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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거짓된 평화 - 6. 변화 (1) (+0718 추가)

작성자
Dadami
캐릭터
티나
등급
태스크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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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19.07.16
  • view4824

  "서지수 씨의 클론이, 거기에?"

  [그래, 있다고. 미안하지만 클론이라 하지 말고 흑지수라 불러줄래? 기분 나쁘니까.]


  의외의 말을 듣고 놀란 쿠로가 유정에게 되묻자, 무전에서 흑지수가 직접 답했다. 그는 그 말을 잠시 되새기더니 옅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당신과 함께 있던 사람들은 굉장히 좋은 사람들인 것 같군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저 제 감상이라 생각해주세요."

  [……너, 뭔가 알고 있구나.]


  흑지수의 말에 답을 하지 않은 그는 그녀가 아닌 유정에게 말했다.


  "유정 씨, 사냥터지기는 총장의 권한 아래에 시행되었다고 가정하면 분명 무슨 일이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흑지수 씨가 그곳에 올 수 있었을 테니까요."

  [너, 누구야.]

  [쿠로 씨, 그게 무슨 소리에요?]

  [쿠로?]

  "흑지수 씨는 나중에 제가 직접 찾아가겠습니다. 당신이라면, 저를 알고 있을 테니까요."

  [……알았어. 일단 입을 다물도록 하지.]

  "유정 씨는 먼저 아이들에게 지하 탐사를 부탁 드릴게요. 입구 쪽의 둘은 저와 시로, 이리나가 맡겠습니다. 유리와 티나 씨도 같이 데려가주세요."

  [정말 괜찮겠어요? 다리도 다치셨잖아요?]

  "입구의 둘도 문제지만 지금은 서둘러야 되니까요."


  쿠로는 무전을 끊으며 근처에 있던 시로와 이리나를 불렀다. 유리와 티나는 이미 저쪽으로 보낸 상태였다.


  "선생님, 아직 다치신 곳 안 나았잖아요? 그런데 들어가시려구요?"

  "가야 돼. 저 둘 중 하나는 확실하게 날 따라올 거야. 그러니, 남은 한 명을 부탁할게."


  이리나는 보이지 않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표정은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굳어있는 상태다. 아마 아무리 말려도 결국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시로는 그런 그가 걱정된다는 듯 말렸다.


  "조, 조금만 쉬었다가 들어가면 안 되요?"

  "지금 상황에서 지체하면 점점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시로가 걱정하는 건 고맙지만, 이번엔 말리지 말아줘."

  "선생님……."


  결국 시로도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도 알고 있는 것이다. 그가 완고하다는 것을. 하지만 그보다 마음이 더 앞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 말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이런 사람이란 걸 알기에, 더는 말릴 수 없어졌다.


  "저보고 고집이 세다고 하시지만, 선생님도 고집쟁이에요."

  "그런가?"


  되물었지만, 이미 알고 있다는 듯 평소와 같은 나긋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였다.




  [정말 괜찮겠나, 쿠로?]

  "응, 괜찮아. 시간을 최대한 끌어볼테니 시로를 부탁할게."

  [……알았다. 조심해라.]

  "응."


  무전을 끊은 그는 복도 중앙에서 주변을 조심스레 둘러보고 있다. 마치 무언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는듯, 하지만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듯 경계하고 있다. 그러다 무언가의 낌새를 눈치챈 그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자, 그것을 신호로 삼아 천장이 무너졌다.


  "드디어 왔구나!"


  그리고 그곳에서 붉은 단발의 그녀가 너클을 낀 주먹을 내지르며 떨어졌다. 떨어지는 잔해를 피한 뒤 바로 자신을 향해 내질러오는 주먹을 권총으로 막은 그는 터진 충격파를 역이용해 거리를 벌렸다.


  "자기의 위상 장막, 너무한 거 아니야? 충격파도 상쇄할 정도면 방패급이 아니잖아?"

  "내 위상력으로는 이런 것밖에 못해."


  그의 위상력은 공격보다는 신체강화와 방어에 특화되어 있다. 만약 차원전쟁 때 유니온에서 제대로 된 훈련을 받고 자랐다면, 그는 총이 아닌 방패를 사용했을 것이다.


  "아직 다리도 다 안 나았으면서 벌써 나오다니, 혹시 M(마조히스트)이야? 아픈 걸 즐기는 거야? 예전부터 다쳐도 싸웠던 건 그랬던 거야?"

  "나는 노말이다. 아픈 것도 괴롭히는 것도 싫어."

  "어라, 아쉽네. M이라면 내가 마음껏 괴롭혀줄텐데……."

  "……넌 진짜 변한 게 없구나. '유라'."


  붉은 단발의 여성, 유라는 그의 말에 희열을 느끼듯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몸을 베베 꼬며 거친 숨을 뱉어내었다.


  "아아, 내 이름을 기억해줬어. 나랑 똑같아! 나도 기억하고 있어, 옛날에 불리던 자기의 이름을! 지금은 이름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내겐 여전히 그 이름으로 떠오른다구? 기뻐? 기쁜 거지? 기쁘다고 해줄 거지?"

  "지금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면 아마 기뻐했을지도 모르네."


  그에게 있어 과거의 일은 후회만이 남아 있는 지옥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없더라면 지금의 그도 없었기에, 마냥 잊을 수도 없었다. 그런 과거를 잊지 못한 자신과, 그것을 기억하는 옛 팀원의 모습을 그가 싫어할 리가 없던 것이다. 다만, 그는 웃을 수 없었다. 지금은, 서로 싸워야만 하는 적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나랑 같이 가자, 나랑 같이 살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구? 예전에 해왔던 것처럼만 하면 그 누구도 우리를 방해할 수 없어!"

  "미안하지만, 지금의 너의 청혼은 받을 수 없을 것 같네. 나도 해야 할 게 있는데, 네가 막고 있으니까."


  다른 누군가가 본다면 곧 서로 목숨을 빼앗을 지경으로 싸울 둘이라는 걸 절대 눈치채지 못할 여유 넘치는 대화가, 그들이 어지간히 가까웠던 사이가 아니었음을 알려주었다. 만약 이곳에 아이들이 있었다면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하면서 벙 쪘을 것이다.


  "아─ 그렇구나. 소중한, 사람들이랬지?"


  그 순간, 그녀의 눈빛이 바뀌었다.


  "그 중에서 확실히 자기에게 마음이 있던 거, 서유리랬나?"

  "……."


  그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이미 확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직접적으로 대면한 건 유리 한 명이고, 처음 고성 안으로 들어왔을 때도 마음을 드러냈기에 부정할 수 없었다.


  "다른 애들 따위는 관심 없어─ 나에게는 자기뿐이면 되니까. 그런데, 그건 방해야."

  "생물로도 보고 있지 않는 건가."


  유라의 눈은 둥글고 크기 때문에 평범하게 본다면 굉장히 예쁜 눈이다. 게다가 그 사지를 다니던 때가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고운 피부와 또렷한 이목구비 때문에, 현재 쿠로보다 한 살 어린 그녀의 나이에도 학생으로 보일 정도로 동안이다. 하지만 시도때도 없이 짓는 조소와 사백안이 주변 사람들을 소름돋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그녀가 사백안을 지을 때는 광기 어린 성격까지 나타내기 때문에 'Nameless' 때도 어지간히 맛이 간 조직원이 아닌 이상 건들지도 못했다. 그런 그녀를 평소처럼 받아준 건, 팀원들뿐이었다.


  "뭐, 그 외에도 거슬리는 것들은 넘쳐나. 지금 '에덴' 과 싸우고 있는 둘이라던가, 고성 바깥에서 계속 지하로 들어가는 걸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들이라던가. 자기가 없었으면 진작에 다 죽여버렸을 텐데……."


  그런 그녀의 눈은 빛이 담기지 않은 싸늘한 흑안. 자신이 하찮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부술 때 짓는 표정과 분위기였다.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왜 맨날 다들 방해하는 거야? 난 그저 자기와 함께 평생 둘이서 살고 싶을 뿐인데? 방해되는 건 다 부수고 죽이면 되잖아? 근데 왜 말리는 걸까?"


  그 부수고 죽이는 게 안 되는 일이니까 말리지 않을까, 라며 속으로 태클을 건 그였다.


  "이상해, 이상해. 자기는 이러지 않았는데 말이야. 나랑 똑같았잖아? 다 부수고 죽이는 게 좋았잖아? 차원종도, 우리를 방해했던 모든 쓰레기들을 짓이겨놓고선 시선조차 주지 않고 가버렸던 자기가 좋아서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그때, 그녀의 분위기가 다시금 바뀌었다. 무언가 깨달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다시금 그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아, 그렇구나?"


  그녀의 입가가 점점 길게 찢어져간다.


  "그랬던 거구나?"


  광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붉히며, 황홀하다는 듯 양손을 자신의 양볼에 두며.


  "자기, 세뇌당한 거구나?"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비틀거리는듯 흔들리는 몸으로 천천히 걸어와, 그의 바로 앞에서 멈췄다.


  "성격도, 행동도, 무기도, 옷도, 눈빛도, 입도! 모든 것을 세뇌당한 거구나!"


  그 순간 미간을 향해 내지르는 주먹을 피하며 다시금 뒤로 벌린 그가 완전히 피하지 못해 스친 부분의 피를 손으로 훔쳤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움직여 그를 향했다. 그 표정은,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듯, 그 무엇도 부수고 싶은듯, 초점도 빛도 없는 싸늘한 눈동자였다.


  "어째서? 왜 피하는 거야? 자기의 세뇌를 풀려는 거잖아? 피하면 안 돼? 맞지 않으면 세뇌가 풀리지 않아?"


  그는 예상 이상으로 강해진 그녀의 힘과 광기가 신경 쓰임과 동시에 더이상 시간을 끌 수가 없어졌다. 조급해지는 마음을 최대한 억누르며 지금껏 쥐고 있었던 총을 보관 가방에 집어넣은 뒤, 검은 코트 안쪽에 숨겨놓은 쿠크리 두 자루를 꺼냈다.


  "어라, 그거……."

  "정말 오랜만에 쓰는 거야."


  그는 평소 권총을 무기로 쓰지만, 지금의 권총을 받기 전에는 임시로 받았던 무기 중, 쿠크리를 주로 사용했다. 게다가 권총의 내구도와 뭉툭한 모양새 때문에 불편했던 과거에는 권총을 쿠크리처럼 사용한 적이 대부분이었다. 즉, 그의 실질적인 무기는 권총이 아닌 쿠크리인 것이다. 그것은, 'Nameless' 에 속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도 모르고, 그녀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아아, 아아아아─!"


  그녀는 다시금 광기를 흘리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너무나 기뻐! 날 위해, 날 위해 그걸 꺼내준 거지? 지금까지 쓰지 않은 그것을, 오로지 날 위해서!"


  내지르는 너클을 쿠크리로 막고, 터져나오는 충격파를 위상 장막으로 상쇄한 그는 작게 기합을 내며 그대로 밀어버렸다. 그리고 우앗, 하며 작게 비명을 지른 그녀를 향해 바로 달려들어 쿠크리를 휘두르자, 당황한 그녀가 재빨리 몸을 틀었다. 하지만 반응이 조금 늦어 옆구리를 스친 탓에 피가 터져나왔다.


  "아파, 아파, 아프잖아. 너무해, 너무해. 쿠크리, 정말 옛날에 썼던 것과 비슷하잖아. 그 뭉툭함까지!"


  그의 쿠크리는, 나타의 쿠크리와 달리 날이 제대로 서 있지 않고 뭉툭했다. 그것은 과거에 받은 쿠크리와 거의 유사했다. 기본적으로 칼이라는 건 날이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면 베는 게 힘들다. 찌르는 것도, 베는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칼은 몽둥이만도 못한 무기지만, 사용법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


  "아아, 너무 아파, 너무나 아파, 너무나 좋아!"


  황홀한 표정으로 자신의 옆구리에서 나온 피를 손에 묻혀 혓바닥으로 핥은 그녀는 사백안을 그에게 향한 채 몸을 베베 꼬았다.


  "그때의 고통, 그때의 느낌. 완전히 똑같아. 아아, 행복해,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아!"


  고통을 음미하듯 거친 숨을 계속해서 내쉬다가.


  "좀 더, 좀 더! 원하는 만큼! 자기가 원하는 만큼, 내가 원하는 만큼! 더, 더 간절하게!"


  그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그래, 더 추자고. 너와 나의 왈츠를."


  그리고 둘은, 더욱 격렬하게 격돌했다.




  ─────




  잦은 공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계속 이렇게 중간중간 휴재를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번 시즌이 끝나고 한동안 휴식을 가질 때 아예 돌아올 예정입니다. 현실 일도 중요하지만 저에게는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도 엄청 중요하고 감사하니까요. 계속해서 휴재를 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시즌이 끝나려면 아직 몇 주 남았기에 나중에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에 공지로, 또는 아예 끝났을 때 다음 화로 찾아뵙겠습니다.


  학생 분들은 방학 시즌이고 일부 직장인 분들은 막바지라 바쁘시거나 곧 여름 휴가 시즌이실 텐데, 덥다고 에어컨을 너무 틀면 도리어 자주 아픕니다! 다들 몸조심하시고, 더위 먹지 않도록, 그리고 냉방병 걸리지 않도록 몸을 챙겨주시길! 저도 아프지 않도록 조심하겠습니다! 모두들 평안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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