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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침식의 계승자 EP.6 센텀시티 1화 닿지 못한 말

작성자
Heleneker
캐릭터
은하
등급
그림자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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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4.04.12
  • view2570

6부, 시작합니다!

1부 개정이 끝났으니 구경오시면 감사할거 같아요....>ㅅ<;;db

(클저 공홈에서 침식의 계승자 검색해서 눌러주시면 개정판 추가 했어용..)







"아저씨, 업어다준 건 고마운데... 왜 이렇게 등이 딱딱해요? 몸, 너무 열심히 단련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물렁물렁한 곳이 하나도 없어..."

"미안하군. 다음부턴 신경 쓰겠다."

"....농담에 너무 진지하게 반응하지 마요. 그냥.... 고맙다고 말하기 쑥스러워서 한 마디 해본 거니까."

"아저씨도 징하네요. 제가 여길 떠나자마자 절 데리러 오려고 달려오다니."

"예고도 없이 저수지를 들러업고 날아간 네 쪽이 더 막무가내 아닌가?"

30여분 전, 섬의 주인의 마지막 발악으로 인해 활성한 마스테마가 저수지의 심장을 잠식해 멎게 만들었다.
이에 은하는 저수지를 살리기 위해 냉동캡슐이 준비된 곳까지 달렸고, 캡슐에 넣는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무리하게 코팅을 둘렀던 다리는 크게 다친 와중, 뒤쫓아왔던 김철수는 그녀를 발견하곤 등에 업어서 거점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거기에 대해선 뭐.... 반박할 말이 없긴 하네요. 미안했어요."

"괜찮다. 다 왔다, 은하."

"....앗! 철수 형! 은하 씨를 데려오셨군요!"
"은하 씨! 괜찮으세요? 제 목소리 들려요?"

"잘 들리니까 너무 소리지르지 마요. 귀 떨어지겠네..."

김철수 등에서 축 쳐져 있던 탓인지 자신에게 큰 목소리로 말을 거는 민수현을 조용히 시킨다.

"아, 그... 죄송해요. 저수지는.... 저수지는 어떻게 됐나요?"

"걱정 마요, 형씨. 그 언니라면 무사하니까. 냉동 캡슐이 있는 곳으로 옮겼고, 거기서 제가 아는 아저씨가 그 언닐 캡슐 안에 넣어줬어요. 그리고 곧바로... 의료진이 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이제 어떻게든 되겠죠..."

"정말.... 기적이에요. 아니, 아니군요. 이건 기적 같은 게 아니에요. 은하 씨가 노력해 준 덕분에 일어난 필연이죠. 정말 고생하셨어요, 은하 씨."
"다만...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뛰쳐나가신 건 관리요원 지망생으로서 지적을 안 할 수 없지만요."

"반성할게요, 그건. 잠깐 꼭지가 돌았나 봐요. 그보다도 이젠 내려 줘요. 혼자서도 걸을 수 있...."


"아얏..."


김철수의 등에서 내려온 은하가 발을 내딛자마자 신음을 흘렸다.

"무리하지 마라, 은하. 나는 의사는 아니지만, 마주한 상대의 신체 상태 정도는 대강 가늠할 수 있어. 넌 지금 간신히 걷는 게 고작인 상황이다. 무리하게 자신의 다리를 강화시켰기 때문이지. 서둘러 의사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오버하지 마요. 그 정돈 아니니까...."



"힘 더 빼거라. 더, 더."

"그러니까 빼고 있다고! 아니, 그 전에 이 정도로 힘을 빼면 실을 쓰나마나잖아! "


싸우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자, 뷜란트와 자온이 서로 소
리지르며 투닥거리고 있었다. 투닥보다는 싸우기 직전 같아 보였지만.

"둘은 뭐하고 있대요....?"

"은하, 김철수, 왔구나. 둘 다 수고 많았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없는 동안 거점을 잘 지켜줘서 고맙다, 미래."

"아니야, 김철수. 나야말로, 은하를 데려와 줘서 고마워."

"그래서.... 저 둘은 왜 싸우고 있는데요? 꼬마 언니는 또 어디 있고요?"

"루시는 병원에서 진찰 받고 있고 자온은...."

설명하려던 미래가 갑자기 말없이 입만 뻐끔거렸다.

"미래, 왜 그러지?"

"....진짜로, 말 안 나오네."


미래는 볼을 살짝 부풀리며 중얼거렸다.




******




[아이고 무릎이야.. ]


조금 전, 겨우 용서 받고 무릎을 펴는 뷜란트가 무릎을 두들기던 중, 무언가 생각났는지 미래를 보며 말했다.

[아, 미래 아가. 지금 봤던 아가의 힘, 아마 설명 못 할 게다.]

[어째서?]

[아가가 광기를 이겨냈던 과정을 자세히 설명 못 했던 것과 비슷한 거랄까, 그 힘 자체가 발설에 제약이 있단다.]
[이 힘이 악용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두 눈으로 직접 본 이 외에는 언급도, 훔쳐보는 것도 못 하지. 안다고 해도, 상대나 자신에게 자격이 없다면 발설조차 못하고.]

[그럼.... 그거 나한테는 왜 얘기한거야?]

[네 순수함은 들을 자격 정도는 있었지. 하지만 굳이 네게 그 얘길 해준 건 글쎄.... 왜였을까.]
[아마 내가 없는 순간이 오면, 그 힘의 방향을 제시해줄 아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그랬을지도.]

[뷜란트, 왜 그런 말을 해? 언젠가 사라질 것처럼...]

[만약인게다, 만약..... 그래, 만약인게지..... 허허.]


기뻐보이면서도 슬퍼보이는, 그런 기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뭔데요? 말을 왜 하다가 말아요?"

"아무것도 아니야. 무리해서 힘을 썼더니 활이 부숴졌대. 실 능력 말고는 다른 능력도 쓸 수 없다고 하고."

"그런가. 그런데 뭔가 애를 먹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새 활은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활들이 자온 형의 실 능력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는 모양이예요. 그래서 지금 버틸 수 있는 수준까지 출력을 낮추시는 중인데...."

민수현의 눈빛을 따라가자, 조금 전까진 활이였던 고철들이 자온의 주변에 널부러져 있었다.

"저기요, 설명하는 중에 미안하지만.... 의사한테 좀 데려다 주시면 안 될까요? 슬슬 다리에 감각이 사라지려고 하는데요."

"응, 그렇군. 서두르겠다."

김철수는 서둘러 은하를 업곤 병원을 향해 달려갔다.

"자온. 뷜란트. 그만하고 루시랑 은하 병문안 가자."

미래는 훈련하는 둘을 멈춰세웠다.

"그래, 알았다. 아가, 잠깐 멈추자꾸나."

"알았어.... 영감, 지금 이 상태 얼마나 간다고 했지?"

"한 몇 시간 정도? 길어도 하루를 넘기진 않을 게다."

"그 사이에 뭐 별일 없어야 할 텐데...."

"별일 있겠느냐. 아..... 이런 말 하는 게 그, 플래그라고 하던가?"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들었대... 불안하니까 그런 말 하지마."

활이였던 고철들을 정리하곤 미래와 민수현을 따라 병원으로 향했다.





******





"루시, 괜찮아?"

"....네, 이젠.... 괜찮아요."

"병원으로 갔다길래 걱정했는데 다행히 안색이 좋아 보이네."

"오세린 씨가 힘을 나눠주셨거든요. 하지만.... 비밀로 독을 흡수하던 걸 들켜서 조금... 혼났지만요."
"그리고 무엇보다.... 희망 씨를.... 희망 씨의 생명이 담긴 보석을 먹었으니...까요."

병상에 기대있는 루시가 힘없이 대답한다.
몰래 조용히 독을 흡수하던 것을 들켜 질책받은 것과 희망의 생명을 먹었다는 죄책감이 어우러 진걸까, 안색은 좋아보였으나 루시의 목소리는 확연하게 풀이 죽어 있었다.

"저는 정말 못된 아이예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한테 걱정을 끼쳤으니까요."

"물론 우리한테 비밀로 그런 건 잘못했지만... 그래도 무사해서 다행이야, 루시."

"미래 씨..."

"그리고, 나쁜 짓은 루시만 한 것도 아니니까 괜찮아."

루시가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독을 흡수해 목숨을 걸었듯, 목숨을 걸고 운명을 바꾸는 힘을 쓴 자온.

그를 째려보며 말하는 미래의 눈빛에서 가시가 느껴지자, 자온은 고개를 돌리며 뻘쭘하게 웃었다.

"자온 형이요? 뭔가 몰래 하셨나요?"

"별거 아니란다."

"별거 아닌 거 아니잖아."

"그런 걸로 쳐 다오, 미래 아가.... 잠시 모두 나가있어 주겠느냐? 루시 아가에게 따로 할 말이 있어서 말이다."

".... 알았어, 영감. 우린 은하한테 가 있을테니까 다 하면 그 쪽으로 와."

뷜란트가 뭘 말하려는지 눈치챈 자온은 미래와 민수현을 데리고 병실 밖을 나섰다. 세 사람이 멀어진 걸 확인하고나서야 뷜란트는 루시 앞에 앉으며 조용히 말문을 텄다.

"괜찮아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구나."

"....네."

루시는 희망의 생명이 담겨 있었던 구슬 주머니를 만지작 거리면 힘없이 대답했다. 그 모습에 뷜란트는 가책에 가슴이 아려왔다.

독기를 중화시키려 했던 아가의 한 수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실패했고, 너는 이미 심각하게 중독되어 목숨이 위중했던 상태였지. 권능과 힘을 잃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건... 희망이, 그 아이의 생명을 먹이는 것 뿐이였으니까.
후회는 없다만... 네가 죄책감을 가진 모습은 보기 힘들구나.

후회는 없었으나, 그로 인해 위축된 루시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었던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루시 아가, 나는 네게 사과해야 한단다."

"...뭐를...요?"

바로 이어서 대답을 하려던 입술이 떨려왔다.

영락한 내게도 환하게 웃어주던 너의 미소는 진실을 들으면 원망에 찬 얼굴로 바뀌겠지.
다정한 말을 건네던 네 입에서 분노와 미움을 내게 퍼붓겠지.
무섭구나. 참으로 슬프면서 무섭구나.
그래도... 너의 마음을 좀먹는 그 죄책감은 내가 가져가마.
내가 책임져야할.... 죄이니까.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뜨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네가 희망이의 생명을 먹은 건 우연이 아니란다. 내가 널 살리려... 그 아이의 생명을 먹인게다."

"그게.... 무슨 말이세요...? 제게.... 희망 씨의 생명을 먹이셨다고요...?"

풀 죽어 있던 채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던 루시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재차 물었다.

"....그래. 이전보다 훨씬 심하게 중독된 네 몸은 일반적인 힘을 먹여도 회복이 되지 않았단다. 그 순간의 네 몸을 회복시킬려면 근원, 즉 생명 자체를 먹이는 수 밖에는 없었...."



콰아아아앙!!!


뷜란트의 말을 자르듯, 루시의 감옥관이 그의 옆에 내리꽂히며 이어지는 그의 말을 막았다.
공격의 여파에 시선을 돌아갈만도 했지만 그의 시선은 오로지 자신을 원망하듯 노려보는 루시에게만 향하고 있었다.


"왜 그러셨어요..... 왜 그러셨냐고요!!!"
"제게 있어서 그건.... 희망 씨의 유언을 지키기 위한 저의 의지이자 각오였단 말이예요!"

"아무리 위급했어도 뷜란트 씨가 멋대로 할 게 아니였다고요!!"



"루시 아가...."



"나가세요! 보기 싫어요!!"

울분을 터트리며 뷜란트를 완강하게 거부했다.

"....쉬고 있거라."


달칵


뷜란트는 조용히 병실 밖으로 나갔다.

".으흑.... 흐흐윽......"

문 너머에서 루시의 울음소리가 문 너머로 들려왔다. 뷜란트도 눈물을 보였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선의.


서로를 구하기 위한 마음.


그러나, 소중한 것을 잃었기에 눈물만이 가득했고,


선의의 마음을 담은 말은 다 닿지 못했으니,


마음은 애수에 젖어가 깊게 가라앉아만 갔다.



TO BE CONTINUE






아, 공홈에 은하 생일을 맞아 두 사람이 함께한 일러스트를 게시했어요! 한번 구경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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