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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영웅의 아들 28화

작성자
검은코트의사내
캐릭터
이세하
등급
정식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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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19.06.23
  • view4748

 유리는 돌아가는 길에 두 눈을 아래로 내리면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세하는 원래 클로저가 되기를 싫어한 남자애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권하는 것은 그녀도 원하지 않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권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명령이라 어쩔 수 없이 한 거였다.


 그랬던 그가 자신 때문에 클로저가 되었다는 소리를 들으니 죄책감이 느껴졌고, 자책감이 들었다. 가슴에 손을 얹으면서 우울한 표정을 짓는다. 약하다. 자기 자신은 나약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받고, 지금도 열심히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가 도와주겠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은 나약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나약한 모습을 그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가정에서는 동생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야 된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다. 그렇게 노력했다고 알았지만 세하에게는 자신의 속내를 들켜버렸다. 그래서 그와 마주할 자신이 없었기에 피해다녔던 것이다.


"이세하."


 작은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낸다. 발걸음을 멈춘 채 한 손으로 가슴 부위에 있는 옷깃을 잡으면서 눈을 내리깐다. 마치 헤어진 연인을 보는 느낌이었다. 싸늘한 바람이 그녀의 머릿결을 휘날리면서 위로라도 해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마음을 열지 않는 그녀였다.


 잠시나마 회상에 잠긴다. 세하가 지금까지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주었고, 동생들을 대신해서 돌봐주기도 했었다. 생각해보면 그에게 폐만 끼친 거 같다고 느껴졌다. 이대로 도움만 받으면서 사는 건 싫어했다. 자신의 일로 누군가가 관련되는 것은 감당하지 못하니까.


 부모가 사고를 당한 때를 떠올린다. 사고가 난 것도 자신 때문이었으니까. 그녀의 머릿속에서 부모님의 이미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두 분이 사망 사고를 당하시면서 의사선생님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린다.


'두 분께서는 이것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당시 어렸던 그녀가 사달라고 부탁했던 토끼인형이었다. 그것을 꼭 간직한 채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죽더라도 인형만은 다치지 않게 하려는 그런 모습으로 말이다. 자신의 몸을 우선하지 않고, 그 인형을 우선순위로 보호하는 그 모습이 그녀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또 그런 일이 벌어질 수는 없어."


 세하도 자신 때문에 클로저 일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게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전에 만난 그 가면의 사내가 위험 인물인 이상, 그가 이이상 관련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세하는 본인의 자발적으로 클로저가 된 거라고 했지만 그런 그를 클로저로 끌어들인 것은 나약한 자신이라고 확신했다.


띠링-


 문자가 도착했다. 강남 곳곳에서 대량 차원종들이 출현했다는 소식에 그녀는 회상을 접어들고, 곧바로 출현한 현장으로 뛰어간다.



*  *  *



 웃는 가면의 사내는 고층 건물 옥상에서 쌍원경으로 위상 억제기의 위치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새하얀 장갑 안 쪽에 있는 손목 부분을 시계방향으로 돌리자 커다란 링처럼 회전함과 동시에 붉은색 스파크가 그 손에서 터져 나온다. 그리고 허공에 손을 짚자, 그곳에서 차원문이 열려 하급 차원종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환할 수 있는 건, 이 정도군. 그렇다면."


 기계음성으로 중얼거리면서 그의 옆에 놓여있던 검은색 서류 가방을 열어젖혔다. 그곳에서 나온 것은 날아다니는 잠자리 모양의 드론이었다. 자동으로 설정해서 목표물로 돌진하는 테러용 드론이었다. 그는 드론에 저멀리 보이는 위상력 억제기를 표적으로 삼은 뒤, 그대로 날려보냈다.


 잠시 후에 클로저들이 도착하여 하급 차원종들을 상대하고 있다. 그들이 당연히 소멸되고 있었지만 드론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가면의 사내는 이대로 드론이 위상 억제기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있었지만 그의 뒤에서 누군가가 착지하는 게 보였다.


"여기서 뭐하시는 건가요? 차원종들을 불러낸 건 당신이죠?"


 유리가 권총으로 그를 겨누면서 외쳤다. 나머지 한 손에 들려 있던 검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차원종을 상대하는 도중, 익숙한 사람의 모습을 우연히 발견해서 여기로 온 것이었다. 남자는 한 손으로 가면을 바로 쓴 뒤에 그녀에게 입을 열었다.


"전에 만난 클로저군. 운 좋게 살아났는데 또 다시 찾아올 줄은 몰랐다. 맞다. 내가 차원종을 불러냈다. 그래서 어쩔거지? 죽일 건가?"


 마지막에 들려오는 그 발언이 그녀에게는 오싹하게 느껴졌다. 죽인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차가운 말투에 권총을 잡은 손이 떨릴 정도였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건가요?"

"그럼 너야말로 왜 클로저 일을 하는 거지?"

"그거야 당연히 위협이 되는 차원종들을 쓰러뜨리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죠."

"구한다고? 구한다는 기준은 어떤 사람들까지 허용하는 건가?"

"네?"

 말문이 막힐 정도의 질문이었다. 사람들을 구하기는 하는데 주로 어떤 사람들을 구하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그 질문에 유리는 대답하기가 곤란했는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자 남자가 입을 열었다.


"너희 클로저들은 모든 사람을 기준으로 구하려고 하겠지. 내 말이 틀린가?"

"네. 맞아요. 그렇긴 한데, 질문하시는 의도가 뭔지 몰라서 당황스러워요."

"당황스러워? 왜 이게 당황스러운 질문이지? 간단하게 대답을 하면 되는 일이다. 그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건, 뭔가 경험이 있었나 **?"


 유리는 그의 말에 눈을 내리깔면서 지난 일을 떠올렸다. 이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가끔은 나쁜 사람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구해줄 때마다 조금씩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다. 클로저의 의무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을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 불만없이 계속 해왔었지만.


"사람을 구하는 것, 위대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너희가 구하는 자들은, 대부분 악한 인간들이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악한 인간들이라니,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아는 거죠?"

"그들의 본심을 봤으니까 아는 거다. 인간은 모두 악에 물들어 있다. 겉모습으로는 선한 인격으로 보이지만 내부로는 악한 인격을 숨기는 자들이다. 정작 중요한 일이 일어날 때 악한 인격을 내비치기도 하는 편이다. 바로, 이 가면처럼 말이지."


 오른손 검지로 자신이 쓴 가면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가면, 선한 인격과 악한 인격을 의미하고 있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본심을 실제로 봤다고 말했다. 유리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조금은 알고 있지만 자신이 구해낸 사람들 중에는 악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확신했다.


"모든 사람이 악하지는 않아요. 실제로 본 사람들은 악한 인간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만난 사람들은 적어도 좋은 사람들 뿐이었으니까요."
"좋은 사람? 겉모습이 좋은 사람이라는 건가? 아니면 본모습이 좋은 사람이라는 건가?"


 그의 질문에 그녀는 또 말문이 막혔다. 사람이 타인의 본 모습을 알아채는 건 어려운 일이다. 속마음을 모른 채로 살아가다가 배신을 당하는 사례가 있기 마련이다. 그 결과로 복수를 하게 되고, 또 복수를 하게 되는 악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기도 하기 마련이다. 남자는 이러한 것을 설명하면서 오른쪽 손바닥을 들어서 뭔가를 떠받치는 듯한 몸짓을 한 뒤에 말을 이었다.


"결국 인간은 그러한 존재라는 거다. 겉으로는 착하고,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하면서 중요한 순간에는 본성을 드러내게 되지. 나는 보았다. 모든 인간들의 추악한 본성을."

"그렇다고 해서, 차원종들을 풀어서 사람들을 습격하게 두는 게 잘한 일이라고 보세요? 더는 못 참아요. 얌전히 투항하세요."

"호오, 날 잡겠다는 건가? 시험을 해주도록 하지."


 그의 양 손에서 검붉은 스파크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유리는 검과 총을 꺼내 전투 준비를 마쳤다. 더 이상 민간인으로 봐줄 수는 없다. 차원종을 직접 풀어놓은 것을 보았고, 클로저를 상대할 만한 전투력을 가졌던 위험한 적이었으니까. 그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막아내는 게 우선이라고 그녀는 판단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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