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넘어간 심야시간 주위에는 온통 얼음과 눈밖에 없는 한밤중에 모두가 잠들 시간에 클로저들은 임무를 끝내고 취침에 들어갔다. 다만 주위가 남극인건 물론 곳곳에 차원종들에 침공이 있을거 같은 우려가 있어 남극 한가운데에 위치한 요새에 거주중인 클로저들은 불침번을 서면서 거주를 하고 있었다.
순서상 시궁쥐팀이 불침번을 서고 있을무렵 모두가 잠들었어야 하는 시간때에 일부 인원이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그중 늑대개팀에 레비아가 복도로 나오자 불침번을 서고있던 루시와 마주쳤다.
"레비아씨, 오늘도 나가는건가요?"
"네....죄송해요, 매번 이시간때 멋대로 나가서."
"아니에요, 다만 날이 추우니까 감기 걸리지 않게 옷 잘 입고 나가요."
레비아가 매번 밤마다 나가는걸 마치 알고 있었다는듯 루시는 그녀를 이해해줬고 레비아는 그녀에게 고맙다며 고개를 숙인뒤 바깥으로 나갔다.
***
휘오오오~
바깥에 나서자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쳤고 순식간에 추위가 그녀를 감쌌다. 그러나 위상력 호흡법으로 몸 안을 따뜻하게 해서 금방에 추위는 잊을 수 있었다. 이것도 물론 그녀를 담당해준 어느 한명에 클로저 덕분에 처음과 다르게 지금은 숙련되어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 클로저는 이제는 다시 볼 수 없었기에 레비아는 매번 그를 생각한채 매일 밤마다 자정이 될 무렵에 바깥에 나와 혼자서 울었다.
"흐윽....흐으윽...."
사람이 아무도 없자 레비아는 그새 울었다. 주간에는 요새 근처에서 작전을 하며 차원종을 소탕하고 야간에는 따로 휴식을 취하거나 개인정비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취침전까지는 사람들과 요새에서 마주치는 일이많고 혼자있을 시간이 없었기에 모두가 잠든 취침시간때를 노려 불침번에게 양해를 구하며 바깥에 나와 이렇게 그를 생각하며 울고 있던거였다.
딱히 그녀를 관리해준 처리부대 대장이였고 한때는 인류를 위해 헌신한 울프팩 클로저 강준성과 추억은 그렇게 좋은것만 있는건 아니였다. 처리부대시절 매번 초커로 고통받으며 그녀를 아주 엄격하게 관리하고 매몰차고 차갑게 굴던 존재였기에 좋은 추억이 있던건 아니였지만 레비아에게 있어 그는 아버지나 다름없이 가족이였다.
그렇기에 한순간 자기 눈 앞에서 눈을감고 자기 곁을 떠났기에 레비아는 트레이너를 생각하며 울고 있었다.
"칫, 오늘도 질질 짜고있냐?"
"나....나타님...."
마침 나타가 다가오며 레비아의 우는 모습을 보자 레비아는 다급히 고개를 돌려 얼른 눈물을 닦아냈다. 하지만 나타에게 이미 다 보였고 그녀가 우는 모습이 못마땅했는지 한숨만 쉬자 레비아는 나타에게 사과를 했다.
"왜 사과를 하는건데? 내가 언제 울지말라고 했냐?"
"네? 그치만 나타님께서 제가 우는건 별로 안좋아하시는줄 알고."
"....확실히 난 우는녀석들은 꼴보기 싫거든, 하지만 꼰대가 죽어서 우는건 적어도 예외로 생각한다."
언제나 화를내던 나타도 이번 트레이너 죽음에 여러 생각이 많았을까. 레비아가 우는것에 한편으로 그녀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렇다고 자기까지 울자니 그건 자신만에 성격도 아니였고 또 자기보다 나이도 어린 아이가 있기에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울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나타는 트레이너의 죽음으로 슬픈것보다는 화가났다. 항상 언제나 그를 뛰어넘기위해 강해졌고 승부를 하려고 했지만 이런식으로 떠난건 물론 마지막 한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기에 더더욱 화가 풀리지 않았다.
"마지막까지....살아남은 네가 진정한 승자다. 그러니 앞으로도 오래 살도록...."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않고 계속 떠오르자 나타는 표정을 구겼고 그 모습을 보자 레비아는 한편으로 나타가 걱정됐다. 물론 자신도 지금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는 편이라 뭐라 할 입장은 못되지만 오히려 자기보다 나타가 안좋은길에 빠지지 않을까 싶었다.
"저....나타님...."
"뭐야?"
나타가 차갑게 노려보며 목소리를 거칠게 내자 레비아는 순간 겁먹은듯 움찔거렸다. 그치만 하다못해 그에게 팀원으로서 조언을 하기위해 그녀는 용기있게 의사를 말했다.
"나타님도 트레이너님이 돌아가신것에 화를내는건 이해해요. 그래서 하다못해, 그렇게 화가나신다면 한번 크게 소리 질러보는게 어떠신가요?"
"뭐?"
황당하듯 나타가 고개를 기울며 말하자 레비아는 당황해 좀 더 상세히 설명했다.
"그....그러니까....제가 알기로 화내는걸 풀때는 다양한게 있는데, 그중에서 소리를 크게 지르면 화가 어느정도 풀린다고 들었어요."
"크큭....그렇단 말이지? 그거 이 나타님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방법이겠어."
레비아의 말을듣고 나타는 마음에 든다며 실실 웃었고 이내 바로 앞에선채 힘을 모으더니 크게 소리 질렀다.
"으아아아아아!"
한밤중에 남극 한복판에서 소리치는 모습은 마치 평야에서 울부짖늑 늑대 한마리나 다름없었다. 소리에 놀란 백야의 요새 인원들은 무슨일인가 싶어 나오려고 하자 나타는 한숨을 쉬며 사태를 수습하는게 골치 아파졌다.
"다음부터는 아무도 없는곳에서 해야겠군, 아무튼 덕분에 좀 기분이 상쾌해졌다."
"다행이네요. 나타님이 기운 차리셔서."
"야, 그것보다 난 이제 들어가려는데, 넌 계속 있을거냐?"
"아....네....좀 더 바깥에 있고 싶어서요."
나타는 레비아를 잠시 쳐다보다가 머리를 긁적이고는 자기가 입고있던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건네줬다.
"괜히 바깥에 오래있다가 감기 걸리지 말라고, 꼰대도 없는 마당에 네녀석까지 아프면 골치 아프다고."
"아....아니에요! 전 괜찮으니 신경쓰지 마세요."
"잔말말고 입어, 이러다가 감기 걸려서 귀찮게 하지말고."
레비아는 할 수 없이 나타의 옷을 받고는 나타는 당장 입으라고 하자 레비아는 후딱 걸쳐 입었다. 그러자 이제 안심이 된듯 나타는 만족하며 먼저 발걸음을 옮겨 자리를 떠났고 레비아는 홀로 적당한 곳에 앉아 눈앞에 황야를 바라보고 있었다.
***
"어....으음....이런 잠깐 졸았나보네."
순간 잠에 빠진듯 일어나서 시간을 확인하자 그렇게 시간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잠깐에 졸아버린탓에 몽롱했던 레비아는 얼른 들어가 취침에 들려고 할 무렵 따뜻한 커피를 한잔 들고 오는 사람을 보며 놀랐다.
"레비아씨, 아직 안자고 있었어요?"
"하....하피님...."
그녀는 늑대개팀 하피였고 커피를 따른 잔을 레비아에게 건네줬다.
"혹시나 이럴거 같아서 준비했거든요. 김재리씨한테 커피를 부탁해 가져왔어요."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하피님은 여태 안주무시고 계셨어요?"
"자고는 있었는데 중간에 깬거에요. 아직도 트레이너씨 때문에 많이 힘들죠?"
"네, 죄송해요. 다들 저 때문에 신경 많이써주시는거 알고 있어요. 어떻게든 극복하려고 하지만 잘 안되네요."
풀이 죽은듯 슬픈표정을짓자 하피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준채 부드럽게 그녀에게 말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레비아 말고도, 나타도, 티나씨도, 바이올렛씨도, 다들 같은 마음일거에요. 특히 레비아는 팀중에서 아직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니 이럴때는 어른인 저희한테 기대도 되요."
"하....하피님...."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때 요새 입구에서 티나와 바이올렛도 나왔고 바이올렛은 하이드에게 부탁해 따뜻한 차를 준비해 레비아와 다른 팀원들에게 건네줬다.
"아....고맙습니다. 그런데 두분은 어쩐일로?"
"나는 애초부터 취침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언제든 나올 수 있지."
"저야 뭐, 새벽까지 일하느라 이시간까지 있던거죠."
"아무튼 레비아, 그러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울어도 된다. 우리가 얼마든지 네 곁에 있어줄테니 말이다."
그 말을듣자 레비아는 눈물을 글썽였고 바이올렛과 하피가 건네준 차를 한잔씩 천천히 마시다가 이내 팀원들이 그녀의 등을 한번씩 토닥이다 그만 레비아는 트레이너 생각에 눈물을 흘렸고 하피가 그녀를 안아주자 이내 쌓여있던 울분을 토해냈다.
"마음껏 울어요. 저희가 당신곁에 있을테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계속 울어요 레비아씨."
"흐윽....흐으윽...!"
울음을 터트린채 우는 그녀의 모습에 모두들 아무말도 하지않고 슬픈 표정으로 묵묵히 그 자리에 있었다. 어린 늑대 하나가 마음껏 그 자리에서만큼은 울어줄 수 있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그녀의 울음소리는 남극 전체에 울려퍼질 정도로 어린 늑대 한마리는 떠나간 늑대를 그리워한채 울부짖었다.
작가의 말
슬슬 봄이 찾아오는거 같아 그전에 한번 추운 겨울날 있던 남극에서 강준성이 죽고 남겨진 늑대개팀의 뒷 이야기를 생각해
써봤습니다. 대충 스토리내에서도 레비아는 매번 울고 있었고 바이올렛은 일에만 몰두한다는 언급들이 있었죠. 그래서 레비아가
밤마다 나가서 우는것과 그걸 지켜보며 위로해주는 늑대개팀의 이야기를 넣어봤습니다. 백야의 요새가 나온지도 시간이 꽤 지났지만
그곳에서 강준성의 죽음은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죠. 시즌1부터 쭉 함께해온 캐릭이였으니 아직까지도 그 캐릭터에 존재가 기억에 남아 이렇게
글로 남겨봤습니다. 아무튼 강준성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와 관련된 글도 좋은소재가 생각나면 간간히 올려보려고 합니다.
그럼 전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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