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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이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찾으려면 시간이 제법 걸리겠는걸.”
해변을 따라 쭉 늘어져있는 형형색색의 파라솔들과 그 사이를 오가는 인파를 보며 제이는 머리를 긁적였다. 오랜만에 떨어진 휴가를 일 분 일초라도 허비하지 않고 싶어 하던 아이들에게 먼저 갈아입고 놀러 가면 알아서 찾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게 후회 막심했다. 하지만 해수욕장에 도착하자마자 옷도 안 갈아입고 뛰어들려고 했던 아이들보고 자신이 준비할 때 까지 기다리라고 하면 실례일 것 같았기에 그럴 수는 없었다.
평소엔 김유정이나 트레이너 등 애들을 봐주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들은 일을 처리해야 해서 함께 올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 검은양의 보호자는 자신 혼자였고 거기에 김유정이 아이들에게 사고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부탁까지 한 터라 제이가 느끼는 부담은 생각보다 컸다. 그러다보니 휴가 이야기가 떨어졌을 때 생각했던 위시 리스트는 내버려둔 채 안전 수칙을 보고 있던 그였다.
“결혼도 안 했는데 아버기다 된 느낌이 이런 건가.”
헛웃음을 지으며 어깨에 둘러멘 구명튜브를 고쳐 멘 제이는 해수욕장 안으로 들어갔다. 붐비는 인파에 떠밀리듯 움직이면서 아이들을 찾기 위해 바닷가와 파라솔들을 번갈아 보던 그는 눈을 찌르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 파라솔들 사이로 들어갔다. 파라솔 아래 누워 쉬고 있는 이들을 실수로라도 밟지 않게 조심해서 이동하던 그는 주변 사람들의 원성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파라솔 아래 호들갑을 떨고 있는 백금발의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이마에 선글라스를 걸친 채 꽁지머리를 휘날리며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남성에게 다가간 제이는 그의 팔을 가볍게 두드렸다.
“볼프강. 혼자서 뭐 하고 있는 거야?”
“뭡니까, 당신. 저 아십니까?”
“어...?”
“어라. 어르신이셨습니까?”
신기하다는 눈으로 자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그의 시선에 제이는 내심 뿌듯해했다. 평소와 다르게 머리를 정돈하고 수영복을 챙겨 입으니 다르게 보일 정도라니. 물론 그러한 기쁨도 잠시 볼프강은 웃으며 말했다.
“저는 어르신이라면 무스 잔뜩 바른 느끼한 머리를 하실 줄 알았죠.”
“이봐... 대체 내 센스를 어떻게 보고 있는 거야?”
“참, 검은양 아이들이 선배님은 잠수복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던 것 같기도 한데.”
“뭐? 애들이 그랬단 말이야?”
진지하게 반문한 제이의 모습에 볼프강은 웃음이 터졌다. 그대로 머리에 한 대 가볍게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웃어대는 그를 보며 심호흡한 제이는 자세를 삐딱하게 잡으며 말했다.
“그러는 너는 유격 조교 같은 옷을 입고 올 줄 알았는데.”
“이봐요, 어르신. 그건 아무리 그래도 말이 심하지 않습니까?”
“사냥터지기 아이들이 말하는 것만 들으면 충분히 어울리는데.”
“안 어울립니다. 무엇보다 그렇게 입으면 제 휴가 목표가...”
말하다 말고 잠시 잊어버리고 있던 것을 깨달은 볼프강은 말을 멈추고는 다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양 옆에서 그만 하라는 성화가 터져 나왔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고 얼떨결에 일행이 된 제이는 자신이 대신 사과했다.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책에서 사념까지 꺼내 바쁘게 수색하는 모습에 제이는 큰 일이라도 난 건가 싶어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아까부터 뭘 그렇게 찾고 있는 거야?”
“지갑이요, 지갑. 윗주머니에 잘 넣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없어져서 말이죠.”
“혹시 도둑맞은 거 아닌가?”
“그랬다면 옷이 흔들렸을 건데 그 정도는 당연히 알아챌...”
볼프강은 돌연 말하다 말고 몸을 멈췄고 그 반응에 제이는 언제나 곁에 있으면 소지품을 슬쩍 해가는 미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볼프강을 바라본 제이는 그의 표정에서 같은 사람을 생각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난 오면서 못 봤어.”
“전 아까 할망구 봤습니다. 여기에도 냉장고를 끌고 오나 싶어서 봤었는데 선풍기 하나 들고 쉬고 있던데요.”
“위치는 알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볼프강은 앞장섰고 제이는 그 뒤를 따랐다. 입구에서 제법 먼 곳까지 걸어간 둘은 비교적 인파가 한적한 곳에 파라솔을 친 채 쉬고 있는 티나를 발견했다. 얼굴에 선풍기 바람이 오게 한 채 누워있던 그녀는 다가오는 인기척에 눈을 뜨고는 상체를 일으켰다. 두 사람을 발견한 그녀는 눈을 비비며 말했다.
“누구인가 했더니 제이와 볼프강인가.”
“갑작스럽겠지만 티나. 혹시 하피가 어디 갔는지 알아?”
“하피라면 마실 것을 사겠다며 매표소 쪽으로 간 지 좀 되었다. 왜 그러지?”
“이 녀석이 지갑이 없어졌다는데 왠지 찜찜해서.”
“알았다. 용건이 끝났다면 나는 더 쉬겠다.”
다시 그대로 누워버린 티나를 뒤로한 둘은 매표소를 향해 뛰었다. 매표소까지 도착한 둘은 익숙한 투 컬러 헤어의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하얀 셔츠 아래로 검은색 수영복이 살짝 비쳐 보이며 머리를 위로 묶은 채 한 손에는 지갑을, 다른 손에는 음료수를 들고 있던 하피는 눈이 마주치자마자 싱긋 웃고는 두 사람의 반대편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역시 당신이었습니까, 하피 양!”
“어이, 일반인한테 피해 안 가게 조심해서 뛰어!”
큰 소리로 당부하고 뒤를 천천히 쫓기 시작한 제이는 다급해진 채 자꾸 실수하는 볼프강과 그런 그를 여유롭게 뿌리치는 하피의 추격전을 보며 나름 그림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도 잠시 뒤를 돌아보고 자신을 도와주지는 않은 채 웃고 있는 제이를 발견한 볼프강은 크게 소리쳤다.
“선배님! 거기서 히죽거리지만 마시고 좀 도와주시죠!”
“필요할 때만 선배님이라 부르고... 나 참.”
피식 웃은 뒤 벗고 있던 선글라스를 쓴 그는 스트레칭을 하며 머릿속으로 뛰어갈 경로를 생각한 뒤 발을 굴러 단숨에 뛰어나갔다. 예상 밖의 속도에 놀란 하피는 발이 꼬였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제이는 그녀가 지갑을 쥐고 있는 팔을 붙잡았다. 선글라스를 벗어 윗옷에 걸친 그는 뒤에서 따라오는 볼프강을 본 뒤 그녀에게 말했다.
“하피. 후배님이 정~말 필요해 하는 것 같은데 그만 돌려주지 그래?”
“음... 저는 아직 부족해서 그건 어려울 것 같네요.”
“그게 무슨...”
“그리고 전 아직 항복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움직이는 그녀의 손에 제이는 공격이 들어올 줄 알고 살짝 몸을 뺐지만 예상과 달리 그녀가 입고 있던 셔츠가 갑자기 흘러내렸다. 그대로 흘러내리는 셔츠와 함께 손이 미끄러진 그는 중심을 잃었고 하피는 몸을 돌려 셔츠로 두 팔을 꽁꽁 묶었다. 당했단 표정을 하는 제이에게 윙크를 하며 몸을 돌린 그녀는 뛰기 시작했고 등을 훤히 드러낸 노출을 목격한 제이는 셔츠를 풀다 말고 크게 기침하며 급히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아래로 떨군 채 자꾸 풀어지지 않는 셔츠와 씨름하던 그는 숨을 헉헉대며 옆에 앉은 볼프강의 도움을 받아 셔츠를 풀 수 있었다. 볼프강은 일어나 손목을 푸는 제이를 묘한 눈으로 보며 물었다.
“어르신, 저런 거 좋아합니까?”
“아, 아, 아, 아니야. 크흠...”
“그럼 마저 좀 도와주시죠.”
“그, 그러지...”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 강렬한 인상을 고개를 저으며 털어낸 제이는 셔츠를 구명튜브와 함께 걸친 채 볼프강의 뒤를 쫓았다. 해수욕장 전체를 가로지르며 벌어진 추격전은 조금씩 격해지기 시작했고 제이는 한 번에 해결하겠다며 벨리알을 꺼내려는 볼프강을 말려야했다. 양동 작전을 펼쳐도 가볍게 빠져나가는 그녀를 위상력을 쓰지 않고 잡으려 애쓰던 둘은 결국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만 힘을 쓰기로 약속하고서 위상력을 쓴 뒤에야 간신히 그녀를 잡을 수 있었다. 자신의 두 팔을 붙잡고 숨을 헐떡이는 둘을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던 하피는 지갑을 돌려줬다.
“역시 이런 게 스릴 넘치고 재미있단 말이죠. 두 분 덕분에 잘 놀았어요.”
“파라솔 아래 누워 느긋하게 있다가 예쁜 아가씨들이 말을 걸어오면 기꺼이 응하려던 내 휴가 계획이...”
“...그게 무슨 휴가 계획이야.”
“어르신도 매일 제리가 만든 VR만 하다보면 그런 걸 원하게 될걸요.”
“그건 지금부터 해도 괜찮지 않나요?”
“파라솔 빌린 시간이 다 되어버려서. 아아, 진짜 좋은 자리였는데!”
“그럼 사과의 의미로 제가 술 한 잔 사드릴까요? 물론 제 돈으로.”
“그거 영광이네요.”
“제이 씨는 어때요? 별 일 없으시면 함께?”
단숨에 작업 모드로 바뀐 볼프강을 보며 웃던 제이는 하피의 제안에 잊고 있었던 아이들이 생각났다.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린 그는 눈으로 아이들을 찾으며 말했다.
“애들 봐야 해서 그건 어렵겠군.”
“...어르신.”
“조금 상처네요.”
땅이 **라 한숨을 쉬며 자신을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는 볼프강과 헛웃음을 지으며 팔짱을 끼는 하피를 보며 제이는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둘을 바라봤다. 볼프강은 머리를 긁적이며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어르신, 아니 선배님. 오랜만에 받은 휴가죠?”
“어, 어어. 그렇지.”
“그런 만큼 하고 싶던 걸 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아이들 보는 게...”
“그렇게 말하시는 것 치고 머리도 정돈하고 수영복도 거의 새 것이던데요.”
“놀고 싶기야 하지. 하지만 놀다가 애들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럼 뭐 어쩔 수 없죠.”
어깨를 으쓱하는 볼프강을 뒤로 하고 걸음을 옮기려던 제이는 갑자기 자신의 허리를 휘감아오는 무언가에 당황했다. 그대로 허공에 들린 그는 자신이 벨리알의 손에 잡혀있음을 깨달았고 그걸 올려다보며 웃는 두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
“이거 내려줘! 가봐야 한다니까!”
“그럼 내려드릴 테니까 얼굴 조심하시죠!”
“그게 무스... 우와앗?!”
이해하기도 전에 있는 힘껏 집어던져진 제이는 포물선을 그리며 바다로 날아갔다. 볼프강의 말대로 몸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속도가 빨랐던 탓에 이미 수면이 보였고 그대로 바다에 빠진 제이는 충격에 잠시 멍해 있다가 숨을 쉬기 위해 급히 수면 위로 올라왔다. 헤엄쳐서 밖으로 나오려던 그는 자신의 앞에 서선 어디서 들고 온 건지도 모를 물총으로 얼굴을 쏘는 두 사람의 공격을 막기 위해 손을 올렸다.
“자, 잠깐만. 진짜 잠깐!”
“벗어나고 싶으시면 반격이라도 해보시죠!”
“어머, 이거 생각보다 재밌네요.”
“생각보다 아프니까 그만 쏘라고!”
“아프면 반격하시라니까요 어르신!”
“아아, 진짜. 나도 모른다!”
세찬 물줄기에 얼얼해지던 팔을 내린 그는 두 팔을 사용해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켰다. 제이는 팔을 들어 물보라를 막는 둘을 향해 쉬지 않고 물을 뿌려대기 시작했고 볼프강은 몇 번 맞아주다가 엘리고스를 꺼내 같이 요격하기 시작했고 하피 역시 위상력을 사용해 제이의 공격은 받아내면서 반격해댔다. 인원수로 밀리고 있던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물을 올려쳐댔다.
그렇게 밀리고 있던 제이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고 파도에 밀려 두 사람 사이에 미끄러지듯 흘러왔다. 녹초가 된 얼굴로 볼프강과 하피를 올려다보는 제이는 웃으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둘을 향해 불평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협공이라니 좀 치사하지 않나?”
“제이 씨가 먼저 잘못한 거예요. 이런 미녀가 권하는 술자리를 거절하시고.”
“그렇답니다, 어르신. 그러니 하피 양, 어르신은 두고 저희끼리 마시러...”
“이렇게 해놓고 간다고?”
볼프강을 붙잡은 제이는 그대로 그를 잡아 당겨 바다에 빠뜨렸다. 갑작스런 입수에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며 웃음이 터진 그는 하피를 바라봤지만 어느새 거리를 벌린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고 있었다. 일어나서 수면 위에 떠오른 자신의 선글라스를 고쳐 잡은 볼프강은 그 모습을 보고는 제이에게 뭐라 중얼거렸고 뭔가 낌새가 좋지 않단 생각에 벗어나려던 하피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한 둘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뛰기 시작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붙잡혀 입수하게 되었다.
“이걸로 공평해졌군요. 악의는 없었어요, 하피 양.”
“그걸 네가 말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후... 이렇게 나오겠단 거죠?”
“하피 양, 어디서 나온 지 모르겠는 그 카드 좀 치우시지...”
“힘내, 후배님.”
“어, 어르신?!”
볼프강을 방패로 삼아 밀고서 먼저 도망친 제이는 등 뒤를 때리는 물보라를 맞으며 달리기 시작했고 배신감에 쫓아오는 볼프강과 제대로 입수 시켜드리겠다며 추격해오는 하피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붙잡혔다. 그 뒤엔 제이가 다시 하피와 합심해 볼프강을 입수시키고 볼프강이 제이와 연합해 하피를 입수시키는 등 계속해서 서로를 입수시키려는 배신과 동맹이 이어졌고 비교적 인파와 먼 곳이었지만 보이는 게 컸기에 따로 놀고 있던 팀 아이들이 모두 모이게 되었고 정식으로 세 팀으로 나뉜 이들은 모두의 체력이 빠질 때 까지 물장난을 해댔다.
비등비등했던 대결은 해가 저물 무렵 벌처스에서 동원한 기계를 티나가 가져오는 것으로 단숨에 결판이 나버렸고 뭔가 허무하게 끝난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이들은 재 시합을 요청하면서도 일단은 지쳐 숙소로 돌아가자는 결론을 내렸다. 완전히 녹초가 되어 돌아가는 아이들 뒤에서 수건으로 머리를 닦아내던 제이는 옆에서 기지개를 켜는 볼프강과 하피에게 말했다.
“...고마워, 둘 다. 덕분에 잘 놀았어.”
“무슨 소립니까, 어르신. 저희가 대가 없이 놀아드리진 않죠.”
“뭐?”
“아이들 숙소로 올려 보낸 뒤에 놀러가죠. 힘을 많이 썼더니 술이 마시고 싶네요.”
“그리고 술값은 당연히 어르신이 내주시는 걸로.”
“나 참... 알았어. 대신, 나보다 먼저 쓰러지는 사람 건 안 내줄 거야.”
피식 웃으며 숙소로 올라간 제이는 지갑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어디 가냐는 질문에 답해주지도 않고 그렇게 내려와 로비를 가로지르던 그는 아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유정 씨도 같이 놀러왔으면 좋았을 텐데.”
“왜요, 유정 씨가 같이 왔으면 뭘 하려고 그랬어요?”
“그야 같이 술 마시러 가고 내일은 좀 편하게 같이...?”
말을 이으려던 제이는 익숙한 목소리란 생각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평상시와 같은 차림을 한 채 소파에 앉아있던 유정이 있었고 제이는 당황해서 넘어질 뻔했다.
“유, 유, 유정 씨. 어떻게 된 거야. 분명 관리팀은 일이 있어서 이번 휴가는 같이 못 간다고...”
“그게 말이죠... 여러분이 쉬는 동안 같이 쉬어도 된다고 해서...”
“그거 좋은 소식이네. 축하해.”
“그, 그래서 말인데요... 혹시 내일 일정 없으시면 아까 말하시던 거...”
말을 더듬으며 한 마디씩 쥐어 짜내는 유정을 보던 제이는 웃음이 터졌다. 그 반응에 부끄러워진 유정은 그의 등을 손바닥으로 때려댔고 그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후배 녀석들한테 술 사주기로 했는데 괜찮으면 같이 가겠어?”
“아...”
“선배, 그거 다음으로 해두겠습니다.”
“제이 씨, 저도 다음에.”
“아니, 너희들...”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그는 파이, 재리와 함께 서있는 볼프강과 트레이너의 옆에 서서 미소 짓고 있는 하피를 발견했다. 각자 관리요원들과 술 약속을 새로 잡았다며 가볍게 인사하고는 물러가는 둘을 보면서 ‘트레이너는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숨길 수 없던 제이는 앞에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유정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지금부터 시간 비는데 유정 씨는 괜찮아?”
“아, 네? 네. 네! 괜찮아요. 마시러 가죠, 술!”
“굳이 술이 아니어도 괜찮아. 잠시 걸을까?”
“그것도... 괜찮아요.”
앞서가는 유정의 뒤를 따라 걸으며 오기 전 알아봤던 술집 리스트에 대한 기억을 더듬던 제이는 밤에도 많은 인파에 그녀가 휩쓸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그녀의 웃옷을 잡았다. 어정쩡하게 걸어가던 유정은 불편하다며 제이를 잡아 당겼고 그의 손을 멋대로 잡은 뒤 걷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당황하면서도 내심 싫지 않았던 제이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걸음을 맞췄고 두 사람은 밤인데도 낮처럼 빛나는 해운대의 밤거리를 거닐며 하루를 마무리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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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해놓고 뭔가 포커스가 제대로 안 들어간 것 같아서 셋 중심으로 좀 바꿔봤습니다.
절대 제이X유정해.
참고한 수영복 코스튬 리스트
제이 - 2016 여름 바캉스 / 2017 해변의 랩소디(잠수...복...) / 2018 선샤인 웨이브(머리 밈)
하피 - 2016 여름 바캉스
볼프강 - 2017 해변의 랩소디(유격 조교룩) / 2018 선샤인 웨이브
[부산] 볼프의 소중한 여름휴가 :부산 이후의 이야기(소설로만 봐주세요^^ 클저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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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게임에 접속하여 아이템을 지급 받을 캐릭터를 생성한 후, 참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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