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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영웅의 아들 47화

작성자
검은코트의사내
캐릭터
이세하
등급
정식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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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19.07.12
  • view6401

 검은색 단발머리 소녀가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소파에 앉아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님은 웃는 얼굴로 박수를 치고 있었다. 바이올린 연주는 소리내기가 힘든 악기다. 그 바이올린을 통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만한 일이었다.


 소녀는 박수를 쳐주는 부모님을 보고 활찍 웃어보았다.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것은 듣는 사람 뿐만 아니라 연주하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편안하게 느껴지게 만들기도 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했던 그녀는 계속해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다음에 연주회가 있었지? 엄마 아빠, 꼭 갈게."

"응! 약속하는 거야. 엄마, 아빠!"


 얼마 후에 연주회가 있었다. 바이올린 연주 실력은 학교 음악 선생님도 인정할 만큼 뛰어난 수준이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그 약속은 영원히 지키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쾅!


 집안이 흔들림과 동시에 천장을 뚫고 들어온 괴물이 보였다. 크리자리드 계열의 차원종이었다. 녀석은 양 손에서 난 손톱을 든 채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부모님은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서 슬비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이미 문 앞에 또 다른 크리자리드 계열의 차원종이 대기하고 있었다.


 부모님은 어떻게 해서든 소녀 만이라도 지키려고 그녀의 앞에 서서 침착하게 다음 방법을 찾았다. 소녀는 겁에 질렸지만 부모님만큼은 냉정하게 행동하면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지만 크리자리드 두 마리가 그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온다. 벽을 등지고 서 있는 소녀의 가족, 부모님의 몸에서 떨림이 느껴졌고, 숨이 멎을 것 같은 공포가 그녀의 전신을 강타하고 있었다. 숨이 가빠졌고, 소녀의 엄마는 가슴 속으로 파묻히면서 괴물이 보이지 않게 했다.


"슬비야. 괜찮아. 엄마가 지켜줄게."
"아빠도 있단다. 그러니 무서워하지 마렴."


 손톱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가 내려치려는 모습이 보이자 엄마는 그녀의 품을 더 끌어안았고, 아버지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면서 양팔을 벌린 채로 서 있었다. 소녀는 두 눈을 크게 뜨면서 이러다가는 정말로 죽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안 돼... 그러지마. 제발 그만해.'


 속으로 간절하게 말했다. 너무 무서운 나머지 입 밖으로 내보내지 못한 것이었다. 크리자리드의 손톱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각각 덮치고 있었다. 조금만 있다면 손톱에 박혀서 죽게 될 것만 같았다. 그러자 소녀는 마음 속 깊은 것을 끌어오르듯이 목청이 터져라 외친다.


"그만해에에에에!!!"


 소녀의 외침과 동시에 그녀를 중심으로 강력한 파장이 발생했다. 집안의 물건들이 금이가면서 산산조각이 나는 건 물론이고, 크리자리드 두 마리가 뭔가에 맞고 벽 쪽으로 나가떨어졌다. 소녀는 그들이 나가 떨어진 것을 보고 어떻게 된 일인지 영문을 몰랐지만 두마리 차원종은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이제 살았다는 생각에 소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엄마, 아빠. 살았어요. 엄마? 아빠?"


 소녀를 끌어안은 엄마의 손에 힘이 빠지고 있었다. 아빠의 몸도 힘없이 쓰러지면서 소녀를 덮친다. 두사람ㅇ 머리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녀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로 굳어버렸다.


"엄마... 아빠..."
"스...슬, 비... 야."
"무... 사했..."


 두 사람은 천천히 움직이면서 소녀를 덮친 채로 쓰러졌고, 소녀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면서 눈동자의 초점이 흔들리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



[ 차원종에게 복수를 하려던 인간 전사, 그 복수대상이 자기 자신인지도 모르고 그러다니 한심해. 너희 가족은 네가 죽인 거야. 그것도 모르고 아무 상관없는 차원종을 죽여온 어리석은 인간이지. 그래. 너는 살인자에 불과해.]


 두 무릎을 가슴앞으로 끌어당긴 채 몸을 웅크리고 있는 슬비에게 티어매트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들려온다. 그녀는 끔찍한 진실과 마주했다. 티어매트의 능력은 사람의 어두운 과거를 끌어내 그대로 재현하는 것, 조작은 없었다. 차원종에게 죽임을 당한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클로저가 되어 지금까지 훈련을 받고, 실전에 투입되면서 차원종들을 상대했다. 티어매트의 악몽 속이지만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었는데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내가... 죽였다고? 거짓말... 이라고 말해줘."
[너는 살인자야. 부모를 죽인 살인자.]

"아니야. 난, 나는... 으으으!!"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면서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허공에서 살인자라는 단어가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제발 그만해달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티어매트의 목소리가 그녀의 머리를 깨뜨릴 기세로 반복재생을 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클로저를 지금까지 한 게 자괴감이 들었다. 부모를 죽인 원수가 자기 자신이면서 지금까지 위선적인 행동을 해왔다는 얘기였으니까.


 그녀의 눈 앞에 부모님의 모습이 보여졌다. 두 사람은 동태눈을 한 모습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차갑게 말한다.


"왜 엄마 아빠를 죽이고도 뻔뻔하게 살아있는 거지?"

"낳아주신 부모의 은혜를 모르고 행동하는 너 같은 딸을 둔 게 원망스럽다!"

"어, 엄마... 아빠."


 검은색 배경이 더 진해지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서서히 부식되어간다. 검은색 핏줄이 피부에 생겨나고 있었고, 눈동자 색도 검은색 동태눈으로 바뀌어갔다.



*  *  *



 데이비드 국장님께서 내게 말씀하신 대로였다. 슬비에게는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었지만 티어매트의 악몽 속에서 그 진실이 드러나게 되었다. 아카데미에서 차원종에 관한 도감을 배웠을 테니 슬비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티어매트가 할 수 있는 건 인간의 내면의 어둠을 끄집어내는 거 뿐이다. 절대로 기억하고 싶지 않는 과거를 끄집어내서 강제로 떠올리게 하여 정신적으로 흔드는 것이다.


 정신력이 크게 흔들리게 되면 그 사람의 머릿 속에는 허상이 보이게 되고, 마치 소중한 사람이 배신하는 것 같은 장면이 눈에 보이게 될 수도 있었다. 설마 슬비가 위상력이 각성되면서 차원종 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뇌를 터뜨렸다고 할 줄은 몰랐다. 그분에게서 받은 사진은 그래도 그녀에게는 귀중한 것임에 분명했다. 지금의 그녀를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을.


 어두운 배경, 이곳에서 홀로 걸어가면서 그녀를 찾는다. 제한시간 내에 찾아내지 못한다면 나는 슬비의 어둠 속에서 죽게 된다. 어디 있는지는 위상력 기운으로 알 수 있다. 급하게 달려가다 보니 마침내 슬비가 웅크리면서 죽은 눈동자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유리가 왜 도와주라고 말했는지 알 거 같았다. 혹시나 이런 상황을 예측했던 게 아니었을까? 슬비는 지금 엄청난 사실을 알아버려서 저렇게 된 거다. 그 당시에는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을 거다. 아직 어렸을 때였으니까.


"슬비야. 정신차려. 나야, 이세하라고!!"


 검게 변한 채로 그녀를 감싸던 결계가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지 내 앞에서 번갯불을 일으킨 채로 반발을 일으킨다. 결계에 접근할 때마다 발생했다. 망설일 때가 아니다. 슬비를 구해내고 나도 살 방법이 필요했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때려서 깨울 생각을 했다.


"크으으윽!"

 검은 번갯불이 내 몸을 덮치면서 필사적으로 방해한다. 나는 한 걸음씩 무겁게 내딛으면서 슬비를 감싸던 결계 안으로 진입한다. 서서히 가까워질 때쯤에 번갯불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고,  심한 화상을 입은 내 몸에서 탄 연기가 나고 있었다. 슬비를 혼자 보내는 게 아니었다. 티어매트 봉인실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봉인해제 가능성도 생각하고 도와주러 왔어야 했다. 그래. 이건 나 자신에게 내려져야 되는 벌이다. 고통스럽지만 꾹 참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며 마침내 그녀에게 도달했고, 슬비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슬비야! 일어나!! 지금 여기서 잠 자고 있을 떄가 아니잖아!"
"이, 이세하?"

 고개가 조금 들어진 슬비의 눈동자가 다시 푸른색으로 변하면서 눈물이 두 줄기 흘러내리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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