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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일반]무자비한 자애 - 3화

작성자
MoonLark
캐릭터
이세하
등급
태스크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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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2023.12.24
  • view4395
3화. 워메 시밤바 잘못 걸렸누








오늘도 우리 늙은이랑 같이 한가로이 지구에서 벌어지는 차원 전쟁을 시청하던 도중 문득 궁금해졌다.

"아부지."

"왜 그러느냐 아들아?"

"생각해보니 슬슬 전쟁 끝날 때잖아?"

"그렇지. 타이밍만 놓고 보면 클라이맥스를 앞둔 느낌이니까!"

근데 이거 전세 형국이 암만봐도 인간이 일방적으로 발리는데.

괜찮은겨 이거?

나도 일단은 인간이고.

이런 몸에 깃들기 전까진 평범한 인간이었던지라 가능한 인간이 이겼으면 했는데.

"음.....아부지. 우린 저기에 끼어들면 안되겄지?"

"으음. 일단 우리는 중립 입장이니 말이야."

물론, 말이 중립인거고 아마 군주들 중 우리가 인간 쪽에 호의적이라는 건 모르는 이가 거의 없을거다.

3천년 전부터 쭉 인간을 지켜보고 있으니까.

다만, 이쪽이 표면 상 중립을 지키니 명분이 없는거다.

그래서 암묵적으로 입을 다물 뿐 실제론 아부지랑 위대한 의지 양반도 서로 은근히 견제 중이지.

하지만 위대한 의지 양반도 바보는 아니라서 군주 둘을 동시에 상대할 생각은 없는지 딱히 이렇다할 모션을 취한 적은 없다.

그렇기에 반대로 이쪽도 섣불리 나설 순 없는거고.

괜히 인간 돕겠다고 나섰다가 그거 명분 삼아 다른 군주들까지 끌어들여 시비털러 오면 어느 쪽이든 곱게 끝날 것 같진 않으니.

아니, 군주들간의 신경전 이전에 애초에 나나 울 꼰대는 차원 압력 때문에 직접 지구에 들어갈 수 없다.

군주들은 물론이고, 저어기 이름 없는 군단의 군단장 놈들 수준만 되도 차원 압력 때문에 좀 ***하지.

그래서 준비해보았습니다.

"우리 이쁘고 사랑스런 귀염둥이 시스터들~ 그건 혹시 다 만들었니?"

"네. 오라버니의 분부에 따라....."

"오빠 말대로 언니랑 같이 열심히 만들었어요!"

미용사인 도그라와 재단사인 마그라.

그리고 디자이너인 바로 이 몸!

우리 삼남매의 노력이 합쳐져 만들어낸!

"오라버니의 화신체로 사용하될."

"N이예요!"

바로 내 아바타가 되어 줄 인형. N.

N이라는 이름은 물론 내 이름인 노덴스의 앞글자를 따왔다.

이 아바타에 내 의식을 옮기면 차원 압력에 영향 받지 않고 여기저기 드나들 수 있지.

일단 인형이래도 기본 그릇은 인간과 99% 일치하니까.

차원 전쟁 중인 현재 인류 측에서 영웅으로 활약 중인 울프팩 팀의 위상능력자 다섯 명.

그 중 나이트라 불리는 남성과 비숍이라 불리는 여성.

차원 압력에 그리 크게 영향받지 않는 따까리 하나 보내 그 두 사람의 혈흔과 모근 등으로 채취해 얻은 DNA 데이터까지 썼으니.

인간으로써 99% 정도는 완벽하다.

나머지 1%는 그래도 일단은 군주인 내 정신체를 견딜 수 있도록.....보험? 뭐 그런 비스무리한 걸 좀 집어넣었지.

"말 나온 김에 지금 당장 써보도록 하지!"

".....갑작스럽구나 아들아."

"아부지 이름 안 팔테니까 걱정 일랑 마쇼."

"그럼 되었다만, 가능한 눈에 띄는 행동은 삼가도록."

우리 늙은이가 평소답지 않게 재차 거듭해서 염려하는 바는 알고 있다.

알고 있고 말고.

이름 없는 군단 측과의 마찰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는 것도, 다른 군주들이 내 존재를 지각하는 것도 아닌.

물론 그런 걱정이 아예 없는 건 아니겠지만.

그가 가장 우려하는 건 뭐라 해도 나의 안위.

아바타로 내 정신체.

즉, 영혼을 옮기면 본래의 내 육신은 가사 상태에 들어가고 이 아바타 N이 일시적으로 내 진짜 육체가 된다.

다만, N은 어디까지나 내가 디자인했을 뿐.

실상 직접 만든 건 마그라와 도그라.

둘의 노고를 무시할 셈은 아니지만 이래봐도 군주라 불리는 존재로써 내 정신체의 격은 어지간한 그릇으로는 감당할 게 못되지.

따라서 정신체를 옮기는 과정에서 나 스스로 나 자신을 억눌러놔야 한다.

아바타에 정신체가 안착하고 나면 내가 쓸 수 있는 힘은 본래 상태의 10% 정도 될까 말까한 수준이려나.

5% 정도만 해도 저어기 이름 없는 군단의 군단장 놈들 멱 따는 것 정돈 아무 문제 없지만.

이조차 굉장히 약해진 상태라는 건 분명한 사실.

그런 의미에서 내 안위를 걱정해주고 있는 거다.

3천년 전부턴가?

내가 태어나고서부터 우리 영감님도 나름 인간미라는 게 생겼지.

물론, 그래봐야 나나 도그라&마그라에 한정해서지만.

몇천 조년을 우습게 넘기는 아득한 세월을 살아온 신(군주)를 상대로 3천년 동안이라는 짧은 시간만으로 변화시켰다는 걸 생각하면 제법 훌륭한 성과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

덕분에 도그라와 마그라도 태생이 태생인지라 처음은 좀 걱정했지만 성격, 성향, 성질만 놓고보면 지극히 평범한 인간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루시펠.

가능하면 그 녀석에게도 보여주고 싶은데 말이지.

말 나온 김에 지 와이프 챙기기 바빠 정신 없는 놈 면상 좀 보러 갈까.

남극이었나.

대행자 놈들과 인류 측 클로저들이 한데 뒤섞여 한창 맞짱 뜨고 있던 게.

"다녀오겄수."

"오라버니. 잘 다녀오십..."

"오빠! 올 때 메로나요!"

자. 드가자~~~!!!















한 소녀가 있었다.

독이라는 이름의 저주를 품고 있는 소녀.

저도 모르게 수 많은 이들을 그 독으로 영원한 잠에 들도록 인도한 소녀.

그 독의 힘으로 소녀는 집행자가 되었다.

위상력이라는 이름의 초능력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그 힘에 심취해 법을 어기고 규율과 질서를 어지르는 이들을 심판하기 위해 발탁된 존재로써.

그녀의 독은 그런 범법자들을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음으로 인도했다.

자신이 하는 이 일이 누군가에게 분명 도움이 되는 일이라 여기면서.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 돌아오는 건 살인자를 바라보는 경멸 어린 시선.

자신이 죽음으로 인도한 자들이 남긴 유가족의 슬픔과 원망, 그리고 분노.

누군가를 지키고 싶다.

누군가를 구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며 어떻게든 스스로를 어르고 달래며.

그 모든 것을 마주하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돌아온 최후는 배신.

위상능력자들을 규합해 인류의 수호라는 목적을 내건 범국가적 조직. 유니온.

그 유니온의 총장 미하엘 폰 키스크.

그녀에게 집행자라는 위치를 강요했던 그 자에 의해.

동료라 불러야할 유니온의 위상능력자들.

클로저들에게 배신당해.

그녀는 죽어가고 있었다.

춥고 고요한 남극의 동토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그런 그녀에게.


—얘. 좀 일어나 봐.


한 악마가 찾아왔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마치 눈 속에 파묻히듯.

오랜 시간을 남극의 설원에 쓰러져 있던 소녀.

"이봐. 아가씨. 살아있어?"

"....."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허나, 맥박도 숨소리도 놀라우리만치 정상.

평범한 인간은 물론.

제아무리 위상능력자라 한들 영하 80에 달하는...

혹은 그보다도 추운 남극의 땅에 오랜 시간 방치되어 살아있을리가 없다.

.....게임에서도 이런 애가 있었나?

현 시점은 울프팩 팀이 한창 활약 중인 차원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

이 세계에서 태어나 3천년이란 시간을 보내오며 이미 대부분의 지식은 망각했다.

게임의 제목인 클로저스라는 이름조차 지구의 위상능력자들이 스스로를 클로저라고 자칭하기 시작하고서야 새삼 다시 떠올랐을 뿐.

그 전까진 이 세계가 그 게임 속 세계라는 것만을 자각하고 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작 그 게임의 내용은 물론, 어떤 등장인물이 있었고, 어떤 시스템이 있었는지는 기억나는 게 전무.

3천년의 시간은 인간이었던 내게 있어 그만큼 터무니 없는 긴 세월이었으니까.

아마 내 영향을 받아 인간미가 생긴 것처럼 나도 그만한 시간이 흐르며 인간에서 벗어난 정신성을 구축하고 있는걸테지.

솔직히 어느 쪽이든 이젠 아무래도 좋다는 느낌이긴한데.

아무튼 흥미롭네.

자세히 보니 이 소녀는 단순히 평범한 위상능력자가 아니야.

몸 안에 흐르는 기운은 분명히 인간들이 각성한 제 2위상력.

허나, 그 내부 깊숙한 곳에 차원종의 위상력인 제 1위상력이 자리잡고 있다.

허나, 둘이 뒤섞이진 않고 확실히 분단된 상태.

욕조 속의 물풍선과도 같은.

아니, 이건 물과 기름이군.

한 곳에 있고 둘 사이의 경계는 없으나 본질적으로 뒤섞일 수도, 뒤섞여도 안 되는 상태.

그리고 뭣보다 이 1위상력.

기억에 있는 위상이다.

이름 없는 군단의 군주. 위대한 의지.

그런 그의 반려였고, 그 휘하의 이름 없는 군단을 이끄는 일곱 군단의 군단장 중 하나였던.

과거 홍수의 군단을 이끌었던 선대 대양왕.

릴리스.

분명 그런 이름이었지.

그런 그녀의 위상이 어째서 이 소녀의 안에 자리잡은 건지...는 이제부터 알아보면 될 일이고.

일단은.

"몸이 얼음처럼 차갑네. 하지만 이제 괜찮을거야. 아가씨."


살려야지.


제아무리 릴리스의 위상이.


그녀의 잔재가 깃들었다한들 이 이상은 위험하니까.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를 아가씨일세.

내가 우연히라도 여길 안 지나갔으면 어쩔 뻔 했어.

뭐, 멀리서나마 지나 그레이스도 봤겠다.

이 아가씨의 몸도 뎁혀둬야 할 것 같고.

오늘은 이만 돌아갈까.

















소녀는 꿈을 꾸고 있었다.

도저히 깨어날 것 같지 않은 공허하고 기나긴 꿈을.

아무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그저 홀로.

아니, 스스로를 악마라 지칭하는 한 존재와 단둘이서 그곳에 몇달 동안이나 갇혀있었다.

깨어날 수 없는 꿈.

이건 이미 죽었다는 걸까?

그럼 앞으로 영원히 이곳에 갇혀있을 뿐일까?

소녀는 그 누구도 답해주지 못할 의문을 수십, 수백, 수천 번 외치지만.

그녀의 곁에 있는 물방울은 목소리를 잃어 아무런 답을 해주지 않았다.

영원의 고독.

차라리 정말로 죽어 아무것도 못 느끼게 된다면 이라는 생각도 셀 수 없이 많이 했으나 바뀌는 건 없었다.

소녀는 외로웠다.

그 기나긴 고독이 소녀를 미치게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소녀를 괴롭히던 추위가 느껴지지 않게 되어.

어느 순간 따스함만이 소녀에게 남아 그녀를 진정시켰다.

그로부터 소녀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누군가 자신을 보살펴주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드는 따스함과 포근함.

그 안락함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꿈 속에까지 전해져 와 소녀의 불안정한 정신을 점차 호전시켜갔다.

소녀는 어느 순간 확신했다.

누군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던 자신을 그 추운 남극의 땅에서 데려와 보살펴주고 있다고.

소녀에게 그 감각은 너무도 생소한 것이었고.

동시에 소녀에게 있어 지금껏 느껴** 못했던 행복이었다.

그렇게 소녀의 마음에는 2가지의 모순되는 감정이 피어났다.

하나는 이 꿈에서 벗어나 자신을 보살펴주는 그 분을 만나고 싶다는 것.

또 하나는 이 꿈에서 벗어나는 순간 이 행복이 끝날 것만 같아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다는 것.

그 둘 사이에서 갈팡지팡하는 소녀.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었던 걸까?

어떻게 그게 가능했던 건지는 몰랐다.

그저 어느 순간부터.

들려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돌봐주는 은인의 목소리가.

부드럽고 자상한 따뜻한 목소리.

배려심이 묻어나는 애틋한 목소리.

그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닿을지는 모르나 소녀는 그와 자신이 대화를 한다는 기분으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대답했다.

그것만으로도 그동안의 외로움이 씻겨나가는 것만 같았으니.

소녀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루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소녀를 보살펴주기 시작하고서 한달 정도가 되는 날.

"안녕하세요? 저는, 애리라고 해요."

소녀는 그 날도 자신이 꿈에서 깨어나 그와 만나는 순간을 고대하며 물방울에 대고 자기 소개 연습을 하고 있던 그 때.

"지금껏 저를 보살펴주신 당신. 제 가족이 되어주지 않을래요? 제가 누나여도 좋고, 여동생이어도 좋아요...아, 아내라면 더 좋구요. 집안일도 제가 하고 돈도 제가 벌어올게요.....이제는 제가 당신을 보살펴드릴게요. 그러니까 당신은 아무것도 안하셔도 되요. 그냥 저와 함께 앞으로 오랫동안 꽁냥꽁냥 즐겁고 행복하게 사랑을 나눠요. 제가 바라는 건 그것 뿐이예요. 당신의 행복이 저의 행복. 그러니 앞으로는 가족으로써 한 시도...일분 일초도 떨어지지 말고 한 평생 함께해요. 그러니까 사랑하는 당신. 제 가족이 되어주지 않을래요?"

".....음, 어...에...응?"

소녀. 애리의 눈 앞에 뭔가 못 볼걸 봤다는, 아니.

들어선 안 될 걸 들었다는 듯이 당황한 기색의 청년이 서 있었다.

그가 당황해 낸 그 목소리가 애리의 귓가에 들어온 순간.

직감했다.

"아, 아아...아아아아...!!!"

저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자신의 가족이 되어줄 그이라고.















허미 쉬.펄 이기 뭐여.

주워온 아가씨 상태가 점점 괜찮아진다 싶어서 궁금증도 해소할 겸 얘기나 나누러 꿈 속에 들어왔는데 이게 뭐노.

아니, 진심 뭔데.

이 아가씨 왜 눈이 죽어있어?

방금 되게 뭔가 엄첨 긴 프로포즈도 당한 것 같은데?

이게 그 유명한 고백으로 혼내주마! 뭐 그런 거임?

뭔가 쥿된거 같은디? 멋진 배 타고 여행 가는 취미는 없는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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