾸게 된것인데 부디 오늘밤만은 악몽에 시달리지 않고 잠자리에 들고 싶었다.
***
화르르....화르르르....
"으음....여기는?"
주위가 뜨겁자 눈을 뜬 나타는 신서울 강남에 위치한 시간의 광장에 있었다. 자신은 분명 아까전까지 자기 방에서 자고 있었는데 어째서 이곳에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고 무엇보다 광장 주위에는 불길이 치솟고 있어 주변이 너무 뜨거웠다.
"우리 위대한 불꽃을 받들어...."
"응? 저녀석들은?!"
눈앞에 검은 망토와 가면을 쓴 다수에 사람들이 모여있자 나타는 당황했다. 그들을 처음본게 아닌 이미 한번봤었고 그들은 남극에서 교전하던 교단에 수하들이였다.
"지금에 육신을 벗어나 새로운 혼으로의 도약을."
화르르르!
"크앗! 망할 불꽃이...."
적을 발견해 당장 공격하려고 했지만 불길이 앞에 막아서며 다가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타는 교단만 보고 놀란것은 아니였고 그에게서 더욱 크게 놀랐던건 교단에 수하들 너머로 그 중심에 소영이 묶여 매달려 있던것이였다.
"나타! 구해줘!"
"크읏! 네가 왜 여기있는거야! 기다려, 내가 당장 갈테니!"
"배교자 소영, 교단에 가르침을 거역하는 그녀를 이 자리에서 처단한다!"
"웃기지마! 내가 그렇게 놔둘거 같아!"
촤아아악!
위상력을 방출해 날아가며 눈앞에 적을 베어 소영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교단에 적들은 너무 많았고 그 와중에 소영은 나타를 부르며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더욱 촉박해진 나타는 빠르게 다가가다 그만 절박한 마음에 빈틈을 보여 교단에게 제압 당했다.
"배교자들 처형 시작이다!"
화르르르! 화르르르!
"꺄아아악!"
"안돼! 안돼!!!"
눈앞에 그녀가 불에타며 고통스러워 하는 비명을 내지르는 모습에 나타의 표정은 분노와 절망이 들었다. 그는 어떻게든 발버둥치며 불타고 있는 소영을 구하려고 했었고 그 와중에도 불에타며 마지막까지 나타를 부르던 소영은 서서히 몸이 잿더미로 변했다.
"**! 이런 말도안돼! 이딴걸 내가 납득할거 같아? 용서못해! 네녀석들을 전부 썰어주겠어!"
촤아아악!
"크아아악!"
눈앞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은 탓인지 나타는 미쳐 날뛰었고 자신을 제압하던 교단을 역으로 자신이 제압해 하나둘씩 썰어갔다. 마치 그 모습은 사냥감을 물어뜯는 늑대와 같았고 수적인 열세에서도 혼자서 자신이 쓰러질때까지 교단과 싸웠다.
***
"허억!"
그러자 눈을 뜬 나타는 이 모든것이 꿈이란것을 인지했지만 몸이 땀범벅으로 되어있었다. 얼마나 지독한 꿈을 꾼것이기에 그것이 현실에서도 자신에 몸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던것이고 결국 어젯밤에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히야아앗!"
"나타, 남은 차원종들이 지금 골목길로 숨어 들었다. 그곳으로 미리가서 적을 처치해라."
평소와 같이 임무에 나선 늑대개팀은 역삼 골목길에서 차원종을 처치 중이였고 그중 티나는 통신으로 나타에게 지원을 부탁했지만 그는 멍때린채 대답하지 않았다.
"나타, 내말 안들리나?"
"아....알았어....가서 공격하면 되잖아."
"키에에엑!"
스케빈저 한마리가 나타앞에 다가오자 나타는 어젯밤에 교단이 생각나 가차없이 그의 머리를 베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고 나타는 죽은 스케빈저 신체를 도륙을 내는듯 계속해서 썰어버리자 뒤늦게 도착한 다른 팀원들이 그를 말려 그제서야 그가 이성을 찾을 수 있었다.
"나타, 당신 옷이 피 범벅이에요."
계속 쿠크리로 베어버린탓에 옷에 차원종의 피가 잔뜩 묻어 있자 바이올렛이 하이드를 통해 닦을걸 준비했지만 그는 무시했다.
"나타님! 임무 끝났는데 오늘 소영언니 보러 가실거죠?"
"....됐어, 난 안갈테니 가려거든 네녀석들이나 가."
그는 차갑게 말 한마디를 내뱉자 다른 팀원들은 어제와 다르게 오늘 그가 이상하다는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의 성격을 잘 알았기에 다가가서 도와줘봤자 화를 낼것이니 지금은 그를 놔두기로 결정했다.
그런 나타는 혼자서 임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때 하필이면 포장마차 여우네 쪽을 지나치게 되었고 마침 소영이 오늘도 장사를 하다가 나타를 마주치게 되었다.
"나타! 오늘 임무 끝난거야? 마침 어묵 준비했는데 먹을래?"
그녀가 나타앞에 다가오며 준비한 어묵을 건네줬다. 만든지 얼마 안되서 그런가 따뜻한 어묵과 국물이 그릇에 어우러져 한입 먹으면 금방이라도 몸이 녹아내릴정도 였고 충분히 식욕을 자극했기에 나타에게 있어서는 거부할려고 해도 거부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만큼은 그가 좋아하는 어묵이 눈앞에 있어도 소영을 무시한채 갈길을 걸어갔다. 그걸 본 소영은 어묵을 들고 나타앞에 다가서자 나타는 발 걸음을 한 순간 멈추며 그녀에게 말했다.
"치워, 오늘 안땡기니까 그런건 너나 먹어."
"그래? 그래도 임무 끝나 배고플테니 가져가서 먹는...."
"저리 치우라고!"
파아앗!
"아...."
나타는 화가나 결국에는 소영이 가지고 있던 어묵 그릇을 손으로 쳐버리자 바닥에 어묵이 떨어졌다. 단순히 그녀가 자신을 건드린것에 나타가 화가난게 아니다. 따뜻한 어묵과 국물을 보자 마치 어젯밤에 꾼 악몽에 불길속에 소영이 갇혀있던게 떠올랐고 그 모습이 한 순간 겹쳐 보였기에 나타는 화가나 던진것이였다.
"너....제발 쓸데없는짓좀 하지마!"
화를 내버린채 나타는 가버리자 소영은 그저 안타까운 표정에 나타의 뒷모습만 볼 수 밖에 없었고 숙소에 도착한 나타는 바로 자기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얼마있다가 다른 팀원들이 들어온것을 인지하였고 나타 방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나타는 거칠게 누구냐고 묻자 그의 방문을 두드린 사람은 레비아였다.
"나타님, 안에 들어가도 되나요?"
"칫, 마음대해."
허락을 받은 레비아는 안으로 들어가 조심히 문을 닫고는 그의 상태를 확인하며 괜찮냐고 물었다. 반면 나타는 걱정하는 레비아를 무시한채 왜 왔는지부터 묻자 그녀는 아까 소영에게 받은 분식을 건네줬다.
"소영 언니한테 이야기 들었는데, 뭐 안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그녀의 말에 나타는 아무런 말을하지 않자 책상위에 소영이 준 음식을 갖다놓고는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
"여기에다 둘테니 드시고 싶으면 드시도록 하세요."
"됐으니까, 얼른 나가."
"네....저 나타님....한가지 말씀드려도 될까요?"
귀찮게 굴자 나타는 버럭 화를 내려고 했지만 그렇다고 레비아한테 화풀이 하기는 뭐해 조금 화가난 목소리로 짜증을 내며 말하라고 했다.
"혹시나 상담 하실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트레이너님께도 말씀한적 있는데, 나타님도 왠지 트레이너님처럼 누군가가 이야기를 들어드려야 할것 같아서요. 물론 제가 그 고민을 해결 할 수는없겠지만, 적어도 들어드리는것 정도는 할 수 있어요."
"헷, 자기도 정작 극복하지 못했으면서 누가 누구를 위로하는거야?"
"아...."
"그래도 필요하면 부를테니 기다리라고."
그 말에 레비아는 활짝 웃었다.
"네! 그럼 나가볼게요. 푹 쉬세요."
레비아가 나가고 다시 조용해진 방 안에서 홀로 나타는 가만히 있었다. 다만 아까와는 다르게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을까. 마음 한구석에 쌓여있던 덩어리가 내려간 느낌이였고 긴장이 풀렸는지 레비아가 놔두고 간 음식이 눈에띄어 곧장 식사에 들어갔다.
"칫, 그새 식어서 맛이없네."
먹은건 좋았지만 음식이 다 식어서 맛이 평소와 달라 아쉬워 했지만 그래도 남김없이 다 먹은 나타는 만족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자 다시 졸음이 온 나타는 침대위로 올라가 마저 잠에 들기로 했고 얼마 있다가 그새 눈을 감으며 잠에 들었다.
***
"나타...."
"으음...."
"일어나....일어나....나타...."
"뭐야, 누가 나를 깨우는거야?"
누군가 그를 깨우자 천천히 눈을 뜬 나타는 눈앞에 소영이 보였고 그녀가 바로 자신을 깨운것이였다. 아니 그것보다 그녀가 왜 여기있는지 영문이였고 또 눈앞에 장소는 다름아닌 시간의 광장이였다.
분명 자신은 아까전까지 자기방에서 잠들었는데 어째서 이곳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또다시 악몽을 꾸는건가 싶어 자기 볼을 꼬집었지만 아픈걸 보니 꿈은 아닌듯 했다. 아무튼 중요한건 불길이 곳곳에 치솟고 폐허가 된 시간의 광장에 왜 소영이 있는지 물었다.
"후훗, 그거야 내가 선택 받았으니 그렇지. 오늘 너에게도 알려줄려고 이렇게 찾아온거야."
"뭐? 그게 뭔 소리야?"
"나 드디어 교주님께 선택 받았어! 이제 교주님을 따라 위대한 불꽃을 섬기는 도사가 된거야. 그렇게되면 우리 아빠도 다시 만날 수 있다고해. 아아....이 얼마나 대단하신 분인걸까."
그녀의 말을듣고 나타는 경악해 할말을 잃었다. 곧 바로 나타는 소영의 어깨를 붙잡으며 어떻게 된건지 물었지만 이미 그녀의 눈은 풀려있고 광기에 미소를 지었고 그의 두 손을 뿌리쳤다.
"오늘 찾아온건 이걸 알려주기 위해서였어. 이제 가봐야 하니 잘 있어. 혹시나 너도 교단에 오고 싶으면 언제든 찾아와. 난 기다리고 있을게."
"야! 기다려!"
화르르르!
불길이 두 사람 사이에 퍼지며 가로막자 소영과 나타는 떨어졌고 교단에 인원들이 소영을 데리고 가자 나타는 소리치며 불길을 뚫고 그녀를 쫓아갔다.
"이단자....방해하지마라!"
"네녀석들이나 방해하지마!"
촤아아악!
"크엇!"
교단에 적들을 베어버리고 나타는 빠르게 소영에게 다가갔지만 어째서인지 그녀에게 닿지 못했고 불길이 앞을 가로막으며 더더욱 접근하지 못했다.
"안돼! 가지마! 돌아오라고!"
***
"허억....하아....하아...."
눈을 뜨자 다행히 모든것은 꿈이였다. 다만 이번에도 전신이 땀범벅이 된 나타는 숨을 헐떡이며 마치 죽다 살아온 사람마냥 온몸을 떨며 공포감이 들었다.
벌컥!
"나타님! 괜찮으세요?"
갑자기 문을열고 레비아를 포함한 늑대개팀 인원들이 들어오며 나타의 상태를 보고 당황해 우선 그를 진정시켰고 곧장 차가운 물을 가져오자 나타는 마치 갈증이 심하듯 빠르게 마시며 숨을 골랐다.
"하아....하아...."
"나타, 너답지 않게 왜 그러지? 무슨 악몽을 꿨길래."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기분 더러운 꿈을 꿨을뿐이니 신경쓰지마."
하지만 팀원들은 나타의 상태를 보며 오히려 걱정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레비아는 뭐든 그를 진정 시켜주기 위해서 차가운 물을 가져다 주거나 수건으로 그의 몸을 닦아줬고 티나는 얼음팩을 바이올렛은 진정 할만한 차를 가져다 줬지만 나타는 필요없다며 거부했고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어디 가려는거죠?"
"야, 지금 시간이면 아직 거기 열려있겠지?"
"아....나타님 혹시...."
레비아는 눈치챈듯 그가 어디로 이동할지 알았고 시간을 보니 그렇게 늦은 시간때는 아니였다. 나타는 더이상 팀원들과 아무말도 하지않고 묵묵히 숙소를 나와 어디론가로 날아갔다.
***
"휴우....오늘도 알바비는 충분히 벌었네."
마감시간이 되자 소영은 뒷정리를 하고 슬슬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다만 끝날 시간이 될 무렵 예상치 못한 손님이 하늘에서 내려왔고 착지하는 소리에 소영은 뒤돌아보자 그 손님은 바로 나타였다.
"나타!"
"무사한거냐?"
"응?"
덥석!
"나....나타....왜 그래?"
다짜고짜 그녀에게 다가와 포옹을 하며 몸 구석구석 살펴봐 딱히 이상이 없어보이자 나타는 그녀보고 괜찮냐고 했다. 영문을 알 수 없던 소영은 우선 그에게 진정하라고 했지만 평소와 다르게 몸을 떨며 말투부터 다급해 보이는 그의 상태에 우선 그를 포장마차에 배치한 의자에 앉혀놓고 진정시켰다.
그리고 다시 포장마차를 열고는 그가 좋아하는 어묵을 따뜻하게 데웠고 우선 따듯해진 국물부터 그릇에 담아 건네줬다.
"일단 이것부터 마시고 진정해. 너 지금 너무 흥분한거 같거든."
후루룩....
지금은 딱히 입맛이 없었지만 그녀가 무사한것에 긴장이 풀렸는지 허기가 조금 밀려와 국물을 한 모금 마셨고 그녀 말대로 마음이 진정이 되었다.
"그래서 날 찾아온 이유가 뭐야? 아까 그렇게 화내놓고 다시와서 날 걱정하는거 보면 무슨일이 있는거지?"
빤히 나타를 쳐다보며 말하는 반면 나타는 고개를 숙인채 침묵을 유지했다. 그 모습에 소영은 한숨을 쉬었다.
"말하기 싫으면 안해도 돼. 대신 나한테 말 안해주니 좀 섭섭하다."
그 말을듣고 나타의 표정은 바뀌었고 무거웠던 입을 열었다.
"그냥....거지같은 악몽을 꿨을 뿐이야."
"악몽?"
그의 뜻밖에 대답에 조금 의아했다. 나타 성격에 단순한 악몽 때문에 늦은시간 자신을 다급히 찾아온것 치고는 명분이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렇다고 나타 성격에 거짓말을 할것 같지는 않으니 그녀는 우선 믿기로 했다. 다만 언제나 강한 나타가 악몽을 꿔서 자신을 찾아온것에 믿기지 않아 소영은 무슨 악몽을 꿨길래 묻자 나타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아....말하기 싫으면 안해도 돼. 나도 괜히 듣고는 후회할지도 모르니까."
"그래, 괜히 들어봤자 네녀석한테도 좋을거 없어."
그 뒤로 침묵과 정적이 흐르는 두 사람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나타를 위해 어묵만 조리하는 소영에 반면 끓고있는 어묵을 바라보다가 소영이 아까전에 덜어놓은 어묵을 한입 먹고는 간만에 맛을보자 무척 어묵이 반가웠다.
나타의 표정이 나름 만족해 보이자 만든 보람이 있는 소영도 기뻤고 나타가 한그릇 더 요구하자 마침 만들어놓은 어묵을 잔뜩 준비해 건네주자 나타는 폭식하듯 마구잡이로 먹었다.
"이제야 좀 살겠네."
"후훗, 맛있었다니 다행이네. 이제야 보기좋다."
"그래, 앞으로도 이 어묵 맛보게 해주라고. 그러니까 절대로 우리들 곁에서 떠나지마."
"응?"
그의 의미심장한 말에 소영은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나타는 표정이 진지해진채 그녀에게 질문을 했다.
"너, 절대로 이상한 교단이나 네 아빠 찾으려고 우리를 떠나지는 않을거지?"
나타의 표정을 보고 소영도 웃고있던 표정이 진지하게 굳어지다가 그의 손을 잡아줬다.
"응, 절대로 떠나지 않을게. 아빠가 날 놔두고 간듯, 나는 아빠처럼 내 곁에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지 않을거야."
그녀의 표정에 안심이 된듯 나타는 피식 웃으며 안심했으며 그녀 또한 안심 시켜주기 위해 나타는 소영에게 한가지 약속을 했다.
"그렇다면 나도 한가지 약속하겠어. 언제든지 내가 곁에 있을테니까 필요하면 불러. 널 건드리는 녀석들은 이 나타가 다 썰어버릴테니까."
소영은 마치 나타를 보며 자신에 아빠와 겹쳐 보였고 어릴적 아빠가 자신에 곁에 있어준다고 한말이 떠올랐다. 비록 아빠는 마지막까지 곁에 있어주지 않았지만 나타를 보니 더욱 의지가 되었고 그를 믿기로 하며 나타와 약속을 했다.
"응....! 정말로 고마워 나타! 앞으로도 내곁에 함께해줘. 약속한거다."
"헷, 당연하지. 난 반드시 약속은 지키는 놈이라고."
두 사람은 서로 손가락을 걸며 약속을 했고 소영에게는 아빠와 같이 든든한 늑대와 같은 남자가 함께 할것이며 나타 또한 이제는 보호만 받는 존재가 아닌 한마리에 여우를 지켜줄 어엿한 늑대로 성장했다.
마치 자신들 곁을 떠난 강준성에 뒤를이어 이제는 본인이 강준성과 같이 누군가를 보호하고 곁에 있어줄 어엿한 한마리에 늑대가 된것이다.
작가의 말
원래는 세계평화의 문 나오기전에 쓰던건데 이제서야 올리게 되네요. 그전에 소영이 아빠 언급과
릴림때 소영을 구해준 나타를 보고 릴림사태 이후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봤습니다. 이번 시즌을 통해
나타가 소영을 얼마나 챙겨주는지 또 소영을 얼마나 생각하는지를 다들 알 수 있었죠. 그래서 문뜩 릴림사태나 혹은
교단으로인해 문제가 발생시 나타가 소영을 구할때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 기대가 됩니다. 아무튼 즐겁게 봐주시길 바라며
전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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