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세기 초, 인류는 남극에서 초고대 문명이 만들어놓은 유적에 고이 봉인된 '지고의 원반'이란 지구엔 없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존재의 발견과 함께 그 유적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는 비슷한 유적에서 붕괴 기술과 역붕괴 기술을 접하게 된다.
두 기술의 근간이 되는 미지의 물질인 붕괴액. 그것은 붕괴 기술과 역붕괴 기술의 중요한 도구로, 붕괴액은 일종의 입자선을 방사하여 접촉한 입자의 인력·척력을 무력화, 물질을 양자 단위로 분해하는 작용을 하는데 이를 '붕괴'라 부른다.
또한 별도의 저장장치에 물질의 종전 원자 배열을 기록해두고 이를 컴퓨터의 물질 생성 모형으로 프로그래밍하여 분해된 물체를 재조립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를 '역붕괴'라 부른다.
역붕괴 과정에서 붕괴액은 물질의 압축 상태를 해제하고 전자와 에너지를 공급하여 물질을 활발한 유동적 상태로 만들어 인력과 척력을 복원하는 기능을 한다.
붕괴액은 지금까지 발견된 대부분의 유적에 엄청난 양이 비활성화 된 상태로 밀폐 보관되어 있는데, 유적 문명에게 붕괴액은 문명의 기반이 되는 자원으로써 마치 석유나 도시가스처럼 대중적인 것이었다고 여겨진다.
붕괴 작용과 역붕괴 작용을 자유자재로 다루었던 유적 문명의 기술력은 현 인류의 기술력을 원시 문명으로 취급할 정도로 압도적이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붕괴 작용과 역붕괴 작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재현할 수 있다면 붕괴액은 문명에 혁명적인 진보를 가져올 수 있는 혁신적인 물질이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한다면 파괴적인 작용밖에 가져오지 않는 극히 위험한 뿐인 물질이기도 하다.
역붕괴를 재현할 기술력이 없는 상태에서 붕괴액과 접촉하여 분해된 물질은 이전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기에 역붕괴 기술이 없는 붕괴액은 물질을 파괴하는 작용밖에 할 수 없다.
격납 용기에서 외부로 방출되어 활성화된 붕괴 입자가 인체에 무해할 만큼 붕괴되려면 10만 년이 걸리기 때문에 붕괴 입자가 대기 중에 누출된다면 자연적으로 제거되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활성화된 붕괴액은 자연적으로 제거되지 않으며 접촉하는 모든 물질을 양자 단위로 분해시키므로 어떤 물질에 있어서도 극히 치명적이지만, 특히 생명체에 있어서도 치명적인데, 붕괴 방사선에 노출되어 세포 구조가 붕괴된 생명체는 광역성 저복사 감염증, 통칭 E.L.I.D.를 일으킨다.
또한 붕괴액의 복사파는 통신 전파를 방해하는 작용을 일으켜 일대의 통신에 장애를 일으킨다. 불행하게도 유적 발견 시점에서 인류는 역붕괴 작용을 활용할 기술력이 없었다.
당시 인류의 기술력으로 역붕괴 작용은 재현은 커녕 그 과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조차 없었기에, 각 국가들은 제대로 활용하려면 상당한 연구가 필요한 역붕괴 작용보다는, 별다른 연구 없이도 파괴적으로 사용하기 편한 붕괴 작용에만 주목하였다.
이는 강대국의 광기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붕괴액의 무기화로 이어졌다. 붕괴액의 병기화와 실전 투입 과정에서 E.L.I.D.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견되었으나 세계 각국은 이를 무시하고 연구를 속행하였다. 결국 각국은 엄청난 수의 붕괴액 피폭자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후 '드레스덴 조약'으로 강대국들은 유적의 연구 및 무기화를 중단하였고 유적 연구는 국제연합 산하로 이관되어 평화로운 연구가 이루어지는 듯 했으나, 북란도 유적에서 사고로 유출된 대량의 붕괴액은 전 세계에 퍼지면서 인류 문명과 생태계에 치명적인 파멸을 안겼다.
붕괴액의 오염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자 붕괴액을 다루는 고대 문명의 것은 아니지만 그것과 관련있는 유적에 잠든 지고의 원반을 연구하는 자들은 몇몇 연구원들이 괴력이나 염동력 같은 초능력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을 발견.
이에 세계의 유력자들은 초능력의 구사를 원반의 힘으로 보고 이를 위상력 이라 명명한다. 그렇게 21세기에 접어들어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고 이는 어느 국가의 핵탄두 미사일 세례로 이어지는 상호확증파괴로 이어진다.
그러나 모종의 연유로 위성 통신을 방해가 되어 미사일 유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때문에 이 미사일 세례는 각국에 유의미한 타격을 입히지 못하였다.
이를 깨달은 각국은 재래식 수단으로 목표까지 핵탄두를 수송하는 전법으로 방향을 바꾸어서 온 바다와 하늘에서 해군과 공군을 총동원한 대전투가 펼쳐졌고, 수많은 주요 도시들과 대부분의 함선 및 항공기가 사라졌다.
모든 전략 투발 수단을 상실한 각국은 이윽고 육군을 이끌고 상대의 비오염 지역을 쟁탈하기 위한 점령전에 나섰다. 서로의 생존과 절멸을 건 이 전쟁으로 총 3천여 개 사단 규모의 병력이 소멸되었다.
3년에 걸친 치열한 대전, 그때까지 살아남은 중국, 미국, 러시아, 유럽 연합 등은 더 이상 전쟁을 지속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전쟁을 끝맺었다. 그러나 세계는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그런 상황에 따라 인류는 밖에 나가는 것조차 위험을 짊어지게 됨으로써,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이 상황을 타파할 해법으로 제시되면서 '자율인형' 기술이 테스트 단계에 들어선다.
새로운 세대의 로봇으로서, 자율인형은 인류와 유사한 외형과 고도의 AI, 그리고 뛰어난 행동력을 지녀 일상적인 업무부터 작전 보**지, 자율인형은 인류에 거대한 편리를 제공했고, 이 기술은 수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발전 속에서 3차 대전으로 잊고 있던 원반의 연구가 재개되었고 그로부터 10년 후, 지금으로 부터 18년 전. 그 무리한 실험 결과, 원반이 폭주하여 지구에는 두 가지 이변이 일어나게 된다.
첫째는 폭주한 원반이 무작위로 인간을 선별해 위상력을 각성시키는 것, 둘째는 다른 차원과의 경계에 균열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 균열이 바로 차원문이고, 생겨난 차원문으로 넘어온 차원종들과의 전쟁이 바로 차원전쟁인 것이다.
이러한 진실은 은폐가 되어 알려지지 않았고, 세계가 간신히 대전의 상처를 극복하고 평화의 시기를 맞이할 무렵, 지구 곳곳에서 차원문이 열리고 차원종이 전 세계를 습격한다.
차원종에게는 위험도가 매우 높은 붕괴액 병기나 핵 병기가 아닌 이상 통상적인 공격 수단이 통하지 않았다. 인류는 속수무책으로 간신히 재건된 도시가 유린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이 전쟁에서 '위상력'에 눈을 뜬 이들이 등장했고 각국 정부들은 위상력에 각성한 이능력자들을 동원하고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차원종을 제압하고, 막대한 희생 끝에 차원문을 닫는 것에 성공한다.
이후 위상력에 눈을 뜬 이능력자들에게는 문을 '닫는다'는 뜻에서 이능력자들은 '클로저(CLOSER)'라고 칭했고, 차원종의 대대적인 습격에는 '차원전쟁'이라는 명칭이 각각 붙게 된다.
대전의 뒤를 잇는 차원전쟁의 아픔을 딛고, 인류는 무너진 도시를 신도시로 빠르게 재건했다. 한편 차원문이 가진 위험성에 대비해, UN은 통상 군 병력 및 최신 전쟁 기계들을 갖춘 '세계 동맹군(The World Alliance Army)', 통칭 얼라이언스와 클로저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육성하며, 통제하는 '유니온(UNION)'을 창설.
이들을 중심으로 클로저들의 규합과 차원문의 연구도 진행되었다. 이윽고 유니온의 연구로 위상력이 특이점에 이르면 차원문이 열린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차원전쟁 이후 5년, 유니온과 얼라이언스는 전쟁 직후 새로이 성립된 신국제 연합의 이름아래 혼란에 빠진 세계를 수습하고 인도주의라는 명목아래 대대적으로 약소국들을 강대국에 합병하고자, 유니온의 클로저들과 얼라이언스 산하의 고도로 자동화되고 기계화된 군대를 동원한다.
당연히 이에 대한 반발은 범세계적인 무력 봉기로 이어진다. 봉기를 일으킨 이들은 이당시 재차 침략해온 차원종들과 손을 잡았고, 그로인해 벌어진 전쟁이 '2차' 차원 전쟁으로 결국 유니온과 얼라이언스가 승리했다.
차원전쟁의 아픔을 딛고, 인류는 무너진 도시를 신도시로 빠르게 재건했다. 세계 대전은 물론 두 차례에 걸친 차원 전쟁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의 정세는 타국에 비해 크게 위태로웠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러시아와 동유럽 일대에서 새로운 전란의 바람이 불어 닥친다. '철혈공업제조회사', 통칭 철혈공조로 불리는 회사는 3차 대전 이전에 세워졌다.
3차 대전과 두 차례의 차원 전쟁 당시 군용 자율 인형 판매를 비롯한 군수 물자 산업을 통해 대량의 자본과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졌고, 동유럽과 러시아에서의 권력과 그 영향력을 확대했다.
그러나 돌연. 그들이 개발한 인공지능과 군용 자율 인형들의 반란으로 철혈공조 내부의 모든 인간들이 살해당하는 사태가 발생. 러시아와 동유럽 내의 철혈제의 인형들이 반란을 일으키며 각지를 침공.
유니온과 얼라이언스 중 얼라이언스는 2차 차원전쟁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제2세대 전술인형'을 주력으로 운용하는 세계 규모의 다국적 PMC '그리폰 & 크루거'(이하 그리폰)를 고용해 동유럽을, 정확히는 철혈의 각 지부를 봉쇄한다.
철혈의 유럽 진공을 막으려는 그리폰과 이를 돌파하려는 철혈의 전쟁은 '철혈 전쟁'으로 명명된다. 개전이후 1년, 얼라이언스의 군대가 유니온과 함께 개입.
철혈의 본거지가 위치한 러시아의 시베리아 연방관구까지 철혈을 몰아세웠고 '노릴스크' 라는 도시 근처에서 벌인 최후의 대전투. '노릴스크 전투'에서 철혈의 주력 병력이 궤멸.
신국제 연합은 돌연히 철혈의 잔당을 소탕하는 대신 '철의 장막'이라는 광역 실드시스템이 가동해 철혈의 세력권인 시베리아 연방관구 중부 일부와 북부 일대의 육지와 항공을 봉쇄해 철혈을 가둬버린다.
그리하여 이 '철혈 전쟁'은 공식적으로 '노릴스크 전투'의 승리와 함께 종결되었지만, 노릴스크 전투 이후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2차 차원 전쟁'과 '철혈 전쟁'에서 활약했던 그리폰의 전술 지휘관들은 혼란이 만연한 세계 각지의 전장터를 누빈다. 그것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다.
서력 2,062년 남아메리카 대륙에 위치한 한 때 '멕시코' 라고 불리었던 국가가 위치했던 지역의 어느 도시. 남아메리카 대륙은 3차 대전 당시의 그 큰 혼란으로 인해 국가 자체가 붕괴되는 사태를 맞이했다.
1,2차 차원 전쟁 당시에는 군벌과 카르텔이 전국시대의 그것마냥 각 지역을 통치하며 압정을 펼쳤고, 해당 전쟁이 끝난 이후, 브라질, 칠레, 쿠바 등의 국가였던 지역을 중심으로 '얼라이언스'의 군정을 받는 지역들이 생겨나 그곳에 사는 지역민들은 평화와 풍요라는 것을 다시금 되찾았다.
이 말은 즉 얼라이언스가 군정을 펼치지 않는 미탈환 지역에서는 군벌과 카르텔 간의 전쟁와 혼란, 압정이 펼쳐진다는 것으로 남미 대륙은 그냥 끝장이 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한 지역에 작전을 수행하러온 자들이 있었으니 '안전계약사, 그리폰&크루거'의 용병들이다.
이들이 이 도시에 작전을 위해 침투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남미의 얼라이언스 지부에서 누군가가 이지역의 카르텔에게 팔아치운 '붕괴액' 탄두를 회수하고 해당 카르텔의 수장의 제거를 위해서다.
"…라는 소문이 돌고 있소만."
척봐도 나 범죄조직 보스요 라는 풍채가 물씬 느껴지는 뚱뚱한 체격에 간사한 얼굴을 지닌 말쑥하고 갈끔한 백색정장의 중년 남성이 시가를 한모금 피우며 말하자 그와 마주한 젊은 남성이 하하 웃는다.
"천하의 그리폰도 철옹성같은 이곳에서는 침투하지 못할 겁니다. 암, 그렇고 말구요."
흑발에 녹색 눈동자인 이 남자는 흑색 기조로한 얇은 코트와 검은 정장차림이었다. 그의 이같은 말에 그와 마주한 중년 남성. 붕괴액 탄두를 밀매입한 카르텔의 수장이 후후 웃는다.
"그런데 내 눈앞에 있는 남자는 그걸 용케도 해냈더구만."
"무슨…?"
"서지혁. 네 놈이 로비스트인 척하고 이곳에 들어온줄 내가 모르고 있을줄 알았나? 멍청하긴…게다가 네가 아끼는 인형들도 놔두고 혼자왔더구만. 네 놈의 몸값을 그 크루거 사장 양반과 협상해보도록 할까?"
카르텔의 수장은 음흉하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고 그러자 수십명의 중무장한 카르텔의 조직원들이 들이닥치며 카르텔의 수장과 마주한 남자를 애워싸며 총구를 겨눈다.
"이 중무장한 요새에선 네 놈이 아무리 뛰어난 위상능력자라고 해도 빠져나갈 수는 없을 거다."
그러면서 그는 수하에게서 권총을 넘겨받으며 그 총구를 눈앞의 남자를 향해 겨눈다. 이에 남자는 여유있는 얼굴로 입을 연다.
"다 좋은데 마지막으로 남길 유언은 없어? 슬슬 때가 된 것 같아서 말이야. 고객이 확실한 증거로 네 머리통 잘라서 가져오라고 했거든. 그 돼지 머리 도축하기 전에 남길 말 없냐는 거지."
"이 ** 놈이…아직도 여유를……."
카르텔 수장이 서지혁이라고 불린 남자에게 뭐라 말을 끝맺으려는 그 순간 근처 창문 유리가 챙그랑하고 깨지는 것과 동시에 카르텔의 수장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아아아악! 내 손! 내 손!"
깨진 창문 너머로 밖에서 저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환이 카르텔 수장의 손목을 말그대로 날려버렸고 그의 수하들이 깜짝 놀라면서도 빠르게 대응하려는 것과 동시에 몇발의 저격이 추가로 날아들었다.
"으헉!"
"컥!"
서너명의 카르텔 조직원이 저격에 쓰러지자 그 절묘한 타이밍에 맞춰서 두 명의 총기로 무장한 소녀가 쾅! 하고 발로 문을 차며 들이닥친다.
타타타타타타-!
방 내부로 들이닥친 소녀들은 그대로 총기를 난사하며 카르텔 조직원들을 쓰러뜨렸고 그녀들 중 G36소총으로 무장했고 독특하게 메이드 복을 갖춰입은 날카로운 눈매를 지녔지만 미녀이며, 긴 백금발을 길게 뒤로 땋은 헤어스타일을 소녀가 서지혁이라고 불린 남자에게 리볼버 권총 한정을 던진다.
그 소녀가 던진 권총을 남자가 붙잡는 것과 동시에 남자의 머리칼은 은발로 녹색 눈동자였던 것이 금색으로 바뀐다. 권총을 붙잡은 남자는 그대로 빠른 속사로 카르텔 수장 근처의 카르텔 조직원 넷의 머리통을 총탄으로 날려버린다.
타탕! 탕탕!
그들이 쓰러지자 메이드복 차림의 소녀와 함께 이 방으로 들이닥쳤던 RO635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후드가 달린 노란색 재킷을 입은 소녀가 은발이된 남자, 지혁에게 보고한다.
"적의 전력을 일소했습니다."
"수고했어, RO."
지혁에게 RO라고 불린 소녀는 그 두 눈동자가 각각 붉은 색과 노란색 오드아이에, 긴 검은 머리카락을 양 갈래 형식으로 묶되 아래로 늘어뜨린 헤어스타일 그리고 앞머리 일부분에 흰색으로 브리지를 한 소녀다.
"G36, 나이프 있어? 의뢰비를 받으려면 이자식의 목을 잘라가야 하거든."
"옷에 피가 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피가 뭍은 세탁물을 세탁하려면 번거롭습니다."
지혁에게 G36이라 불린 소녀는 날카로우면서도 나름 예리하며 큰 사이즈의 군용 대검을 그에게 건넨다.
"사, 살려주게! 돈이라면 얼마든지 주겠네! 타, 탄두도 가져가게!"
"그거 유언이지? 잘 가라."
"히이이이익-!?"
그로부터 잠시 후, 지혁은 한 손에는 권총을 다른 한손에는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자루 하나를 들고선 그가 있던 건물을 두 소녀와 함께 빠져나왔다. 이 때 이들의 곁으로 G41 소총으로 무장한 자그만한 소녀가 그녀의 체구에는 무거워보이는 검정색 케이스 가방을 들고 폴짝폴짝 달려온다.
"주인님! 탄두 가져왔습니다! 쓰다듬어 주세요!"
붉은색과 푸른색 눈동자라는 오드아이인 두 눈을 반짝이며 소녀는 지혁을 향해 고개를 들어올린다. 그녀는 머리 위에 슈슈라고 하기엔 뭔가 기묘한 걸로 강아지 귀가 달렸고 자신의 빛나는 금발 머리를 양갈래로 묶었다.
거기에 복장은 시스루에 가까운 새하얀 복장에 가슴족에는 푸른 장미 장식이 있고 양팔은 장갑으로 보호했으며 왼다리 역시 장갑복으로 보호하는 형태였다.
"수고했어, G41. 이제 돌아가자."
"예!"
지혁이 G41이라 칭한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자 그녀는 기분 좋은 강아지마냥 귀를 쫑긋쫑긋 거린다. 그리고 이런 그들의 곁으로 두 소녀가 다가왔다.
한 소녀는 WA2000 저격총으로 무장한 고급스런 검정색 교복 스타일의 복장을 갖춰입은 보라색에 가까운 흑발을 길게 늘어뜨려놓았지만 그 머리카락 일부를 사이드 테일처럼 묶은 붉은 눈동자의 소녀였다.
"정말이지, 지휘관. 적당히 하란 말이야. 조금만 늦었으면 황천행이야. 알고 있어?"
"너를 믿고 있으니까. 그걸로는 부족한가?"
새침한 소녀의 말에 지혁이 대꾸하자 그녀는 얼굴을 붉힌다.
"부, 부담되게 그런 말은 하지 말라구!"
그 뒤를 이어 G36C 소총으로 무장한 소녀가 지혁에게 말을 건다.
"지휘관, 폭탄 설치는 다했습니다만…언제 터트릴까요?"
지혁에게 말을 건네는 소녀는 붉은색 베레모를 착용하고 긴 은발에 붉은 눈동자를 지닌 미녀로 그녀는 군복에 가까운 잿빛 복장에 스커트와 가터벨트, 검정색 롱부츠 등을 착용한 복장이었다.
"지금 눌러, G36C."
이런 지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녀가 원격 조종 리모컨의 버튼을 누르자 어지간한 군용 요새 수준으로 지어진 카르텔의 본거지의 시설들이 하나둘씩 폭발하기 시작한다. 폭발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카르텔의 본거지를 지혁은 뒤로하며 어딘가로 향하며 휴대폰으로 전화했다.
"그림리퍼,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수고했네. 곧바로 다음 임무를 주겠네. 이번에는 장기적인 임무가 될걸세. 자네에게 있어서 그리운 곳이기도 하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중년 남성의 목소리에 지혁이 대꾸한다.
"그리운 곳? 모스크바 입니까?"
[아닐세, 자네의 모국인 한국이라네. 채비가 되는대로 신서울로 가도록.]
"…신서울인가? 알겠습니다. 크루거 최고집행관님. 보급을 받는대로 이동하겠습니다."
왜일까? 의뢰를 수락한 지혁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어두웠다. 신서울, 그곳에는 자신의 누이와 함께 하나밖에 없는 누이의 아들이며 자신의 조카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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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작이랄까요? 조아라닷컴에도 연재를 시작한 건데요. 주인공은 서지혁이라는 인물로 서지수의 남동생(제이와 동갑)으로 설정했습니다. 즉 다시 말해 세하의 외삼촌이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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